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누군가 문을 두드린다
에트가르 케레트 지음, 장은수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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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먼드 카버의 단편소설을 같이 읽다 이 소설이 카버의 단편소설에 환상특급 버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묘함+유머+위트 다. 단점은 비슷한 스타일의 단편이 반복되다보니 후반부에서는 약간 질린다는 점. 역시 깜짝쇼만으로는 무리가 있는 듯. 현실에 대한 통찰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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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떻게 성형미인이 되었나 - 강남 성형외과 참여관찰기
임소연 지음 / 돌베개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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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과학기술학을 전공했다는데 과학과 기술에 대하여 인문학 및 사회과학의 방법을 따르는 탐구를 수행하는 학제 간 연구 분야라고 한다. 아마 과학과 기술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메타연구같은 개념같은데 저자가 이 책에서 택한 건 한국의 성형수술이다. 마치 인류학자나 사회학자가 연구대상과 라포를 형성하고, 필드워크를 하는 것처럼 저자는 대학원생 시절 성형외과에 임코디로 근무하며 본인이 직접 성형수술까지 받으며 성형수술이라는 현장을 글자그대로 온몸으로 체험했다. 근데 기간이 너무 오래전이다. 2008년부터 3년간. 그래도 저자의 역량인지 생생하게 현장이 펼쳐지는데 다이나믹코리아에서 10년이 지난 지금 상황은 또 어떻게 바뀌었을지 싶다. 먼저 저자의 경험은 현실을 재인식(?)할 수 있게 해 준다. 옳고 그름을 떠나서 외모가 여성들에게 기왕이면 다홍치마수준을 넘어 생존에 직결될 수도 있는 문제이고 저자 역시 성형수술 후 여자력을 회복하고 만족감을 느낀다. 외모가 영향력이 없는 학계에서조차 공식적인 상황과 비공식적인 상황이 차이가 있을 정도로 외모는 현실사회를 지배하고 있으며, ‘성괴라고 욕하는 사람들도 자연스러운 성형미인앞에서는 찬사를 보낸다. 이쯤에서 저자는 성괴가 미의 경계를 어지럽히는 존재가 될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다음으로 인상적인 부분은 당사자성을 말하는 부분이다. 기존의 성형수술 연구에서는 연구자 자신의 당사자성은 드러나지 않고 대상은 논읫거리로 소비될 뿐이다. 저자는 좋은 대상화의 기본 조건은 연구대상과 자신의 관계를 드러내 대상이 되는 당사자의 몸 뿐만 아니라 대상화를 하는 자기 몸도 드러내는 것이라고 서술한다. 도나 해러웨이를 언급하는 후반부는 과문한 나로서는 이해불가이다. 엄청난 통찰까지는 아니지만 우리사회 표정들 중 한가지를 묘사한, 궁금증과 고찰을 시작할 수 있는 하나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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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인가 - 인문학의 첫 번째 질문에서 얻은 위대한 삶의 지혜 플라톤 아카데미 총서
강신주 외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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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주, 고미숙, 최진석 등 그들이 하는 얘기 중 엑기스만 접할 수 있다. 읽고 나면 해방감이 느껴진다. 무엇인가를 진정성과 자신감으로  전달하는 태도 자체가 좋다. 제일 인상적인 것은 최진석씨. 이렇게 래디컬한 분이 왜 정치판으로 갔을까? 그 분의 "경계"와 "욕망"은 무엇이었을까?


ps. "자신의 주인으로 산다는 것은 '이성'에 제어되지 않고 '욕망'의 주인이 된다는 것이고, '이념'의 수행자가 아니라 '욕망'의 실행자가 된다는 것이며 , 다른 사람의 말을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말을 하려는 사람입니다. "  (최진석)


나는 처음에 '욕망'과 '이성'의 위치가 잘못된 오타인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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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는 달리고 싶다 - 불안과 스트레스를 잠재우고 집중력과 창의성을 끌어올리는 운동의 뇌과학
안데르스 한센 지음, 김성훈 옮김 / 반니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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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과학자들이 달리기하라는 얘기를 듣는게 이걸로 세번째. 1주일에 세 번 45분 정도 하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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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 사랑에 대해 말해줄 수 있는 모든 것 - 진화인류학자, 사랑의 스펙트럼을 탐구하다
애나 마친 지음, 제효영 옮김 / 어크로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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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어조로 사랑에 대한 과학적 이슈들을 다룬다. 저자는 진화인류학자이고 익숙한 호르몬 얘기부터 심리학, 진화심리학까지 두루두루 논설들이 나오는데 방만하다는 느낌도 들지만, 인상적인 부분들이 군데군데 박혀있다. 먼저 쿨하게 현 세태를 진단하는 몇몇 문장:


"무리생활을 하는 대부분의 영장류와 마찬가지로 인간은 개개인의 매력과 재산, 지위 등의 조합에 의해 결정되는 엄격한 계층 속에 존재한다. 그리고, 이 계층에 따라 다른 모든 것과 함께 진화적 관점에서 인간의 성공여부를 판단하는 궁극적인 기준인 번식의 성공가능성이 좌우된다. 계층화된 세상에서 살아가는 것은 스트레스와 시간소모가 심한 일이다"(p35)

-<사랑의 이해>에 대한 진화인류학적 관점?


"여성은 생식력,남성은 자원이 상대에게 매력을 끄는 요소가 되게끔 진화해왔지만, ..."(p207)

- <여자는 외모, 남자는 경제력>이 진화인류학적인 배경이 있었다니..


그리고, 결혼제도에 관한 아주 쿨한 통찰:

"---결혼제도 자체가--- 특권을 가진 소수가 부와 권력을 계속 쥐고 있기 위해서 만들어졌다. 여기서 '소수'는 대부분 남성이고 이는 거의 모든 인간사회에 압도적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가부장제의 결과이다. 이 때문에 부정한 여성은 더 크게 비난받고 더욱 악의적으로 묘사된다. "(p236)

-일대일 연애관계와 일부일처제의 신화에 대한 진화인류학적인 해부?


저자에게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생존욕구이다. 즉  생존의 필수요소이고 감정이 아니라 굶주림,갈증, 피로와 더 비슷하다. 사랑은 경험할 때 작동하는 신경학적 특징은 의욕이 생길 때 나타나는 신경학적 특징과 동일하다고 한다. 우리는 사랑을 영원히 떠날 수 없는 것이다. 사랑은 연인관계만 의미하지 않는다. 신에 대한 사랑, 부모 자식간의 사랑, 우정,반려견 심지어 로봇에 대한 애착관계까지 아우른다(특히 저자는 우정을 무시하지 말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사랑을 말하는 이런 책에서 빠지지 않는 저자의 멋진 아포리즘:


"사랑은 지극히 평범한 인간이 다른 사람에게 먼저 다가서서 말을 거는 어쩌면 남은 일생이 영원히 바뀔 수도 있는 가장 놀라운 일을 시도하도록 동기를 불어넣는다. 사랑이란 무엇일까? 인생을 바꿔놓는 것. 그것이 사랑이다."(p.380)


ps 제목은 뻥튀기. 그래도 일독의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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