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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척학전집 : 훔친 철학 편
이클립스 지음 / 모티브 / 2025년 12월
평점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부제는 제목을 보충 설명하는 기능을 한다. 이 책, <세계척학전집>이라는 제목 앞에 수식하고 있는 부제는 ‘알고 있으면 척하기 좋은 지식의 파편들’이다. 척하기 좋은 지식을 배울 수 있어서 ‘척학’이 되는 셈이다. 이 책이 철학을 다루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혹자에게는 읽고 난 후에 현학적으로 그 지식의 파편들을 ‘그럴듯하게 말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책’이 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 책은 철학자들이 “평생을 바쳐 도달한 결론”을 20여 쪽 할애하여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독자가 그 철학적 개념이 백지인 상태라면, 이 책에서 펼쳐 놓은 결론을 읽더라도 그것을 누군가에게 그럴듯하게 말하기는 사실상 어렵지 않을까 싶다. 반면에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철학적 사고의 다양한 결론들’을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독자라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친숙하다는 점에서 다시 한번 살펴보며 제대로 이해하고 있었는지를 점검해 보거나, 시대에 따라 바뀐 관점이나 한계를 생각해 보며 읽으면 더욱 흥미로운 독서를 할 수 있으리라.
책의 구성면에서 만족스러운 점은 두 가지이다. 첫째는 ‘INSIGHT’로 묶인 글 상자이다. 상자 속 글은 다루고 있는 개념에 따라 독자가 더 깊이 있는 사고를 할 수 있도록 질문을 던지거나, 현재의 ‘나’에게 적용해 볼 수 있도록 다양한 제언을 하고 있다. 이는 철학 개념을 지식으로 얻기보다는 삶에 녹여서 살아 있는 지식이 되도록 한다는 점에서 좋았다. 둘째는 소개하고 있는 철학과 관련하여 독자가 이 책에 소개하고 있는 내용보다 더 자세히 알기 위해 구성한 ‘도서 소개’ 글 상자이다. 이 목록에 난이도를 표시해 놓아서 연관 도서를 선택할 때 우선순위를 정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 책이 내게 유익하게 다가온 점은 친숙한 개념들을 정리해 주었다는 것이다. 또한 어설프게 알고 있던 것들은 확실하게 자리를 잡아 주기도 했다. 더하여 협소하게 이해하고 있던 개념을 폭넓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 주어서 좋았다. 이러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시간이 고작 20여 쪽으로 가능하다는 점에서 놀랍다. 저자가 각 철학 개념을 요약하고 쉽게 설명하여 정리해 놓았다는 점에서 그러했다. 또 삽화가 많아서 개념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
저자가 이 책을 집필하기 위해 이와 연관된 도서를 얼마나 많이 읽었을까 싶기도 하고, 또 저자가 쓰고 있는 표현 그대로 각각의 개념들을 생각할 수 있는 탐구의 시간을 얼마나 보냈을까 싶다. 이러한 탐구의 깊이를 느끼다 보니 ‘척학’이라는 제목을 달고 ‘척하기 좋은’이라는 부제를 달았음에도 제목에 쓰인 ‘척’에서 저자의 겸손이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