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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지 않는 팽이 - 1세대 콘텐츠 리더 최신규의 문화콘텐츠 현장 이야기
최신규 지음 / 마리북스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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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작은 소프트파워가 세계를 지배하는 시대이다. 2001~2002년, 손오공은 탑브레이드로 전 세계 어린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탑블레이드의 신화는 상상을 초월한다. 질서를 잘 지키기로 소문난 일본도 프레미엄이 붙을 정도가 되자 이성을 잃은 일본완구상들이 한국으로 입국하여 사재기를 했고, 지구촌에선 남자 어린이가 있는 집은 팽이 때문에 실랑이를 벌일 정도였다.

 

'한류'라는 말이 제일 먼저 사용된 곳은 일본에서의 한국 드라마, K-POP 등의 분야에서다. 2011년 9월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문화를 세계화시키기 위해 '대중문화산업팀'을 신설했다. 문화콘텐츠산업실 내에 신설된 대중문화산업팀은 그동안 여러 부서에 흩어져 있던 대중음악, 연예산업, 한류, 패션 등 대중문화산업 관련 업무를 총괄해 분야별 지원 사업과 법제도 개선 등 산업기반을 조성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할 예정이다.  한국 드라마, 케이팝 이외에도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한류 상품이 있다.

 

이 책은 한국의 1세대 문화콘텐츠 사업가 최신규의 성공스토리를 보여준다. 문화콘텐츠에 대한 개념이 생소할 때부터 업계에 몸담고 세계적인 콘텐츠 상품을 만들어낸 그에게 '무학無學의 최고경영자'라는 타이틀이 늘 따라다닌다.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어머니가 소쿠리 행상을 하며 꾸려가던 어려운 가정 형편 탓에 그는 초등학교 3학년 1학기에 중퇴를 했기 때문이다.

콘텐츠 산업 종사자들의 시선을 끄는 생생한 현장 정보들도 있다. 탑블레이드 탄생을 위해 일본 제휴사들과의 자존심을 건 한 판 협상, 일본 최고의 완구 회사 다카라의 핵심 로봇 기술을 익힐 수 있었던 비결 등이 소개된다. 세계적인 완구 회사 미국 하스브로사, 바비 인형으로 유명한 마텔사 등 세계적인 기업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던 노하우도 공개한다.


 



 

팽이 하나로 1조 원 매출을 올린 사나이가 있다. 완구, 게임, 애니메이션 등을 융합한 상품을 개발하는 (주)손오공의 창립자인 최신규 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2001년 일본 회사와 합작으로 팽이 이야기를 다룬 탑블레이드란 애니메이션을 선보이면서 탑블레이드 팽이를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일본 공정거래위원회에서는 팽이에 왜 프리미엄이 붙었냐며 다카라에 경고할 정도였다.

 

"왜 팽이가 프리미엄이 붙어 팔리도록 혼란한  상황을 만들어냈느냐? 상품을 제때 만들어 팔아라" (24~25 쪽)


 

1999년 5월, 일본 도쿄 지바현 마쿠하리메세 컨벤션센터 비즈니스 룸에서는 일본 완구회사 다카라의 와다비키 전무, 미쓰비시의 스요시 카지 부사장, 그리고 손오공의 최신규 대표가 새로운 팽이를 선보일 TV 애니메이션 제작 프로젝트를 협의 중이었다. 다카라는 리스크가 크다고 생각했기에 투자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래서 손오공과 미쓰비시가 컨소시움을 결성했다.

 

새 팽이의 이름을 '탑블레이드'로 결정하고 제작과 기획을 협의해 나갔다. 콘셉을 두고 한일 간의 시각차가 컸다. 가장 먼저 지적한 문제점은 주인공들이 일본 정서에 맞게 기모노를 입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배경도 일본에 맞게 설정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일본측 주장을 받아들이면 한국에선 방송심의를 통과할 수 없다. 일본에서 성공하고 한국에서 실패한다면 30억원이라는 거액을 투자할 명분이 없어지는 것이다. 이에 지구촌 어린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배경을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2001년 <탑브레이드>가 완성되고 한 차례 또 논란에 휩싸였다. 이제까지 일본 애니메이션 방송사상 한국인 스태프의 이름이 올라간 적이 없었다. 최신규 대표는 엔딩 크레디트에 한국인 스태프 이름이 올라가지 않으면 더 이상 진행하지 않겠다고 단호한 의사를 전달했다. 결국 받아들여졌다. 탑블레이드는 한국의 완구와 애니메이션에 새로운 역사와 신화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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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오늘도 아이들과 소통하려고 노력한다. 어린이 방송을 시청하기도 하고, 아이들이 무엇을 갖고 싶어 하는지를 항상 고민한다. 애니메이션은 어린이의 시각으로 만들어야 성공한다고 그는 믿는다. 그런데, 우리의 현실은 이를 무시하고 파행적으로 제작하는 경우가 많다. 2000년 SBS에서 방영된 <하얀 마음 백구>가 좋은 예다. 어린 백구가 주인공이어야 함에도 제작진은 어른 백구를 내세웠다. 어린 백구의 시청률은 좋았지만 이후 어른 백구의 등장과 함께 시청률은 떨어지고 말았다.

 

백화점 진열대에 있던 로봇 완구를 사달라고 조르는 아들을 보고 그는 직감적으로 사업 아이템이 되겠다고 판단했다. 1990년, 일본 다카라로 출장가서 기술 제휴를 요청했다. 당시 한국은 모방의 나라로 인식되던 시절이라 작은 회사 손오공을 믿어줄 리 없었다. 그래서 로열티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협상에 성공했다. 손오공은 다카라의 OEM방식으로 로봇 완구를 일본에 역수출했다. 이후 미국 하스브로사에도 납품하게 되었다.

 

CEO는 끊임없이 개발하는 사람이 인정받아야 한다. 그는 완구 사업으로 승승장구하다가 2000년대에 들어 IT완구와 온라인 게임에 투자하는 바람에 고전했다. 당시 신규 사업을 반대하는 사내의 목소리도 컸다. 1980년대 초중반 삼성전자가 기술투자 때문에 부도날 거라는 루머가 돌았다. 삼성이 그때 투자를 하지 않았다면 과연 현재의 삼성이 되었을까? 

 

1999년 상영된 영화 심형래의 <용가리>는 손오공에서 최초로 투자한 작품이다. 1996년 겨울 손오공이 영구아트에 4억 원을 투자하고 TV 방영권과 파생 콘텐츠 권리를 확보했던 것이다. <용가리>의 제작 중엔 자주 만났던 심형래 씨를 영화 상영 후엔 도통 만날 수가 없었다. 투자 소득이 별로 없었다. 이후 <디 워>제작시 투자 요청을 받았지만 단호하게 거절했다.

 

미국 블리자드의 게임인 디아블로와 스타크래프트는 한국에서 인기가 매우 높다. 블리자드는 스타크래프트의 국내 유통사인 한빛소프트와 마찰을 빚고 있었다. 2003년 5월 '스타크래프트 2' 계약에 대한 암시를 받고 워크래프트 3 등에 300억 원을 투자했으나 결과는 최악이었다. 결국 빚더미에 앉게 됐다. 이에 관해 최근 블리자드의 대표 마이크 모하임은 자신은 모르는 일이며 당시 한국 지사장이었던 한정원의 책임이라고 언론에서 밝혔다.        

  
손오공은 완구로 돈을 벌지만 새로운 비전에 계속 투자한다. 그는 콘텐츠 산업의 미래는 완구, 애니메이션, 온라인 게임의 융합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완구의 성공에 만족하지 않고 수백억 원씩 손해를 보면서도 계속 만화와 게임 산업에 도전한다. '멈추지 않는 팽이'는 그가 창의성을 발휘해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를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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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심 - 영혼의 마지막 베일에 숨겨진 진실에 관하여
조신영 지음 / 비전과리더십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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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망 받는 야구 선수로 메이저리거의 꿈을 안고 미국으로 갔지만 6년 4개월 동안 마이너리그를 전전해야 해야 했던 구강타의 인생 역전 드라마를 통해서 내면의 중심이 무엇인지, 무엇으로 바로 세워야 하는지 알려준다. 마이너리그의 늪에서 빠져나오려 애써던 어느 날, 드림 센텐스를 활용해 간절한 소망을 이루는 방법을 알게 된 그는 잠시 성공을 맛보더니 팀에서 전격 방출되고 만다. 강타의 역전 드라마를 따라가 본다. 

 



 

"나는 1년 안에

풀타임 빅리거가 되어

날마다 최고의 플레이를 즐긴다"

 

 

심리학자 프로이트는 우리가 의식이라고 부르는 것이 실제로 정신세계의 단 10%에 불과하다고 했다. 나머지 90%는 무의식으로 남겨져 있는 셈이다. 그 무의식의 맨 밑바닥, 겹겹이 싸인 존재의 가장 깊은 곳에 자리잡고 있는 것이 바로 중심中心이다. 사람들이 갖는 꿈이나 소망은 그 밑바닥에 감추고 있는 중심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한다. 그러나 아주 간절히 원하는 소망을 중심으로 내려보내는 방법을 알고 있는 극소수의 사람들이 있다.

 

책 속의 주인공 구강타는 현재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추신수 선수를 모델로 삼았다. 팀 매니저의 전화가 왔다. 내일 아침 바로 LA로 오라는 '콜업'이었다. 콜업은 마이너리그 선수를 메이저리그로 불러올리는 것을 말한다. 쉽게 말해 한국 프로야구의 2군 선수가 1군 엔트리에 들어간다는 얘기이다.

 

미국 프로야구 시스템에 따르면 피라미드의 꼭대기에 위치한 빅리거들에게 모든 혜택을 쏟아붓고 중하부에 있는 나머지 마이너리거들에게는 지독하게 인색하다. 이겨내지 못하는 약자들은 모두 나가 떨어지는 철저한 정글의 법칙이 적용되는 곳이기도하다. 하지만 메이저리거가되면 다른 스포츠 스타 처럼 승자독식의 혜택을 누리게 된다.

 

강타는 로치이 선수와 포지션이 겹쳐 마이너리그에서 오랜 생활을 했다. 그는 통산 타율 3할2푼2리, 매 시즌 홈런 20개 이상, 타점은 4년 연속 100타점을 올리고 있는 마이너리그의 미친 존재감이다. 경영학을 전공했지만 취업이 안되어 애리조나 피닉스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MLB 마니아 윤 박사가 강타의 통역 도우미이자 매니저이다.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3할 타율에 실패한 이치로>

 

강타가 소속된 LA 에인절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인터리그 경기를 벌이고 있다. 지구 선두 경쟁의 열기가 후끈 달아올라 요 며칠 간 4만 5천석이 연일 매진 상태였다. 에인절스는 상대팀 투수의 호투에 눌려 2안타의 빈공에 허덕이고 있다. 고민스러운 마이크 무사시 감독이 강타를 손짓으로 불렀다. 0대2로 뒤진 8회말 공격, 1사후 7번 타자가 포볼로 출루하고 8번 타자가 안타를 쳐 주자 1, 3루의 찬스다. 대타 강타의 타격이 병살로 처리되자 관중석에선 '우~'하는 함성이 들려왔다.

 

윤 박사가 문자를 보내왔다. '내일 오후 3시, 구장 내 클럽 하우스 콘퍼런스 룸에서 미팅' 마이너리그에서 콜업된 선수가 실력 발휘를 못하고 헤맬 때 심리치료를 하는 것이 관행이다. 닥터 홀랜드는 뉴욕 메츠에 스카우트 된 신조 츠요시의 데뷔전 안타 장면을 보여주면서 배트의 중심에 관해 얘기했다.

 

"배트에는 분명히 중심이 있지. 타자가 배트를 잡은 손의 위치나 스윙의 궤적에 따라

그 중심이란 것의 위치가 조금씩 달라질 수......

그 중심에 공을 정확히 맞추게 되면 고통이 없을뿐더러 그 결과가 기막히지" (65 쪽)

 

닥터 홀랜드는 소망이 중심에 닿게 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드림 센텐스를 활용하는 것이라며 열 개의 어절로 된 문장을 만들라고 했다. 말에는 창조력이 있어서 소망을 중심에 새기고 집중시키는 데 가장 큰 힘을 발휘한다고 한다. 내면의 중심에 간절한 소망이 뚜렷하게 각인되지 많으면 온갖 부정적인 생각들이 무의식의 영역에 침투하여 마침내 중심을 오염시키고 만다.

 

"나는 1년 안에

풀타임 빅리거가 되어

날마다 최고의 플레이를 즐긴다" 

 

    

에인절스 스타디움, 오늘 밤 디트로이트와의 경기에서 이긴다면 선두를 탈환하는 절호의 기회이다. 현재 스코어 7대8, 한 점 뒤지고 있다. 9회 말, 디트로이트는 마무리 투수를 등판시켰다. 일본인 선수 로치이가 짧은 안타로 선두타자 출루에 성공했다. 6번 타자도 포볼로 출루 이젠 무사 1, 2루 찬스이다. 강타의 타석이다. 관중석에선 '쿠~쿠~'를 외친다. 초구를 풀스윙했다. 역전 끝내기 홈런이다. 관중의 함성은 극에 달하고 중계 캐스터의 흥분한 목소리가 귀청을 찢는다.

 

한편, 평소 시력이 약한 일곱 살짜리 아들 필승은 야구시합 중 사고로 오른쪽 렌즈가 깨져서 급히 병원으로 후송했다. 아내 미혜는 강타의 시합에 방해가 될 것 같아 사고 소식을 일부러 감춘다. 필승은 한쪽 눈을 잃을 위기에 처해 악몽에 시달리면서 예언을 하기 시작한다. 전에도 카트리나를 예언하고 맞춘 적이 있기에 미혜는 이 말이 예사롭게 들리지 않았다.

 

"마이클 조셉이 떠나요, 아빠도 떠나요.

마이클 조셉은 무서운 곳으로 가요.

괜찮아요, 우리 아빠는 좋은 곳으로 떠나요" (104 쪽)

 

아들의 예언처럼 강타는 전격적으로 팀에서 방출되어 클리브랜드에 새 둥지를 튼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클럽 하우스 분위기는 LA 에인절스와 완전히 대조적이다. 에인절스는 엘리트의 집합소로 거먼하고 느릿느릿한 풍경이라면 이곳은 젊고 활기차며 서로를 포용하는 가족 같은 분위기이다. 독서광인 헥토르 감독은 포스트시즌 진출을 목표하고 있다. 인디언스는 만년 꼴찌라는 불명예를 뛰어넘어 현재 지구 3위를 달리고 있다. 1위와는 불과 2게임 반 차이다.

 

가운데 중中, 마음 심心, 中心. 가로로 읽으면 중심인데, 이를 세로로 읽으면 충성 충忠이된다. 인간은 자신의 중심에 놓인 것에 충성을 다하는 존재이다. 마치 지구가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하고, 달이 지구를 중심으로 공전하듯 우리는 자신의 중심에 놓인 그것을 축으로 맴돌며 충성을 바치는 존재인 것이다.

 

우리의 삶은 내면의 중심을 축으로 영위되고 있다. 중심을 방치하거나 단기 욕망을 이루려는 목적으로만 이용할 경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세상의 지배적인 생각들이 중심을 오염시키게 되고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그것에 충성을 바치게 된다. 그러므로 우리의 중심은 가장 완전한 것으로 채워져야 하는 것이다.

 

요컨데 우리 인생엔 중심이란 것이 존재하는데 누구나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내면의 마지막 베일 속에 감춰진 신비로운 것으로 무슨 소망이든지 진정으로 원하는 소망인 경우, 중심에 닿을 수만 있다면 반드시 이루어진다. 그런데 중심에 도달하기까지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내면을 겹겹이 싸고 있는 베일을 하나씩 벗겨야 하는데 그러려면 경험으로 굳어진 부정적인 자아와 싸워야 한다.  마침내 중심에 닿으면 확신을 갖게 된다. 이를 확신의 단계라 한다. 확신의 단계에 들어가면 마음에 평화가 찾아오고 소망이 이루어진다. 확신의 단계에 도달하기 전에 지레 포기하고 마니까 드림 센텐스 같은 장치가 필요하다.

 

현재의 내 삶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내 중심의 자력에 이끌린 모든 것들의 집합체다. 뚜렷한 소망을 품고 살아가지 않을 때, 우리의 중심에는 온갖 부정적인 에너지들이 스며들게 되고 그 결과 중심은 심하게 오염되고 부패된다. 변화를 원한다면 중심에 흘러드는 부정적 에너지를 차단하고, 진정으로 원하는 것들을 중심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교정해야 한다.

 

LA 에인절스와의 원정 3연전 마지막 날이다. 아들 필승이의 예언대로 로치이의 머리를 넘기는 홈런을 칠 수 있을까? 필승이가 나흘째 깨어나지 못하자 주치의는 다시 중환자실로 옮겨 관찰하겠다고 한다. 드림 센텐스를 오십 번이고 백 번이고 반복할수록 미혜는 우울한 마음이 편안하고 개운해지는 것을 느꼈다.

 

클리블랜드의 팀 닥터 그레그 마스터슨 박사는 카이로프랙터이기도 하다. '마법의 손'이란 별명답게 그가 강타의 척추 아래쪽을 지긋이 누르자 땀이 비 오듯 쏟아진다.  박사는 다 고쳤다며 홈런 한 방을 어서 날리라고 강타에게 조크를 날린다.

 

저녁 7시 10분,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홈구장인 US 셀룰러필드는 관객들로 초만원이다. 오늘도 강타는 3번 타순이다. 최근 10경기에서 42타수 17안타로 타율은 0.404를 기록하고 있다. 첫 타석부터 그는 초대형 솔로포를 터뜨렸다. 중환자실의 면회시간은 7시다. 주어진 시간은 단 30분. 미혜는 필승이의 상태를 살핀다. 모든 바이털 신호가 정상이다. 단지 잠에서 깨어나지 않는 게 문제다. 3회 초에 강타는 두 번째 솔로포를 날렸다.

 

사랑은 명사가 아닙니다.

사랑이 아무리 아름답고 깊다 할지라도

사랑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그것은 이미 생명이 떠난 것입니다.

 

엘살바도로 홍의 사망 소식 때문에 온통 그에 관한 기사들이 포털 사이트에 도배되어 있다. 미혜는 이 시를 보는 순간 시험문제의 정답을 확인한 기분이 들었다. 중심에 채워야 할 것은 소망도 확신도 아니었다. 이들을 뛰어넘는 그 무엇이었다. 바로 사랑이었다. 중심을 채우는 사랑 없이 그저 드림 센텐스만 외우고, 소망을 이루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목적으로 중심을 이용하는 것은 결국 자신의 욕망을 채우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세 번째 타석에서 강타는 만루 홈런을 터뜨렸다. 6타점을 혼자서 올렸다. 경기는 8회 초 투아웃, 스코어는 8대6으로 인디언스가 리드하고 있다. 2루타를 친 강타는 4번 타자의 안타 때 홈인, 결국 9대7로 이기고 중부 지구 선두에 올라섰다. 한편, 긴급 연락을 받고 미혜는 세인트존스종합병원으로 갔다. 다행스럽게 필승이가 고비를 넘겼다.

 

9월 11일. 필승이의 생일이다. LA 에인절스와 두 차례 경기에서 1승 1패로 팽팽했다. 강타는 필승이에게 홈런 약속을 다짐했다. 최근의 경기력이 너무 나빠 헥토르 감독이 하루 쉬라고 할 정도였다. 오늘도 3번 고정 타순이다. 미혜와 필승은 노트북 앞에서 강타의 경기를 보고 있다. 강타의 타격은 시원찮다. 1루 땅볼, 파울 플라이로 두번 모두 아웃 당했다.

 

7회 초, 양 팀 무득점인 상태에서 2번 타자가 몸에 맞는 볼로 출루했다. 강타의 마지막 타석일 수도 있다. 강타는 타석에 들어서서 눈을 감고 마음 속으로 필승이의 얼굴을 떠올렸다. TV화면에 강타의 모습이 클로즈업된다. 중계 캐스터와 해설자가 놀란 얼굴로 서로 마주본다. 하지만 강타의 입꼬리가 살며시 올라간다.

 

초구, 눈을 감은 채 공이 빠르게 날아옴을 느꼈다. 스트라이크. 비록 눈을 감았지만 강타는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투수가 지금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강타가 무릎을 살짝 굽히며 배팅할 준비를 한다. 슬라이더가 날라온다. 강타는 밀어치기 타법으로 가볍게 휘둘렀다. 필승의 예언대로 우익수 로치이가 펜스로 뛰어가다가 포기하고 멈추었다. 투런포다. 홈 플레이트를 밟고 강타는 고꾸라졌다. 팀 닥터가 급히 뛰어나왔다. 오른쪽 눈 각막이 완전히 망가져있었다.

 



<추신수, 역전 끝내기 3점 홈런을 치고 홈인하는 장면>

 

중심의 강력한 에너지를 활용해 소망을 이루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망을 이루는 것 그 자체로 우리의 삶이 행복해지지는 않는다. 인간은 끊임없이 새로운 욕망을 추구하는 존재이며 그 결과 소망의 성취만으로 만족하지 못한다. 우리를 둘러싼 환경은 우리의 삶을 시시때때로 불안으로 뒤덮는다. 중심에서 가장 완전한 것, 즉 사랑이 임할 때 비로소 우리는 진정한 평안과 행복을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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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을 바꾼 29통의 편지 - 스물아홉, 이제는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 마지막 인생 조언
후쿠시마 마사노부 지음, 유윤한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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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손에 들자마자 목차를 살펴보았다. 책 제목을 보고 목차엔 분명 29통의 편지글이 있을 거라고 예상했기 때문이다. 보기 좋게 나의 예상은 틀리고 말았다. 29통의 편지는 과연 뭘까?  이야기 속의 주인공인 스물아홉 살의 영업사원 토오 츠요시에게 보내온 편지 속에는 과연 어떤 비밀이 숨어 있는 것일까?

                                                                                         



 


 

일본의 유명 베스트셀러 작가인 후쿠시마 마사노부는 지금까지 5000회에 걸쳐 20만 명이 넘는 청중들에게 강연회를 진행했고 또한 수년 간 지인들에게 용기를 북돋아주기 위해 2200통의 격려 엽서를 보냈다고 한다. 직장인들이 스물아홉 살이라는 특별한 시기를 지나며 겪는 성장통을 그는 이 책에서 스토리텔링의 형식으로 실감나게 그려내고 있다. 

 

이야기의 무대는 어느 자동차 부품 제조회사이다. 주인공 토오 츠요시는 입사 7년차 사원으로 현재 영업부에서 근무 중이다. 어릴 적 미니카를 수집하는 게 취미였던 29살의 총각이다. 건성으로 회사에서 일하기 때문에 그는 자신이 수립한 연간 목표를 한번도 달성한 적이 없다. 영업부장 하토리는 츠요시보다 12살이나 더 많다. 몸집이 작고 둥근 얼굴을 가졌는데, 본디 쾌활하고 친절한 사람이었다. 그런데, 요즈음 무척이나 까칠하고 부하들을 엄하게 다룬다.

 

츠요시가 근무하는 영업부서의 주요 멤버를 살펴보자. 입사 4년차의 부하직원 니시가와는 츠요시가 말을 걸어도 대꾸가 없으며 칼퇴근하는 타입이다. 28살의 다무라는 자주 안경을 매만지는 여사원으로 자신의 가능성을 시험해보려고 영업부로 자원했다. 오니지마는 츠요시의 입사동기생으로 영업부서에 근무하다가 4년 전에 다른 회사로 근무지를 옮겼다. 퇴근후 술자리에서 츠요시에게 말동무를 해주면서 스트레스를 같이 푼다.

 

 

오늘도 늘 그렇듯 괴로운 하루였다. 요즘은 야근까지 줄었는데도 피로감은 평소보다 더 했다. 각종 청구서가 날아오는 날이다. 츠요시는 귀가하면서 우편함에서 우편물을 꺼냈다. 발신자와 수신자 모두 표시가 없고 우체국 소인도 안 찍힌 흰 봉투가 눈에 띄었다. 봉투 속에는 삼등분으로 접힌 종이가 한 장 들어 있었다.

 

"어떤 일이든

자기답게 하면 꿈이 된다" 

 

츠요시의 아버지는 작은 공장에 다니셨다. 무늬가 없는 골판지에 회사명, 상품명, 또는 메시지들을 인쇄하는 일을 주로 하셨다. 중요한 것은 그의 아버지께서는 항상 즐겁게 일하셨다. 츠요시는 아버지의 이런 비결을 미리 알았다면 지금처럼 일하기 싫어 괴로워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의 머리 한 구석엔 '기회가 생긴다면 언제든 이직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다. 니시가와의 행동이 너무도 화나고 같이 일하려니 우울하기만 하다. 귀가해서 우편함을 열었다. 지난 번 처럼 흰 봉투가 있었다. 두 통이었다.

 

"버럭 화가 날 때는

나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다"

 

"다른 사람을 변화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내가 먼저 변하는 것이다"

 

선배로서 위엄을 보이면서 니시가와에게 주의를 주었지만 니시가와는 츠요시에게 시선을 주지도 않고 하던 복사만 계속하더니 알아들었다는 듯 '네'하고 작은 목소리로 답변하고 그 자리를 떠나 버렸다. 마침 복사하러 왔던 다무라가 빙긋이 웃고 있었다. 이 상황을 다 지켜보고 있던 그녀는 츠요시에게 화내지 말고 그 원인이 자신 탓인지 생각해보라고 한다. 며칠이 지나도 오지 않던 흰 봉투가 또 왔다. 참지 못하고 봉투를 개봉했다.

 

"극한의 고통 속에서 무엇을 얻을지 생각하라"

 

꼬치구이집에서 한 잔 하고있다. 보통 때에는 츠요시의 말에 맞장구를 쳐주던 오니지마가 츠요시의 고민 정도는 직장인이면 누구나 다 갖고 있는 거라며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면 먼저 움직여보라고 츠요시에게 충고했다. 오니지마가 좀 변한 것 같은 느낌을 받고 적잖이 놀랐지만 츠요시는 하고 싶은 말 실컷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를 만난 것에 위안을 삼고 귀가했다. 우편함에 또 봉투가 있었다.

 

"보려고 하는 대로만 보인다"

 

츠요시는 평소와 다름없이 지내지만 얼마전 꼬치구이집에서 오니지마가 했던 말이 불쑥 떠올랐다. '먼저 움직여 보라', 이 말 때문에 그간 서스럼없이 지냈던 오니지마가 왠지 멀어진 듯 느껴졌다. 그는 그렇게 해야 할 정당성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즉 잘못 한 사람이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한동안 편지는 오지 않았다. 어느 날 아침 출근길에 흰 봉투를 발견했다.

 

"모든 것은 나로부터 시작된다" 

 

고민 끝에 하토리 부장을 찾아가 니시가와를 다른 팀으로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부장은 며칠 전에 니시가와가 와서 츠요시와 한 팀인게 싫다고 했으니 두 사람은 이젠 해산이라고 말하며 차라리 그에게 개량된 신제품 발표회에서 프리젠테이션을 해보라고 권했다. 엉겁결에 동의하고 나니 퇴근길 발걸음이 무겁기만 했다. 우편함에 또 흰 봉투가 들어 있었다.

 

"어려운 일이 즐겁다"

 

하토리 부장은 요구가 많은 까다로운 상관이었다. 번번히 퇴짜를 맞는 통에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여덟 번이나 새로 만들었다. 모조리 불합격이었다. 츠요시는 제대로 된 자료를 만들 능력이 사실 없었다. 컴퓨터로 작업하는 동안 부장은 몇번이나 어슬렁거리며 지나갔다. 뒤에서 훔쳐보면서 비웃었을 거라고 생각하니 화가 치밀었다. 녹초가 되어 집에 오니 흰 봉투가 반겼다.

 

"자신의 한계까지 완전히 노력하는 사람은 없다" 

 

고객들에게 프레젠이션 할 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매일 야근하다보니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었다. 곁에서 지켜보던 동료 다무라가 그의 지원에 나섰다. 그녀는 헌신적으로 도와주었다. 이후 지원자가 늘었다. 다무라 팀의 후배 1명과 츠요시의 동기 1명이 참여했다. 자신에게 아무런 이익이 없는데도 열심히 도와주는 다무라와 동료들을 보면서 츠요시의 마음에도 변화가 생겼다. 함께 하는 것이라고.

 

"보기에는 그럴 듯하지만 그 뿐이야, 이런 건 누구라도 만들어" (75 쪽)

 

드디어 동료들의 아이디어가 담긴 프레젠테이션 자료가 완성되었다. 기대와는 달리 이번에도 퇴짜였다. 귀가해서 우편함을 열자 흰 봉투가 들어 있었다.

 

"모든 일에는 수만 가지의 방법이 있다"

 

백 가지도 생각해내기 힘든 판에 수만 가지라니 비현실적인 얘기였다. 이미 심신이 지칠대로 지친 츠요시는 더 이상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계속 추진할 에너지도 없고 또한 도와준 동료들에게 면목도 없었다. 결국 이날 밤, 그는 사표를 썼다. 머리가 몹시 아파 오후에 출근했다. 회의실로 가니 다무라를 포함 다섯 명의 아는 얼굴이 보였다. 신입 시절 2년 정도 자신을 가르친 키무라 과장도 있었다. 사직 결심이 눈 녹듯 스르르 사라지고 있었다. 우편함에 봉투를 찾는 새로운 습관이 생겼다.

 

"모든 상품과 서비스는 만든 사람의 생각이 표현된 것이다"

 

기술개발부 사람들이 어떤 생각으로 신제품을 만들었는지 생각해 본 적 없던 츠요시는 제품이 고객에게 가져다 주는 최고의 가치를 쉽게 전달해야 한다는 아이디어가 갑자기 떠올랐다. 열심히 준비하여 하토리 부장에게 프레젠테이션 영상과 자료를 보여 주엇다. 마침내 오케이 사인을 받았다. 프레젠테이션은 생각 이상으로 호평 받았다.

 

성공적인 프레젠테이션 후, 실적이 점점 쌓여갔다. '호사다마'란 말처럼, 곧 계약을 체결하려는 홋코 자동차 측에서 이의제기가 접수되었다. 하토리 부장은 홋코의 후루야 과장을 만나서 문제를 수습하라고 지시했다. 후루야 과장은 책임을 지지않는 츠요시의 자세를 못마땅하다며 계약을 재검토한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 날도 우편함에 흰 봉투가 놓여 있었다.

 

"다른 사람을 탓하면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든다" 

 

이후 후루야 과장을 만나러 세 번이나 갔지만 헛걸음했다. 약속없이 또 갔더니 불쌍해 보였던지 현관 리셉션이 대기실로 안내해주었다. 고릴라 같이 생긴 후루야 과장은 '모두 제 책임입니다'란 자세를 갖추지 못한 츠요시의 여전한 책임 전가 행동을 심하게 나무라며 한 마디 던졌다.

 

"자네가 인생을 걸고 하는 일은 뭐요?" (107 쪽) 

 

오니지마에게 전화를 했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인간관계가 잘 안 풀리니까 피곤하다는 고민을 털어놓자 오니지마는 다른 사람을 바꿀 방법을 찾으려 하지 말고 스스로 먼저 변하라고 충고한다. 이 말을 듣고 다시는 같이 술 안 마신다며 전화를 끊었다. 오늘도 우편함에는 흰 봉투가 츠요시에게 인사를 했다.

 

"직장은 행복을 느끼는 곳이다" 

 

하토리 부장은 오사카 본사로 인사 발령이 났다. 발신자도 수신자도 표지 없이 보낸 흰 봉투의 편지는 하토리 부장의 아내가 한 일임이 밝혀졌다. 하토리 부장은 고교시절 츠요시의 아버지로부터 리더의 자질에 대하여 많은 지도를 받았고 또한 직장을 구하는데도 도움을 받았던 것이다. 후루야 과장은 하토리 부장의 친구였다. 흰 봉투의 편지글은 츠요시의 아버지가 하토리 부장에게 건네준 파일 속에 있었던 글들의 일부였다. 그간의 감사를 전하러 오사카로 갔다. 하토리 부장은 한 통의 편지를 츠요시에게 주었다. 그의 아버지가 츠요시에게 남긴 것이었다.

 

"하토리 군은 내 사고방식을 이해해주었던 후배로 마음 깊이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란다.

사람에겐 누구나 살아가는 이유와 의미가 있단다. 인생에서 무의미한 일은 아무것도 없어.

그러니 모든 일에서 의미를 찾고, 가치를 창조할 수 있다는 걸 기억하렴" (198 쪽)

 

하토리 부장을 만나고 집에 돌아오니 행복한 소식이 기다리고 있었다. 우편함에는 친구 오니지마와 동료 다무라의 결혼 첩정장이 방긋이 웃고 있었다.

 

"결코 사람은 언제나 혼자가 아니다" (208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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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고비마다 CEO 아버지가 답하다 - 리더가 될 젊은 너에게
G. 킹슬리 워드 지음, 양영철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성공한 기업가이며 백만장자인 G.킹슬리 워드는 자신이 기업을 경영하면서 체득한 경험들을 아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편지를 쓰기로 작정했다. 이 편지 속엔 성공한 CEO가 사업을 하면서 얻었던 귀중한 교훈과 원칙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는 아버지가 인생의 고비마다 아들에게 들려주는 주옥같은 가르침이기도 하다.



 

 

"한 명의 아버지가 백 명의 스승보다 위대하다!"는 말이 있다. 이 책엔 CEO 아버지 G. 킹슬리 워드의 성공 경험이 녹아 들어있다. 이 세상의 모든 아버지가 가진 가장 값진 자산은 아마도 경험일 것이다.

 

이 경험 속에는 성공과 실패가 공존한다. 성공을 달성하기 위해서 노력이란 두 글자는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 노력을 어떻게 성공에 연결시키느냐이다.

 

개미처럼 허리가 휠 정도로 열심히 노력하는데도 그 성과가 미약한 사람들을 우리 주변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 이유가 뭘까? 이런 사람들은 열심히는 하지만 효과적으로 방향 설정을 못해서이다.

 

따라서, 성공하려면 먼저 자신의 인생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이를 정해야 이를 향해 매진할 수 있는 법이다. 그런데, 이 진로가 황당해서는 안된다. 현실적인 것을 계획해야 한다.

 

이 책의 장점이 바로 아버지의 현실감있는 충고이다. 잘 한 일은 잘 한대로 못한 일은 못한대로 진심이 담긴 고언을 아들에게 편지글로 전하고 있다. 아들이 아버지에게 이사의 한 사람으로 회사에 남아달라고 설득하지만 아버지는 뒤를 아들에게 맡기고 결국 은퇴를 결정했다.

 

"나는 환생을 믿지 않지만 혹시 신의 세계에 그런 것이 있다면, 다음 세상에는 너의 아들로 태어나게 해달라고 할 것이다. 너의 아버지였기에 멋지게 인생을 보낼 수 있었다"

(241 쪽)

 

 

 

  

 

리더가 될 너에게

 

아들이 기다리던 날이 찾아왔다. 마침내 아버지 회사에 입사하게 되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총성없는 전쟁터인 비즈니스의 현장에 발을 내딛었다. 기대와 희망이라는 설레임과 다른 한편엔 불안감을 가졌을 아들에게 아버지는 격려의 메세지를 보냈다. 정해진 출근 시간에 출근이라는 책임을 다하지 사람에게 어떻게 안심하고 일을 맡길 수 있겠냐며 정시 출근을 강조한다.

 

"거듭되는 지각처럼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신경을 날카롭게 만드는 일도 없으니 말이다" (21 쪽)

 

CEO의 아들이라고 우쭐대지 마라고 경고한다. 주위 사람들이 신입 사원의 동태를 관찰하고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당분간 발소리도 크게 내지 말고, 또한 거래처와의 관계를 원만히 하라고 충고한다. 업무에 임해서는 고객과 거래처 사이에 회사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거래처, 사원, 고객이라는 하나의 스펙트럼을 만들라고 조언한다.

 

"일에서 즐거움을 찾기 위해서는 세 가지가 필요하다.

적성에 맞아야 한다. 너무 몰두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성취감이 있어야 한다"

 - 영국의 비평가 존 러스킨

 

 

사람을 잃지 말아야 한다

 

유능한 회사 직원이 아들과 마찰을 빚고 사짓하고 말았다. 매우 우려되는 이 사태에 직면한 아버지는 유능한 사원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한 사람이 능숙하게 일을 처리하게 되기까지 훈련을 시키는데 비용이 든다. 이 비용은 어떤 직무냐에 따라 많은 금액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경영의 효율을 극대화하려면 사원의 이직률을 낮춰야 한다.

 

간단히 말해서 부하 직원은 귀중품이다. 그러니 공사 현장의 벽돌 같은 재료로 취급해서는 안된다. 오히려 기계나 설비 처럼 귀하게 대우해야 한다. 회사가 사원에게 쏟아 부은 상당한 자금이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경영자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 또한 그들이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업무 목표 달성을 통해서 만족감을 얻을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신용은 돈으로 살 수 없다

 

아들 이름으로 된 상당한 액수의 계산서거 회사로 청구되었다. 아버지는 아들의 금전 감각에 다소 불안을 느끼면서 이 지출이 모두 회사의 발전을 위해 꼭 필요했던 것인지 아들에게 묻는다. 씀씀이가 헤프다는 인상을 받으면 많은 고객이 헤픈 당사자를 멀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펑펑 사용하는 접대비가 결국은 자기들과의 가래에서 벌어들인 이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것이다.

 

"돈과 바보의 관계는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86 쪽)

 

회사가 거래처에 대접을 잘한다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치스럽게 보이거나 돈을 물쓰듯 낭비하는 것으로 보여서는 안된다. 만약 이리 한다면 어리석게 보일 것이다. 사업가는 돈을 버는 것이 직업이고 이게 최대의 관심사이지만 번 돈을 쓸데없이 낭비한다면 당연 어리석은 사람으로 취급받는다. 이런 사람과는 그 누구도 거래를 하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다.

 

 

수십 년 동안 아들이 여러 문제들로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조언과 충고를 담은 편지를 보낸 CEO 아버지, 그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아들이 사회생활을 하는데 꼭 필요한 해결 방법을 그 속에 담았다. 상사나 동료 간에 발생하는 문제, 사업 때문에 겪게 되는 갈등 등 누군가에게 상담받고 싶은 고민들에 대하여 아버지는 자상하게 답했다. 결혼, 가정, 재테크, 건강관리 등에 대한 인생비책 또한 편지 속에서 발견하면서 이런 아버지가 내 곁에 있었으면 하는 바램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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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 감각 - 1분 안에 핵심을 전달하는 기술
사이토 다카시 지음, 장은정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피곤한 심신을 달래려고 TV를 켠다. 요즈음은 다채널 시대이다. 재미없다 싶으면 다른 채널로 바꾼다. TV 프로그램이 재미있는지의 여부를 판단하는데 불과 1분도 걸리지 않는다. 속전속결은 사람의 평가에도 적용된다. 대기업의 채용 면접장에선 응시자가 똑똑한지, 쓸 만한지, 매력이 있는지, 또는 성실한지 등을 즉석에서 가려낸다.

 

우리는 방대한 커뮤니케이션이 소용돌이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말 한마디로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고,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고, 상대를 감동시켜 자신의 빚도 탕감 받을 수도 있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말을 잘못하거나 또는 부주의한 발언 때문에 자신이 원치 않았던 상황을 만들어 모든 것을 망치는 경우도 발생한다.

 

주어진 시간은 짧다. 나에게 보내 온 장문의 메일을 대충 훑어 보고 말듯이 나의 의견을 듣거나 봐주거나 또는 읽어주는 시간 역시 짧을 것이다. 1분 정도라면 남들도 기다려준다. 촌철살인 같은 표현이라면 최상일 것이다. 따라서, 중요한 것을 1분 안에 정리하는 연습을 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 말이든, 글이든, 이메일이든 핵심을 1분 안에 전달하는 기술을 말이다.

 

이 책은 짧고 간결하게, 그러나 인상적으로

핵심을 전달하는 기술을 익힐 수 있는 트레이닝법을 소개하고 있다.

                                                                                    



   


1분 감각을 기르기 위해 먼저 해야 할 일은 스톱워치 생활을 생활화한다.

 






 
사실 공부나 비즈니스는 스톱워치와 매우 잘 어울린다. 시간 감각 없이 일이나 공부를 한다면 효율성이 떨어진다. 대개 직장인들은 오전엔 이걸 하고 오후에는 저걸 한다는 식으로 업무 계획을 세운다. 이때 스톱워치를 사용하면 업무의 처리 속도가 빨라진다. 개개인의 시간 감각이 매우 높아져 시간의 낭비와 불균형을 없애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모든 커뮤니케이션 상황에 강 포맷 원리를 적용하는 것이다.

 

화자話子와 청자聽者 사이에 강이 흐른다고 가정하고 강을 건너기 위해 필요한 디딤돌 몇 개를 놓는 작업이다.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사이에 강이 있다면 이를 헤엄쳐 건너야 할 것이다. 그러나, 헤엄쳐 건너기가 쉽지 않다. 이런 경우 화자와 청자 사이에 놓여 있는 강을 쉽게 건너도록 하기 위해 디딤돌이 몇 개쯤 필요하다.

 




여기서 말하는 강이란 화자와 청자 사이에 존재하는 지식의 단절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소 귀에 경 읽기'란 속담 처럼, 지식이 부족한 사람에게 아무리 좋은 내용의 강의를 해도 이를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화자와 청자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강의 중간에 적당한 디딤돌이 없다면 청자는 건너는 도중 강에 빠지고 말 것이다. 말하기에 앞서 먼저 각 디딤돌을 정확하게 이미지화해야 한다.

물론 청자의 지식이 풍부하다면 디딤돌의 개수를 줄여도 된다. 반대로 어린아이를 상대로 이야기한다면 디딤돌을 더 많이 놓아야 한다. 기본적으로 청자는 세 개 정도의 디딤돌을 건너 반대편 기슭에 당도했을 때 만족한다. 따라서 화자는 '강 건너편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를 명시해주어야 한다

 

바쁜 사람을 위해 짧게 제안해라

핵심을 전달하는 시간을 1분으로 설정한 데는 시간 감각 외에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직장에서 뭔가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면 의사 결정권이 있는 상사에게 결재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그런데, 이런 사람은 기본적으로 무척 바쁜 사람들이다. 그렇다고 비싼 골프 접대를 하면서 결재 받으려고 시도하진 못할 것이다. 짧은 시간에 상대의 흥미를 끄는 기술이 필요하다. 가령 엘리베이터를 우연히 같이 이용할 때 불쑥 이야기를 꺼내는 게릴라 작전이 성공적일 수 있다.

 

    대화 형식으로 이야기를 입체화하라

철학자 멜로 폰티의 저술을 보면 일방적으로 자기 의견을 기술하지 않고 어떤 의견과 그것에 반대하는 의견을 기술하고, 나아가 그 대립을 초월하는 논리를 기술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말하자면 저술 자체가 둘의 대화 형식이다. 플라톤의 저술도 이러한 대화 형식이었고 갈릴레오 갈릴레이도 <천문 대화>와 같은 문답 형식의 저술을 남겼다.

 

이렇게 대화 형식을 취하면 다양한 각도에서 의문을 끼워 넣을 수 있다. 낙관주의자가 보면 이러한데 비관주의자가 보면 이렇다는 식으로 서술하는 방법도 있다. 이러한 방법을 취하면 문제가 더 명확해진다. 이것을 비즈니스에 적용하면 변증법적 수법을 이용해 소비자의 시점과 경쟁 회사의 시점을 모두 담아 넣는 것이 된다. '정''반'을 지양하고 '합'으로 이끎으로써 이야기가 '입체화'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실현하는 새로운 콘셉트를 내놓을 수 있다면 그 대화는 다음 단계로 발전할 수 있다. 그러한 '초월감'을 나타내는 것이 입체화 화법의 요령이다. 이 형식을 채택하려면 자신에게 어떤 물음을 던질지 생각해야 한다. 뭔가 메모할 때 대개 물음 형식으로 써놓고 초록색으로 꺾음 괄호와 밑줄로 표시해둔다. 책을 읽다가도 의문이 생기면 꺾음 괄호와 물음표를 표시한다. 나중에 이 표시만 보면 책의 내용이 물음의 연속으로 머릿속에 들어온다. 물음을 축으로 하여 이야기를 구성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방식을 따르면 다른 사람의 시점을 수용할 수 있게 되어 이야기 전개도 용이해진다. 의문에서 새로운 역동성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이미지 환기력'도 생겨난다. 청자의 의견을 추측해서 이야기에 끼워 넣을 수 있으면 청자의 관심을 끌기 쉬워진다. 그것을 능가하는 전개를 보이면 이해를 얻기도 쉬워질 것이다. 말하자면 대응성을 갖춘 입체적 구조가 된다는 뜻이다.

 

 

몇 가지 실수를 했다면 당연히 자기 나름대로 원인을 파헤쳐서 재발 방지책을 생각해두어야 한다.

 

그러나 머릿속으로 '이렇게 하자'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는 약하다. 그 내용을 상사에게 선언하는 동시에 포인트를 세 가지 정도로 정리한 '실수 재발 장치 카드'를 작성해 책상 위와 같이 눈에 잘 띄는 곳에 놓아둘 것을 권한다. 특히 중요한 부분이나 키워드에 빨간색으로 네모를 치면 더욱 효력이 높아진다.

 




카드에 정리하면 요점이 명확해져 문제가 어디에 있는지도 한눈에 들어온다. 그것을 상대(상사나 고객 등)에 대한 사죄의 말로도 응용할 수 있다. 그리고 실수 재발 방지 카드가 쌓여가면 자신이 저지를 우려가 있는 실수를 그만큼 예방할 수 있게 된다. 즉, 실수가 자신을 성장시키는 것이다. 실수를 막아줄 '황금의 행동 규칙'이 확립되어 있다면 매우 귀중한 재산이 될 것이다.


단, 세상에는 '구체적으로 이것이 잘못'이라고 지적하려 들면 끝이 없는 사람도 있다. 특히 신입 사원은 업무 전반에 걸쳐 주의가 부족한 경향이 있다. 이럴 때도 대책은 있다. 어떤 회사에서는 매일 조례에서 기본적인 주의사항을 전 사원이 함께 소리 내어 읽게 한 결과 놀랄 만큼 실수가 줄었다고 한다. 하루 1분도 안되는 시간을 들여 많은 시간과 노력의 손실로 연결되는 실수를 사전에 막을 수 있다면 이것을 실천하지 않을 까닭이 있겠는가?

 

상담 트레이닝 법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상담자와 내담자, 두 사람은 정면으로 마주 보는 것이 아니라 테이블 모서리를 중심으로 직각이 되게 앉는다. 테이블 모서리에 종이를 올려놓고 그것을 꼭짓점으로 하여 두 사람이 직각이등변 삼각형의 양 끝점에 자리하는 이미지이다.

 




상담을 청하는 쪽은 이야기하면서 그 내용을 종이에 적어 나간다. 상담을 들어주는 쪽도 같은 종이에 회답이나 아이디어를 적는다. 이렇게 하면 말로만 설명할 때와 달리 이야기가 제자리걸음 하는 일 없이 이야기의 흐름을 구조화하기 쉬워진다. 혹은 이야기의 내용을 이미지화함으로써 두 사람이 같은 이미지를 공유할 수 있다. 처음에는 갈피를 잡기 어려울지 모르나 익숙해지면 이것만큼 편리한 것도 없다.

이 상담 트레이닝의 또 한 가지 큰 장점은 쌍방이 적절한 거리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대일로 마주 보고 앉아 서로 눈을 바라보며 상담한다면 감정에 휩쓸리기 쉽다. 상담을 청하는 쪽은 스스로 마음이 통하도록 전달하려고 노력하기보다 상대에게 의존하게 되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쪽은 조심스러워진다.

이렇게 종이에 쓰는 방법, 특히 이미지화 작업은 매우 유용한 기술이다. 기본적으로는 프로이트가 콤플렉스나 트라우마를 찾아내고자 이용한 방법을 대폭 간략화한 것이다. 이 방법으로 많은 사람의 고민과 상담을 이미지화해 준다. 이는 '마음의 초상화'를 그리는 작업과도 같다. 마음의 상태를 종이에 그려냄으로써 자신도 인식하지 못했던 문제를 밝혀가는 것이다.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어쨌든 이야기를 종이에 써나가면 틀림없이 그러한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



샘 혼의 <엘리베이터 스피치>

스티브 잡스는 청중을 철저하게 분석한 다음 청중이 주목할 수 있는 방식으로 프레젠테이션의 목적, 핵심 메시지, 결론을 짧고 강렬하게 전달했다.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샘 혼은 마케팅할 때 1분 안에 고객들의 뇌리에 각인시킬 만한 간결하고 매력적인 메시지로 고객을 사로잡지 못하면 결코 고객의 지갑을 열지 못한다고 강조한다. 1분 안에 커뮤니케이션을 끝낼 수 있도록 생활화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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