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 감각 - 1분 안에 핵심을 전달하는 기술
사이토 다카시 지음, 장은정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피곤한 심신을 달래려고 TV를 켠다. 요즈음은 다채널 시대이다. 재미없다 싶으면 다른 채널로 바꾼다. TV 프로그램이 재미있는지의 여부를 판단하는데 불과 1분도 걸리지 않는다. 속전속결은 사람의 평가에도 적용된다. 대기업의 채용 면접장에선 응시자가 똑똑한지, 쓸 만한지, 매력이 있는지, 또는 성실한지 등을 즉석에서 가려낸다.

 

우리는 방대한 커뮤니케이션이 소용돌이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말 한마디로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고,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고, 상대를 감동시켜 자신의 빚도 탕감 받을 수도 있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말을 잘못하거나 또는 부주의한 발언 때문에 자신이 원치 않았던 상황을 만들어 모든 것을 망치는 경우도 발생한다.

 

주어진 시간은 짧다. 나에게 보내 온 장문의 메일을 대충 훑어 보고 말듯이 나의 의견을 듣거나 봐주거나 또는 읽어주는 시간 역시 짧을 것이다. 1분 정도라면 남들도 기다려준다. 촌철살인 같은 표현이라면 최상일 것이다. 따라서, 중요한 것을 1분 안에 정리하는 연습을 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 말이든, 글이든, 이메일이든 핵심을 1분 안에 전달하는 기술을 말이다.

 

이 책은 짧고 간결하게, 그러나 인상적으로

핵심을 전달하는 기술을 익힐 수 있는 트레이닝법을 소개하고 있다.

                                                                                    



   


1분 감각을 기르기 위해 먼저 해야 할 일은 스톱워치 생활을 생활화한다.

 






 
사실 공부나 비즈니스는 스톱워치와 매우 잘 어울린다. 시간 감각 없이 일이나 공부를 한다면 효율성이 떨어진다. 대개 직장인들은 오전엔 이걸 하고 오후에는 저걸 한다는 식으로 업무 계획을 세운다. 이때 스톱워치를 사용하면 업무의 처리 속도가 빨라진다. 개개인의 시간 감각이 매우 높아져 시간의 낭비와 불균형을 없애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모든 커뮤니케이션 상황에 강 포맷 원리를 적용하는 것이다.

 

화자話子와 청자聽者 사이에 강이 흐른다고 가정하고 강을 건너기 위해 필요한 디딤돌 몇 개를 놓는 작업이다.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사이에 강이 있다면 이를 헤엄쳐 건너야 할 것이다. 그러나, 헤엄쳐 건너기가 쉽지 않다. 이런 경우 화자와 청자 사이에 놓여 있는 강을 쉽게 건너도록 하기 위해 디딤돌이 몇 개쯤 필요하다.

 




여기서 말하는 강이란 화자와 청자 사이에 존재하는 지식의 단절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소 귀에 경 읽기'란 속담 처럼, 지식이 부족한 사람에게 아무리 좋은 내용의 강의를 해도 이를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화자와 청자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강의 중간에 적당한 디딤돌이 없다면 청자는 건너는 도중 강에 빠지고 말 것이다. 말하기에 앞서 먼저 각 디딤돌을 정확하게 이미지화해야 한다.

물론 청자의 지식이 풍부하다면 디딤돌의 개수를 줄여도 된다. 반대로 어린아이를 상대로 이야기한다면 디딤돌을 더 많이 놓아야 한다. 기본적으로 청자는 세 개 정도의 디딤돌을 건너 반대편 기슭에 당도했을 때 만족한다. 따라서 화자는 '강 건너편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를 명시해주어야 한다

 

바쁜 사람을 위해 짧게 제안해라

핵심을 전달하는 시간을 1분으로 설정한 데는 시간 감각 외에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직장에서 뭔가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면 의사 결정권이 있는 상사에게 결재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그런데, 이런 사람은 기본적으로 무척 바쁜 사람들이다. 그렇다고 비싼 골프 접대를 하면서 결재 받으려고 시도하진 못할 것이다. 짧은 시간에 상대의 흥미를 끄는 기술이 필요하다. 가령 엘리베이터를 우연히 같이 이용할 때 불쑥 이야기를 꺼내는 게릴라 작전이 성공적일 수 있다.

 

    대화 형식으로 이야기를 입체화하라

철학자 멜로 폰티의 저술을 보면 일방적으로 자기 의견을 기술하지 않고 어떤 의견과 그것에 반대하는 의견을 기술하고, 나아가 그 대립을 초월하는 논리를 기술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말하자면 저술 자체가 둘의 대화 형식이다. 플라톤의 저술도 이러한 대화 형식이었고 갈릴레오 갈릴레이도 <천문 대화>와 같은 문답 형식의 저술을 남겼다.

 

이렇게 대화 형식을 취하면 다양한 각도에서 의문을 끼워 넣을 수 있다. 낙관주의자가 보면 이러한데 비관주의자가 보면 이렇다는 식으로 서술하는 방법도 있다. 이러한 방법을 취하면 문제가 더 명확해진다. 이것을 비즈니스에 적용하면 변증법적 수법을 이용해 소비자의 시점과 경쟁 회사의 시점을 모두 담아 넣는 것이 된다. '정''반'을 지양하고 '합'으로 이끎으로써 이야기가 '입체화'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실현하는 새로운 콘셉트를 내놓을 수 있다면 그 대화는 다음 단계로 발전할 수 있다. 그러한 '초월감'을 나타내는 것이 입체화 화법의 요령이다. 이 형식을 채택하려면 자신에게 어떤 물음을 던질지 생각해야 한다. 뭔가 메모할 때 대개 물음 형식으로 써놓고 초록색으로 꺾음 괄호와 밑줄로 표시해둔다. 책을 읽다가도 의문이 생기면 꺾음 괄호와 물음표를 표시한다. 나중에 이 표시만 보면 책의 내용이 물음의 연속으로 머릿속에 들어온다. 물음을 축으로 하여 이야기를 구성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방식을 따르면 다른 사람의 시점을 수용할 수 있게 되어 이야기 전개도 용이해진다. 의문에서 새로운 역동성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이미지 환기력'도 생겨난다. 청자의 의견을 추측해서 이야기에 끼워 넣을 수 있으면 청자의 관심을 끌기 쉬워진다. 그것을 능가하는 전개를 보이면 이해를 얻기도 쉬워질 것이다. 말하자면 대응성을 갖춘 입체적 구조가 된다는 뜻이다.

 

 

몇 가지 실수를 했다면 당연히 자기 나름대로 원인을 파헤쳐서 재발 방지책을 생각해두어야 한다.

 

그러나 머릿속으로 '이렇게 하자'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는 약하다. 그 내용을 상사에게 선언하는 동시에 포인트를 세 가지 정도로 정리한 '실수 재발 장치 카드'를 작성해 책상 위와 같이 눈에 잘 띄는 곳에 놓아둘 것을 권한다. 특히 중요한 부분이나 키워드에 빨간색으로 네모를 치면 더욱 효력이 높아진다.

 




카드에 정리하면 요점이 명확해져 문제가 어디에 있는지도 한눈에 들어온다. 그것을 상대(상사나 고객 등)에 대한 사죄의 말로도 응용할 수 있다. 그리고 실수 재발 방지 카드가 쌓여가면 자신이 저지를 우려가 있는 실수를 그만큼 예방할 수 있게 된다. 즉, 실수가 자신을 성장시키는 것이다. 실수를 막아줄 '황금의 행동 규칙'이 확립되어 있다면 매우 귀중한 재산이 될 것이다.


단, 세상에는 '구체적으로 이것이 잘못'이라고 지적하려 들면 끝이 없는 사람도 있다. 특히 신입 사원은 업무 전반에 걸쳐 주의가 부족한 경향이 있다. 이럴 때도 대책은 있다. 어떤 회사에서는 매일 조례에서 기본적인 주의사항을 전 사원이 함께 소리 내어 읽게 한 결과 놀랄 만큼 실수가 줄었다고 한다. 하루 1분도 안되는 시간을 들여 많은 시간과 노력의 손실로 연결되는 실수를 사전에 막을 수 있다면 이것을 실천하지 않을 까닭이 있겠는가?

 

상담 트레이닝 법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상담자와 내담자, 두 사람은 정면으로 마주 보는 것이 아니라 테이블 모서리를 중심으로 직각이 되게 앉는다. 테이블 모서리에 종이를 올려놓고 그것을 꼭짓점으로 하여 두 사람이 직각이등변 삼각형의 양 끝점에 자리하는 이미지이다.

 




상담을 청하는 쪽은 이야기하면서 그 내용을 종이에 적어 나간다. 상담을 들어주는 쪽도 같은 종이에 회답이나 아이디어를 적는다. 이렇게 하면 말로만 설명할 때와 달리 이야기가 제자리걸음 하는 일 없이 이야기의 흐름을 구조화하기 쉬워진다. 혹은 이야기의 내용을 이미지화함으로써 두 사람이 같은 이미지를 공유할 수 있다. 처음에는 갈피를 잡기 어려울지 모르나 익숙해지면 이것만큼 편리한 것도 없다.

이 상담 트레이닝의 또 한 가지 큰 장점은 쌍방이 적절한 거리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대일로 마주 보고 앉아 서로 눈을 바라보며 상담한다면 감정에 휩쓸리기 쉽다. 상담을 청하는 쪽은 스스로 마음이 통하도록 전달하려고 노력하기보다 상대에게 의존하게 되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쪽은 조심스러워진다.

이렇게 종이에 쓰는 방법, 특히 이미지화 작업은 매우 유용한 기술이다. 기본적으로는 프로이트가 콤플렉스나 트라우마를 찾아내고자 이용한 방법을 대폭 간략화한 것이다. 이 방법으로 많은 사람의 고민과 상담을 이미지화해 준다. 이는 '마음의 초상화'를 그리는 작업과도 같다. 마음의 상태를 종이에 그려냄으로써 자신도 인식하지 못했던 문제를 밝혀가는 것이다.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어쨌든 이야기를 종이에 써나가면 틀림없이 그러한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



샘 혼의 <엘리베이터 스피치>

스티브 잡스는 청중을 철저하게 분석한 다음 청중이 주목할 수 있는 방식으로 프레젠테이션의 목적, 핵심 메시지, 결론을 짧고 강렬하게 전달했다.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샘 혼은 마케팅할 때 1분 안에 고객들의 뇌리에 각인시킬 만한 간결하고 매력적인 메시지로 고객을 사로잡지 못하면 결코 고객의 지갑을 열지 못한다고 강조한다. 1분 안에 커뮤니케이션을 끝낼 수 있도록 생활화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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