밍숭맹숭 할 것 같아서 보기 시작했는데 재미있어서 어? 뭔가? 이런 느낌은? 하고 찾아보니 역시 이 드라마 역시 바카리즘이다.

바카리즘이란 지 난 번에 ‘가공OL일기’에서 말한 것처럼 일본의 배우 바카리즈무의 각본으로 이뤄진 이야기, 시리즈, 드라마를 말한다.

정말 별거 없는 대사와 행동인데 보다 보면 그래, 맞아, 그럴 때가 있지, 하며 점점 빠져드는, 그런 아주 알 수 없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이 이야기도 후지산이 보이는 한 동네의 작은 호텔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일상적으로 하는 대화가 죽 이어진다. 정말 쓸데없는 대사들이 죽 나열된다. 그러다가 싱글 마더 키요미가 저녁에 자전거를 타고 퇴근을 하다가 느닷없이 우주인이 나타나서 그녀를 구해주는데 그 우주인이 바로 같이 일하는 중년 아저씨인 타카하시다.

타카하시는 키요미에게 나 실은 외계인인데라며 그 증거를 보여준다. 키요미는 어쩐지 머릿속에 생각하는 외계인이 아닌 모습에 네, 그렇군요. 같은 반응을 보인다.

외계인 같지 않은 외계인이 인간 틈에 끼어서 전혀 외계인 같지 않고, 그 사실을 알고 있는 키요미와 친구들은 타카하시를 약간의 무시와 약간 밖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 슬로우 코믹 시리즈다. 슬로우 코믹이라는 장르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보다 보면 피식피식 웃음이 나오면서 바카리즘의 진수를 볼 수 있다.

타카하시는 50년 넘게 자신의 비밀을 철저하게 숨기고 살았는데 느닷없이 키요미에게 정체를 들키고 나서 점점 마을의 일들을 하나씩 해결해 주며 비밀이 비밀이 아니게 되어간다.

취향이 맞으면 아주 재미있지만 대놓고 웃기지 않아서 맞지 않으면 1, 2화에서 끊을 수 있는 시리즈다. 이 시리즈는 이야기도 재미있고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재미도 있지만 배경으로 나오는 마을의 야마나시 현의 모습이 너무나 예쁘다. 색감이나 인테리어 같은 미장센을 보는 재미가 좋다.

주인공 세 명의 소꿉친구가 모이는 아기자기한 몽블랑 카페의 분위기가 너무 좋다. 이런 카페가 세련된 카페보다 훨씬 낫다. 모던하고 단순하고 스테인리스 분위기의 카페를 많이 찾지만 나는 이런 푹신하고 부옇고 포근한 분위기의 카페가 좋다. 주인공 삼 인방은 일주일에 한 번 몽블랑에 모여 파르페를 먹는다. 그 사이에 외계인 타카하시가 끼어서 그 사이에 흡수되지 못하면서 흡수되려는 그 간극을 보는 재미가 좋다.

스무스무, 브러시 언 라이프, OL일기 같은 바카리즘의 스타일이 좋다면 실망하지 않는 시리즈 ‘핫스팟: 우주인 출몰 주의!’였다.

빨리 시리즈 뒷부분이 나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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