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서의 낱말들 - 아름다운 낱말 하나를 얻는 순간 세계는 곱절로 선명해진다
박완서 지음, 호원숙 엮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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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작가는 언어의 마술사란 생각을 갖고 있는 애독자인지라 이 도서를 통해 또 한번 말의 의미를 다시금 돠새길 수 있을 듯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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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 없는 영웅들
퍼디아 레넌 지음, 최리외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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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과 영웅, 모두 장대한 모험을 떠났다 귀환한 이들이나 최종적인 전쟁의 승리자에게나 흔히 따라붙는 단어다. 적국의 포로들을 데리고 어설프고 괴이한 연극 무대를 꾸렸다가 여러 사람이 맞아 죽게 되는, 더 나아가 채석장에서 그 포로들을 몰래 꺼내다 고국으로 탈출시켜주겠답시고 무모한 일을 벌이는 두 청년에게 쓰일 법하지는 않은 단어다. 그러나 작가 퍼디아 레넌은 바로 이들을 영웅으로 여긴다. 연극이 무라고. - '옮긴이의 말' 중에서


작가 퍼디아 레넌은 아일랜드 태생으로 더블린 대학교에서 역사 및 고전학 학사를, 이스트 앵글리아 대학교에서 소설 창작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어릴 적부터 고대 그리스에 매료되어 투키디테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읽고 시라쿠사 외곽의 채석장에 던져진 약 7천 명의 아테네 포로 이야기를 접했었다. 마침내 이를 소재로 삼아 역사와 유머를 절묘하게 엮어낸 소설를 발표해 큰 호평을 받았다.

기원전 412년 시라쿠사. 이곳은 시칠리아 섬 외곽에 위치한 고대 항구도시다. 아테네는 스파르타와의 전쟁에서 패배했고 아테네 전쟁포로들은 이곳의 채석장이라는 감옥에 가둬졌다. 일거리 없는 도공陶工인 람포겔론은 6개 가죽 부대에 물과 포도주를 가득 채우고 쿰쿰한 치즈 덩이 2개도 함께 챙겨 포로들에게 이를 먹이려고 채석장으로 향했다.      

“물이랑 치즈다.” 겔론이 말한다. “에우리피데스의 대사를 알고 있고 암송할 수 있는 자에게 준다! <메데이아>나 <텔레포스>의 대사를 아는 자에겐 올리브도 주겠다.”

이를 들은 한 포로는 소포클레스나 오이디푸스 왕에 대한 것도 괜찮은지 묻는다. 이에 겔론은 규칙을 읊었다. '소포클레스, 아이스킬로스, 다른 아테네 시인들은 해당되지 않는다' 물론 낭송하는 건 자유지만 물과 치즈는 에우리피데스의 작품에만 해당된다는 말이다.

겔론은 에우리피데스에 미쳐 있었다. 그의 생각이 오히려 미친 게 아닌지도 모르겠다. 이곳에 연극을 올리겠다니 말이다. 과거의 영화롭던 시절에나 가능했던 일이다. 모든 건 전쟁 전의 일이다. 이제 배우俳優는 죽었고 공방工房도 모두 사라졌다. 그렇다. 지금 람포와 겔론은 이곳에서 포로들을 대상으로 오디션을 보고 있는 셈이다. 이를 위해 포로를 감시하는 비톤에게도 물질적 향응을 제공하고 있다.

음유시인이 되고 싶었던 겔론, 그의 가장 친한 친구 람포는 이를 지지한다. 겔론은 아테네의 패전으로 인해 위대한 에우리피데스의 작품이 세상에서 영영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그래서 아테네 포로들이 그 대사를 조금이라도 읊을 수 있다면 복원을 통해 소멸 위기에서 구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2천 년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도 에우리피데스를 비롯한 당대의 탁월한 이야기들은 살아남아 읽히고 있음을 우린 이미 안다. 최종적으로 아테네가 전쟁에서 승리했고 찬란한 서양 문명의 근원이 되었으니 말이다. 소설 속 두 주인공 겔론과 람포는 아테네가 승리할 줄 몰랐기에 채석장을 원형극장 삼아 연극을 무대에 올리려고 노력중인 셈이다. 물론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굶주림이란 참 기묘한 것이다. 결핍이야말로 모든 사랑의 근원 아닐까?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건 바로 결핍이지 않을까? 뭔가 거기 있는 것 말고 뭔가 거기 없는 것 말이다. 나는(람포) 철학자는 아니지만 누마와 파케스(배우)의 눈이 커지고 반짝이는 것을 보며, 그들이 손톱까지 바짝 세워 치즈를 향해 달려드는 모습을 보며 그런 생각이 든다.(166쪽)

겔론이 처음 연극을 본 것은 7~8살 쯤이었다. 아버지 무릎에 앉아서 소포클레스의 작품 '오이디푸스 왕'이었다. 아버지를 누가 죽였는지 알아내려는 불운한 왕을 보며 마음이 무척 아팠다. 그래서 그는 아버지 손을 잡고 난 절대로 아버지를 죽이지 않을 거라고 말했었다. 어째서 신은 오이디푸스가 친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하도록 내버려둔 것인지? 그날 밤, 그는 괴로워서 내내 울었다고 했다.

아무튼 이 둘은 아네테를 사랑했다. 그리고 이런 연극을 만든 이 도시를 영원히 사랑했다. 한류를 좋아하는 외국인들이 서울로 부산으로 찾아오는 현재의 현상과도 같다. 그들은 고대 그리스가 만든 예술과 문화를 동경했던 사람이었다. 이 소설의 제목 '영광 없는 영웅들'은 바로 람포와 겔론을 가리킨다. 예술을 사랑한 어리석은 인물일지도.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영웅인 셈이다.

#소설 #영광없는영웅들 #퍼디아레넌 #다산책방 #다산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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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당신의 커리어는 안전한가 - 퇴사 없이 시작하는 포트폴리오 커리어 실전 가이드
최수연 지음 / 지식과감성#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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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산업 구조 변화, 기술 발전, 경기 침체, 외부 위기와 같은 변수는 개인의 노력만으로 통제하기 어렵다. 준비가 없는 상태에서 직업을 잃으면 선택지는 급격히 줄어든다. 그때부터는 전략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가 된다. (중략) 위기 이전에 스스로 생존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방법을 다루었다. 직업을 바꾸는 법이 아니라, 직업을 운영하는 방식을 재설계하는 법을 제시하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 - '프롤로그' 중에서



책의 저자 최수연은 강사이자 컨설턴트, 그리고 사업가이다. 18년 동안 기업 교육 현장에서 수많은 직장인의 성장과 변화를 지켜봐 왔고, 그 시간 동안 세 개의 사업을 동시에 운영하며 '일한다는 것'의 의미를 남들과는 조금 다른 자리에서 바라보게 되었다. 이 책은 그런 경험에서 출발했다. 누구나 자신만의 커리어 구조를 설계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실천적 지도이다.


총 일곱 개 장으로 구성된 책은 왜 우리는 '하나의 명함'에 인생을 거는가?(제1장), 포트폴리오 커리어의 현실적인 이야기(제2장), 포트폴리오 커리어를 앞둔 당신을 위한 '마음 근육' 키우기(제3장), 포트폴리오 커리어를 만드는 여섯 가지 힘(제4장), 커리어 운영자를 위한 실전 기술:여러 가지 일로 수익 만들기(제5장), 레버리지 전략: 혼자 하지 않고 인생을 설계하는 법(제6장), 명함이 사라져도 이름은 남는 '브랜드 포지셔닝'(제7장) 등을 통해 '직업이 흔들려도 삶 전체가 무너지지 않는 구조를 만드는 법'을 제시한다.


하나의 명함


난 어릴 적부터 '한 우물을 파라'는 가르침을 자주 들어왔다. 이 말의 속내는 '전문성'과 관련된 것으로 단순한 앎을 넘어 '그 분야의 전문가가 돼라'는 조언을 담고 있다. 성장하면서 늘 부모님 말씀을 거역한 적이 없었던 내가 중견행원 신분을 벗어 던지고 국내 굴지의 건설 회사로 이직하려고 하자 아버님은 이를 극구 만류했다. 그 이유는 은행이 일반 사기업보다 안정적이라는 사회적 경험에 따른 아버지의 가치관 탓이었다.


그럼에도 난 고집을 꺾지 않았다. 마치 다람쥐 쳇바퀴 도는 것 같은 은행원 생활을 벗어나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고 싶었다. 이후에도 몇 차례 더 전직을 했다. 증권회사 부서장, 백화점 임원, 건설사 임원, 인베스먼트 회사 창업, 환경업체 대표이사 등을 거쳤다. 물론 경험 없는 일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부담감은 있었지만 새로운 직업을 확장하는 유익한 인생이었다.


"내 시간을 뜻대로 쓸 수 없다면 불운이 던지는 대로 무엇이든 수용할 수밖에 없다" - 모건 하우절, <돈의 심리학> 중에서


그런데, 지금의 기업 환경은 과거완 딴 판이다. 기존의 '평생 직장'이란 개념이 사라지고, 상시 희망 퇴직이란 구조조정이 직장인들을 옥죄고 있다. '하나의 명함'에만 의존했던 직장인들은 갑자기 찾아온 '서든 임팩트'로 인해 갈 길을 잃고 방황하기 쉽다. 이에 책의 저자는 사전 준비가 필요함을 강조한다.



이에 포트폴리오 커리어를 제안한다. 이는 하나의 직장이나 하나의 역할에만 의존하지 않고 여러 역할과 수입 구조를 동시에 운영하는 방식이다. 파트타임직무, 프리랜스 프로젝트, 강의나 컨설팅, 창작 활동, 작은 사업 등의 형태가 이에 포함된다.


왜 포트폴리오 커리어인가?


일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을 넘어 삶과 행복을 위한 활동이다. 흥미롭게도 많은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직장인들은 현재의 일로 행복하지 않다고 답하는 비율이 높다. 그렇다고 바로 그만두지도 못한다. 감당해야 할 현실적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이런 때에 포트폴리오 커리어가 큰 힘을 발휘한다.


옵션이 있다는 것은 삶의 주도권을 가진다는 의미이기에 그렇다. 언제 일할지, 누구와 일할지, 어떤 프로젝트를 선택할지 등에 관한 통제력도 가진다. 일정이나 삶의 우선순위를 조직이 아니라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된다. 결국 이는 단순히 자유롭게 일하는 방식이 아니라 노동 시장과 연결된 자신의 역량을 설계하고 운용하는 새로운 경제 구조라고 말할 수 있다.


또 노동 시장에서도 유연한 일의 형태가 점점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젊은 세대일수록 이같은 변화에 더욱 적극적이다. Z세대의 48%가 이미 부업을 하고 있으며, 이는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이다. 통계청 자료 '2024년 하반기 지역별 고용조사'에 따르면 국내 부업자 수는 약 67만 5천 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무리 좋아도 자신에게 맞지 않으면 '빛 좋은 개살구'일 뿐이다. 삶의 방식이라는 게 누구에게나 정해진 답이 있는 게 아니다. 한 직장에 오래 머무는 것이 안정된 삶이라 여기는 사람도 있고, 전문성을 깊게 파는 게 잘 맞는 사람도 있다. 따라서 포트폴리오 커리어를 가진다고 해서 누구에게나 다 행복해지는 게 아니다. 중요한 것은 형태가 아니라 '적합성'이다.


포트폴리오 커리어의 장점


수익성~ 하나의 월급에 의존 않는 수입 구조

유연성~ 회사가 아닌 내 삶에 맞추는 일

독립성~ 삶의 주도권

지속 가능성~ 롱런하는 커리어

생존력~ 어디서든 적응할 수 있는 사람



이처럼 분명한 장점이 있는 만큼 동시에 현실적인 고민과 과제도 함께 따른다. 특히 직장에 재직 중이거나 1인 사업체 운영하면서 포트폴리오 커리어를 준비하거나 이를 병행한다면 더욱 그렇다. 겉 보기엔 자유롭고 유연한 경력처럼 보일지 몰라도 실제론 본인이 관리하고 감당해야 할 영역이 많다.


준비해야 할 것들


시간 관리를 못하면 커리어도 무너진다

자유를 선택한 만큼 책임도 선택해야 한다

장기간 일하고 싶다면 에너지를 관리해야 함

돈을 관리하지 않으면 자유도 오래 가지 않음

변화를 버티는 마음 관리는 필수이다



포트폴리오 커리어를 만드는 6가지 힘


대부분의 사람들은 커리어를 고민할 때 직업이나 직무를 먼저 떠올린다. 한때는 공인중개사 자격증 열풍이 불었다. 시중은행의 임원이었던 나의 절친과의 식사 때 당시 명예 퇴직 희망자들에게 공인중개사 자격증 취득을 위한 학원 수강비를 지원한다는 소식을 듣고 내가 걱정했던 일이 떠오른다. 자격증만 취득하면 진입장벽이 낮아 누구나 이에 매달리면 결국 '레드 오션'이 되고 말아 폐업하는 자영업자들이 증가할 듯하다고 예상했었는데, 정말 그렇게 되었다.


나중에 이 친구로부터 들은 얘기는 웃돈을 받고 명예 퇴직을 한 후 공인중개사 사업장을 창업한 많은 은행 퇴직자들이 부동산 불경기로 인해 그동안 퇴직금을 까먹다가 폐업했다고 한다. 시작할 땐 권리금까지 주고 사업장을 얻었지만 그만둘 때는 월세와 점포 관리비가 연체된 상태였다. 단순히 잘되는 일만 따라가면 이처럼 낭패를 볼 수가 있다.


커리어의 방향은 직업에서 시작되는 게 아니라 나라는 사람의 가치에서 시작된다. 시장은 직함이나 경력을 사는 게 아니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에 지갑을 연다. 같은 일을 해도 어떤 사람은 계속 새로운 일이 들어오고, 어떤 사람은 점점 선택지가 줄어드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따라서, 아래 6가지 핵심 요소를 살펴본다.


자기 인식(무엇을 잘하는지)

가치관

강점 인식

호기심(새로운 가능성을 발견)

실험 능력

환경 감지 능력(세상의 변화 읽기)


자신이 무엇을 잘하고 좋아하는지는 막연한 자기 성찰이 아니다. 자신의 생각, 감정, 행동을 스스로 인식하고 이것이 자신의 기준과 일치하는지 판단하는 능력이다. 흔히 하는 오해가 있다. 어떤 결정적인 순간은 한 번에 완성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실제론 그렇지 않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한 가지를 거론하고 이만 글을 줄이려 한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퇴사를 해야만 새로운 삶이 시작된다고 믿는다. 하지만 준비 없는 퇴사는 스스로 무덤을 파는 행위와 같다. 최소한 이직할 곳을 확정한 후 퇴사해도 늦지 않다. 이에 저자는 '투 트랙 전략'을 제안한다. 즉 낮엔 회사원으로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하고, 밤엔 나만의 자산을 축적하는 독립운동을 하는 것을 뜻한다.


화가 모네의 인생 이야기


모네가 활동을 시작할 무렵 카메라라는 혁신적인 발명품이 탄생했다. 당시 많은 화가들은 '그림은 끝났다. 우리는 굶어죽을 것이다'란 반응과 함께 화필을 꺾었다고 한다. 그러나, 일반적인 이런 시류에도 불구하고 모네는 세상의 변화를 다르게 읽었다. 카메라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기록할 수 있지만, 빛의 변화와 순간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이다. 결국 그는 '빛과 색의 마술사'란 찬사를 받는 대표적인 인상주의 화가로 우뚝 서며 미술사의 흐름을 바꾸었다. 변화는 막을 수 없지만 어떻게 반응할지는 내가 선택하는 것이다. 새로운 인생을 꿈꾸는 모든 도전자들에게 책의 일독을 권한다.



#책추천 #직장인경력관리 #자기계발 #성공학 #커리어포트폴리오 #AI시대당신의커리어는안전한가 #최수연 #지식과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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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배당 투자지도 - 4개의 계좌로 완성하는
재테크메이트(이우봉) 지음 / 원앤원북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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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에서 제가 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제2의 월급'을 만드는 일입니다. 직장인의 가장 큰 약점은 월급이 끊기는 순간 소득도 함께 멈춘다는 점입니다. 회사 사정으로 퇴직을 하거나, 건강 문제로 일을 쉬게 되거나, 은퇴를 맞이하면 대부분의 사람은 새로운 수입원을 다시 찾아야 합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책의 저자 재테크메이트(이우봉)는 16년째 직장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평범한 직장인이자, 3인 가족의 외벌이 가장으로 특별한 재능이나 금융권 경력 없이도 꾸준한 ETF 적립식 투자만으로 안정적인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는 믿음하에 투자 여정을 이어가고 있다. 


총 다섯 개 파트로 구성된 책은 투자를 시작해야 하는 이유(파트1), ETF 투자 기본기 다지기(파트2), 평생 돈이 마르지 않는 4개의 계좌(파트3), 월배당으로 전환하라(파트4), 미래를 책임질 핵심 ETF 리스트(파트5) 등을 통해 ETF 적립식 투자법에 관해 친절한 설명을 한다.


투자를 시작해야 하는 이유


직장을 은퇴해야 할 시기가 다가오면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창업을 준비하지만 무리하게 뛰어드는 경우가 많다. 평생 해보지 않은 일을 의욕만으로 나서다 보면 그만큼 실패 확률이 높아진다. 물론 실패가 반드시 나쁜 경우는 아니지만 인생의 만년에 겪는 실패는 젊은 시절에 비하면 엄청 큰 충격이다. 왜냐하면 재기할 수 있는 시간이 너무 짧아 오히려 마음의 상처만 오래 남기 때문이다.




부동산 투자는 큰 돈이 필요하므로 부동산담보대출에 의존해 모자란 돈을 해결하면 시간이 갈수록 이자지급액 때문에 비상시를 대비해 모아 둔 현금보유액이 줄어들기 마련이다. 또 주식투자는 부동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돈으로 시작할 수 있어서 많이 이에 참여하지만 필요한 전문 지식이 부족해 남이 하는 대로 따라하다가 역시 낭패를 당하기 쉽다. 


그럼에도 투자는 필요하다. 안정적인 수입원인 월급이 없으므로 이에 상응하는 대체 수입이 있어야 하기에 말이다. 이에 책의 저자는 우리들에게 비교적 투자 위험이 적은 반면 현금 흐름을 강화시켜주는 ETF 적립식 투자법을 제안한다.


복리 효과라는 개념이 있다. 짧은 기간에 이를 실감할 순 없겠지만 장기간 꾸준히 이어지면 실로 엄청난 효과가 발생하는 걸 충분히 경험할 수 있다. 주식투자의 귀재라고 불리는 워렌 버핏도 이와 함께 장기 투자를 강조했다. 그리고 투자는 일찍 시작하는 게 좋다는 걸 스노우볼로 설명했다. 높은 언덕에서 작은 눈뭉치를 굴리면 언덕 아래에선 커다란 스노우볼을 발견할 수 있음을 말이다. 바로 복리 효과의 힘이다.



그렇다. 금액이 아무리 적더라도 장기간 투자한다면 어느 순간부터 자산이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불어나는 때가 찾아온다. 난 사회초년병 시절, 1억 모으기를 목표로 세워 월급 수령일에 무조건 일정액을 적금 계좌로 자동이체했다. 이 돈이 나중에 종자돈이 되어 주식투자를 본격적으로 시작해 큰 돈을 모을 수 있었다.


책의 저자는 미성년 자녀에게 10년간 2천만 원까지 증여세를 공제받는 세제 혜택을 활용해 어린 자녀 명의로 일찍 투자를 시작하면 성인이 될 때까지 약 20년 동안 장기투자를 통해 복리 효과의 힘을 경험할 수 있음을 예시例示한다.    


2천만 원을 일시에 증여해 S&P500지수 추종 ETF에 투자했다고 가정한다. 연평균 수익률을 8%로 가정할 경우 자녀가 성인이 되는 20세에 잔고는 약 9,300만 원이 되고, 연평균 수익률이 10%일 경우 약 1억 3천만 원의 잔고를 가질 수가 있다. 


내가 젊은 시절 1억 원을 목표로 적금 불입을 시작했는데, 이만한 돈이 이미 있었다면 어떤 결과가 만들어질 수 있었을지 잠시 생각에 잠긴다.


ETF 투자 기본기


ETF 투자란 말하자면 주식시장 전체에 상장된 주식을 대상으로 한다. 보통의 직장인이라면 목돈이 들어가는 부동산보다는 주식에 투자해야 이유를 앞서 살펴보았다. 주식투자엔 여러 투자법이 있는데, 이중에서 한국증시에 비해 우량종목이 많은 미국시장 전체를 매수하는 게 가장 효과적일 수 있다. 이를 위해 ETF 투자 도구를 활용하면 된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 요리를 생각해보자. 미역국을 만들려면 미역, 국거리용 소고기, 참기름, 간장 등의 식재료가 필요하다. 더욱 맛있는 요리를 위해선 신선도가 좋은 식재료를 엄선하고, 국거리 소고기도 국내산을 선택하는 게 좋을 듯한데, 이렇게 만들었다 해도 개인의 입맛에 따라 그 맛은 천차만별일 것이다.


투자도 이와 마찬가지다. 동일한 엔비디아 종목에 투자하더라도 누구는 큰 수익을 보고, 누군가는 손실을 볼 수밖에 없다. 주식시세는 변동성이 심하고 매수시점에 따른 매수가와 매도시점에 따른 매도가의 차액으로 최종 수익을 거두는 것이므로 이는 맛있는 요리의 완성 과정과 일맥상통한 것이다. 즉 ETF는 개별 재료를 고르지 않아도 전문가들이 최적의 재료를 한데 모아 만든 밀키트와 같다. 요리를 잘 못하는 사람도 이를 이용하면 평균 이상의 맛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셈이다.



성장주 투자배당성장주 투자의 차이는 은퇴 이후 자산을 어떻게 인출하느냐에 따라 뚜렷해진다. 성장주의 대표적 예가 S&P500인데, 대체로 배당 수익률이 1% 안팎이다. 따라서 배당금만으로 은퇴 생활비를 충당하려면 수십억 원에 달하는 자산이 필요하다. 이렇게 투자한 사람은 은퇴 이후 보유한 ETF를 조금씩 매도해서 얻은 시세차익을 생활비로 마련한다.


그런데, 중요한 점은 은퇴시점이다. 만약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라면 마이너스 수익률(2008년 S&P500의 수익률은 마이너스 38.49%)이므로 이를 꾸준히 매도해서 생활비를 마련한다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더구나 은퇴 시점은 금융자산 규모가 가장 크므로 마이너스 수익률에 따른 손실액은 엄청 크다는 점이다. 결론적으로 어느 한 가지 방식만이 정답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여러 방식을 적절히 조합한 포트폴리오의 구성이 매우 중요한 이유다. 그래서 저자는 일정 비중을 '월배당 ETF'로 구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화수분 계좌

전영택의 단편소설 <화수분>은 주인공 '화수분' 일가의 가난과 고통, 그리고 그로 인한 비극을 그려낸다. 그런데, 아이로니하게도 화수분이란 재물이 계속 나오는 보물단지로 그 속에 재물을 담아두면 계속 새끼를 쳐서 단지 속의 내용물이 결코 줄지 않는다는 설화상의 단지로, 아무리 소비해도 결코 마르지 않는 재산(부자)를 비유하는 말이다.

개인 연금을 활용, ETF 적립식 투자를 20년 이상 해야 함을 강조하면,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이렇게 장기간 돈이 묶여야 하는지를 궁금해 한다. 사실 다양한 절세계좌는 돈의 출금을 제한한다. 그 이유는 수십 년 동안 장기투자를 이어가기가 생각보다 훨씬 어렵기 때문이다. 다행히 연금저축펀드나 ISA(개인종합저축계좌)와 같은 절세계좌는 장기 투자를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다.


연금저축펀드
는 투자액보다 ‘투자 습관’이 더 중요하기에 젊을 때부터 소액이라도 꾸준히 투자해두면 훗날 투자 여력이 커졌을 때 자연스럽게 투자 규모를 늘릴 수 있다. 따라서 월 투자액 50만 원 정도까지는 ISA를 중심으로 활용하고, 연금저축펀드는 최소한의 금액이라도 꾸준히 투자해 장기 투자의 심리적 진입장벽을 낮추는 전략을 추천한다.

마르지 않는(화수분) 연금계좌를 만드는 핵심은 개인연금계좌를 4개로 나누어 운용하는 것이다. 연금계좌에 들어가는 돈은 세액공제를 받지 않는 돈, 퇴직금 원금, 세액공제를 받는 돈, 운용 수익 등 제각각 성격이 다르다. 이 차이는 추후 연금을 인출할 때 세금에 큰 영향을 미친다. 


월배당으로 전환하기

ETF를 필요한 만큼 매도해서 생활비로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아런 현금흐름을 만드는 방식보다 책의 저자는 개인적으로 은퇴시기가 가까워질 무렵엔 일부 자산을 '월배당'으로 전환하는 전략을 선호한다. 그 이유는 크게 3가지이다.

첫째, 월 배당금을 받는 구조라서 시기별 리스크에 더유연하게 대응 가능.
둘째, 일정 현금흐름이 발생하므로 은퇴 후 연금잔고를 관리 가능.
셋째, 월 생활비를 일정하게 유지 가능.  

월배당 ETF를 편입한 후 실제 인출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살펴보자. 4개의 연금 계좌에서 각각 매월 100만 원의 월배당이 발생한다고 가정할 경우, 계좌 내에서 모두 운용 수익으로 발생한 돈이지만 실제 인출시엔 해당 계좌의 인출 우선순위에 따라 재원이 차감된다. 즉 계좌 내에서 발생한 배당금의 출퍼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어떤 계좌에서 얼마를 인출했는지에 따라 세법상의 인출 재원이 결정된다. 


돈이 입금되는 순서보다 중요한 것은 돈을 인출할 때 어떤 재원이 먼저 차감되는지다. 연금계좌든 ISA든 계좌 안에서는 원금과 운용 수익이 함께 운용되지만, 실제 인출 시에는 세법에서 정한 우선순위에 따라 재원이 차감된다. 이 원리만 이해하면 월배당 ETF를 활용한 연금 인출 전략도 훨씬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핵심 ETF 리스트

가장 기본적으로 편입을 고려해볼 수 있는 안전자산으론 미국채 혼합 ETF가 있다. 기초지수로 S&P500, 나스닥100, 'SCHD(미국 배당성장형 ETF)'를 50% 정도 가져가고 나머지 50%는 운용사에 따라 만기 1년 미만 미국채, 10년물 미국채, 6개월 미만 초단기채로 구성된다.

S&P500, 나스닥100, SCHD를 50% 담고 있기 때문에 IRP(개인퇴직연금)에서 주식 비중을 키울 수가 있다. 예를 들어 S&P500지수 추종 ETF를 위험자산으로 70%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가 ‘ACE 미국S&P500미국채혼합50액티브’를 안전자산으로 선택했다면 S&P500의 비중을 85%까지 키울 수 있게 된다.

한국 ETF 시장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짧은 시간임에도 한국 ETF 시장은 세계적 수준으로 성장했다. 훌륭한 절세 제도도 갖추고 있다. 이에 예전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세계 최고의 기업들에 투자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 셈이다. 이제 부족한 것은 개개인의 결심 뿐이다. 노후 준비는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수십 년 동안 이어지는 긴 여정임을 고려해서 시장의 급등락에 휩쓸리지 말고 소걸음 걷듯 꾸준하게 목표한 방향으로 나아가길 기대하며 연금 투자에 관심 많은 모든 분들에게 일독을 추천한다.


#재테크 #ETF투자 #월배당투자지도 #재테크메이트 #이우봉 #원앤원북스
   

성장주와 배당성장주 중 어느 하나만이 정답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자신의 투자 성향과 은퇴 이후의 인출 계획까지 고려해 여러 투자 방식을 적절히 조합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것이 제가 포트폴리오의 일정 비중을 월배당 ETF로 구성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94

연금저축펀드는 투자액보다 ‘투자 습관’이 더 중요합니다. 젊을 때부터 소액이라도 꾸준히 투자해두면 훗날 투자 여력이 커졌을 때 자연스럽게 투자 규모를 늘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월 투자액 50만 원 정도까지는 ISA를 중심으로 활용하고, 연금저축펀드는 최소한의 금액이라도 꾸준히 투자해 장기 투자의 심리적 진입장벽을 낮추는 전략을 추천합니다.137

개인 연금을 꾸준히 준비해 왔다면 만55세부터 국민연금을 수령하는 시기까지 이어지는 약 10~12년의 소득 공백을 안정적으로 버틸 수 있습니다. 비록 풍족한 생활을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더라도, 노후 파산의 위험을 크게 낮추고 경제적 불안에서 한층 자유로워질 수 있는 안전망이 되어 줄 것입니다.189

돈이 입금되는 순서보다 중요한 것은 돈을 인출할 때 어떤 재원이 먼저 차감되는지입니다. 연금계좌든 ISA든 계좌 안에서는 원금과 운용 수익이 함께 운용되지만, 실제 인출 시에는 세법에서 정한 우선순위에 따라 재원이 차감됩니다. 이 원리만 이해하면 월배당 ETF를 활용한 연금 인출 전략도 훨씬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209

예를 들어 S&P500지수 추종 ETF를 위험자산으로 70%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가 ‘ACE 미국S&P500미국채혼합50액티브’를 안전자산으로 선택했다면 S&P500의 비중을 85%까지 키울 수 있게 됩니다.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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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6-09-09 17: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국의 경우 미국처럼 주주 권리가 강한 나라가 아니어서 주식 배당금을 주는 회사가 그닥 많지 않아서 월 배당투자로 부자가 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할 수 있어요.
 
한자가 삶의 위로가 될 때 - 흔들리는 어른을 위한 ‘마음 한자’의 짧은 지혜
우승희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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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상태를 나타내는 이름 하나하나에는 삶의 궤적이 묻어나 있다. 수천 년 동안 사용되어온 단어들인 만큼 여기에는 마음의 실마리를 푸는 어떤 비밀이 숨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차근히 ‘마음 한자’들을 들여다봤다. 거기에는 우리가 알고 있던 사전적인 뜻보다 훨씬 깊고 오묘한 통찰이 담겨 있었다. - '들어가며' 중에서



책의 저자 우승희고전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베이징대학교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석사를 마쳤다. 이후 결혼과 육아가 이어지며 공부에 대한 갈망이 커져갈 때 <논어>를 만난 이후 마음이 힘들 때마다 다양한 고전을 독서하고 필사하며 자신을 다스리는 법을 배워가고 있다.


총 여덟 개 장으로 구성된 책은 조용히 나를 바로 세우는 마음들(1장), 흔들려서 더욱 인간적인 마음들(2장), 망설이며 더욱 깊어지는 마음들(3장), 함께 살아가기 위한 마음들(4장), 어두운 가운데 솔직해지는 마음들(5장), 아픔 속에서 나를 비추는 마음들(6장), 다시 일어서게 하는 마음들(7장), 나를 돌아보며 가꾸는 마음들(8장) 등을 통해 70개의 한자어를 소개하며, '마음공부'와 함께 삶의 방향을 찾도록 돕는다.


한자漢字는 '상형문자'로 그 속에 뜻을 내포하고 있다. 이에 저자는 마음의 언어를 한자로 읽어낼 때 삶에 대한 위로를 얻었다고 한다. 몸과 마음의 작용을 들여다보고 그것이 의미하는 바를 동양의 지혜로 해석하고 풀어낼 때 삶의 위기 또는 지향점을 알 수 있었다는 고백이다.


나를 바로 세운다


노자는 "사람을 아는 사람은 지혜롭고, 스스로 아는 사람은 밝다.(지인자지知人者智, 자지자명自知者明)"라고 말했다. 이 말의 속내는 바로 가장 깊게 살펴야 할 대상은 남이 아니라 자기 자신임을 강조하는 셈이다. 한학漢學을 많이 배웠던 아버지 덕분에 난 어릴 적부터 '네 몸가짐을 항상 살펴야 한다'는 가르침을 늘 들으면서 성장했었다. 


이는 노자의 말씀과 많이 닮아 있음을 알 수 있다. 사실 어릴 적부터 漢字 공부를 많이 한 덕에 문해력文解力이 남보다 뛰어난 탓에 학교 공부는 최상위권을 놓친 적이 거의 없었다. 내면을 관찰하라는 선각자先覺者들의 가르침은 많았다. <맹자孟子>에도 이런 말이 있다.


학문의 길은 다른 데 있지 않다.學問之道無他

잃어버린 마음을 찾는 일일 뿐이다.求其放心而己矣


이 대목에서 우리들이 통찰해야 할 바는 바로 '잃어버린 내 마음을 찾는 일'이다. 잃어버린 내 물건들보다 더 중요한 게 나의 초심初心이자 각오覺悟를 찾는 일이라는 가르침이다. 왜냐하면 우리 마음은 바깥 소리에 쉽게 흔들리고 휩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바람이 아무리 거세게 불어도 뿌리 깊은 나무는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이 한자어를 제일 먼저 소개하려는 이유는 극명하다. 세상은 참으로 빨리 변하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이런 변화에 적응하려면 세상을 많이 아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 나 자신을 먼저 알아야 한다. 내가 모르는 게 뭔지를 안다면 단순히 끌려가지 않고 외부의 변화에 보조를 맞추는 행보를 취하게 된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의 기능에 대해 젊은 세대들은 습득을 쉽게 하고 그 속도 또한 빠르다. 나처럼 나이든 노인 세대들은 이를 일습에 배우는 게 쉽지 않다. 이런 나를 이해하고 알기에 난 천천히 습득해 나가면 된다. 비록 늦더라도 하나둘 배워 나가자는 게 나의 각오覺悟인 셈이다.


더욱 깊어지는 마음


내 젊은 시절, 회사 업무에 깊이 몰입했다. 회식 자리가 없는 한 거의 매일 새벽에 퇴근했다. 내가 수행하는 업무의 특수성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회사의 외화자금차입 업무를 전담하는 실무자였다. 새벽에 귀가해서도 잠에 들기 전까지 영문 차입계약서를 계속 읽어야 했다. 일주일에도 몇 건씩 계약을 체결해야 할 정도로 회사의 자금 사정이 빠듯했다. 많은 계열사들의 파이프라인 역할을 해야 했기에 더욱 그랬다.


은행에서 근무하다가 이 회사 경력직으로 이직했다. 이직 배경엔 사귀던 여성과의 이별이 있었다. 대학시절부터 사귀었던 터라 마음 속의 많은 지난 추억들을 모두 지우고 새롭게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 있던 차에 직장 선배이자 대학 선배의 추천에 귀가 솔깃해서 즉각 행동으로 옮겼다. 책 속엔 이런 귀절이 있다.


방황은 멈춘 것이 아니라

아직 이름 붙이지 못한 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방황彷徨이란 길을 잃고 이리저리 헤매는 모습을 말한다. 나 또한 그랬다. 가장 역할을 해야 했던 난 은행에서 퇴근, 귀가해서 대학 재학생인 동생과 친척 동생들을 챙기고 출근 준비를 미리 해야 함에도 발길이 바로 집으로 향하지 않고 단골 술집으로 향했다. 술에 취하면 집과 정반대 방향인 망원동으로 갔다. 사귀던 여자친구의 본가가 위치한 동네였다. 이런 일이 계속 반복되어 무언가 새로운 전기가 필요해 보였다. 술에 취한 김유신을 연인인 천관녀天官女의 집에 데려다 주는 말의 목을 친 결단처럼 말이다.


보통은 방향이나 목표를 정하지 못해 갈팡질팡하는 모습으로 보이는 게 바로 방황彷徨인데, 한자어를 풀이하면 '천천히 걷는' 모습이다. 정해진 곳이 없으니까 우물쭈물하면서 결정을 못 내려 자연스레 발걸음이 무거워지게 되는 형상이다. 사실 이런 기간은 짧을수록 좋다. 새로운 목표나 길이 필요하다. 난 이때 이직移職을 결정했다.


넋을 잃고 세속의 티끌과 때에서 벗어나 방황하며,

무위의 경지에서 자유롭게 노닌다. 

- <장자莊子> 중에서


장자의 방황은 방향 없이 떠도는 상태가 아니다. 자유롭게 유유히 걷는 상태이다. 장자의 세계에서 삶은 일직선으로 곧게 뻗은 길이 아닌 것이다. 혼돈 속에 몸을 맡기고 이리저리 노니는 자연스러운 모습인 것이다. 이 말 속에 담긴 뜻은 방황은 삶을 훨씬 다채롭게 만들어준다는 것이다. 멈추지 않고 그냥 걷는 것이다.


다시 일어서게 하는 마음


살면서 주저 없이 큰 걸음을 내디뎌야 할 때가 있다. 시작하고 싶은 마음은 크지만 막상 발을 내딛는 순간, 걷잡을 수 없는 두려움이 자신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사람들은 누구나 그렇다. 정체 모를 불안 앞에서 발을 떼기가 쉽지 않다.


과감果敢하다는 뜻은 이같은 불분명함 앞에서 망설이지 않고 결단과 함께 앞으로 나아가는 힘이다. 한자어 감敢은 양손에 무기를 들고 들짐승을 사냥하는 모습을 본뜬 상형문자象形文字라고 한다. 또 한자어 과果는 나무木 위에 맺힌 열매田를 형상화한 것이다.



때를 놓친다는 것은 기회를 잃는 것과 같다. 그리스의 한 신화를 그린 모습에 따르면 '기회의 신'의 뒷머리는 맨 머리 모양인데, 이는 훅 지나가는 기회를 잡으려하면 뒷머리를 잡을 수밖에 없으므로 이마저도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셈이다. 그렇다. 때를 놓치지 않으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과감함은 나조차 몰랐던 내 안의 틀을 넘어서도록 만든다. 즉 미지의 길 위에 내 발걸음을 내딛는 것은 스스로 만든 경계선을 넘는 결단이자 행위이다. 이를 통해 낯설고 두려운 경계를 한번 넘고 나면 그 자체로 자신의 영역이 넓어지는 셈이다. 도화지의 크기가 커지면 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나를 돌아보며 가꾸는 마음


우리 모두 성장하는 과정에서 반성문을 여러 차례 작성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내 어릴 적도 자유분망하게 지냈기에 사고를 많이 친 편이다. 남의 지붕 위에 떨어진 감을 줍겠다고 우리집 감나무를 타고 올라가 남의 지붕을 밟고 다닌 탓에 내 어머니는 그 집 아줌마에게 콤플레인을 강하게 들어야만 했다. 실제로 파손된 기와 수선비를 지불하기도 했다.



반성이란 이런 내 행위를 되씹어보고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를 알도록 해준다. 이는 남에게 의지할 수 없는 영역이다. 결국 고독孤獨한 순간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런 고독을 즐긴다. 내면의 나 자신과 대화를 통해 잘못을 반성하고 이후 나아갈 방향과 목표를 향할 수 있어서다.


한자어에 담긴 지혜


책 속에 담긴 각오覺悟부터 고독孤獨에 이르기까지 일흔 개의 한자어에 얽힌 느낌, 기억 또는 추억들은 제각각 다양하리라고 생각된다. 그럼에도 그 모든 것들 모두는 소중하다. 왜냐하면 그 속엔 자신만의 깨달음이나 지혜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삶의 지혜를 얻고 싶은 모든 분들에게 책의 일독을 권한다.  



#인문 #인문교양 #한자공부 #한자가삶의위로가될때 #우승희 #추수밭 #청림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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