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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은 누가 하는가? - HR대전환 시대, 사람과 일을 어떻게 연결해야 하는가?
이현석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6년 9월
평점 :
이제 일은 한 사람이나 한 직무 안에서만 끝나지 않습니다. 어떤 일은 사람이 판단해야 하고, 어떤 일은 AI가 도울 수 있으며, 어떤 일은 시스템이나 외부 전문가가 보완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일이 어떤 수행 주체와 기반에 의해 어떻게 감당되어야 하는지 물어야 합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책의 저자 이현석은 연세대를 졸업하고 조지워싱턴대학교에서 교육공학리더십 석사학위를 받았다. 유공에 입사한 후 SK 이노베이션 등 여러 관계사를 거치며 대기업에서 28년간 인사/조직 실무를 담당하며, 전략과 인사 운영에 관련된 조직 문제를 현장에서 경험했다.
총 5부로 구성된 책은 AI 시대, HR의 질문이 바뀐다(1부), 워크 앤 워크포스 아키텍처의 핵심 개념(2부), HR 업무는 어떻게 달라디는가(3부), 플랫폼은 왜 필요한가(4부), 실제 업무에 어떻게 적응할 것인가(5부), HR은 무엇이 되는가(6부) 등을 통해 AI 시대의 HR 변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자, 책 속 내용 중 인상적인 부분을 살펴보자.
HR은 왜 갑자기 어려워졌는가
사람을 뽑았는데 성과가 나지 않는다, 교육을 했는데 일이 바뀌지 않는다, AI를 도입했는데 책임이 흐려진다, 평가를 했는데 기여 구조가 보이지 않는다, 직원 경험을 개선하려 했는데 실제 일의 조건은 그대로 남아 있다 등의 문제들은 서로 다른 과제처럼 보이지만,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연결된다.
사람만 보고 있는가? 아니면
사람이 놓인 일을 함께 보고 있는가?
HR이 갑자기 어려워진 이유는 사람이 덜 중요해졌기 때문이 아니라, HR이 다루어야 할 현실이 사람을 넘어 일의 구조까지 넓어졌기 때문이다. 사람을 더 잘 보려면, 이제 사람이 놓인 일을 함께 보아야 한다. 즉 일이 어떤 구조로 수행되는지를 봐야 한다. 어떤 일은 사람이 해야 하고, 어떤 일은 AI가 보완할 수 있으며, 어떤 일은 외부 전문성과 연결돼야 하는지를 말이다.
기존 HR의 질문은?
질문은 틀리지 않았다. 누구를 채용할까, 어디에 배치할까, 어떤 역량을 키울까, 어떻게 평가할까, 누구를 승진시킬까, 어떤 직원의 경험을 제공할까 등의 질문들은 앞으로도 중요하다. 따라서 기존의 HR 질문들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지금 조직에서 일이 수행되는 방식은 더 복잡해졌다. 하나의 일 안에 사람이 호자 들어가기 않는다. AI가 일부 초안을 만들 수 잇고, 시스템이 반복 처리를 맡을 수 있으며, 외부 전문가가 특정 구간을 보완할 수 있고, 플랫폼이 일의 흐름을 연결할 수 있다. 이처럼 내부 구성원은 과거처럼 전체 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수행하기보다 판단이 필요한 지점이나 맥락을 해석해야 하는 지점에 더 많이 개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기존의 질문은 확장돼야 한다. 이것이 AI 시대 HR 질문의 변화이다. 새로운 질문은 이러하다.
그 일은 무엇인가
그 일은 어떻게 수행되고 있는가
그 일은 어떤 조건을 요구하는가
그 일 안에서 사람은 어떤 판단과 책임을 맡아야 하는가
스킬의 속성과 캐퍼빌리티
스킬은 사람에게 붙어 있는 속성에 가깝다. 예컨대 어떤 사람은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고, 어떤 이는 영어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으며, 어떤 사람은 특정 시스템을 다룰 수 있고, 어떤 사람은 보고서를 잘 쓰며, 어떤 이는 협상을 잘하고, 어떤 사람은 프로젝트를 관리해본 경험을 지녔다 등으로 설명된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이 스킬이 업무 내에서 어떤 캐퍼빌리티로 발휘되느냐 하는 점이다.

이 표가 보여주는 메시지는 단순하다. 스킬은 사람에게 붙지만 캐퍼빌리티는 일이 요구한다는 것이다. 그렇다. AI 시대 HR은 사람의 스킬과 일이 요구하는 캐퍼빌리티를 연결해야 한다. 스킬과 캐퍼빌리티 중 어느 하나가 더 중요하다는 뜻이 아니라, 둘의 위치가 다르다는 점을 보여준다. 스킬은 사람을 이해하는 언어이고, 캐퍼빌리티는 일이 요구하는 조건을 읽는 언어인 것이다.
스킬을 많이 가진 사람이 언제나 그 일에 적합한 것도 아니다. 반대로 특정 스킬이 부족해 보여도, 일이 요구하는 캐퍼빌리티를 다른 방식으로 충족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어떤 캐퍼빌리티는 한 사람의 스킬로 충족되지만, 어떤 캐퍼빌리티는 여러 사람의 협업, 외부 전문성, 시스템, AI의 보완을 통해 충족될 수 있다. 그래서 AI 시대의 HR은 사람에게 어떤 스킬이 있는지를 보는 데서 멈추지 않고, 일이 어떤 캐퍼빌리티를 요구하는지 함께 보아야 한다.
빌드 - 바로우 - 바이 - 봇으로 생각하기
빌드/바로우/바이는 오래전부터 인사관리 분야에서 활용한 인력 확보 방식이다. 빌드는 조직 내에서 캐퍼빌리티를 키우는 방식이고, 바로우는 외부 전문가나 파트너의 캐퍼빌리티를 일정 기간 빌려오는 것이며, 바이는 시장에서 유의미한 서비스나 솔루션을 구매하는 방식이다.
봇은 AI나 자동화 도구가 특정 태스크를 보완하거나 수행하는 방식인데, AI와 자동화는 반복적이고 정형화된 과업, 요약, 분류, 초안 작성, 비교, 추천, 데이터 정리 같은 영역에서 강점을 가질 수 있으며, 사람의 시간을 줄여줄 수 있고, 반복 업무의 속도를 높일 수 있다. 또 봇은 많은 정보를 빠르게 정리할 수 있고, 초안을 제공해 사람의 판단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책임을 대신하지 않는다. AI가 초안을 만들 수 있어도 그 초안을 사용할지 결정하는 책임은 사람과 조직에 남는다. 자동화 도구가 분류 결과를 제공할 수 있어도 그 결과를 어떤 판단에 사용할지는 결국 사람이 정해야 하는 것이다.
HR업무는 어떻게 달라지는가
이는 익숙한 HR 업무들을 새로운 질문으로 다시 읽는 파트이다. 채용, 배치, 육성, 평가, 승진, 직원 경험은 각각 다른 제도처럼 보이지만, 모두 사람이 어떤 워크 안에 놓이고, 어떤 캐퍼빌리티를 발휘하며, 어떤 책임을 감당하고, 어떤 경험과 학습을 남기는가와 연결되어 있다.
중요한 것은 HR 업무의 이름이 아니라, “그 업무가 실제로 어떤 일을 가능하게 하고 있는가”이다. 채용은 필요한 캐퍼빌리티를 확보하는 판단이 되고, 배치와 이동은 워크와 캐퍼빌리티를 다시 연결하는 일이 되며, 육성과 리스킬링은 캐퍼빌리티 전환 경험을 설계하는 일이 되고, 평가는 성과가 만들어진 워크 구조를 읽는 일이 되며, 승진과 리더십은 더 큰 책임을 감당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일이 되고, 직원 경험은 사람이 놓인 워크 조건을 다시 설계하는 일이 된다. 이들은 이 책의 3부에서 자세하게 설명된다.
육성과 리스킬링
교육 목적의 강의를 들었다고 전환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즉 AI 교육을 수료했다고 AI가 들어간 워크를 수행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데이터 분석 과정을 이수했다고 실제 조직의 판단에 데이터를 연결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리더십 교육을 받았다고 더 큰 책임을 감당할 준비가 되는 것도 아니다.
전환은 교육장에서 완성되지 않고, 실제 워크 안에서 일어난다. 새로운 태스크를 맡고, 낯선 기준을 적용해보고, 도구를 써보고, 피드백을 받고, 작은 책임을 감당하고, 실패와 조정을 거치면서 일어난다. 그래서 육성과 리스킬링은 교육이 아니라 전환 경험 설계인 셈이다.


채용 데이터와 HRIS
채용 데이터는 채용 시스템에 남는다. 교육 이력은 LMS(학습관리시스템)에 남는다. 평가 결과는 성과관리 시스템에 남는다. 이동 이력은 HRIS(인적자원정보시스템)에 남는다. 직원 경험 데이터는 설문 도구에 남는다. 그러나 그 사이의 연결은 잘 남지 않는다.
왜 이 사람을 뽑았는가. 그 채용은 어떤 캐퍼빌리티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었는가. 입사 후 그 캐퍼빌리티는 실제 워크에서 발휘되었는가. 그 사람이 어떤 경험을 통해 성장했는가. 평가에서 그 기여는 어떻게 읽혔는가. 다음 역할이나 승진 판단에 무엇이 반영되었는가. 이 연결이 남지 않으면 데이터는 많아져도 판단은 좋아지지 않는다.
AI 시대에는 이 문제가 더 중요해진다. AI는 많은 데이터를 읽을 수 있다. 그러나 무엇이 중요한 데이터인지, 어떤 판단이 남아야 하는지, 어떤 관계가 축적되어야 하는지는 조직이 먼저 설계해야 한다. HRIS는 사라지지 않는다, 그러나 HRIS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AI 시대, 일의 구조가 바뀐다
AI가 발전해도 일은 계속된다. 다만 일의 구조가 바뀐다. 수행 주체가 달라지는 것이다. 필요한 캐퍼빌리티도 달라지고, 책임의 위치와 성장 경험의 방식도 달라진다. 사람을 포기해서가 아니고, 오히려 사람을 더 잘 살리기 위해서이다. "일은 누가 하는가?" 사람이 한다. AI가 돕는다. 시스템이 처리한다. 외부 전문가가 보완한다. 리더가 판단한다. HR이 구조를 설계한다. 조직은 그 판단을 학습으로 남긴다. 이처럼 일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누가, 어떻게 하는지가 바뀐다. 그 변화를 읽고, 사람과 일을 다시 연결하는 일이 앞으로의 HR업무이다. 인사, 인력지원 또는 HR 업무 담당자에게 책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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