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키 17이 보고 나면 예전의 클라우드 아틀라스를 본 기분이 드는 모양이지. 클라우드 아틀라스 영화가 불친절하고 고작 배두나 때문에 봐야 하냐 같은 혹평이 가득했다. 난 재미있어서 세 번 정도 봤다. 뭐 어때.

봉준호를 CIA에 신고해야 한다는 극우들이 있던데 DIY와 DHL에 신고하는 게 더 좋을 것 같다. 보수와 진보를 말할 때 영화 속 등장인물에 비교하는데, 쫄쫄이 메리야스 슈퍼 영웅은 대체로 보수에 속한다.

보수는 현시점을 지키려고 안간힘을 쓴다. 진보는 세상을 바꾸려고 노력을 하기 때문에 주로 빌런이 많다. 이 부당한 사회가 싫어서 진보인 빌런은 구조를 바꾸려고 하고, 보수인 주인공은 그들을 막고 현재를 지키려고 한다.

슈퍼맨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조드 장군과 피오라는 지구를 다 뜯어 바꾸려는 진보에 가깝고, 슈퍼맨은 지키려고 하는 보수에 가깝다. 그러하면 현시점을 전부 다 바꾸려고 했던 윤석열은 진보네? 극우들이여? 윤석열 각하는 이 나라를 몽땅 뜯어 바꾸려고 한 진보주의자였어. 보수우파가 아니었다니.

보수우파가 아니라면 진보우파네. 그것이 아니라면 우리 가카는 극우의 가치관을 긁으려고 하는 모양이다. 그런데 윤석열을 그렇게 만든 사람이 누군지 알지? 김건희다.

김건희는 역대 영부인 중에서 가장 바쁘고, 제일 바쁘고, 너무 바쁘게 살았다. 참 열심히 살았지. 뭘 그리도 할 게 많고, 욕심도 많고, 질투도 강하고, 걸음걸이도 이상하고, 찍히는 거 좋아하고(사진 말이야), 돈을 그렇게나 많이 가지고 있는데 건보료가 7만 원이나 내고, 그래서 윤석열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려면 극우들이여 헌제나 이승환을 욕해서 할머니·할아버지들 주머닛돈을 뜯어내지 말고 김건희를 공격해야지. 김건희가 윤석열과 끝까지 함께 할 것 같지도 않고.

국힘도 전부 대선 준비하는 거 알지? 대선보다는 국힘 경선이 너무 재미있을 것 같다. 마치 90년대 홍콩영화를 보는 것 같은 기대가 크다. 명 묻는 후보들이 서로 물고 뜯고 씹고 맛보는 그 장면이 너무나 두근거릴 것 같다.

나 김문순대가 너무 좋아서 김문수 찬양하고프다. 김문수가 명 묻은 후보들 다 이기고 대선 후보로 나와서 극우의 새 희망이 되었으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인체재활용’ 이 책을 어떻게 분류하면 좋을까. 보고서일까, 인문학일까, 소설을 가장한 기괴한 에세이일까.


저자 메리 로치는 상당히 흥미롭다. 메리 로치의 대부분의 책이 우리 곁에 있지만 전혀 생각하지 못하는 것들에 대해서 아주 깊이 있게 파헤쳐놓은 글이다.


그중에서 단연 ‘인체재활용’이 재미있다. 인체 재활용은 사체 실험 리포트, 시체 이야기다. 마땅히 살아있는 인간이 해야 하지만 너무 위험해서 살아있는 인간 대신 시체가 그 역할을 대신하는 이야기다.


이렇게 말을 하면 시체가 하는 일이 뭐지?라고 생각하겠지만 이미 인류는 18세기? 17세기?부터 시체를 활용해서 인간생활을 보다 윤택하게 하려고 노력했다.


그 첫번째가 카데바다. 카데바가 뭔지 다 알기 때문에 넘어가자. 인간이 인간답게, 제대로 살아갈 수 있게 도움을 주는 사람은 살아있는 사람보다 죽어버린, 시체가 훨씬 도움을 준다.


자동차가 발명된 후 인간 사회는 발전했다. 더불어 자동차의 안전이 가장 중요한 연구였다. 광고 같은 것을 보면 자동차 충돌 연구를 할 때 마네킹으로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마네킹만으로 자동차가 충격을 받거나 충돌을 했을 때 어떤 식으로 운전자나 탑승자가 충격을 받는지 알 수 없다. 살아있는 사람으로 연구를 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그럴 수 없다.


그래서 그 일을 시체가 대신하게 된다. 그래야 탑승자의 어떤 부위가 얼마큼 부러지고 터지고 깨지는지 자세하게 알 수 있다.


방탄복 연구에도 시체가 활용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어찌 보면 당연할 수도 있는 일이다. 사람의 생명을 좌지우지하는 연구는 살아있는 사람과 가장 가까운 시체가 하는 것이다.


낙하산이나 비행기 추락 연구도 우리 대신 시체가 하고 있다. 대단하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라면을 끓여 밥상 위에 올려놓다 밥상 다리가 힘이 없어 기울면서 라면이 전부 방바닥에 쏟아졌다. 그저 멍하게 바라봐야만 했다. 그저 멍하게. 5시에는 일어나야 한다. 아침밥은 고사하고 씻고 옷을 입고 마을버스를 타고 대로변까지 나가서 다시 1029번 버스를 타야 한다. 언제나 그 버스를 그 시각에 타지만 늘 사람들로 터져 나간다. 양보라든가 친절을 찾다가는 버스를 타지 못한다. 버스를 놓치면 그다음은 상상하기도 두렵다.


버스 문에 매달리는 한이 있어도 어떻게든 올라타야 지하철을 탈 수 있다. 비라도 오는 날이면 버스 속은 사람들이 뿜어내는 숨 냄새와 비 비린내로 먹은 것도 없는데 구토가 인다.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 지옥철에 오르는 순간 전혀 다른 세계가 되어 버린다. 보이는 건 사람들의 등과 길고 짧은 머리카락이 달린 머리통뿐이다. 고개를 꺾어 천장을 바라보며 오늘도 무사히 회사에 도착하기를 바랄 뿐이다. 이렇게 죽을 각오로 지옥철에 올라야 회사에 제대로 출근할 수 있다. 소변이 마려워도 참아야 하고 앞사람의 머리에서 냄새가 나도 참아야 한다.


이렇게 모든 걸 참아가며 서울에서 생활한 지도 벌써 5년째다. 하지만 변한 건 아무것도 없다. 나에게 편지를 쓰며 힘없이 서 있던 나를 안아주며 나의 길을 두려움 없이 상경했지만, 현실은 나의 발끝을 벼랑 끝으로 몰고 가기만 한다. 눈을 감으면 보이는 것이 미래인 지금도 오직 희망 하나만 믿고 달려왔다. 그러나 희망이라는 것이 세상에서 배신을 잘한다는 것을 알아버린 순간, 이 세상에서 나는 홀로 되어 버렸다. 언제부턴가 세상은 빨리 변해 가는데 나만 같은 곳에 머물러 있는 느낌이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이라는 소설 속에서 아들을 잃어버린 하워드와 앤이 된 기분이다.


마음에 심한 공백이 생기면 마왕의 노래를 들었다. 고흐의 불꽃 같은 삶도, 니체의 상처 입은 분노도 스스로의 현실에 더 이상 도움 될 것이 없다고 마왕이 말했다. 전망 좋은 직장과 가족 안에서의 안정과 돈, 큰 집, 빠른 차. 명성 사회적 지휘 같은 것들에 과연 우리의 행복이 있을까, 라며 나의 등을 토닥여 주곤 했다. 마왕도 가버리고 남은 것이 없다. 이젠 지친다. 라면이 쏟아졌다. 밥상 위에서 흐르는 라면 국물이 바닥으로 퍼지는 꼴이 마치 머리가 터져 뇌하수체가 흐르는 모습처럼 보인다. 나는 조금도 강하지 않다는 걸 알았다.



https://youtu.be/HRlwPwqC-Y0?si=kLAeXlcO39z22MEK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예전에 차인표가 이경규가 나오는 프로에서 연기를 못한다는 소리를 듣고 자신은 연기자로서 이류라고 했다.


하지만 최민식, 송강호 같은 일류만 나오면 세상은 좀 재미없을 것이라 나 같은 이류 연기자도 필요하지 않을까요,라고 했다.


나는 한 십 년 전에 차인표가 소설을 썼다는 걸 알고 그의 소설 두 편을 구입해서 읽었다. 구입해서 읽은 때가 2011년인데, 책갈피도 그대 로고, 끼워 넣어준 작은 책자도 그대로다.


‘잘 가요, 언덕’은 위안부 이야기였고, ‘오늘 예보’는 초현실과 리얼리티가 섞인 아주 재미있는 소설이었다.


소설을 읽고 눈물 같은 건 나오지 않는데 오늘 예보를 읽다가 눈물이 흘렀다. 이 소설은 저 밑까지 떨어진 인생의 이야기가 있다.


이 소설은 유머를 잃지 않고 있는데 웃으며 즐겁게 읽다가 끝으로 갈수록 묘하게 코끝이 찡해졌다. 그런 힘이 있었다. 어른들의 동화였다.


누군가는 차인표를 이류 연기자, 2류 배우라 할지도 모른다. 

그의 생각, 그의 생활, 그의 인간관 무엇보다 그가 쓴 소설을 읽으며 

차인표가 2류 배우일지 몰라도 인간으로는 일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요르고스의 영화는 비슷한 듯한데 다르고, 복잡한 듯한데 단순하다. 정확하게 자신의 철학을 가지고 영화를 만들어서 마니아들이 사족을 못 쓰게 만드는 아주 영리한 감독이라는 생각이 든다.

작년 외적으로의 최고의 영화가 서브스턴스라면 내적으로의 최고는 단연 가여운 것들이었다. 불쾌한 골짜긴데 한 번 빠지면 거기서 나오기 싫은 영화들이다.

서브스턴스의 또 다른 히로인 마가렛 퀄리와 가여운 것들에서 엄청난 연기를 보여줘서 또 놀라게 했던 엠마 스톤, 연기 천재라 불리는 대포 형님, 그리고 이 사람의 연기가 너무 좋아서 놓치지 않고 보고 있다.

바로 제시 플레먼스. 자신의 아내와 함께 나온 영화와 시리즈도 많다. 가장 가까이는 시빌 워에서다. 그 무시무시한 말, 미국인이냐 아니냐 물었던 군인. 그리고 영화 파고의 흥행으로 인해 드라마 시리즈 5까지 만들어졌던 파고 시리즈 중에 시즌 3에서도 두 사람은 부부로 나온다.

파워 오브 도그에서도 부부는 함께 나온다. 제시 플레먼스는 늘 살이 쪄 있는데 살쪄있는 게 연기하는 것에 전혀 방해가 안 되는 이상한 배우다. 높은 억양으로 대사를 하지 않는데도 묘하게 몰입도가 높다. 심리극에 최적화되어 있는 배우 같다. 연기를 잘 한다는 말이다.

이 영화에서는 몹시 날씬해져서 나온다. 그래서 얼핏 보면 멧 데이먼의 모습도 보인다. 이 영화도 가여운 것들만큼(은 아니지만) 야하고 또 야하고 야한 장면이 나온다. 그러니까 요르고스의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들은 애초에 야한 장면이 있음을 알고, 받아들이고 출연하는 것 같다.

마치 일본의 아라키 노부요시의 모델이 되고 싶은 셀럽의 여자들처럼 말이다. 아라키의 사진 모델을 하려면 기꺼이 껍데기를 전부 벗어야 한다. 목욕탕을 제외하고 다른 곳, 다른 사람에게는 그것이 금기고 불쾌하지만 아라키 노부요시라면 달라지는 것이다.

이 영화는 세 편의 영화로 이루어져 있다. 같은 배우들이 다른 역을 한다. 크게 복종, 불신, 숭배를 영화는 말한다. 권력 앞에 힘없이 복종하게 되어가는 모습이 기괴하게 그려지고, 사랑에 대한 불신에서 오는 모습 역시 기괴하고, 마지막 사이비에 대한 맹목적인 숭배의 모습 또한 기괴하다.

기괴하고 기괴해서 기괴한 이야기 세 편이 있어서 요르고스의 팬이라면 기괴함에 풍덩 빠질 수 있다. 자꾸 말하는 건데, 이렇게 기괴한 영화가 나온들 지금 헌제에서 윤도리와 그의 변호인단들이 하는 말을 들으면 세상 기괴의 끝을 보는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