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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일은 맡기는 것이 전부다 - 성과를 내는 리더가 반드시 알아야 할 ‘맡김’의 연금술
이바 마사야스 지음, 정혜원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6년 6월
평점 :
구성원의 야근을 줄여 주기 위해 자신이 밤늦게까지 일하고, 마감이 임박한 자료를 쉬는 날 집에서 혼자 다듬는다. 정신을 차려 보면 근무 환경 개선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건 리더인 자신뿐이다. 이것은 명백한 모순이다. - '시작하며' 중에서

이 책의 저자 이바 마사야스는 인재 교육 전문 기업인 라시사 랩의 대표이사로 비즈니스 역량 강화 트레이너이자 조직 관리 전문가다. 일본 리크루트 그룹에서 효과적인 '일 맡기기 기술'로 단기간에 성과를 내고 야근 없는 팀을 실현했으며, 관리직을 맡는 동안 입사 3년차 이하 퇴사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은 신기록까지 세운 인물이다.
결론부터 말하겠다. 당신을 쉼 없이 몰아붙이는 ‘진짜 범인’은 역설적이게도 근로 환경 개선의 ‘부작용’이다. 실무진은 야근이 줄어들고 편해졌을지 모르나 실적 압박을 느끼는 리더는 그만큼 부담이 커진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뭐가 잘된 된 건지 제대로된 권한 위임(이양)을 배워 보자.
총 다섯 개 장으로 구성된 책은 리더의 '고정관념'이 팀의 발목을 잡는다(제1장),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판을 짜라(제2장), 일의 주도성을 높이는 7가지 요소(제3장), 상황에 따라 제대로 맡기는 법(제4장), 맡긴 뒤 더 큰 성장으로 이끈다(제5장) 등을 통해 리더인 당신의 부담을 덜어 내고 팀의 잠재력을 깨우는 든든한 가이드를 만나게 된다.
리더의 '고정관념'
많은 리더들은 자기자신이 팀원(구성원)보다 우수하다는 '고정관념'을 지니고 있다. 이 잘못된 선입견이 일이 엄청 많은 리더와 상대적으로 일이 별로 없는 팀원이라는 경계선을 만들어낸다. 사실 이는 매우 어리석은 생각인 셈이다. 아직 여전히 적용되고 있는 연공서열 때문에 능력이 부족함에도 리더가 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최악의 결과가 나타날 수도 있는 것이다. 리더가 아무리 전지전능해도 모든 일을 혼자서 처리할 순 없다.
눈앞의 사과 100개를 얼마나 빨리 깎는지 겨루는 대회에 참가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제한 시간은 단 1분. 규칙은 따로 없다. 설마 혼자서 깎는 바보는 없을 것이다. 관객 중에서 스무 명 정도를 즉석 모집해 함께 깎는 것이 현재로선 가장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 그렇다. ‘타인의 힘을 빌려 성과를 극대화하는 것’, 이것이 리더에게 필요한 자질이기 때문이다. 진정 벗겨야 할 것은 ‘사과 껍질’이 아니라 팀이 성장할 가능성을 가로막는 ‘사고의 껍데기’인 거다.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판
리더라면 팀원에게 일을 맡길 줄 알아야 한다. 일을 맡겼는데 실수하면 어쩌지란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것이다. 모든 일의 결과에 대한 책임은 리더가 짊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맡기는 것도 기술이다. 먼저 사전 준비가 중요하다. 뭐든 그렇듯 잘 준비만 하면 안심하고 팀원들에게 일을 맡길 수 있다. 이를 위해 저자는 3가지를 준비하라고 제시한다.
1. 마음 다잡기~ 맡기기 위한 방침 수립
2. 관계 다지기~ 성장 시나리오를 구상
3. 환경 만들기~ 업무 과부하 해소
‘맡기기 방침’을 수립하는 것은 ‘기회가 주어지면 사람은 변한다’고 믿는 일이다. 유통 대기업을 맡아 잇따라 정상 궤도로 올린 유명한 경영자 오쿠보 쓰네오의 일화가 눈길을 끈다. 그는 매출이 저조한 매장의 점장을 앞에 두고 질타도 격려도 없이 조용히 말했다. “열심히 하고 있군요.”
이후 그는 별다른 지시 없이 그저 기다렸다. 취재진이 “어떻게 이렇게까지 기다릴 수 있습니까?”라고 질문하자, 그의 대답이 걸작이다. “정답은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사람을 믿습니다. 그래서 변할 때까지 기다립니다. 사람은 반드시 변합니다. 성공도 실패도 모두 성장의 기회니까요.”
이처럼 부하 직원이 리더에게서 ‘신뢰받는다’고 강하게 느끼는 순간은 바로 ‘업무가 맡겨졌을 때’라고 한다.
여기서 나의 지난 경력을 되돌아 본다. 한 증권회사에서 인수영업을 이끌고 있을 때 영업의 극대화를 고민하면서 책 속에 여러 사례들을 살펴보았다. 의외로 가까운 곳에서 답을 찾았다. 내가 늘 밑줄 긋고 공부했던 경영학 교재에서 만난 '권한 이양移讓'이었다. 아무리 출중한 능력을 지녔다해도 부서장 혼자서 영업을 뛰면 한계에 봉착한다. 난 부서 회의에서 나의 방침을 전격 발표하고 여직원을 제외한 전 부서원을 2인 1개조로 5팀을 만들어 서로 겹치지 않도록 영업 대상 지역을 분할해서 전담시켰다. 난 이를 '세그멘테이션'이라 명명했다.
사실 당시 내가 근무하던 증권회사는 업계에서 10위 권밖에 위치하고 있었다. 하지만 경력직으로 현대 그룹에서 이직한 내가 맡은 인수영업(IPO)은 나중에 업계 1, 2위를 다투었다. 모든 팀원들에게 승진을 보장하고 영업 실적에 상당하는 인사고과의 반영을 약속했다. 매월 마지막 영업이 종료하면 미리 정해 둔 음식점에서 회식을 하며 영업 성과를 발표하고 실적이 우수한 팀에 금일봉을 지급하곤 했다. 물론 처음엔 업계 하위 수준의 영업 실적이었지만 이 전략을 적용한 이후부터 서서히 성과가 상승하자 팀원들 모두가 '할 수 있다'는 긍정 에너지에 물들고, 이후 업계에서 겁을 먹을 정도로 놀라운 성장세를 보였다.
일의 주도성 높이기
내가 직장인으로 사회생활을 할 때 회사의 리더들은 '주인의식'을 가지라는 조언을 자주했다. 그도 그럴 것이 사람의 능력은 자율성과 주도성이 보장될 때 가장 뛰어난 성과를 보였기 때문이리라. 특히, 은행원에서 현대 그룹으로 자리를 옮겼을 때 이 말을 자주 들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갑자기 중동 건설 붐을 타고 조직이 비대해진 현대는 조직 관리가 밑바닥까지 미치지 않는 안타까움이 있어서일 것이다.
책의 저자 또한 조직 구성원들에게 업무를 맡긴다고 해서 다 잘된다는 보장이 없음을 지적한다. 일을 맡겼음에도 구성원들이 뜻한대로 움직여 주지 않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저 '최선을 다했다'는 말에 그치고 그 성과가 미흡한 경우가 많은 게 사실이다. 그래서 책은 주도성을 높이는 원칙을 제시한다.
즉 이는 정보 공개, 명확한 목표와 역할, 심리적 안전감, 자기결정감, 돌아보기, 의의(중요성), 권한 명확화 등 일곱 가지 원칙을 말한다. 그렇다고 시험공부 준비하듯 이를 달달 외울 필요까진 없다. 왜냐하면 이 원칙은 누구나 쉽게 실천할 수 있기 때문이다.(사진, 7가지 원칙)


리더십 전문가 켄 블랜차드는 그의 저서 <권한 부여는 1분 이상 걸린다>에서 "정보 공개가 위험하다고 생각한다면 권한 부여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구성원 자신도 운영에 참여하는 주체란 인식이 생겨야 자발적으로 움직이는 인재로 성장한다. 따라서 맡기기 전에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첫단추를 잘못 끼면 결국 옷을 다시 입어야 한다. 마찬가지다. 목표가 명확하지 않으면 이와 유사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으므로 명확한 목표는 주도성을 높이는 철칙이다. 또 압박이 지나치면 긍지에 몰려 부정이나 날조 같은 부정행위를 저지를 수 있으므로 심리적 안정감을 구축해줘야 한다. 다음으로 리더는 구성원들에게 보상이라는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

맡기면 사람은 성장한다는 것도 그냥 이뤄지는 게 아니다. 성장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 이는 '돌아보기'를 게을리한 탓이다. 교육 심리학자 데이비드 콜브는 '경험 학습 이론'을 제시했다. 이는 '경험하기 - 돌아보기 - 학습하기 - 적용하기'라는 4단계를 반복해야 비로소 그 배움을 자기 것으로 만든다는 유명한 이론이다.
답을 가르쳐주기 보다 스스로 생각하게 하기
업무를 맡기다 보면 크고 작은 문제에 직면할 때가 많다. 이럴 때는 리더가 '해결책'을 제시하기보다 '스스로 생각'하게 만드는 편이 좋다. 이때 'GROW 모델'이라는 코칭 기법이 유용하다. 이는 구성원의 '자기결정감'을 확보해 주도성을 높일 수 있다.(사진, GROW 모델)

많은 리더들이 좌절하는 단계
일을 맡긴 후 후속 지원을 잊으면 안 된다. 리더들은 이 부분을 많이 고민한다. 일일이 참견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방임할 수도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구성원의 보고를 그대로 믿다고 위험한 상황을 맞게되는 경우도 생긴다. 리더는 꼭 해야 하는 후속 지원에도 엄연히 원칙이 있다.
맡긴 게 아니라 그냥 내버려둔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진행 상황을 확인(정가 보고, 정보 수집 등)하고 성장을 촉진하는 피드백을 통해 구성원의 더 큰 성장을 이끌어야 한다. 절대 방임하면 인 된다. 아무리 바빠도 중요한 사항을 확인하는 데 소홀해지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맡기는 것은 떠넘기는 게 아니라 큰 용기다
아랫사람에게 업무를 맡긴다는 것은 리더에게는 큰 용기다. ‘내가 하는 게 더 빠르다’는 생각을 계속 고집한다면 구성원은 성장하지 못하고, 나아가 팀도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없다. 비록 작은 한 걸음일지라도 용기 있게 ‘맡기는’ 쪽으로 걸음을 내디딘 리더는 마침내 직접 움직이지 않아도 성과가 나타나는 조직의 리더가 되어 있을 것이다. 나는 실제로 이런 일을 경험했기에 권한 위임을 적극 찬성하는 쪽이다. 성과를 올리기 위해 고민하는 경영자들에게 책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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