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야나미 레이 좋아해?

에반게리온에서는 역시 아야나미 레이지, 제일 딱하고, 안타깝고, 차갑게 불타오르고, 강하고, 냉철하고, 부드러운 말도 안 되게 예쁜 캐릭터.

집에 있는 아야나미 레이 피규어 이거 한 17년 정도 된 것 같다.

에반게리온 파에서 ‘날개를 주세요’가 나올 때 소름 돋았지. 마지막 장면, 신지가 인류를 포기하고 오직 레이를 구하기 위해 야수화 되어서 사도의 코어에 갇혀 죽어가는 레이를 꺼낼 때 흘러나오는 노래.

에반게리온 파는 당황스러운데 행복하다. 이 노래는 1970년에 나온 노래로 영화 속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는 아야나미 레이의 성우가 직접 부른 버전이다.

당시 음정이 불안해서 호불호가 갈렸다. 스튜디오에서 확실하게 녹음한 버전이 있었지만 데모버전에서 불안한 음정으로 부른 버전을 안노 감독이 채택했다.

장면과 노래는 기이하게 행복한데 슬프고, 닿았는데 닿을 수 없는 묘한 감정을 느끼게 한다. 신지는 레이라 부르지 않고 끝끝내 아야나미라고 부르고 인류는 대재앙을 맞이한다.

마치 이 노래를 삽입하게 위해 그동안의 에반게리온을 깡그리 뭉개고 ‘파’를 만들었나 싶을 정도다. 행복하지만 슬픈 느낌의 노래다브런치 글 이미지 3

브런치 글 이미지 4
브런치 글 이미지 5
브런치 글 이미지 6
브런치 글 이미지 7
브런치 글 이미지 8
브런치 글 이미지 9
브런치 글 이미지 10
브런치 글 이미지 11

https://youtu.be/wBfbldZpcDc?si=oNEX2gvyL4kHIEc5



아스카 랑그레이는 좋아하지¿


에반게리온에서 아야나미 레이는 감정을 소거하고 이성으로만 사람을 대하니까, 이성만 표출하는 겐도는 상대하기 쉬운데, 감정을 드러내는 신지에게는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혼란스럽다. 그런 점에서 레이는 표층적이라면 아스카 랑그레이는 심층적일지도.


아스카는 겉으로는 밝음을 넘어 되바라지고 지기 싫어하고 직언 폭탄에, 좋아하는 건 바로 표출해서 표층적일 것 같지만 신지만큼 복잡한 심층 세계를 가지고 있다. 아스카의 엄마 역시 에반게리온의 코어에 영혼이 녹아있다.


에반게리온은 끝으로 도달할수록 아스카가 점점 돋보인다. 아스카 피규어는 반다이 조립 버전이 최고인 것 같다. 슈트도 주황색이 가미된, 어디더라? 극장판 에반게리온 파인가? 거기서 테스트용으로 입은 슈트 버전이다.


붉은 슈트 버전에 비해서 몹시, 아주 섹시하다. 그건 안노 감독이 최대한 섹시한 아스카의 피규어가 나올 수 있도록 제작을 했기 때문이다. 애니의 캐릭터 피규어는 예전 밍키 때부터 사활을 걸었다. 퍼스트 건담의 모빌슈트가 지금도 미친 듯이 팔려나가는 걸 보면 피규어의 세계는 엄청나고 또 엄청나고 자꾸 엄청나다.


아스카는 초기 티브이 버전의 소류 아스카 랑그레이가 있고, 극장판의 시키나미 아스카 랑그레이가 있다. 에반게리온이 언젠가는 영화가 되어 나올 텐데 아스카를 누가 할 것인가. https://youtu.be/6Ovpl2423gg?si=tKExJu2CPEtaEMT1



그리고 네르프 공식 업무용 쿠페가 나에게 미니카로 있다. 에반게리온 속에서는 붉은 줄이 있는데 내 미니카에는 없다. 온통 하얀색의 쿠페로 차문까지 열리는 엄청 오래된 미니카다. 에반게리온 이전에는 울트라맨의 MAT 비클이었던 쿠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죄송합니다. 또 편지를 쓰게 되었습니다. 아직 잠이 들기까지 시간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전까지 당신께 편지를 쓰고 싶었습니다. 당신에게 편지를 쓰고 있으면 세상의 불안에서 조금은 벗어나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편지를 쓴다는 건 요즘은 꽤 묘한 일이 되었습니다. 편지라는 건 처음에는 참 어렵습니다. 어떤 말로 서두를 꺼내야 할지 고심하게 됩니다. 이런 말을 적었다가 다시 지우고 저런 말을 적었다가 다시 지우기를 반복합니다. 결론은 좀 더 잘 적기 위해서 그러는 것이라는 걸 이해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일단 한번 시작하면 편지는 어쩐지 고속도로를 달리는 버스가 됩니다. 편지는 계속 쓰이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살아있는 것 같습니다. 그걸 느낄 수 있습니다. 꾸미는 것을 지치지 않고 하는, 이제 막 화장에 눈을 뜬 여고생처럼 말입니다. 편지는 쓰이기 시작하면 끝이 없는 것 같아서 또 끝맺음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고민이라는 건 처음과 끝에 붙어서 늘 저를 괴롭힙니다. 넓은 바다 위에서 표류하는 부표가 된 기분까지 듭니다. 코로나 시기에 유난히 많은 제비를 봤습니다. 사람들을 죽음의 공포로 몰아넣은 코로나 때문이라 여겨집니다. 11월 초까지 조깅을 하는 강변에는 뱀들이 출몰했습니다. 뱀들도 겨울잠을 자러 가야 하는 것을 잊을 정도로 깨끗해진 강변에 나와서 자연을 즐기는 것 같았습니다. 인간이 활동하지 않으면 자연이 숨을 쉽니다. 참으로 아이러니하지요. 제비를 보는 건 놀라움입니다. 제비가 제 앞으로 날아와 바닥에 바짝 붙어 활공하더니 저 앞의 전깃줄에 가서 앉았습니다. 제비의 비행은 인간의 미미한 움직임으로는 도저히 따라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제비가 그동안 전부 사라진 것이 아닌가 생각했는데 참 반갑더군요. 마치 어린 시절 엄마가 사준 거북이가 어항을 빠져나가 없어져 버려 침통한 얼굴로 지냈는데, 몇 개월 뒤 등에 먼지가 가득 낀 채 좀 더 커진 채로 장롱 밑에서 발견한 것처럼 반가웠습니다. 아마도 당신의 존재가 그렇겠지요. 제니스 이안의 ‘엣 세븐틴’이 떠올랐습니다. 왜 그 노래가 갑자기 떠올랐는지 모르겠습니다. 바다를 바라보며 그녀의 ‘엣 세븐틴’을 줄곧 들었습니다. ‘나의 아저씨‘의 한 장면도 생각이 나고 말입니다. 14화인가, 동훈이가 정희와 대화를 하는 장면에 ‘엣 세븐틴’이 나옵니다. 두 사람의 굽은 등이 보이고 그들을 위로라도 해주듯 제니스 이안이 노래를 불러줍니다. 꽤 좋았어요. 좋은 장면이라 생각이 듭니다. 제니스 이안의 편안한 목소리가 나의 불안한 열일곱 살 시절의 한 부분을 채워주었습니다. 지금도 같은 노래를 듣고 있다는 것에 기분이 조금 이상했습니다. 제니스 이안의 목소리가 그때나 지금이나 또 변함없는 것 역시 이상한 기분입니다. 그때는 그 노래가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좋아했습니다. 조금 시간이 지난 다음에는 알게 되었습니다. 시간이란 그렇습니다.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는 것은 시간이 지나 봐야 알 수 있습니다. 그런 것입니다. 그 노래를 듣고 있으면 수순처럼 당신이 떠오릅니다. 당신은 늘 십칠 세 같았거든요. 무엇보다 재미없는 나의 이야기에 늘 웃어주었던 모습이 꼭 열일곱 살 소녀의 모습 같았습니다. 하지만 그때 당신의 웃음 그 너머의 무엇은 보지 못했습니다.  아직은 많이 춥습니다. 바람이 많이 불고 사람들의 표정이 굳어있습니다. 그곳에서 따뜻하게 지내세요.


https://youtu.be/Yi-5tiHE48c?si=npgGSMxZ0mxTZmGO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밍숭맹숭 할 것 같아서 보기 시작했는데 재미있어서 어? 뭔가? 이런 느낌은? 하고 찾아보니 역시 이 드라마 역시 바카리즘이다.

바카리즘이란 지 난 번에 ‘가공OL일기’에서 말한 것처럼 일본의 배우 바카리즈무의 각본으로 이뤄진 이야기, 시리즈, 드라마를 말한다.

정말 별거 없는 대사와 행동인데 보다 보면 그래, 맞아, 그럴 때가 있지, 하며 점점 빠져드는, 그런 아주 알 수 없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이 이야기도 후지산이 보이는 한 동네의 작은 호텔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일상적으로 하는 대화가 죽 이어진다. 정말 쓸데없는 대사들이 죽 나열된다. 그러다가 싱글 마더 키요미가 저녁에 자전거를 타고 퇴근을 하다가 느닷없이 우주인이 나타나서 그녀를 구해주는데 그 우주인이 바로 같이 일하는 중년 아저씨인 타카하시다.

타카하시는 키요미에게 나 실은 외계인인데라며 그 증거를 보여준다. 키요미는 어쩐지 머릿속에 생각하는 외계인이 아닌 모습에 네, 그렇군요. 같은 반응을 보인다.

외계인 같지 않은 외계인이 인간 틈에 끼어서 전혀 외계인 같지 않고, 그 사실을 알고 있는 키요미와 친구들은 타카하시를 약간의 무시와 약간 밖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 슬로우 코믹 시리즈다. 슬로우 코믹이라는 장르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보다 보면 피식피식 웃음이 나오면서 바카리즘의 진수를 볼 수 있다.

타카하시는 50년 넘게 자신의 비밀을 철저하게 숨기고 살았는데 느닷없이 키요미에게 정체를 들키고 나서 점점 마을의 일들을 하나씩 해결해 주며 비밀이 비밀이 아니게 되어간다.

취향이 맞으면 아주 재미있지만 대놓고 웃기지 않아서 맞지 않으면 1, 2화에서 끊을 수 있는 시리즈다. 이 시리즈는 이야기도 재미있고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재미도 있지만 배경으로 나오는 마을의 야마나시 현의 모습이 너무나 예쁘다. 색감이나 인테리어 같은 미장센을 보는 재미가 좋다.

주인공 세 명의 소꿉친구가 모이는 아기자기한 몽블랑 카페의 분위기가 너무 좋다. 이런 카페가 세련된 카페보다 훨씬 낫다. 모던하고 단순하고 스테인리스 분위기의 카페를 많이 찾지만 나는 이런 푹신하고 부옇고 포근한 분위기의 카페가 좋다. 주인공 삼 인방은 일주일에 한 번 몽블랑에 모여 파르페를 먹는다. 그 사이에 외계인 타카하시가 끼어서 그 사이에 흡수되지 못하면서 흡수되려는 그 간극을 보는 재미가 좋다.

스무스무, 브러시 언 라이프, OL일기 같은 바카리즘의 스타일이 좋다면 실망하지 않는 시리즈 ‘핫스팟: 우주인 출몰 주의!’였다.

빨리 시리즈 뒷부분이 나왔으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태국의 넷플릭스 시리즈로 밀레니엄이 되기 전 동명의 영화를 연출한 감독이 그대로 6부작으로 늘린 범죄물이다.

90년대 말에 이런 범죄물이 많이 나와서 인기를 얻었다. 예를 들어 바나나 껍질을 버렸는데 가방을 든 누군가가 바나나 껍질을 밟고 넘어지면서 죽고 그 가방을 보니 돈다발이고, 가방을 들고 도망가는데 조직이 가방을 찾아서 죽이려 들면서 막 이런 식으로 꼬이는 범죄물이 인기였다.

그래서 아주 기대를 하고 6부작밖에 안 되니 뚜껑을 열었는데 뭔가 느린 전개에, 초현실과 판타지 블랙 유머가 따로 놀고, 결국 재미를 찾지 못한 시리즈가 되었다.

주인공 똠은 회사에서 해고를 당한다. 해고를 당하는 방법도 사장이 마음이 아파서 뽑기로 정하는데 걸려 버린다. 제목이 저런 건 똠의 방 호수가 6인데 숫자판이 자꾸 내려와서 9가 된다.

그 덕분에 아파트 문 앞에 엉뚱한 택배가 오면서 사건이 펼쳐지는데, 분명 재미있어야 정상인데 재미가 실. 종.

이 시리즈에 주인공은 태국의 저세상 미모 다비카 후네다. 젓가락 몸매인데 아주 섹시한 배우로 각종 명품 브랜드 광고를 다 꿰차고 있다.

다비카 후네는 연기를 잘하는데 이 시리즈에서는 밍숭맹숭하다. 어쩌면 다른 영화나 시리즈보다 미모가 일반인처럼 보여서 그런 것일까.

다비카 후네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영화는 ‘다시 또 스물’이라는 영환데 우리나라 ‘써니‘의 리메이크작이다. 우리나라 영화만큼, 아니 더 재미있는 것 같다. 이 영화에서 다비카 후네는 오드리 헵번을 보는 것 같았다.

다비카 후네의 재미있는 일화는 아이유와 한 장소에서 둘이 꽁냥꽁냥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둘의 생일이 같은 날이라 둘이서 볼 뽀뽀하고. 아이유는 귀엽고 아이 같은 예쁨이라면 다비카는 섹시섹시해서 둘의 모습이 인터넷을 달구었던 적이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본 조비 좋아하지? 나는 촌스러운 인간이라 본 조비를 좋아했고 지금도 좋아하고 앞으로도 좋아할 거임


존 본 조비가 긴 머리를 자르고 너무나 섹시하게 ‘크로스 로드’ 앨범을 들고 등장했다. 이게 베스트 앨범인데 신곡도 네 곡인가? 다섯 곡인가? 수록되어 있었다.


올웨이즈로 대박을 터트렸는데, ‘베드 오브 로지즈’를 부를 땐 갖다 붙일 수 있는 좋은 말은 다 붙여도 된다. 섹시, 골져스, 멋짐, 잘생김 등 이렇게 멋질 수가.


뮤직비디오 첫 장면에서 리치샘이 눈 덮인 절벽 위에서 기타를 연주하는 모습부터 마음을 전부 빼앗아버린다. 촬영 감독은 원래 존이 산맥에 오르기를 바랐지만, 리치샘이 올라 연주하는 모습이 올바르다며 존이 양보했는데 무서웠을까? 헤헤


후반부로 가면 산맥에 피아노도 올라서 연주한다. 저 때는 드론이 없기 때문에 항공촬영을 했을 텐데 뮤직비디오에 자본이 엄청나게 투입이 되었다는 게 보인다. 단 몇 초의 영상을 담으려고 돈을 비처럼 뿌렸을 시기였다.


노래 내용도, 가사의 위스키만 빼면 한 편의 동화 같은 영화다. 리치샘의 연주가 끝나면 존이 얼굴로 밀어붙이며 노래를 부른다. 흰 티셔츠에 청바지의 정석을 보여준다. https://youtu.be/NvR60Wg9R7Q?si=-zOED88LLEc0x8O8



그다음 존 본 조비의 시크함과 부드러움을 볼 수 있는 노래가 ‘인 디즈 암스’의 뮤비다. 나 말랑말랑하지만은 않아! 알지? 같은 느낌으로 부른다.


무대에서 인 디즈 암스라고 외치며 관객에게 갔을 때 사고가 안 나는 게 너무나 신기할 정도다. 저 많은 인파가 존 본 조비의 마법에 빠져서 거의 정신 줄을 놓았다. 뭐 나도 그랬지만.


이 노래는 리치샘과 같이 부르는 부분에서 멋짐 대폭발이다. 대폭발에 맞춰 무대의 불꽃도 펑펑 터진다. 뮤직비디오 컷 편집이 정말 예술이다. 디지털이 도래하기 전 시대인데 디지털이 가득한 지금보다 훨씬 멋지다.


마지막에 존 본 조비가 노래가 끝나고 밑의 카메라를 보면서 입꼬리를 올리는 모습을 너도나도 따라 했었다. 그리고 나도 나도 욕을 들어 먹었다.  https://youtu.be/59NoqP02ZYM?si=JGEJgj4U0VO3_sJF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