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떻게 성형미인이 되었나 - 강남 성형외과 참여관찰기
임소연 지음 / 돌베개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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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과학기술학을 전공했다는데 과학과 기술에 대하여 인문학 및 사회과학의 방법을 따르는 탐구를 수행하는 학제 간 연구 분야라고 한다. 아마 과학과 기술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메타연구같은 개념같은데 저자가 이 책에서 택한 건 한국의 성형수술이다. 마치 인류학자나 사회학자가 연구대상과 라포를 형성하고, 필드워크를 하는 것처럼 저자는 대학원생 시절 성형외과에 임코디로 근무하며 본인이 직접 성형수술까지 받으며 성형수술이라는 현장을 글자그대로 온몸으로 체험했다. 근데 기간이 너무 오래전이다. 2008년부터 3년간. 그래도 저자의 역량인지 생생하게 현장이 펼쳐지는데 다이나믹코리아에서 10년이 지난 지금 상황은 또 어떻게 바뀌었을지 싶다. 먼저 저자의 경험은 현실을 재인식(?)할 수 있게 해 준다. 옳고 그름을 떠나서 외모가 여성들에게 기왕이면 다홍치마수준을 넘어 생존에 직결될 수도 있는 문제이고 저자 역시 성형수술 후 여자력을 회복하고 만족감을 느낀다. 외모가 영향력이 없는 학계에서조차 공식적인 상황과 비공식적인 상황이 차이가 있을 정도로 외모는 현실사회를 지배하고 있으며, ‘성괴라고 욕하는 사람들도 자연스러운 성형미인앞에서는 찬사를 보낸다. 이쯤에서 저자는 성괴가 미의 경계를 어지럽히는 존재가 될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다음으로 인상적인 부분은 당사자성을 말하는 부분이다. 기존의 성형수술 연구에서는 연구자 자신의 당사자성은 드러나지 않고 대상은 논읫거리로 소비될 뿐이다. 저자는 좋은 대상화의 기본 조건은 연구대상과 자신의 관계를 드러내 대상이 되는 당사자의 몸 뿐만 아니라 대상화를 하는 자기 몸도 드러내는 것이라고 서술한다. 도나 해러웨이를 언급하는 후반부는 과문한 나로서는 이해불가이다. 엄청난 통찰까지는 아니지만 우리사회 표정들 중 한가지를 묘사한, 궁금증과 고찰을 시작할 수 있는 하나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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