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 C-브랜드 - 세계 시장을 삼킨 중국 소비문화와 브랜딩 전략
강준묵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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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중국은 더 이상 세계의 공장이라는 익숙한 표현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나라가 되었다. 때로는 세계의 변화를 가장 먼저 실험하는 거대한 테스트베드이며, 새로운 소비 감각이 탄생하는 무대이기도 하다. 이 책이 중국 시장을 이해하려는 이들에게 하나의 창문이자, 앞으로의 기획과 비즈니스를 위한 작은 로드맵이 되기를 바란다. - '프롤로그' 중에서



책의 저자 강준묵은 현대전자와 삼성전자에서 디자이너로 재직했으며, 30여 년 동안 산업 디자인 분야에서 디자이너이자 디자인 컨설턴트로 활동해왔다. 2018년엔 중국 가전기업 메이디 그룹의 초청으로 주방가전 부문 디자인 센터장을 5년간 맡았다. 현재는 샤오미를 비롯한 여러 중국 기업과 협업하며 디자인 개발과 제품 디자인 전략을 자문하고 있다.


총 5개 장으로 구성된 책은 꼬리표에서 자랑으로, 중국 브랜드의 진화(1장), 앱 하나로 도시의 하루가 바뀌었다(2장), 기능을 사던 사람들이 감정을 사기 시작했다(3장), 세계는 이제 중국 브랜드 앞에 줄을 선다(4장), 참고하는 나라에서 참고되는 나라로(5장) 등을 통해 중국 브랜드와 소비자 이야기를 들려준다.


중국 기업의 브랜드 개발과 전략에 관한 성장사를 살펴보고 이들의 저력과 강점을 이해할 목적으로 지금 이 책을 읽고 있다. 더구나 중국 현지에서 활동 중인 디자인 전문가이자 컨설턴트인 저자의 눈을 통해 비교적 냉철하게 바라본 중국의 디자인 현주소를 파악할 수 있을 것 같아서다. 책 속의 인상적인 부분을 요약해 본다.


중국 브랜드의 진화  


샤오미의 가장 큰 무기는 생태계에 있다. 스마트폰과 스마트홈, 웨어러블 기기, 자동차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해 일관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이같은 샤오미 생태계 내에서 살아온 젊은 세대에게 자동차는 생활의 여장선이다. 아이폰 사용자가 애플 생태계를 벗어나기 힘든 것처럼, 샤오미 역시 생활 깊숙이 브랜드 경험을 구축하며 충성도를 확장해 가고 있다.

이 변화는 비단 샤오미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오늘날 중국 소비자들은 더 이상 성능만으로 제품을 선택하지 않는다. 기능은 기본 조건이 되었고, 그 위에 어떤 경험과 의미를 더해줄 수 있는지가 중요해졌다. 사람들은 이제 ‘좋은 제품’을 넘어 ‘나를 만족시키는 제품’을 원한다. 결국 중국 소비 시장은 성능 경쟁에서 감성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다. 샤오미가 풀어야 할 과제는 분명하다.


훠궈는 중국인의 일상에서 보편적이며 사회적인 음식이다. 굳이 이를 자세하게 설명하지 않아도 한국인들은 이를 잘 안다. 1994년 쓰촨성 젠양에서 작은 훠궈 가게로 시작했던 하이디라오의 창업자(장용)는 뻔한 음식만으론 경쟁할 수 없음을 일찍 깨닫고, 대기 손님들을 위한 서비스에 주목했던 것이다.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자. 메뉴 자체는 다른 훠궈 전문점과 크게 다르지 않다. 서비스의 차별화에 있다. 튀는 국물 보호용 앞치마와 휴대폰의 비닐 커버를 챙겨준다. 또 안경닦이, 치실 등 작은 물품도 제공된다. 사소한 배려는 소비자가 세심한 돌봄을 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도록 한다.


혼자 식사하러 온 손님을 위한 작은 인형
이 인상적이다. 중국에선 나홀로 식사하는 사람을 쉽게 목격할 수 있는데, 이 가게는 그 시간을 어색함이 아닌 편안함으로 바꾸려 했다. 사실 식당의 친절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하지만 이곳은 입장하는 순간부터 식사를 마치고 나갈 때까지 전 과정에서 일관된 감정, '당신은 존중받고 있습니다'를 경험하게 만든다.

숏폼의 경쟁력

광저우 거리의 한 카페에서 청년들이 영상을 찍고 있다. 그들은 그저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이 아니라, 짧은 대사와 동작을 반복해 가며 작은 무대 위에서 마치 연극 배우처럼 몰입한다. 촬영된 영상은 바로 더우인(중국의 대표적 플랫폼)에 업로드되고, 몇 시간 뒤에는 수천 개의 댓글과 ‘좋아요’를 받는다. 그렇다. 단순한 개인적 표현을 넘어, 집단적 놀이와 사회적 인정을 동시에 경험한다. 

이는 중국 숏폼의 본질을 압축해서 보여준다. 앱 하나로 도시의 하루가 바뀐다. 숏폼은 데이터 기반의 알고리즘, 참여형 심리 구조, 집단적 놀이 문화, 그리고 커머스로 직결되는 구조가 어우러져 만들어낸 새로운 무대다. 외국의 기업이나 창작자가 숏폼에서 진짜 배워야 할 것은 영상 편집 기술이 아니라, 콘텐츠·소비·놀이가 결합된 이 구조 전체를 이해하는 일이다.

감정을 사기 시작했다

퍼펙트 다이어리(完美日記)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젊은 소비자와 만나는 브랜드이다. 2017년 광저우에서 탄생했다. 당시 중국 화장품 시장은 로레알, 에스티로더, 시세이도 등 글로벌 기업이 프레미엄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다. 중국 로컬 브랜드들은 중저가 시장에 머물러 큰 격차를 보였다. 완메이完美는 '완벽하다', 르지日記는 '일기'를 뜻함을 알 수 있다. 이름엔 화장化粧을 자기표현과 감정 기록의 도구로 확장하려는 의도가 보인다. 즉 하루를 시작하는 작은 의식이자 자신만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도구로 화장을 바라본 셈이다.

왜 특별히 Z세대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불릴까? 그 이유는 SNS를 잘 활용했기 때문만이 아니라 브랜드의 탄생 배경부터 전략, 메시지에 이르기까지 Z세대의 소비 감각을 중심에 두고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로컬 브랜드가 저가 이미지에 갇혀 있던 현실을 정면으로 뒤집어 합리적인 가격에 글로벌 수준의 패키지 디자인과 트렌디한 감각을 결합, Z세대가 선택해도 자랑스러운 로컬 브랜드라는 자부심을 만들어냈다. 


이제 중국 브랜드 앞에 줄 선다

쉬인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패션 공급망을 실시간으로 재구성했다. 패션 브랜드라기보다 시스템에서 출발한 기업이다. 창업자 크리스 쉬는 의류 디자이너가 아니라 IT 엔지니어 출신으로, 2008년 중국 난징에서 온라인쇼핑몰 쉬인사이드를 설립했다. 새로운 유행을 창출하기보다 소비자의 클릭, 검색, 구매 반응을 리얼타임으로 수집, 분석하는 시스템 구축에 집중했다.  

소비자들이 쉬인을 선택하는 이유는 저렴한 가격만이 아니라 쉬인에서는 SNS에서 마음에 드는 스타일을 발견하는 순간 유사한 상품이 바로 추천되고, 부담 없는 가격 덕분에 소비자는 긴 고민 없이 구매를 결정할 수 있어서다. 탐색과 비교, 구매까지 이어지는 과정이 크게 압축되면서 소비는 더욱 빠르고 가벼워졌다. 이러한 구조는 틱톡을 중심으로 확산된 하울haul 문화와도 맞닿아 있다. 하울은 소비자가 구매한 상품을 한꺼번에 소개하고 후기를 공유하는 콘텐츠 형식으로, 패션과 뷰티 분야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카피의 종말, 브랜드의 시작

'짝퉁'이란 말로 대변되는 중국에선 사실 카피가 일상이다. ‘카피의 종말’은 모방이 사라졌다는 뜻이 아니다. 모방만으로는 시장을 움직일 수 없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의미다. 중국 기업들은 이제 성공 사례를 그대로 따라 하기보다, 그것을 새로운 환경과 소비자 맥락 속에서 다시 해석하고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중국 브랜드의 성장만을 보여주는 현상이 아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방식 자체가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이기도 하다. 제품과 가격 중심의 경쟁에서 벗어나 속도와 데이터, 문화와 감정이 결합된 브랜드 경쟁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으며, 중국은 그 변화의 한가운데에서 자신만의 기준을 만들어가고 있다.


모방에서 축적을 거쳐 이젠 기준으로

장기간 중국은 기술을 배우고 제품을 모방하며 기존 질서를 따라가는 국가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어쩌면 아직도 여전할지 모르지만, 아무튼 빠른 학습과 실행을 바탕으로 산업 기반을 구축했다. 그러나 이 과정이 여기에서 머물지만은 않는다. 새로운 방식과 새로운 경쟁력으로 연결되어 새로운 기준이 만들어진다. 중국에서 만들어진 기술과 브랜드, 플랫폼과 소비 문화는 이제 세계 시장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경제경영 #마케팅 #브랜드스토리 #경영전략 #경제전망 #넥스트C브랜드 #강준묵 #위즈덤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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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은 누가 하는가? - HR대전환 시대, 사람과 일을 어떻게 연결해야 하는가?
이현석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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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일은 한 사람이나 한 직무 안에서만 끝나지 않습니다. 어떤 일은 사람이 판단해야 하고, 어떤 일은 AI가 도울 수 있으며, 어떤 일은 시스템이나 외부 전문가가 보완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일이 어떤 수행 주체와 기반에 의해 어떻게 감당되어야 하는지 물어야 합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책의 저자 이현석은 연세대를 졸업하고 조지워싱턴대학교에서 교육공학리더십 석사학위를 받았다. 유공에 입사한 후 SK 이노베이션 등 여러 관계사를 거치며 대기업에서 28년간 인사/조직 실무를 담당하며, 전략과 인사 운영에 관련된 조직 문제를 현장에서 경험했다.


총 5부로 구성된 책은 AI 시대, HR의 질문이 바뀐다(1부), 워크 앤 워크포스 아키텍처의 핵심 개념(2부), HR 업무는 어떻게 달라디는가(3부), 플랫폼은 왜 필요한가(4부), 실제 업무에 어떻게 적응할 것인가(5부), HR은 무엇이 되는가(6부) 등을 통해 AI 시대의 HR 변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자, 책 속 내용 중 인상적인 부분을 살펴보자.


HR은 왜 갑자기 어려워졌는가


사람을 뽑았는데 성과가 나지 않는다, 교육을 했는데 일이 바뀌지 않는다, AI를 도입했는데 책임이 흐려진다, 평가를 했는데 기여 구조가 보이지 않는다, 직원 경험을 개선하려 했는데 실제 일의 조건은 그대로 남아 있다 등의 문제들은 서로 다른 과제처럼 보이지만,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연결된다. 


사람만 보고 있는가? 아니면 

사람이 놓인 일을 함께 보고 있는가? 


HR이 갑자기 어려워진 이유는 사람이 덜 중요해졌기 때문이 아니라, HR이 다루어야 할 현실이 사람을 넘어 일의 구조까지 넓어졌기 때문이다. 사람을 더 잘 보려면, 이제 사람이 놓인 일을 함께 보아야 한다. 즉 일이 어떤 구조로 수행되는지를 봐야 한다. 어떤 일은 사람이 해야 하고, 어떤 일은 AI가 보완할 수 있으며, 어떤 일은 외부 전문성과 연결돼야 하는지를 말이다.


기존 HR의 질문은?


질문은 틀리지 않았다. 누구를 채용할까, 어디에 배치할까, 어떤 역량을 키울까, 어떻게 평가할까, 누구를 승진시킬까, 어떤 직원의 경험을 제공할까 등의 질문들은 앞으로도 중요하다. 따라서 기존의 HR 질문들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지금 조직에서 일이 수행되는 방식은 더 복잡해졌다. 하나의 일 안에 사람이 호자 들어가기 않는다. AI가 일부 초안을 만들 수 잇고, 시스템이 반복 처리를 맡을 수 있으며, 외부 전문가가 특정 구간을 보완할 수 있고, 플랫폼이 일의 흐름을 연결할 수 있다. 이처럼 내부 구성원은 과거처럼 전체 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수행하기보다 판단이 필요한 지점이나 맥락을 해석해야 하는 지점에 더 많이 개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기존의 질문은 확장돼야 한다. 이것이 AI 시대 HR 질문의 변화이다. 새로운 질문은 이러하다.


그 일은 무엇인가

그 일은 어떻게 수행되고 있는가

그 일은 어떤 조건을 요구하는가

그 일 안에서 사람은 어떤 판단과 책임을 맡아야 하는가


스킬의 속성과 캐퍼빌리티


스킬은 사람에게 붙어 있는 속성에 가깝다. 예컨대 어떤 사람은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고, 어떤 이는 영어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으며, 어떤 사람은 특정 시스템을 다룰 수 있고, 어떤 사람은 보고서를 잘 쓰며, 어떤 이는 협상을 잘하고, 어떤 사람은 프로젝트를 관리해본 경험을 지녔다 등으로 설명된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이 스킬이 업무 내에서 어떤 캐퍼빌리티로 발휘되느냐 하는 점이다.



이 표가 보여주는 메시지는 단순하다. 스킬은 사람에게 붙지만 캐퍼빌리티는 일이 요구한다는 것이다. 그렇다. AI 시대 HR은 사람의 스킬과 일이 요구하는 캐퍼빌리티를 연결해야 한다. 스킬과 캐퍼빌리티 중 어느 하나가 더 중요하다는 뜻이 아니라, 둘의 위치가 다르다는 점을 보여준다. 스킬은 사람을 이해하는 언어이고, 캐퍼빌리티는 일이 요구하는 조건을 읽는 언어인 것이다. 

스킬을 많이 가진 사람이 언제나 그 일에 적합한 것도 아니다. 반대로 특정 스킬이 부족해 보여도, 일이 요구하는 캐퍼빌리티를 다른 방식으로 충족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어떤 캐퍼빌리티는 한 사람의 스킬로 충족되지만, 어떤 캐퍼빌리티는 여러 사람의 협업, 외부 전문성, 시스템, AI의 보완을 통해 충족될 수 있다. 그래서 AI 시대의 HR은 사람에게 어떤 스킬이 있는지를 보는 데서 멈추지 않고, 일이 어떤 캐퍼빌리티를 요구하는지 함께 보아야 한다.

빌드 - 바로우 - 바이 - 봇으로 생각하기

빌드/바로우/바이는 오래전부터 인사관리 분야에서 활용한 인력 확보 방식이다. 빌드는 조직 내에서 캐퍼빌리티를 키우는 방식이고, 바로우는 외부 전문가나 파트너의 캐퍼빌리티를 일정 기간 빌려오는 것이며, 바이는 시장에서 유의미한 서비스나 솔루션을 구매하는 방식이다.

봇은 AI나 자동화 도구가 특정 태스크를 보완하거나 수행하는 방식인데, AI와 자동화는 반복적이고 정형화된 과업, 요약, 분류, 초안 작성, 비교, 추천, 데이터 정리 같은 영역에서 강점을 가질 수 있으며, 사람의 시간을 줄여줄 수 있고, 반복 업무의 속도를 높일 수 있다. 또 봇은 많은 정보를 빠르게 정리할 수 있고, 초안을 제공해 사람의 판단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책임을 대신하지 않는다.
AI가 초안을 만들 수 있어도 그 초안을 사용할지 결정하는 책임은 사람과 조직에 남는다. 자동화 도구가 분류 결과를 제공할 수 있어도 그 결과를 어떤 판단에 사용할지는 결국 사람이 정해야 하는 것이다.

HR업무는 어떻게 달라지는가

이는 익숙한 HR 업무들을 새로운 질문으로 다시 읽는 파트이다. 채용, 배치, 육성, 평가, 승진, 직원 경험은 각각 다른 제도처럼 보이지만, 모두 사람이 어떤 워크 안에 놓이고, 어떤 캐퍼빌리티를 발휘하며, 어떤 책임을 감당하고, 어떤 경험과 학습을 남기는가와 연결되어 있다. 

중요한 것은 HR 업무의 이름이 아니라, “그 업무가 실제로 어떤 일을 가능하게 하고 있는가”이다. 채용은 필요한 캐퍼빌리티를 확보하는 판단이 되고, 배치와 이동은 워크와 캐퍼빌리티를 다시 연결하는 일이 되며, 육성과 리스킬링은 캐퍼빌리티 전환 경험을 설계하는 일이 되고, 평가는 성과가 만들어진 워크 구조를 읽는 일이 되며, 승진과 리더십은 더 큰 책임을 감당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일이 되고, 직원 경험은 사람이 놓인 워크 조건을 다시 설계하는 일이 된다. 이들은 이 책의 3부에서 자세하게 설명된다.

육성과 리스킬링

교육 목적의 강의를 들었다고 전환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즉 AI 교육을 수료했다고 AI가 들어간 워크를 수행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데이터 분석 과정을 이수했다고 실제 조직의 판단에 데이터를 연결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리더십 교육을 받았다고 더 큰 책임을 감당할 준비가 되는 것도 아니다. 

전환은 교육장에서 완성되지 않고, 실제 워크 안에서 일어난다. 새로운 태스크를 맡고, 낯선 기준을 적용해보고, 도구를 써보고, 피드백을 받고, 작은 책임을 감당하고, 실패와 조정을 거치면서 일어난다. 그래서 육성과 리스킬링은 교육이 아니라 전환 경험 설계인 셈이다.



채용 데이터와 HRIS


채용 데이터는 채용 시스템에 남는다. 교육 이력은 LMS(학습관리시스템)에 남는다. 평가 결과는 성과관리 시스템에 남는다. 이동 이력은 HRIS(인적자원정보시스템)에 남는다. 직원 경험 데이터는 설문 도구에 남는다. 그러나 그 사이의 연결은 잘 남지 않는다.

왜 이 사람을 뽑았는가. 그 채용은 어떤 캐퍼빌리티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었는가. 입사 후 그 캐퍼빌리티는 실제 워크에서 발휘되었는가. 그 사람이 어떤 경험을 통해 성장했는가. 평가에서 그 기여는 어떻게 읽혔는가. 다음 역할이나 승진 판단에 무엇이 반영되었는가. 이 연결이 남지 않으면 데이터는 많아져도 판단은 좋아지지 않는다. 

AI 시대에는 이 문제가 더 중요해진다. AI는 많은 데이터를 읽을 수 있다. 그러나 무엇이 중요한 데이터인지, 어떤 판단이 남아야 하는지, 어떤 관계가 축적되어야 하는지는 조직이 먼저 설계해야 한다. HRIS는 사라지지 않는다, 그러나 HRIS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AI 시대, 일의 구조가 바뀐다

AI가 발전해도 일은 계속된다. 다만 일의 구조가 바뀐다. 수행 주체가 달라지는 것이다. 필요한 캐퍼빌리티도 달라지고, 책임의 위치와 성장 경험의 방식도 달라진다. 사람을 포기해서가 아니고, 오히려 사람을 더 잘 살리기 위해서이다. "일은 누가 하는가?" 사람이 한다. AI가 돕는다. 시스템이 처리한다. 외부 전문가가 보완한다. 리더가 판단한다. HR이 구조를 설계한다. 조직은 그 판단을 학습으로 남긴다. 이처럼 일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누가, 어떻게 하는지가 바뀐다. 그 변화를 읽고, 사람과 일을 다시 연결하는 일이 앞으로의 HR업무이다. 인사, 인력지원 또는 HR 업무 담당자에게 책의 일독을 권한다.

#인력관리 #조직관리 #경제경영 #인사관리 #HR업무 #일은누가하는가 #이현석 #매일경제신문사 #매경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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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인물의 이름이 그 자신을 넘어 한 시대 전체의 대명사가 될 때, 그는 개인이 아니라 역사입니다. '박정희'라는 세 글자가 바로 그러합니다. 누군가에 그것은 5천 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지도자를 가리키는 상징어였고, 누군가에게는 독재와 억압의 낙인이었습니다. 반세기 넘도록 그 이름 위에는 정치적 수사와 이념적 프레임이 겹겹이 덧씌워졌고, 그 결과 정작 그 이름이 가리켜야 할 한 인간의 실체와 그가 관통한 시대의 실제 모습은 점점 시야 밖으로 밀려나고 말았습니다. - '머리말' 중에서


책의 저자 이재훈은 고려대학교 사학과를 졸업, EBS 강사(2014~2019년)와 경상대, 아주대, 연세대, 충남대 등에서 강의를 했으며 현재 대한민국 역사 바로알기 연구원 부원장과 (사)한미동맹협의회 역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역사 전문가이다.


총 2부로 구성된 책은 역사 해체의 진지전(제1부)에선 친일파 낙인, 독립군 토벌설  등을 비롯한 정당성과 업적을 겨냥한 7개의 핵심 프레임을 다루고, 인물 악마화의 심리전(제2부)에선 지역 감정, 원조 빨갱이, 인권파괴 대통령 등 도덕성과 감정을 파고든 7개의 낙인 프레임을 파헤친다.


역사 해체의 진지전


좌익이 전개한 진지전의 궁극적 목표는 단순한 정권교체가 아니라, 대중의 '상식'을 장악하는 데 있었다. 이렇게 되면 더 이상 증명을 요구받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공기 중의 산소는 생명 유지를 위해 가장 필수적이라는 지극히 상식화된 말은 굳이 증명하지 않아도 모두가 이를 인정하는 것과 같다.


진지전陣地戰이란 말은 마르크스주의 사상가이자 이탈리아 공산당 창립 멤버인 안토니오 그람시가 옥중에서 체계화한 혁명 전략에서 찾아낼 수 있다. 그는 무솔리니 정권하에서 20년 4개월 형을 선고받고 감옥에 갇혀 11년 동안 지낼 때 무려 33권의 공책에 2,848페이지에 달하는 사유를 남겼다. 이것이 그 유명한 <옥중수고獄中手稿>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공산당 전술로, 물리적인 힘을 가하는 타격 즉 '기동전機動戰'을 넘어 대중들의 내면內面을 장악하는 새로운 전략이었다.


이렇게 대응하는 좌익 세력의 직격탄을 옴몸에 받았던 인물이 바로 '박정희 대통령'이다. 역사적 평가 자체를 자신들의 프레임 속에 가두고 이를 선전하는 공산당 선전술까지 활용했다. 교과서 속의 역사에 '군사혁명(516)'과 '유신'은 악으로 규정하고 난도질했다. 심지어 대중들의 감성에 호소하는 영화, 드라마, 소설 등의 소재로 이용했다. 여기엔 진실의 검증보다 오히려 왜곡과 조작(날조)마저 개입했다. 


이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단순한 정권교체의 문제가 아니라 문화 헤게모니를 둘러싼 장기전長期戰이 펼쳐지고 있다. 어쩌면 가짜 상식을 만들어 온 국민이 이에 눈 먼 사람이 될 때까지 계속하려는 의도일지도 모르겠다. '518은 민주화 투쟁'이란 등식을 만들고 심지어 관련 인물들에게 돈까지 준다. 그 명단을 밝히라고 요구해도 이에 응하지 않고 오히려 화만 낸다.    


내 대학시절의 교정은 '유신헌법 철폐'를 주장하는 잦은 시위로 인해 툭하면 매캐하고 눈이 따가운 최루탄 가스로 넘쳐났다. 우골탑牛骨塔으로 불렸던 고려대학교였다. 학사일정이 제대로 진행될 수 없어서 공강 내지는 휴강 안내문이 게시판에서 떨어질 날이 없었다. 지방에서 소牛를 판 돈으로 상경해서 공부한다는 걸 비아냥대던 말이 바로 '우골탑에 다닌다'는 표현이었다. 비싼 수업료는 본전 생각이 날 정도라서 1학년 1학기만 끝내고 군에 입대했다. 내면에 장착된 신념은 이렇게 무서운 법이다. 적극적으로 시위에 참여하는 과격한 학생들은 이미 나와 달랐다. '투쟁만이 최선'이라는 좌경화 교육을 받고 있었으니 말이다. 이것이 바로 진지전의 얼굴이다.


친일파 낙인~ 만주에서 독립군을 토벌한 친일파란 프레임을 반복하는데, 이는 진실과 다르며 북한의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기관지(1973년 8월 11일)에만 유독 등장한 내용이다.



김재규의 정치적 의거(1026사태)~ 이는 전략적 방어 논리였는데, '인권 변호인단'이 박정희 사살의 정당성을 만들어 사형 면하기 내지는 유리한 역사적 평가 만들기였음이 드러난다. '독재자를 처단한 영웅'으로 미화하는 프레임이 좌파들에게 좋은 방향이었으니까. 이미 김재규는 합수부 조사에서 순간적 충동에 의한 우발적 행동이었음을 스스로 밝혔는데, 좌파 변호사들의 사주에 따라 자기 방어를 위해 진실을 왜곡한 것으로 보인다.


한강의 기적~ 야권 정치인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한국 경제의 미래를 위해 불도저 식으로 밀고 나가 이룩한 현재의 발전상을 박정희가 아니었어도 시대 흐름상 '누가 해도' 가능했다'는 좌파들의 프레임에도 실소를 금할 수 없다. 경부고속도로, 포항제철, 중화학공업 육성, 새마을운동 등에 대해 사사건건 '반대를 위한 반대'만 했던 정치 집단은 바로 그들이기 때문이다. 오직 국민들의 미래를 위해 밤잠을 설치면서 좌고우면했던 대통령 박정희의 국민을 향한 충성심을 결코 낮게 평가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인물 악마화 프레임


앞서 진지전을 체계화한 인물이 공산주의자 그람시임을 소개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진정한 지배란 총칼과 법이란 강제력만으론 영속될 수 없으므로 대중들이 당연시하는 상식 기준을 내면화할 때 비로소 그 지배가 완성된다는 것이다. 아예 대중들의 두뇌를 그렇게 변조하려는 게 이들의 전략 아닐까 싶다. 책은 아래와 같은 일곱 가지 낙인 프레임을 소개한다.



지역감정~ 1950년대 기록에 호남인에 대한 배타적 시선이 나타남 

원조 빨갱이~ 미 CIA 분석에도 516 봉기는 반공산주의적이라고 표현 

인권파괴 대통령~ 가장 핵심적인 인권은 '생존권' 

여색을 탐한 대통령~ 궁정동 안가를 둘러싼 각종 루머들

막걸리와 시바스 리갈~ 1026 사태 떼 술상 위에 있던 시바스 리걸

독재자 박정희~ 한국 실정에 맞는 단계적 민주주의를 추구

민족 DNA론~ 뛰어난 리더십 없이는 불가능한 엉터리


경제 발전과 국민 계몽은 독재자를 향한 칼날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류의 역사 속에 드러난 독재 유지 방식엔 하나의 문법이 있다. 국민들의 삶이 풍요롭지 않도록 하고, 지성을 일깨우지 않는다. 즉 절대 빈곤에 허덕이고, 무지無知의 장막을 드리워 권력의 본질을 보지 못하게 한다. 대통령 박정희는 결코 그렇지 않았다. 불철주야 그는 부유한 한국인의 삶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고 또 그의 지시로 문교부가 제정한 국민교육헌장은 '독재 타도'를 외치는 깨어있는 시민들을 만들었다. 어찌 이런 인물을 '독재자'라고 폄하할 수 있겠는가.



#역사 #정치 #좌익 #낙인프레임 #박정희는역사이다 #이재훈 #지우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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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 필독 고전 - 중학생이 반드시 읽어야 할 동서양 고전 이야기
이현옥.이현주 지음 / 체인지업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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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은 시대와 문화를 초월하며 오랜 세월 변함없는 사랑을 받아 왔다. (중략)고전을 읽고 분석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인간관계와 사회현상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얻게 되며, 나아가 생각의 '힘'을 기를 수 있게 된다. - '프롤로그' 중에서


책의 저자
이현옥은 25년 차 현직 교사로 중학교에서 특수교사로 17년째 긍근무 중이다. 청소년들에게 고전의 가치를 알리고, 비문학과의 균형 있는 독서를 통해 문해력 향상을 촉진하고 있다. 또 다른 저자 이현주는 중고등학교에서 24년간 국어교사로 재직 후 전북교육연수원에서 교육연구사로 근무했다.

총 4장으로 구성된 책은 동양고전 고전문학(1장), 동양고전 철학 윤리(2장), 서양고전 고전문학(3장), 서양고전 철학 윤리(4장) 등에 걸쳐 허균의 홍길동전, 김승욱의 무진기행, 공자의 논어, 박지원의 열하일기, 생텍쥐베리의 어린 왕자,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 미셸 푸코의 감시와 처벌, 사르트르의 존재와 무 등 모두 32편의 작품들을 소개한다.

허균의 홍길동전 

조선 시대, 홍판서에게는 뛰어난 능력을 지닌 홍길동이라는 서자가 있었다. 길동은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하는' 서자 차별에 고통받는다. 어릴 때부터 도술을 익히고 비범한 능력을 보였으나, 신분 때문에 그 능력을 펼칠 수 없었다. 

한편, 홍판서의 첩인 초란은 그의 총애를 잃을까 두려워 자객을 보내 길동을 죽이려 했고, 길동은 자신을 죽이려는 음모를 눈치채고 집을 떠나 세상을 유랑한다. 이후 산속에서 뜻을 같이하는 동지들을 모아 ‘활빈당’이라는 도적 떼를 만들어 부정한 방법으로 부를 축적한 탐관오리나 부자들의 재물을 빼앗아 가난한 백성들에게 나눠주었다. 길동은 둔갑술과 분신술 같은 신비한 능력으로 관군들을 농락하며 전국 팔도를 돌아다녔다. 그리고 빈곤에 처한 백상들을 돕고 불의를 심판하는 의적義賊(의로운 도적)으로 이름을 널리 알렸다.

신출귀몰하는 길동의 체포에 혈안이었던 조선 조정은 도저히 불가능하자 이를 포기하고 그를 수용코자 '호조판서'를 제안한다. 그러나, 길동은 조선의 제도가 더 이상 바뀔 수 없음을 깨닫기에 조선을 떠나 미지의 섬 '율도국'의 왕이 되어 신분 차별을 없애고 모두 평등하게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유토피아를 만든다.

영국의 법학자인 토마스 모어가 쓴 <유토피아>(1516년)는 현실 사회의 불평등과 부조리를 비판, 사유재산이 없고 모두가 평등하게 일하며 살아가는 이상국가를 그린다. 또 프랑스 소설가 빅토르 위고의 <레 미제라블>(1862년)도 빵 하나를 훔친 죄로 옥살이를 한 장발장이 출소 후 개명改名하고 가난한 사람을 돕는 시장이 되는 줄거리인데, 신분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과 부조리를 비판한다.


구운몽九雲夢

우리들의 인생을 일장춘몽一場春夢에 비유한 이 소설의 작가는 서포西浦 김만중(1637~1962년)으로 과거에서 급제해서 여러 관직을 두루 거친 문인이자 정치인이라 할 수 있다. 아무튼 정치적 부침으로 인해 유배살이를 하던 중 어머니를 위로하기 위해 지은 작품으로 알려진다.

줄거리의 배경은 중국 땅에서 일어난다. 남악 형산에 고승高僧인 육관대사와 수제자 성진이 살고 있었다. 어느 날 성진은 용왕에게 다녀오는 길에 연화봉의 팔선녀들과 담소를 나누게 되고, 속세의 부귀영화에 대한 욕심을 품게 된다. 팡선녀들 도한 인간 세상에 내려가고 싶어 했다. 그래서 이를 알아차린 육관대사는 성진과 팔선녀들을 인간계로 보낸다.

성진은 회남 수주현의 명문가 아들 '양소유'로 환생해 뛰어난 재능과 출중한 외모를 지니고 15세에 집을 떠나 장원 급제헤 큰 벼슬에 오른다. 전쟁에서 공을 세워 높은 지위와 함께 두여인을 아내로 맞이하고 여섯 명의 첩까지 얻는다. 이 여덟 명은 모두 팔선녀들이 환생한 것이다. 이렇게 인간계에서 온갖 부귀영화를 다 누린다.

인생의 절정에서 인생무상人生無常을 느낀 양소유는 출가를 결심하고 한 스님을 만나 대화를 나눈다. 이때 스님이 지팡이로 양소유를 툭 치자 그는 긴 끔에서 깨어난다. 눈을 떠보니 자신은 여전히 육관대사의 수제자 성진의 신분이었다. 꿈속의 양소유가 겪은 모든 일은 환상이었던 셈이다. 이어서 육관대사는 성진과 팔선녀들에게 '공空 사상'을 깨닫게 하려고 한 것이었음을 밝힌다. 

프랑스의 실존주의 철학자 사르트르는 우리 모두는 세상에 ‘우연히’ 던져졌다고 말한다. 탄생할 때부터 어떤 확고한 의미나 목적을 갖고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먼저 존재한 뒤 각자가 삶의 의미를 만들어나가야 한다는 뜻이다. 즉 존재의 이유와 삶의 방식은 스스로의 선택과 행동으로 형성되는 것이다. "존재는 본질에 앞선다"는 그의 실존주의에서 중요한 것은 바로 '자유'와 '책임'이다.

내 삶의 가치는 내가 선택한 행동, 그리고 그 과정에서 체득한 진심과 깨달음에 잇음을 실존주의는 강조한다. 작품 <구운몽>의 이야기처럼 우리 모두는 현실과 꿈, 성공과 실패, 기쁨과 슬픔 등을 모두 겪는다. 그 모든 경험 속에서 '내가 왜 사는지?', '나의 진짜 행복은 무엇인지?' 등을 깊게 고민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렇다. 정해진 인생은 없다. 개척해 나가야 한다.

일연의 삼국유사

한국 고대사의 귀중한 기록문학인 <삼국유사>는 삼국(신라, 고구려, 백제)의 신화와 설화, 불교 전파와 관련된 영웅담, 건국 신화, 각종 민간전승 등을 풍부하고 담고 있다. 기존의 역사학계는 고려 때 발간된 김부식의 <삼국사기>는 공식 역사서로 인정하는데 반해 고려 승려 일연의 <삼국유사>는 정사로 인정하지 않았다. 가장 주된 포인트는 신화, 설화, 불교 고승들의 일화 등을 거짓이라고 바라본 탓인 듯하다.

그럼에도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하는 역사학자들도 있다. 신비한 사건, 초월적 존재, 신과 인간의 교감 등을 통해 당시인들의 세계관이나 가치관을 엿볼 수 있는 사료史料이며, 고대 한국인들의 삶과 종교, 문화, 자연관 등을 깊게 통찰할 수 있는 유익한 기록물이기 때문이다.

삼국유사엔 불교의 전래와 확산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유명한 고승들의 일화에 관한 내용들을 많이 담고 있는데, 이를 역사적 사실이 아닌 신화 내지는 민간에서 전해지는 설화 정도로 이해함으로 인해 '참'보다는 '뻥튀기'가 많다는 비판에 직면했던 것이다. 하지만 열린 시각으로 이를 바라본다면 이 또한 문화사이자 생활사가 아니겠는가.

우리의 건국 신화를 무조건적으로 엉터리라고 치부하는 것은 과거 일제 치하 때 우리 고유의 혼과 문화를 말살하려는 일본제국의 교육 지침을 그대로 순응하고 받아들인 당시의 역사학자들이 소위 일제의 문화 말살 정책의 앞잡이 역할을 한 탓이라고 판단된다. 어느 국가든 간에 자국의 역사에 신화나 전설적인 요소가 함유되어 있다. 이런 못된 짓을 벌였던 일제는 '일본인은 하늘님의 후손'이라고 뻥치면서 일왕을 天皇이라 부르지 않는가 말이다. 역사적으로 정확하게 판단할 때 그들의 왕은 실상 백제의 후손들일 뿐이다.  
 
오비디우스가 쓴 대서사시 <변신 이야기>에도 고대 로마의 다양한 신화와 전설, 영웅담을 총망라하고 있다. 신과 인간, 자연과 인간 세계의 기원, 영웅들의 업적과 우주의 변화 등을 신비롭게 엮어내며 작품 속 수많은 에피소드에서는 인간의 운명과 변화, 사랑, 욕망, 시련이 극적인 변신의 모티프와 함께 펼쳐진다. 

신이나 영웅, 평범한 인간들이 동물이나 식물, 별, 강 등으로 변모하는 장면은 고대 서양 세계의 가치와 상상력을 잘 보여준다. 그렇다. '삼국유사'나 '변신 이야기' 모두 한 민족이나 문명의 신화, 설화, 전설 등 다양한 이야기를 한데 모아 당대의 역사적·문화적 정체성과 세계관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닮았다. 두 작품 모두 단순한 역사 기록이 아니라 문화적 상상력, 종교, 풍류 등이 뒤섞인 문화 보고서의 성격을 공유하고 있다.

이밖에도 책은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 김유정의 동백꽃, 최인훈의 광장, 염상섭의 삼대, 김승욱의 무진기행 등 교과서에도 실린 소설도 소개한다. 또 정약용의 목민심서, 박지원의 열하일기,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스 윤리학, 칸트의 순수이성비판 같은 철학과 윤리를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마주한다.

아는 만큼 보인다

제목만 알고 지나쳤던 고전 작품들을 지금이라도 완독한다면 놀라운 경험을 할 것이라고 믿는다. 세상은 아는 만큼 보이기 때문이다. 우리들 앞에 펼쳐진 AI 시대는 이런 작품들을 금방 축약해서 소개해줄 것이다. 뚝딱 내놓는 이 짧은 지식에 만족한다면 정작 중요한 결정에선 고전의 힘을 사용할 수 없을 것이다. 지금도 늦지 않다. 수백 년 동안 인류들의 사랑을 받으며 삶의 나침반이 되어준 고전들은 지금도 유효하다.


책속 한줄

칸트는 우리가 무엇을 알 수 있고, 무엇을 알 수 없는지 밝히기 위해 이성 자체를 비판한다. 지식을 오직 경험에서 얻는다는 ‘경험론’과 이성에서 얻는다는 ‘합리론’을 모두 비판하며 새로운 길을 제시하고자 한 것이다. 우리가 세상을 인식하는 방식에는 크게 두 가지 요소가 작용한다고 칸트는 설명한다. 첫째, ‘감성’은 우리가 감각을 통해 외부의 정보를 받아들이는 능력이다. 하지만 우리는 경험하기 전부터 모든 것을 ‘시간’과 ‘공간’이라는 우리 마음속의 틀 안에서 인식한다. 시간과 공간은 외부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대상을 받아들이기 위해 내재된 형식과 같다. 둘째, ‘오성’은 감각으로 들어온 잡다한 정보들을 정리하고 이해하는 능력이며 ‘범주’(예: 원인과 결과, 양, 질)라는 12가지 규칙을 통해 세상을 개념적으로 파악한다.(252쪽)

#인문 #고전 #청소년고전 #중등필독고전 #이현옥 #이현주 #체인지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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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이 어렵다고 투자를 포기할 수는 없지만, 질문은 바뀌어야 합니다. '지수가 어디까지 갈 것인가?' 대신 '무엇이 이 시장의 이익과 수급을 끌고 가고 있는가?', '그 역할을 하는 주도주는 무엇인가?', '그 종목이 더 이상 주도주가 아니게 되는 순간을 어떻게 알아볼 것인가?'를 묻는 것입니다. 이 질문은 독자 여러분이 이 책을 읽는 시점의 코스피 지수가 어떻든 유효합니다. 이 책은 그 질문에 답하기 위한 책이고, 그 답의 이름이 바로 '주도주'입니다. - '들어가며' 중에서



책의 저자 한지영은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 책임연구원으로 2018년부터 애널리스트로 활동하며 <연합인포맥스>, <한국경제TV>, <머니투데이> 등 다수의 경제 프로그램과 유튜브, 개인 텔레그램 채널에서 인사이트를 나눠왔다. 이 책에선 주도주의 생로병사를 포착하는 결정적 신호를 짚어내며, 어떤 상태에서든 개인 투자자가 활용할 수 있는 '판단의 기준'을 전하고 있다.


총 2개 파트로 구성된 책은 왜 주도주인가(파트1)에선 전례 없는 영역에 도달한 코스피, 이번 강세장은 다르다, 구조적으로 달라진 게임의 규칙, 주도주는 언제 무너지는가? 등을 다루고, 이어서 어떻게 주도주를 찾는가(파트2)에선 시장의 무게중심은 매번 다르다, 전쟁과 AI 시대의 주도주, 주도주의 DNA, 왜 대부분의 투자자는 주도주를 놓치는가, 지수가 높아도 주식 투자를 계속해야 하는 이유 등을 설명한다.


가제본 도서 서평단에게 2가지 미션이 주어졌다. 미션1(주도주의 DNA)은 과거 내가 매수했던 종목 중 무엇이 '테마주'이고, 어떤 게 '주도주'였는지를 답하고, 미션2(주도주는 언제 무너지는가)는 이미 주도주를 매도했다면 그 이유와 아직도 보유하고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를 답하라는 것이다.


주도주의 DNA


그렇다면 이제 어떤 종목이 참 주도주인지를 확인해 보자. 나아가 주도주가 더 이상 주도주가 아니게 되는 때도 살펴보자. 이를테면 주도주의 발굴부터 그 힘의 소멸까지 전 과정을 추적하는 셈이다. 아무튼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주도주가 아니라고 판단될 때 해당 종목을 매도할 것이다.



한국 주식시장은 거의 매년 새로운 테마를 생산해 왔다. 내가 증권업의 성장가능성에 배팅하고 이직한 후 처음 맞이했던 1989년의 트로이카주(건설, 무역, 은행)부터 최근의 AI까지 주식시장이 만들어냈던 테마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대부분의 라이프 사이클은 단기간 급등 후 급락의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같은 테마로 분류되더라도 실적이 증명된 종목은 '주도주'로 위상이 승격되어 비교적 길게 유지되었다. 예컨대 '조방원'(2024~2025년), '삼전닉스'(2025~2026년)가 그러했다.


비록 테마주라는 옷을 입고 등장했지만, 테마를 벗어던지고 시장의 중심이 되는 운명을 맞이한 것이 바로 '주도주'인 셈이다. 반면 닷컴 버블의 문을 연 새롬기술, 신약개발 바이오주 신라젠, 게임주 위메이드 등을 포함한 많은 테마주들은 소멸하고 말았다. 


특정 이슈, 정부 정책, 신기술에 대한 기대가 자본을 끌어모으며 테마가 형성될 때는 실적보다 미래 가치로 인해 고평가를 받지만 실체가 확인되지 않으면 변동성이 크게 높아진다. 주도주는 다르다. 특정 기간  동안 지수 상승을 견인하는 핵심 주체이며, 시장 평균 수익률을 압도적으로 상회하는 종목이거나 섹터를 가르킨다.(사진,194/199)




주도주 자격을 잃는 신호


1. 애널리스트의 실적 추정치 감소

2. 외국인 순매수의 피크아웃

3. 무게 중심 변화에 주가가 반응

4. 내러티브 포화 상태(호재가 주가 반영 안됨)


(미션1) 2차 전지의 대표주인 에코프로 주식을 매수했을 때만 해도 반도체 주식에 비해 강한 움직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전기차 케즘 이슈를 뛰어넘지 못해 이후 하락세로 돌입, 상당 부분 상승폭을 반납하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에코프로는 '테마주'로 운명을 맞이했고, 고가에 물려 팔 수 없었던 삼성전자가 주도주로 부상하는 국면이 되었다.


주도주는 언제 무너지는가?


과거 강세장의 마지막은 금리 인상, 금융위기, 무역갈등, 팬데믹 등 외부 돌발 변수가 붕괴의 결정적 트리거로 작용하곤 했다. 이처럼 외부 충격은 지수보다 먼저 주도주에서 신호를 보낸다. 지수가 사상 최고치 부근임에도 어떤 종목은 빠르게 상승하고, 또 어떤 종목은 시장 평균에도 미치지 못해 뒤처지기 시작한다.

주가 = EPS(주당순이익) X PER(멀티플)


강세장이 끝나기 전에 주도주가 먼저 끝난다. 주도주가 정점에서 붕괴될 때, 가장 먼저 빠지는 것은 '멀티플(PER)'이다. 한국의 주도주 사이클은 미국이나 일본보다 훨씬 짧다. 주가가 흔들리는 동안 이익의 지속성, 상대수익률, 수급, 자본 효율 등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


왜 이익은 멀쩡한데 멀티플이 먼저 빠질까? 멀티플이 미래의 지속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했기 때문이다. 어떤 섹터나 종목이 시장 평균보다 비정상적으로 높은 멀티플을 받고 있다면, 그 멀티플은 시간이 갈수록 평균 쪽으로 끌려 내려온다. 이를 '평균회귀'라고 한다. 방향을 알려주는 일종의 나침반인 셈이다.


시장은 성장률보다 성장의 가속도를 중요시한다. 예를 들어 작년에 30% 증가, 올해 20% 증가할 경우 시장은 '가속도의 둔화'에 먼저 반응한다. 실제 이익이 감소하기 전에도 기대가 낮아질 수 있다. 이는 높은 주가를 지탱할 다음 숫자가 사라진다는 의미이다.


포지션의 '쏠림'은 상승을 키운 수급이 하락시엔 반대 방향으로 작동한다. 시장이 한쪽으로 기울수록작은 악재에도 마진콜, 손실 제한, 리밸런싱, 환매 등이 동시에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땐 기업 분석만으로 낙폭을 설명하기 어렵다. 수급은 '지금 사도 되는가?'를 알려준다.


금리는 멀티플의 분모를 바꾼다. 금리가 상승하면 성장주의 멀티플이 더 민감하게 낮아진다. 미래의 먼 시점에 이익이 몰려 있는 고高멀티플 성장주는 장기채권처럼 듀레이션이 길기 때문에 같은 금리 변화에도 더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주도주의 종료를 알리는 계기판이 있다. 하나는 시장 전체의 환경이 나빠지는지를 보는 '시장 계기판'이고, 다른 하나는 보유중인 주도주 자체가 지위를 잃었는지를 보여주는 '주도주 계기판'이다. 시장이 흔들려도 보유 종목의 이익과 상대수익률이 살아 있고, 반대로 멀쩡한 지수임에도 보유중인 주도주가 먼저 끝날 수도 있다.




(미션2) 전기차 이슈가 부상되면서 전기차를 움직이게 하는 2차전지 제조업체가 시장에서 각광받을 즈음에 양극제와 음극제를 모두 생산할 수 있는 통합 솔루션 체제를 갖춘 '에코프로' 주식을 매수했다. 시장을 점점 주도하는 모습을 보일 때 비중을 점차 키워나갔다. 여기까지는 잘된 투자였다. 아내의 고집으로 고점 근처에서 매도하지 못했다. 지금은 전량매도한 상태인데, 많이 벌었던 수익을 상당 부분 반납할 수밖에 없었다.


반면에 고점에 발목 잡혀 보유중이던 삼성전자 주식은 시세가 서서히 회복되자 한동안 마음고생이 심했던 아내는 삼전의 비중을 축소하더니 전량매도했다. 이후 재매수를 강권했지만 아내는 이를 외면했다. 돌이켜보면 에코를 고점 근처에서 매도하고 탈출하지 못한 것이 결국 패착이었다. 그렇게 했다면 현재 주도주로 굳건한 모습을 보이는 삼전에서 큰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었을 것이다. 


#재테크 #주식투자 #주도주 #테마주 #주도주함부로팔지마라 #한지영 #다산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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