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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다정함이 이긴다 - 사람 사이를 살아가는 오래된 지혜
김이섭 지음 / 믹스커피 / 2026년 6월
평점 :
"만일 돌들이 서로에게 기대지 않는다면 건물은 이내 허물어지고 말 것이다" 이 말은 고대 로마의 철학자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가 한 말입니다. 인생은 나 혼자 달리는 게 아닙니다. 서로 손을 맞잡고 함께 달리는 겁니다. 힘들 때 곁에서 힘이 되어준다면 1등이 될 수 있습니다. 아니, 1등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1등이든 꼴등이든 모두 존중받는 행복한 세상이라면, 그걸로 충분할 테니까요. - '지은이의 말' 중에서

책의 저자 김이섭은 연세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자르브뤼켄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독일의 헬무트 콜 수상의 방한 때 통역과 자문을 맡았으며, EBS에서 독일어 회화를 가르쳤고, 연세대학교와 명지대학교에서 문학과 문화, 소통을 주제로 강의했다.
총 다섯 개의 장으로 구성된 책은 우리는 어떻게 관계가 되는가(1장), 사람 사이의 오래된 지혜(2장), 사람 사일를 꿰뚫는 말들(3장), 사람 사이를 지탱하는 말들(4장), 사람 사는 세상의 오래된 말들(5장) 등 동서양을 아우르는 관계의 정석을 다룬다.
거짓된 삶을 강요하지 말라
인생을 살다 보면 따뜻한 시선과 따뜻한 말 한마디가 참으로 소중할 때가 있다. 사실 따뜻한 배려와 애정은 언제나 소중하다.
"따뜻한 시선과 따뜻한 말 한마디는 언제나 소중하다.
거짓된 삶은 무한경쟁을 부추기는 우리 시회의 어두운 그림자다"
언론을 통해 종종 보도되는 일처럼 청소년들에게 열등감을 부추기거나 좌절감을 안겨주는 사회는 바람직하지도 건강하지도 않다. 어쩌면 우리 사회가 사랑에 목마른 청소년들에게 진실한 삶이 아니라 거짓된 삶을 강요하고 있는 건 아닌지를 성찰해봐야 한다.
쌓은 건 평생, 무너지는 건 순간
검은콩과 흰콩을 섞는 건 한순간이지만 고르는 데는 한나절이 걸린다. 그러니 함부로 섞어서는 안 된다. 잘못도 저지르는 건 한순간이지만 바로잡는 데는 평생이 걸릴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함부로 행동해서는 안 된다. 행동하기 전에 신중하게 생각해야 후회가 없는 법이다. 지속적인 자기 성찰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쌓는 건 평생이고 무너지는 건 순간이다. 재물도 그렇고 명성도 그러하다. 물론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다. 내게 많은 영향을 끼쳤던 국내 굴지의 재벌 회장은 관계를 쌓는 건 땀 흘리며 힘들게 산에 오르는 것과 같지만 무너지는 건 일순간에 벌어지는 쉬운 일임을 항상 명심하라고 했다.
"콩을 심는 건 한순간이고 고르는 데는 한나절이다.
신뢰를 쌓는 건 평생이고 신뢰가 무너지는 건 순간이다"
좋은 말은 마음을 따뜻하게 만든다
말의 온도는 따뜻할수록 좋다. 마음의 온도가 말의 온도로 나타나는 거니까. 서로 격려하고 위로하는 말,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말, 서로에게 힘이 되는 말. 모두 따뜻한 말이다. 이처럼 따뜻한 말이 오가는 세상, 그곳이 바로 우리가 꿈꾸는 ‘소통의 골디락스’가 아닐까?
"커피 한 잔에도 말의 온도가 담긴다"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
금주부터 제주도에 장마 전선이 도달해 이후 전선이 북상해 전국에 많은 비를 뿌릴 거라는 기상예보가 있었다. 강하게 내리는 비는 산사태나 홍수를 동반해 우리들의 삶에 큰 피해를 끼친다. 과거 태풍으로 인해 주변이 온통 물바다로 변해서 아침 일찍 고덕지구 상일동 집에서 출발한 출근길이 오후 2시 넘어 겨우 회사에 도착했던 일이 떠오른다. 택시를 이용해 강변도로를 타고 출근하던 중 넘치는 강물 때문에 긴급히 운전사와 함께 택시에서 탈출해 강변도로 밖으로 피신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이날은 걸어서 천호대교를 지나 거의 걷다시피하며 강남역 인근 사무실에 출근했었다.
이같은 시련이 닥칠지라도 인간의 일상은 여전히 진행되고 또한 인간관계도 계속된다. 오히려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기만 하면 모든 건 이전보다 한 단계 더 발전하고 성숙해진다. 인간의 회복력은 생각보다 강하다. 그리고 회복된 관계는 훨씬 더 끈끈하고 단단해진다.
"비가 내린 뒤 땅이 굳어지듯이
삶은 시련을 겪은 뒤 더욱 단단해진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
농경 사회에서의 소 한 마리는 정말 큰 재산이다. 그런데, 외양간 관리가 허술해서 소를 도둑맞는다면 이처럼 허망한 일이 있겠는가. 소를 잃기 전에 튼튼하게 외양간을 고치는 게 최선이다. 잃은 다음에 이를 수리하는 일은 차선次善이다. 그런데, 소를 잃고도 외양간을 고치지 않는다면 이는 '최악'인 거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라는 속담이 있다. 적은 힘으로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 문제를 내버려두면 나중에 훨씬 더 많은 힘을 들이게 된다는 가르침을 담고 있다. 모든 일엔 사전 예방이 우선적이다. 유비무환有備無患이란 말도 그래서 있는 거다. 후회한들 아무 소용이 없으니 미리미리 '단디해라'(이는 울엄마가 늘 상 하시던 경상도 사투리)는 것이다.
"소를 잃고도 외양간을 고치지 않으면
더 큰 것을 잃게 된다"
혹시 소중하게 여기는 관계에 틈이 생겼다면 지금 당장 그 틈을 메우길 바란다. 그렇지 않으면 공든탑이 무너지듯이 애써 키운 우정을 하루아침에 잃어버릴지도 모르니 말이다. 늦어버린 후에 만시지탄晩時之歎이 무슨 소용 있으랴. 그 흔한 속담조차 마음에 품지 않고 있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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