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경 5미터 세계사 - 방구석에 누워만 있었는데 역사 천재가 되어버렸다
히스토리카 지음, 김효진 옮김 / 더퀘스트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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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종이, 직물, 시계 등 역사는 언제나 사물들과 함께 움직여왔다. 내 반경 5미터 안에서 만날 수 있는 사물에는 어느 왕조나 국가의 흥망을 넘어, 때로는 그보다 긴 시간에 걸쳐 이어지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거대한 흐름에서 시선을 돌려 역사의 곁길에서 이어진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 사람과 기술, 시대와 자본이 얽히며 만들어낸 또 하나의 드라마가 보이기 시작한다. - '프롤로그' 중에서



책의 저자 히스토리카 크리에이터는 역사 콘텐츠 채널을 운영하며, 쉽고 재미있게 엮어내는 스토리텔링으로 주목받고 있다. 여섯 개 파트로 구성된 책은 유리의 역사(파트1), 세라믹의 역사(파트2), 종이와 책의 역사(파트3), 직물의 역사(파트4), 나무와 인간의 역사(파트5), 시간과 시계의 역사(파트6) 등을 통해 방구석 물건들에 담긴 역사를 풀어낸다.


독거노인인 내가 거주하는 원룸 안을 둘러본다. 책상, 책꽂이와 서재들, 수많은 책들, 데스크톱 PC, 시계, 필통, 옷걸이, 원예 화분, 옷장 등등 내 시야를 가득 채우는 물건들이다. 도대체 이 속에 무슨 역사가 숨어 있는지를 발견하고자 지금 이 책 '반경 5미터 세계사'를 읽고 있다. 우리 모두의 삶 또한 역사 그 자체임을 이해할 수 있다.   


유리의 역사


유리는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를 거쳐 로마 제국의 핵심 교역품으로 자리 잡았다. 모래를 녹여 만든 작은 컵 하나가 어떻게 세계 무역과 도시의 풍경을 바꾸었는지를 따라가 보자. 기술이 세상을 연결하는 방식이 얼마나 강력한지 실감할 수 있다.


13세기 무렵엔 이슬람 세계에서 내열 유리가 등장, 고온에서도 쉽게 깨지지 않는 이 유리는 조리와 저장에도 활용될 수 있었기에 유리의 실용성을 한층 넓혀 주었다. 남송南宋의 문헌 <제번지諸蕃誌>(1225년)에도 기록되어 있을 정도로 중국에도 전파되었으며, 이슬람의 유리 기술은 유럽에도 영향을 미쳤다.


(사진, 14세기 이슬람의 유리 램프)    


베네치아 유리 장인은 무조건 무라노에 거주해야 했고, 자손 대대로 섬 밖으로 나가는 것조차 금지되었다. 사실상 연금에 가까운 조치였다. 왜냐하면 베네치아의 유리 공예는 국가를 지탱하는 핵심 산업이자 제조 기술은 국가 기밀이었기 때문이다. 유리 장인들에게 높은 지위와 특권을 보장하는 대신, 기술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막고자 했다.



(사진, 베네치아 무라노섬에서 제작된 고블릿 형태의 잔)

한편, 15세기 피렌체 공화국의 지배자 코시모 데 메디치는 여러 차례의 시도 끝에 유리 장인 바르톨로 데 루이지를 영입하는 데 성공했으며, 17세기 프랑스의 재무장관 장바티스트 콜베르도 베네치아 주재 영사를 통해 온갖 방법을 동원한 끝에 1664년 열두 명의 장인을 프랑스로 데려가는 데 성공했다. 1682년에 완공된 베르사유 궁전 거울의 방에는 이런 숨은 이야기가 있었다.

기술 독점이 무너지자 베네치아 공화국의 영향력이 약화됨에 따라 경제 번영과 문화적 우위도 서서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후 유리 산업은 여러 지역으로 이동했다. 베네치아와 교류했던 보헤미아를 시작으로 네델란드, 북유럽 등에서도 유리 산업이 성장했다.

세라믹의 역사

흙을 굽는 기술은 토기와 도기, 그리고 자로 발전하며 인간의 생활 자체를 비꿔놓았다. 특히, 동양의 도자기를 따라 만들려고 유럽이 수십 년 동안 기술 경쟁에 매달리고, 웨지우드 같은 브랜드까지 탄생시킨 과정은 마치 한 편의 영화처럼 펼쳐진다.

백자는 갑자기 등장한 게 아니라 장기간 축적된 기술과 지역적 특성의 결과물이었다. 중국 남북조 시대인 6세기 무렵 처음 등장한 것으로 추정되며, 이후 당나라를 거쳐 송나라에 이르러 전성기를 맞이했다. 특히 송나라 자기는 완성도가 높아 영국, 프랑스, 러시아 등지로 수출되었다.


(사진, 중국 북송 때의 자기 화병)

백자는 ‘백색 황금’이라 불릴 만큼 귀하게 여겨졌고, 연금술로 백자를 만들겠다는 시도로까지 이어졌다. 18세기 초, 독일 작센의 군주였던 프리드리히 아우구스트는 열렬한 도자기 애호가로 많은 자금을 들여 동양의 도자기를 수집했다. 프로이센 국왕에게 쫓기던 젊은 연금술사를 보호 명목으로 데려와 연금술을 펼치도록 했지만 여의치 않자 황금 대신에 자기를 만들도록 급선회했다. 작센 지역에선 자기 제조에 필수 재료인 카올린이 산출되고 있었기 때문에 1709년 유럽 최초로 백자 제작에 성공했다.

영국의 '웨지우드' 이야기를 살펴보자. 영국의 도공 집안에서 태어난 조사이어는 11살에 천연두에 걸려 그 후유증으로 오른발에 장애가 생겼다. 당시 도공이 사용하던 물레는 오른발로 작업대 아래 원판을 차서 회전시키는 방식이어서 그의 발은 치명적인 약점이었다. 이에 그는 새로운 도기 제작 방식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가업을 이어오던 형제들은 이를 거절했다.

결국 그는 21살 쯤 집을 나와 다른 도기 공방에서 일하게 되었고, 곧 주목받아 24살에 공동 경영자 위치에 오르게 되었다. 품질 개선과 새로운 녹색 유약의 개발 등과 함께 상인들에게 판로를 개척하는 역량까지 내보였다. 마케팅 감각까지 갖춘 인재였던 거다.


(사진, 1809년 경 웨지우드 매장)

1760년 경 독립한 조사이어는 장인의 감에 의존하던 기존 방식를 버리고 실험 결과를 체계적으로 기록하고 반복해서 검증하는 과학적 방식으로 접근했다. 그 시기 영국의 산업혁명과 맞물리며 기계를 통한 대량 생산이 가능해짐에 따라 일정한 품질의 제품을 효율적으로 공급할 수 있었다. 그가 제작한 티 세트는 국왕 조지 3세의 샬럿 왕비의 호평을 받아 왕실 납품업체로 지정되었다. 이에 그의 성 '웨지우드'는 영국을 대표하는 고급 도자기 브랜드로 상징되었다.  

종이와 책의 역사

종이와 책은 정보 시대의 시작점을 보여준다. 종이 한 장이 르네상스와 종교개혁을 퍼뜨리고, 세상을 더욱 빠르게 연결하기 시작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종이는 중국에서 시작해 장기간에 걸쳐 서쪽으로 이동했다. 종이 제작이 막 시작된 하룬 알 라시드 시대의 바그다드엔 이미 100곳이 넘는 서점이 있었다고 알려진다. 우리가 매일 넘겨보는 노트와 책, 스마트폰 속 정보들 역시 그 흐름 위에 놓여 있다.

751년 이슬람 아바스 왕조와 중국 당나라 군대가 현재 키르기스스탄의 탈라스 강 유역에서 충동했다. '탈라스 전투'이다. 아바스 왕조의 승리로 인해 중앙아시아의 주도권이 이슬람 세력으로 넘어가는 전환점이 되었다. 이때 붙잡힌 중국인 포로들 중 제지 기술자가 있었고, 이들에 의해 제지 기술이 전해졌다는 일화가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연구자들도 있다. 이 일화는 11세기 페르시아 작가 알타알리비의 기록에 근거하는데, 이 기록은 탈라스 전투가 일어난 지 한참 후에 작성되었고 동시대의 사료史料에선 전혀 확인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 탈라스 전투 이전부터 사마르칸트에서 종이가 만들어지고 있었다는 주장도 있다. 아무튼 이 시기에 본격적으로 종이가 제작되고 있었음은 분명해 보인다.  


(사진, 종이의 전파 경로)

1040년대에는 북송의 관리이자 발명가였던 필승이 점토에 한자를 하나씩 새긴 활자 인쇄법을 고안했다. 이는 각각의 문자를 조합해 사용하는 현대적인 활판 인쇄와 가까운 방법이었다. 그러나 필승의 혁신적인 발상은 한자 문화권에서 적용하기가 쉽지 않았다. 한자는 필요한 활자의 수가 지나치게 많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점토를 구워 만든 활자는 쉽게 깨지고 내구성이 떨어졌다. 이러한 한계로 인해 필승의 활자 인쇄법은 실용화되지 못했다.

이같은 한계는 13세기 한반도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된다. 그 실마리는 재료의 변화였다. 고려에서는 화폐 제작 기술을 응용해 청동으로 활자를 제작하는 금속활자 인쇄술이 고안되었다. 1377년에 인쇄된 불교 서적 <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은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 활자본으로 인정받고 있다.

어릴 적 학교에선 쿠텐베르그의 금속 인쇄술이 성경을 제작하여 보급하는 일종의 지식 혁명으로 칭송받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배웠지만 이는 수정돼야 할 역사가 되고 말았다. 지금은 세계 여러 나라에서 고려의 금속활자 인쇄술이 가장 오래된 것으로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  

직물의 역사

사람들은 더욱 부드럽고 가벼운 옷감을 원했고, 더 빨리 만들기 위해 기계를 돌리기 시작했고, 그 욕망은 산업혁명을 불러왔다. 면직물 공장이 세워지고 도시에는 굴뚝이 솟아올랐으며, 노동자들은 기계에 일자리를 넘겨주지 않겠다는 러다이트 운동까지 벌였다. 

1804년, 프랑스의 조제프마리 자카르가 자카르 직기를 발명했다. 실은 1801년에 박람회에서 처음 선을 보였고 1804년에 특허를 취득했다. 자카르 직기는 펀치 카드라는 구멍이 뚫린 카드를 사용해 직물의 무늬를 자동으로 제어하는 기계다. 카드가 직기를 통과할 때 구멍이 뚫린 부분에 바늘이 통과해 날실을 들어올리고,구멍이 없는 부분은 바늘이 통과하지 못해 날실이 그대로 남는다.

이처럼 구멍의 배열에 따라 자유롭게 무늬를 만들 수 있었는데, 같은 카드를 길게 이어붙이면 반복되는 패턴을 짤 수 있고, 카드를 바꾸면 복잡하고 변화무쌍한 무늬도 짤 수 있었다. 입력 되는 정보에 따라 출력 결과가 달라진다는 점에서, 이 장치는 프로그래밍의 원리를 구현한 것이었다.

이밖에도 책은 '나무와 인간의 역사'와 '시간과 시계의 역사'가 이어진다. 나무는 집을 짓고, 배를 만들고, 도시를 확장하는 데 곡 필요했던 재료였다. 인류 역사상 나무(목재)를 많이 소비한 분야 중 하나가 배를 만드는 일이다. 중국 명나라 초기의 '정화의 대원정'을 위해 유례없이 많은 외양 항해선이 건조되었다. 정화 원정에 동원된 함대 규모는 평균 60척 이상의 선박이었다고 한다.  

인류는 언제부터 시간을 측정했을까? 이는 대부분 알고 있는 상식일 것이다. 그렇다. 과거라고 시간이 더 느긋하게 흐르지 않았을 것이다. 다만 사람들은 점점 더 정확한 시간을 알고 싶어 했다. 특히, 바다 위에서 시간을 정확하게 측정하는 기술은 대항해시대의 지도를 다시 만들었다.


아직 인류 역사엔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가 많다. 새로운 유적이 발견되고, 유전자 분석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그동안 우리들이 당연히 믿어왔던 역사도 새롭게 쓰이고 있다. 미래의 역사 또한 하나의 역사임에 분명하다. 그 미래의 역사도 방구석 어딘가에서 시작되고 있는지 모른다. 역사책 읽기를 즐기는 모든 분들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역사 #세계사 #생활문화사 #반경5미터세계사 #히스토리카 #더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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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맞고 틀린 것보다 소중한 것 - ‘나만 맞다’는 착각을 깨는 생각의 전환
김병호 지음 / 미다스북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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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옳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였던 회의실, 상대의 허점을 조목조목 짚어내며 승리감을 맛보았던 순간들, 잘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옳은 길을 강요했던 시간들. 그때의 나는 분명 "맞는 말"을 하고 있다고 믿었습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책의 저자 김병호는 PC통신 시절, 고등학생 신분으로 컴퓨터 잡지에 소프트웨

어 리뷰를 올렸고, 대학 시절엔 전국 대학생들이 함께 참여하는 '국토대장정'을 기획했다. 30대 초반 팀장으로 발탁되어 일본, 독일, 덴마크, 벨기에 등 글로벌 기업에서 세일즈, 마케팅 전략 수립과 실행을 추진했다. 현재 유럽계 기업의 아시아 지역 총괄대표로 재직 중이다.


총 5부로 구성된 책은 왜 우리는 틀리는 것을 견디지 못하는가(1부), 집단은 어떻게 확신을 폭력으로 바꾸는가(2부), 조직은 왜 틀린 결정을 반복하며 무너지는가(3부), 우리는 왜 맞는 말로 서로를 잃어버리는가(4부), 정답 없이도 흔들리지 않고 살아가는 법(5부) 등을 통해 빠른 즉답을 제공하는 AI 시대를 맞아 오히려 우리 사회는 갈등과 혐오의 골이 깊어짐을 비판하고 있다.


뇌과학에 따르면 인간의 뇌가 그리 정확한 편이 아니란다. 심지어 뇌는 거짓말까지 한다. 즉, 사진의 한 장면을 보고 전혀 없었던 추억을 자신에게 있었던 일로 기억한다는 거다. 이런 뇌를 믿고 나의 기억이 분명하다고 상대방에게 주장하는 것은 일종의 억지이자 강요인 셈이다. 그리고 스스로 내린 선택(결정)이 틀리지 않다고 확신하는 것 또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비합리적임이 밝혀졌다.


우리는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의 찰스 로드 연구팀은 사형 제도에 관해 찬반 의견이 뚜렷한 사람들에게 상반된 연구 결과를 보여주었다. 그럼에도 두 그룹의 사람들은 중립적인 태도를 갖기는커녕 오히려 자신들의 극단적인 확신이 더욱 깊어지게 만들어버렸다. 이처럼 자신의 신념에 반하는 증거는 가짜 뉴스로 치부하거나 무시하고 만다. 이를 '확증 편향'이라고 한다. 이는 팬덤 정치에 사로잡힌 맹신적인 열성 지지자들에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정보가 많아질수록 지혜는 뒷전이고 오히려 확신의 덫에 빠져버린다. 이처럼 인간은 비이성적이고 어리석다.(사진)



도대체 이 확신이라는 게 뭘까? 인간의 뇌는 왜 이리 비합리적인 확신에 집착할까? 인류의 선조는 수많은 위협과 공포를 접할 때 어떻게 행동할까라고 생각하는 사이 죽음이 먼저 덮칠 수도 있음을 경험했다. 즉 절체절명의 순간엔 빠른 의사결정이 필요했다. 이처럼 신속한 직관이 후손인 우리 인간의 DNA에 뿌리 박혀 있다. 이같은 뇌의 사고 회로를 '크리티컬 패스'라고 한다. 안전과 생존을 위해서 빠른 결정을 내려야 하는 사고의 통로인 것이다.


뇌과학자들은 '내가 맞다'는 것이 확인되는 또는 내 의견이 관철되는 순간, 뇌에서 도파민이 폭발적으로 분비됨을 밝혔다. 이 호르몬은 쾌락과 보상을 담당하는 신경전달물질로 마약을 흡입하거나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느끼는 쾌감과 동일한 경로를 밟는다. 그렇다. 확신은 논리적 결과물이 아니라, 뇌가 보상받기 위해 스스로에게 투여하는 환각제인 셈이다.


신경과학적 연구에서 밝혀진 바에 따르면, 신념에 거역하는 정보를 접할 때 뇌의 반응은 물리적인 위협을 느낄 때와 거의 흡사하다고 한다. '틀렸다'는 사실이 바로 자신의 실수가 아니라 사회적 죽음이자 자아 붕괴로 인식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런 인지적 경로를 밟는다면 사고의 오류는 필연적이다.



멘탈 게임으로 불리는 주식 투자에서도 마찬가지다. 행동과학자들은 주식 투자자들에게 이같은 인지적 오류를 범하지 말라는 충고를 아끼지 않는다. 예를 들면 자신의 믿음에 반하는 정보를 무시하는 확증 편향, 고통스러운 손실은 바라만 보고 손절매損切賣를 실행하지 않는 손실 회피 경향, 남들이 매수하는 급등 종목을 아예 분석도 없이 쉽게 따라서 투자하는 군중 심리, 자신의 투자 판단은 늘 옳다는 과신 편향 등이 대표적인 오류인데, 나 또한 투자투자 50년 인생에서 늘 이런 멘탈 게임을 벌여왔던 셈이다.


그렇다면 '맞고 틀린 것'보다 중요한 가치는 무엇일까?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질문만으로 상대방의 철옹성 같은 '가짜 정답'을 무너뜨렸다. 그는 결코 상대에게 "틀렸소"라고 말하지 않았다. 대신에 질문을 계속 던져 상대 스스로 잘못된 논리의 모순을 깨닫도록 함으로써 오류를 인정하는 용기를 얻도록 했다. 그렇다. 새로운 가능성을 향한 열린 마음이 중요한 가치이다. 그러기 위해선 경청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MIT 슬론 경영대학원 오토 샤머 교수의 경청 4단계


다운로드 경청~ 이미 아는 걸 확인하는 경청

사실적 경청~ 기존과 다른 새로운 정보에 주목

공감적 경청~ 상대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기

생성적 경청~ 새로운 가능성에 귀를 여는 것



인내심이 높은 사람들은 "이것도 맞고 저것도 맞을 수 있다"는 모순된 상황을 견뎌낸다. 충분한 정보가 모일 때까지 판단을 유보하고 복잡한 인과관계를 입체적으로 조망한다. 지혜란 성급한 마침표가 아니라 물음표와 함께 멈출 줄 아는 용기에서 나온다. 진실은 흑백이란 양극단이 아닌 모호한 회색지대에 숨어 있다. 모호함을 견디는 인내심이 바로 중요한 가치이다.


주식 투자에 있어 내가 늘 참고하는 인물이 있다. 세계 최대의 헤지펀드 브릿지워터의 창립자 레이 달리오다. 그는 성공 비결을 "고통 + 성찰 = 진보" 라는 말로 요약한다. 즉 투자 과정에서의 처참한 실패를 회피하지 않고 오답 노트란 기록을 통해 왜 그런 잘못된 판단을 했는지를 철저하게 분석했다. 그렇다. 위대한 지혜는 수많은 오답의 기록 위에 세워진다. 그렇다. 이를 끊임없이 수정하려는 성실함이 중요한 가치이다.(사진, 오답 일기의 작성)



우리 모두의 삶은 시험지가 아니라 정답이 없는 도화지이다. 저자는 세상을 바라보는 기존의 안경을 벗어버리고 광활한 자유의 풍경을 만끽하라고 제안한다.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인간이 지구를 정복할 수 있었던 이유로 '대규모 협력'을 꼽았다. 협력이란 내가 맞음을 주장할 때가 아니라 오히려 틀릴 수 있음을 인정하고 타인에게 자리를 내어줄 때 시작된다. 논쟁에서 이겨 잠시 승리자가 되었을지언정 관계에선 고립된 섬이 되고 만다. 연결이 단절된 정답은 차가운 쇳덩이에 불과하다.


인생은 정답을 맞혀 나가는 과정이 아니라 수많은 오답을 통해 자신을 새롭게 빚어 가는 조각의 과정이다. 성장은 질문의 시작에 있다. 이미 다 알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보다 '오늘 뭘 새롭게 배울까?'라고 말하는 사람이 훨씬 더 풍요로운 인생을 산다.


인간은 사랑으로 변화된다 


인간은 논리로 설득되는 존재가 아니라 사랑으로 변화되는 존재임을 깨달아야 한다. 사랑 없는 정의는 괴물을 낳을 뿐이다. 고등학교 야구선수들을 집단 광기에 빠져 마녀사냥 하듯이 다루는 사회는 결국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왜 그런 말을 했을지를 읽어내는 너그러움이 더 성숙한 인간과 사회를 만들어내는 법이다. 작은 종지 수준 같은 정치판에 물을 계속 부어봤자 넘치는 꼴불견만 바라볼 뿐이다. 흑백논리에 사로잡힌 많은 분들에게 책의 일독을 권한다.



#책추천 #인문교양 #인문교양추천 #내가맞고틀린것보다소중한것 #김병호 #미다스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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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일은 맡기는 것이 전부다 - 성과를 내는 리더가 반드시 알아야 할 ‘맡김’의 연금술
이바 마사야스 지음, 정혜원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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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원의 야근을 줄여 주기 위해 자신이 밤늦게까지 일하고, 마감이 임박한 자료를 쉬는 날 집에서 혼자 다듬는다. 정신을 차려 보면 근무 환경 개선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건 리더인 자신뿐이다. 이것은 명백한 모순이다. - '시작하며' 중에서 



이 책의 저자 이바 마사야스는 인재 교육 전문 기업인 라시사 랩의 대표이사로 비즈니스 역량 강화 트레이너이자 조직 관리 전문가다. 일본 리크루트 그룹에서 효과적인 '일 맡기기 기술'로 단기간에 성과를 내고 야근 없는 팀을 실현했으며, 관리직을 맡는 동안 입사 3년차 이하 퇴사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은 신기록까지 세운 인물이다. 


결론부터 말하겠다. 당신을 쉼 없이 몰아붙이는 ‘진짜 범인’은 역설적이게도 근로 환경 개선의 ‘부작용’이다. 실무진은 야근이 줄어들고 편해졌을지 모르나 실적 압박을 느끼는 리더는 그만큼 부담이 커진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뭐가 잘된 된 건지 제대로된 권한 위임(이양)을 배워 보자. 


총 다섯 개 장으로 구성된 책은 리더의 '고정관념'이 팀의 발목을 잡는다(제1장),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판을 짜라(제2장), 일의 주도성을 높이는 7가지 요소(제3장), 상황에 따라 제대로 맡기는 법(제4장), 맡긴 뒤 더 큰 성장으로 이끈다(제5장) 등을 통해 리더인 당신의 부담을 덜어 내고 팀의 잠재력을 깨우는 든든한 가이드를 만나게 된다.


리더의 '고정관념'


많은 리더들은 자기자신이 팀원(구성원)보다 우수하다는 '고정관념'을 지니고 있다. 이 잘못된 선입견이 일이 엄청 많은 리더와 상대적으로 일이 별로 없는 팀원이라는 경계선을 만들어낸다. 사실 이는 매우 어리석은 생각인 셈이다. 아직 여전히 적용되고 있는 연공서열 때문에 능력이 부족함에도 리더가 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최악의 결과가 나타날 수도 있는 것이다. 리더가 아무리 전지전능해도 모든 일을 혼자서 처리할 순 없다.


눈앞의 사과 100개를 얼마나 빨리 깎는지 겨루는 대회에 참가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제한 시간은 단 1분. 규칙은 따로 없다. 설마 혼자서 깎는 바보는 없을 것이다. 관객 중에서 스무 명 정도를 즉석 모집해 함께 깎는 것이 현재로선 가장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 그렇다. ‘타인의 힘을 빌려 성과를 극대화하는 것’, 이것이 리더에게 필요한 자질이기 때문이다. 진정 벗겨야 할 것은 ‘사과 껍질’이 아니라 팀이 성장할 가능성을 가로막는 ‘사고의 껍데기’인 거다.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판

리더라면 팀원에게 일을 맡길 줄 알아야 한다. 일을 맡겼는데 실수하면 어쩌지란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것이다. 모든 일의 결과에 대한 책임은 리더가 짊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맡기는 것도 기술이다. 먼저 사전 준비가 중요하다. 뭐든 그렇듯 잘 준비만 하면 안심하고 팀원들에게 일을 맡길 수 있다. 이를 위해 저자는 3가지를 준비하라고 제시한다.

1. 마음 다잡기~ 맡기기 위한 방침 수립
2. 관계 다지기~ 성장 시나리오를 구상
3. 환경 만들기~ 업무 과부하 해소

‘맡기기 방침’을 수립하는 것은 ‘기회가 주어지면 사람은 변한다’고 믿는 일이다. 유통 대기업을 맡아 잇따라 정상 궤도로 올린 유명한 경영자 오쿠보 쓰네오의 일화가 눈길을 끈다. 그는 매출이 저조한 매장의 점장을 앞에 두고 질타도 격려도 없이 조용히 말했다. “열심히 하고 있군요.” 

이후 그는 별다른 지시 없이 그저 기다렸다. 취재진이 “어떻게 이렇게까지 기다릴 수 있습니까?”라고 질문하자, 그의 대답이 걸작이다. “정답은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사람을 믿습니다. 그래서 변할 때까지 기다립니다. 사람은 반드시 변합니다. 성공도 실패도 모두 성장의 기회니까요.” 

이처럼 부하 직원이 리더에게서 ‘신뢰받는다’고 강하게 느끼는 순간은 바로 ‘업무가 맡겨졌을 때’라고 한다. 

여기서 나의 지난 경력을 되돌아 본다. 한 증권회사에서 인수영업을 이끌고 있을 때 영업의 극대화를 고민하면서 책 속에 여러 사례들을 살펴보았다. 의외로 가까운 곳에서 답을 찾았다. 내가 늘 밑줄 긋고 공부했던 경영학 교재에서 만난 '권한 이양移讓'이었다. 아무리 출중한 능력을 지녔다해도 부서장 혼자서 영업을 뛰면 한계에 봉착한다. 난 부서 회의에서 나의 방침을 전격 발표하고 여직원을 제외한 전 부서원을 2인 1개조로 5팀을 만들어 서로 겹치지 않도록 영업 대상 지역을 분할해서 전담시켰다. 난 이를 '세그멘테이션'이라 명명했다.

사실 당시 내가 근무하던 증권회사는 업계에서 10위 권밖에 위치하고 있었다. 하지만 경력직으로 현대 그룹에서 이직한 내가 맡은 인수영업(IPO)은 나중에 업계 1, 2위를 다투었다. 모든 팀원들에게 승진을 보장하고 영업 실적에 상당하는 인사고과의 반영을 약속했다. 매월 마지막 영업이 종료하면 미리 정해 둔 음식점에서 회식을 하며 영업 성과를 발표하고 실적이 우수한 팀에 금일봉을 지급하곤 했다. 물론 처음엔 업계 하위 수준의 영업 실적이었지만 이 전략을 적용한 이후부터 서서히 성과가 상승하자 팀원들 모두가 '할 수 있다'는 긍정 에너지에 물들고, 이후 업계에서 겁을 먹을 정도로 놀라운 성장세를 보였다.

일의 주도성 높이기

내가 직장인으로 사회생활을 할 때 회사의 리더들은 '주인의식'을 가지라는 조언을 자주했다. 그도 그럴 것이 사람의 능력은 자율성과 주도성이 보장될 때 가장 뛰어난 성과를 보였기 때문이리라. 특히, 은행원에서 현대 그룹으로 자리를 옮겼을 때 이 말을 자주 들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갑자기 중동 건설 붐을 타고 조직이 비대해진 현대는 조직 관리가 밑바닥까지 미치지 않는 안타까움이 있어서일 것이다.

책의 저자 또한 조직 구성원들에게 업무를 맡긴다고 해서 다 잘된다는 보장이 없음을 지적한다. 일을 맡겼음에도 구성원들이 뜻한대로 움직여 주지 않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저 '최선을 다했다'는 말에 그치고 그 성과가 미흡한 경우가 많은 게 사실이다. 그래서 책은 주도성을 높이는 원칙을 제시한다.

즉 이는 정보 공개, 명확한 목표와 역할, 심리적 안전감, 자기결정감, 돌아보기, 의의(중요성), 권한 명확화 등 일곱 가지 원칙을 말한다. 그렇다고 시험공부 준비하듯 이를 달달 외울 필요까진 없다. 왜냐하면 이 원칙은 누구나 쉽게 실천할 수 있기 때문이다.(사진, 7가지 원칙)



리더십 전문가 켄 블랜차드는 그의 저서 <권한 부여는 1분 이상 걸린다>에서 "정보 공개가 위험하다고 생각한다면 권한 부여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구성원 자신도 운영에 참여하는 주체란 인식이 생겨야 자발적으로 움직이는 인재로 성장한다. 따라서 맡기기 전에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첫단추를 잘못 끼면 결국 옷을 다시 입어야 한다. 마찬가지다. 목표가 명확하지 않으면 이와 유사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으므로 명확한 목표는 주도성을 높이는 철칙이다. 또 압박이 지나치면 긍지에 몰려 부정이나 날조 같은 부정행위를 저지를 수 있으므로 심리적 안정감을 구축해줘야 한다. 다음으로 리더는 구성원들에게 보상이라는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


맡기면 사람은 성장한다는 것도 그냥 이뤄지는 게 아니다. 성장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 이는 '돌아보기'를 게을리한 탓이다. 교육 심리학자 데이비드 콜브는 '경험 학습 이론'을 제시했다. 이는 '경험하기 - 돌아보기 - 학습하기 - 적용하기'라는 4단계를 반복해야 비로소 그 배움을 자기 것으로 만든다는 유명한 이론이다.

답을 가르쳐주기 보다 스스로 생각하게 하기

업무를 맡기다 보면 크고 작은 문제에 직면할 때가 많다. 이럴 때는 리더가 '해결책'을 제시하기보다 '스스로 생각'하게 만드는 편이 좋다. 이때 'GROW 모델'이라는 코칭 기법이 유용하다. 이는 구성원의 '자기결정감'을 확보해 주도성을 높일 수 있다.(사진, GROW 모델)


많은 리더들이 좌절하는 단계

일을 맡긴 후 후속 지원을 잊으면 안 된다. 리더들은 이 부분을 많이 고민한다. 일일이 참견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방임할 수도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구성원의 보고를 그대로 믿다고 위험한 상황을 맞게되는 경우도 생긴다. 리더는 꼭 해야 하는 후속 지원에도 엄연히 원칙이 있다.

맡긴 게 아니라 그냥 내버려둔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진행 상황을 확인(정가 보고, 정보 수집 등)하고 성장을 촉진하는 피드백을 통해 구성원의 더 큰 성장을 이끌어야 한다. 절대 방임하면 인 된다. 아무리 바빠도 중요한 사항을 확인하는 데 소홀해지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맡기는 것은 떠넘기는 게 아니라 큰 용기다

아랫사람에게 업무를 맡긴다는 것은 리더에게는 큰 용기다. ‘내가 하는 게 더 빠르다’는 생각을 계속 고집한다면 구성원은 성장하지 못하고, 나아가 팀도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없다. 비록 작은 한 걸음일지라도 용기 있게 ‘맡기는’ 쪽으로 걸음을 내디딘 리더는 마침내 직접 움직이지 않아도 성과가 나타나는 조직의 리더가 되어 있을 것이다. 나는 실제로 이런 일을 경험했기에 권한 위임을 적극 찬성하는 쪽이다. 성과를 올리기 위해 고민하는 경영자들에게 책의 일독을 권한다.


#경제경영 #리더 #리더의일은맡기는것이전부다 #이바마사야스 #비즈니스북스 #책추천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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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다정함이 이긴다 - 사람 사이를 살아가는 오래된 지혜
김이섭 지음 / 믹스커피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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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돌들이 서로에게 기대지 않는다면 건물은 이내 허물어지고 말 것이다" 이 말은 고대 로마의 철학자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가 한 말입니다. 인생은 나 혼자 달리는 게 아닙니다. 서로 손을 맞잡고 함께 달리는 겁니다. 힘들 때 곁에서 힘이 되어준다면 1등이 될 수 있습니다. 아니, 1등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1등이든 꼴등이든 모두 존중받는 행복한 세상이라면, 그걸로 충분할 테니까요. - '지은이의 말' 중에서



책의 저자 김이섭은 연세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자르브뤼켄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독일의 헬무트 콜 수상의 방한 때 통역과 자문을 맡았으며, EBS에서 독일어 회화를 가르쳤고, 연세대학교와 명지대학교에서 문학과 문화, 소통을 주제로 강의했다. 

총 다섯 개의 장으로 구성된 책은 우리는 어떻게 관계가 되는가(1장), 사람 사이의 오래된 지혜(2장), 사람 사일를 꿰뚫는 말들(3장), 사람 사이를 지탱하는 말들(4장), 사람 사는 세상의 오래된 말들(5장) 등 동서양을 아우르는 관계의 정석을 다룬다.

거짓된 삶을 강요하지 말라 

인생을 살다 보면 따뜻한 시선과 따뜻한 말 한마디가 참으로 소중할 때가 있다. 사실 따뜻한 배려와 애정은 언제나 소중하다.

"따뜻한 시선과 따뜻한 말 한마디는 언제나 소중하다.
거짓된 삶은 무한경쟁을 부추기는 우리 시회의 어두운 그림자다" 

언론을 통해 종종 보도되는 일처럼 청소년들에게 열등감을 부추기거나 좌절감을 안겨주는 사회는 바람직하지도 건강하지도 않다. 어쩌면 우리 사회가 사랑에 목마른 청소년들에게 진실한 삶이 아니라 거짓된 삶을 강요하고 있는 건 아닌지를 성찰해봐야 한다.

쌓은 건 평생, 무너지는 건 순간

검은콩과 흰콩을 섞는 건 한순간이지만 고르는 데는 한나절이 걸린다. 그러니 함부로 섞어서는 안 된다. 잘못도 저지르는 건 한순간이지만 바로잡는 데는 평생이 걸릴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함부로 행동해서는 안 된다. 행동하기 전에 신중하게 생각해야 후회가 없는 법이다. 지속적인 자기 성찰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쌓는 건 평생이고 무너지는 건 순간이다. 재물도 그렇고 명성도 그러하다. 물론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다. 내게 많은 영향을 끼쳤던 국내 굴지의 재벌 회장은 관계를 쌓는 건 땀 흘리며 힘들게 산에 오르는 것과 같지만 무너지는 건 일순간에 벌어지는 쉬운 일임을 항상 명심하라고 했다.  

"콩을 심는 건 한순간이고 고르는 데는 한나절이다.
신뢰를 쌓는 건 평생이고 신뢰가 무너지는 건 순간이다"

좋은 말은 마음을 따뜻하게 만든다

말의 온도는 따뜻할수록 좋다. 마음의 온도가 말의 온도로 나타나는 거니까. 서로 격려하고 위로하는 말,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말, 서로에게 힘이 되는 말. 모두 따뜻한 말이다. 이처럼 따뜻한 말이 오가는 세상, 그곳이 바로 우리가 꿈꾸는 ‘소통의 골디락스’가 아닐까?

"커피 한 잔에도 말의 온도가 담긴다"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

금주부터 제주도에 장마 전선이 도달해 이후 전선이 북상해 전국에 많은 비를 뿌릴 거라는 기상예보가 있었다. 강하게 내리는 비는 산사태나 홍수를 동반해 우리들의 삶에 큰 피해를 끼친다. 과거 태풍으로 인해 주변이 온통 물바다로 변해서 아침 일찍 고덕지구 상일동 집에서 출발한 출근길이 오후 2시 넘어 겨우 회사에 도착했던 일이 떠오른다. 택시를 이용해 강변도로를 타고 출근하던 중 넘치는 강물 때문에 긴급히 운전사와 함께 택시에서 탈출해 강변도로 밖으로 피신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이날은 걸어서 천호대교를 지나 거의 걷다시피하며 강남역 인근 사무실에 출근했었다.    

이같은 시련이 닥칠지라도 인간의 일상은 여전히 진행되고 또한 인간관계도 계속된다. 오히려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기만 하면 모든 건 이전보다 한 단계 더 발전하고 성숙해진다. 인간의 회복력은 생각보다 강하다. 그리고 회복된 관계는 훨씬 더 끈끈하고 단단해진다.

"비가 내린 뒤 땅이 굳어지듯이
삶은 시련을 겪은 뒤 더욱 단단해진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

농경 사회에서의 소 한 마리는 정말 큰 재산이다. 그런데, 외양간 관리가 허술해서 소를 도둑맞는다면 이처럼 허망한 일이 있겠는가. 소를 잃기 전에 튼튼하게 외양간을 고치는 게 최선이다. 잃은 다음에 이를 수리하는 일은 차선次善이다. 그런데, 소를 잃고도 외양간을 고치지 않는다면 이는 '최악'인 거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라는 속담이 있다. 적은 힘으로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 문제를 내버려두면 나중에 훨씬 더 많은 힘을 들이게 된다는 가르침을 담고 있다. 모든 일엔 사전 예방이 우선적이다. 유비무환有備無患이란 말도 그래서 있는 거다. 후회한들 아무 소용이 없으니 미리미리 '단디해라'(이는 울엄마가 늘 상 하시던 경상도 사투리)는 것이다.


"소를 잃고도 외양간을 고치지 않으면

더 큰 것을 잃게 된다"


혹시 소중하게 여기는 관계에 틈이 생겼다면 지금 당장 그 틈을 메우길 바란다. 그렇지 않으면 공든탑이 무너지듯이 애써 키운 우정을 하루아침에 잃어버릴지도 모르니 말이다. 늦어버린 후에 만시지탄晩時之歎이 무슨 소용 있으랴. 그 흔한 속담조차 마음에 품지 않고 있었다니.



#교양심리 #교양인문학 #자기계발 #결국다정함이이긴다 #김이섭 #믹스커피 #원앤원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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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멜로 이야기
호아킴 데 포사다.엘런 싱어 지음, 이민희 옮김 / 딥앤와이드(Deep&WIde)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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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서 마시멜로는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우리는 성장하며 선택지를 늘려간다.지금 하나를 먹을 것인가, 나중에 두 개를 먹을 것인가, 혹은 오늘 하나를 먹되 어떻게 내일을 무너뜨리지 않는 방식으로 먹을 것인가 하고 말이다. 그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질 수 있는 사람, 그리고 아이들에게 그 질문을 던지고 그들의 선택을 도와주는 어른, 그들이 결국 삶의 시간을 온전히 지배한다. - '마시멜로가 우리에게 남긴 것'중에서



책의 저자 호아킴 데 포사다(1948~2015년)는 경제경영 저자이자 자기계발/리더십 컨설턴트이자 세계적인 대중연설가로 <피라니아 이야기>, <바보 빅터>, <어린이를 위한 바보 빅터>, <마시멜로 이야기>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그는 수많은  기업과 독자들의 삶을 변화시킨 탁월한 이야기꾼이며 동기부여전문가이다.


총 여덟 가지 스토리로 구성된 책은 눈 앞의 달콤함이 많은 것을 망칠 때(스토리1), 눈앞 너머의 마시멜로를 보는 것(스토리2), 유혹을 견딜수록 사람은 더 크게 보인다(스토리3), 성공은 재능이 아니라 태도의 총합(스토리4), 준비된 사람이 결국 마시멜로를 얻는다(스토리5), 참아낸 시간은 반드시 달게 돌아온다(스토리6), 열정이 방향을 가질 때 삶은 더 단단해진다(스토리7), 견뎌낸 사람에게만 허락되는 순간(스토리8) 등을 통해 성공은 거창한 결단이 아니라, 눈에 띄지 않는 일상의 선택들이 누적된 결과라고 알려준다.


"세 마리의 개구리들이 나뭇잎을 타고 강물을 떠내려갈 때, 이 중 한 마리가 강물에 뛰어들고자 결심했다면 나뭇잎 위엔 개구리가 몇 마리 남아 있을까?"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저자는 우리들에게 이런 재미있는 질문을 던진다. 대부분 사람들은 두 마리라고 답하지만 아니라는 것이다. 즉 나뭇잎 위엔 개구리 세 마리가 여전히 있다는 거다. 그 이유는 결심하는 것과 실제로 행동에 옮기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사진, 개구리 3마리)



사실 우리 모두는 살면서 결심을 수도 없이 많이 한다. 다이어트, 금연, 금주, 독서, 대청소 등등 말이다. 그럼에도 결과는 그리 되었는가? 맛있는 음식 앞에 다이어트 결심은 사라지고, 금연은 술자리에서 쉽게 무너지며, 독서 또한 책만 구입하고 책꽂이에 꽂아두기 일쑤였다. 나 또한 예외가 아니었음을 고백한다. 여러 차례 금연을 시도했지만 '오늘까지 피고 내일부터 정말로 끊자!'라고 쉽게 흥정했었다. 알고 있어도 실천하지 않으면 모르는 것과 같다. 이 단순함이 실상은 성공의 비결인 셈이다.


마침내 금연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실천하는 방법의 변경에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를 피했다. 대체로 이런 장소에선 흡연이 일상적이다. 특히 여럿이 함께 술자리를 가지면 더욱 심하다. 나의 지난 행동들을 곰곰이 되씹어본 결과 사람들과 어울리기 좋아하는 나의 태도가 가장 큰 문제였던 거다. 또 담배를 끊는 방법도 잘못됐음을 깨닫게 되었다. 담배를 피는 갯수를 서서히 줄여나가는 방법을 사용했는데, 이는 니코틴을 끊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담배를 끊어 달라는 아내와 어린 두 딸의 열화같은 응원을 등에 업고 금연의 첫 발을 내딛었다. 처음부터 내 주변에 있던 담배를 아예 없앤 후엔 전혀 담배 구매를 하지 않았다. 니코틴의 유혹이 나를 혼미하게 만들면 냉수를 마셨다. '정신 차리자'라는 나에 대한 경고였다. 처음 1주일은 정말 힘들었다. 물만 마시는 금붕어와 같았다. 이렇게 시작된 실천이 1주, 2주 계속 거듭되면서 스스로 약속한 결심은 더욱 공공해졌다. 특히, 귀가한 나를 맞이하는 두딸은 담배 냄새가 안 난다면서 매우 좋아했다. 3개월 정도 지나니까 니코틴의 유혹 또한 매우 약해졌음을 느낄 수 있었다. '담배로부터의 해방'을 부르짖고 일체 술자리를 갖지 않았던 6개월이 경과하자 이젠 비흡연자로 정착하고 있었다.


(사진, 아서의 차 구입)


다시 책 속 이야기로 들어가보자. 스토리2엔 운전기사 아서와 차주車主인 조너선 간에 나눈 대화가 나온다. 아서는 뽐내는 걸 좋아하는 취향이라 고등학생 시절 콜벳 컨버터블을 몰아는데, 아르바이트하며 모은 돈으로 할부계약을 한 후 매달 들어가는 할부금과 보험료 납부를 위해 계속 아르바이트를 할 수 없었다고 말하자 이를 듣던 조너선은 구입한 차의 용도가 순전히 여학생 환심을 사기 위한 것임을 눈치채고 자신은 고등학생 시절 아서 같은 친구들이 부러웠다고 말한다. 조너선은 10년 된 모리스 옥스퍼드를 겨우 구입해 이를 몰면서 공부에 전념했음을 밝힌다. 차라는 마시멜로를 금방 먹은 사람과 눈앞의 마시멜로를 먹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운전기사와 차주인의 관계로 현재 나타난 셈이다.


더 흥미로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조너선은 아서에게 한 번에 백만 달러를 받을지, 1달러부터 시작해서 30일 동안 매일 두 배씩을 받을지를 선택해보라고 하자 아서는 바보가 아닌 이상 당연히 백만 달러를 택하지 않겠냐는 반응이었다. 이처럼 아서는 마시멜로를 보면 여전히 참지 못하는 경향을 내보인다. 하지만 마시멜로를 참았다면 한 달 후 5억 달러 넘게 수입이 생겼을 것이다.


(사진, 아서의 선택)


책에 등장하는 여덟개의 스토리는 모두 재미있다. 리뷰글을 올리는 공간을 고려해 이만 줄이려 한다. 사실 한국경제신문에서 출간했던 마시멜로 이야기를 읽은 게 20년이 훌쩍 지난 듯하다. 주식투자로 우연히 알게된 신문기자가 책선물로 보내주었기에 책을 밤을 꼬박 새며 완독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당시 난 워런 버핏의 가치투자법에 심취해 있었던 탓에 '복리의 마법'에 크게 매료되어 있었다. 앞서 운전기사 아서와 차주인 조너선 간의 대화에 등장하는 1달러부터 시작해서 30일 동안 매일 두 배씩 돈을 받는 이야기는 이와 유사한 맥락이다. 성공적인 복리의 마법을 달성하려면 확정 수익률이 반드시 보장되어야 한다. 주식 시세는 살아서 움직이는 생물처럼 통상 등락이 반복되기에 비록 짧을지라도 우상향이 지속되는 경우는 흔치 않다. 과거 이런 경험을 했던 때는 IMF 회복 시기의 공모주 상장에서 맛보았다. 당시 상한가는 15% 상승이었다. 이 상한가 행진이 7일간 지속되면 시세는 2배가 되는데, 이를 '72법칙' 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난 6일 째 상한가 시세에서 안전하게 전량 매도했었다. 나에게 7일차 상한가는 '마시멜로'였던 셈이다.


이밖에도 거짓말을 하는 아들의 훈육을 위해 아버지는 자동차키를 아들에게 건네주고 걸어서 15킬로미터 거리의 집까지 걸어가는 스토리는 나의 과거 스파르타 식 훈육법이 잘못되었음을 느끼게 한다. 아버지는 아들의 거짓말에 대해 당장 면전에서 비난하는 마시멜로를 선택하지 않았다. 나도 이런 식으로 두 딸을 대했다면 딸들의 정신 건강이나 학업 성적에 훨씬 도움되었을 거라는 반성마저 든다. 칩십 중반을 넘긴 아버지를 여전히 두 딸은 어려워하고 있으니 말이다.



'하나를 참으면 둘을 준다'


조너선 페이선트라는 가상의 인물을 통해 들려주는 마시멜로 이야기는 실제로 진행되었던 '마시멜로 실험'을 목격했던 저자가 이를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우리들에게 들려준다. 그는 제록스사의 학습 시스템 부서에서 경력을 쌓았고 여러 나라에서 동기부여 강연자로 활동하면서 얻은 소중한 교훈들을 이 책에 담고 있다. 특히, 자기관리처세 분야에 관심을 가진 분들에게 자기계발의 고전으로 불리는 이 책의 일독을 강추하며 권한다.


#책추천 #자기계발 #자기관리처세 #마시멜로이야기 #호아킴데포사다 #성공학 #딥앤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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