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동화는 어른을 위한 것 2 - 지친 영혼을 위한 동심 처방 ㅣ 어쩌면 동화는 어른을 위한 것 2
이서희 지음 / 리텍콘텐츠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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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는 아이의 책장에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오히려 어떤 동화는 어른이 된 뒤에만 들리는 다른 목소리로 말을 걸어옵니다. 상처 입은 사람에게는 성숙한 위로를, 오래 참아온 사람에게는 도전할 용기를 전합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책의 저자 이서희는 어른이 되고 나서 우연히 동화 <파랑새>를 다시 읽었다. '반짝이는 행복은 사실 아주 가까이에 있다'는 이 한 줄의 문장으로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대기업, 예술 큐레이터, 문화 콘텐츠 기획 등 다양한 사회 분야에서 활동하였으며, 대학 및 대학원에서 미학을 공부하였다. <방구석 뮤지컬>, <방구석 오페라>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총 다섯 개 파트로 구성된 책은 함께할 때에야 빛나는 것(파트1), 진심의 아름다움(파트2), 상상을 뻗어 자유로운 세계로(파트3), 내 심장으로 마주하는 모험(파트4), 우리의 성장을 닮은 이야기(파트5) 등을 통해 누군가의 다정한 문장이 필요한 날에 조용히 펼쳐볼 수 있도록 만든다.


함께할 때야 빛나는 것


함께할 때 비로소 빛나는 것들이 있다. 동화는 우리에게 잠들어 있는 소중한 마음들을 깨워줄 수 있는데, 상냥한 마음이 깃든 동화 속 사람들의 모습에서 우리의 우정과 사랑을 되새길 수 있다. 영국 빅토리아 여왕 시대에 가장 성공한 극작가 오스카 와일드의 단편 동화인 <행복한 왕자>는 조각상인 왕자와 철새인 제비를 통해 삶의 진정한 가치와 행복에 관해 고민하게끔 만든다.


도시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기둥 위에 행복한 왕자의 조각상이 있었다. 두 눈은 사파이어로 반짝였고, 몸은 순금으로 감쌌으며, 손에 쥔 칼엔 루비가 박혀있었다. 이 왕자 조각상은 도시의 중심에서 아름다움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존재였지만 서 있는 것 자체가 힘들었다. 왜냐하면 가난해서 힘겹게 살아가는 모습 또한 매일 지켜봐야 했기 때문이다.


어느 날, 철새인 제비가 이집트로 향하던 중 왕자 조각상이 있는 이 도시로 날아왔다. 밤이 되자 제비는 휴식을 취할 겸 왕자의 다리 밑에 잠시 내려앉았는데, 물방울이 뚝뚝 떨어졌다. 이에 비가 오나 싶어서 올려다보니 실은 왕자의 눈물이었다. 이렇게 시작된 인연은 왕자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왕자는 풍요롭고 행복하게 살다가 죽어선 동상으로 세워졌다. 과거 궁전에서 살 적엔 미처 몰랐던 것들을 목격하면서 세상의 비참하고 안타까운 현실을 모두 마주할 수 있었다. 이에 왕자는 가난하고 힘들게 살아가는 백성들을 돕고 싶었다. 하지만 움직일 수 없는 몸인지라 그렇게 할 수 없어서 매일 밤 눈물을 흘렸던 거다.


왕자는 제비에게 부탁한다. 자신의 몸에 부착된 보석들을 가난한 이들에게 전해달라고 말이다. 이같은 헌신적인 사랑을 결코 외면할 수 없었던 제비는 하루는 지친 재봉사에게 칼에 박혀있던 루비를, 또 다른 날은 가난한 청년 작가에게 한쪽 눈인 사파이어를 각각 전해주었다. 이처럼 보석을 뜯어야만 하는 게 마음 아팠지만 왕자의 소원을 성실히 수행했다. 한쪽 남은 사파이어는 성냥팔이 소녀에게, 몸을 덮고 있던 금박을 떼어내 도움이 절실한 이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도움을 받은 모든 이들은 생기를 얻었지만, 왕자 조각상은 점점 빛을 잃어갔다. 금박 피부와 두 눈을 모두 잃은 왕자는 제비에게 감사를 표하며 이제 이집트로 날아가라고 말한다.


하지만 제비는 왕자를 두고 떠날 수 없었다. 그를 사랑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착한 제비는 왕자의 눈이 되어 이 도시가 돌아가는 모습을 이야기해 준다. 드디어 겨울이 찾아와 눈과 서리가 내리자 제비는 이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왕자의 발치에서 죽음을 맞는다. 바로 그 순간, 왕자의 심장도 반으로 갈라진다. 도시인들은 아름다움을 모두 잃은 왕자 동상을 철거하기로 결정한다. 불에도 녹지 않는 왕자의 심장과 제비의 사체는 쓰레기장에 버려진다. 한편, 신은 천사에게 명하여 '지상에서 가장 소중한 두 가지'를 가져오라고 한다. 천사는 행복한 왕자와 착한 제비의 사연을 알게되어 이를 천국으로 가져간다.



이 아름다운 사랑을 담은 동화는 물질의 가치에 대해 우리들에게 화두를 던진다. 오늘날 겉모습에만 집중하는 현대인들에게 진정한 사랑과 행복은 무엇인지를 고민하게 만든다. 어려운 처지의 사람들에게 실천적인 사랑을 아낌없이 베푸는 왕자와 제비처럼 우리들은 과연 이런 사랑을 할 수 있을까요?


진심의 아름다움


동화는 진심이 지닌 힘을 보여준다. 영국 태생의 작가 프랜시스 호지슨 버넷이 쓴 <소공녀>(1888년)는 '희망'이란 막연한 위로가 아니라 오늘의 태도를 끝까지 지켜내는 사람에게 남는 단단함이라고 말해 준다. 이 작품의 줄거리를 소개해 본다.


여주인공 세라는 일찍 어머니를 여의고 홀아버지의 사람 속에서 자라고 있었다. 기숙학교 '민친 어린 숙녀 학교'는 세라의 아버지가 대령 출신이라 세라를 특별 우대 학생으로 대우해준다. 아이들은 예쁜 얼굴에다 화려한 옷을 입은 세라를 험담했다. 학교 대표였던 라비니아도 세라에게 큰 질투를 느낀다. 하지만 세라는 많은 학생들에게 따뜻하고 친절하게 베풀었다.


세라 아버지는 다이아몬드 광산에 투자해 곧 큰돈을 벌게 될거란 소식을 전했다. 이후에 아버지의 변호사 배로 씨로부터 세라의 아버지가 광산에 속아 벼락 거지가 된 후, 악성 말라리아로 사망했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받게 된다. 이 소식으로 인해 학교장의 태도는 급변해 생일 파티를 중단하고 심지어 생일 선물까지 빼앗는다. 그리고 세라를 다락방으로 보낸다.


세라는 다락방에서 쥐들과 함께 지내고, 몸종 마리에트는 기숙학교를 떠나게 되었다. 세라는 학생이 아니라 어린아이들 보살피고 프랑스어를 가르치며 생계를 이어갔다. 이제 많은 학생들이 세라를 하녀처럼 대했지만 부엌데기 베티, 착한 어먼가드, 어린 로티 거분에 세라는 고난을 이겨낸다.


옆집으로 인도 신사 캐리스포드 씨가 이사와서 다이아몬드 광산으로 재산을 잃었다가 되찾았다는 얘기와 함께 친구가 남긴 엄청난 재산을 돌려줘야 할 사람을 찾고 있다고 했다. 그는 세라 아버지의 친구로, 재산 상속자인 세라를 찾고 있었던 거다. 세라가 큰 재산을 되찾자 교장은 다시 학생으로서 최고 대우를 약속한다. 하지만 세라는 이를 거절하고 소중한 친구들과도 눈물의 작별을 고한다, 


어떤 일이 일어나도 한 가지는 달라지지 않아. 누더기 같은 옷을 입고도 공주가 되려면 마음으로부터 공주가 되면 돼.



희망을 잃지 않는 사람의 내면은 아름답고 단단하다. 그 단단함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타인을 돕는 태도로 이어지며 주변 사람들에게 영감이 된다. 오늘 누군가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건네보는 건 어떨까요? 선택들이 모여 현실을 이겨내는 희망이 되고 내일을 향한 길이 되어줄 테니까.


삶의 파도가 거칠지라도 지켜야 할 가치


이밖에도 책은 상상을 뻗어 지유로운 세계로, 내 심장으로 마주하는 모험, 우리의 성장을 담은 이야기 등으로 이어진다. 동화가 우리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진짜'라는 것은 낡을지언정 결코 사라지지 않는 형태이며, '용기'란 겁나더라도 한 걸음 내딛는 선택이고, '성장'은 한 번의 거창한 결심보다 사소한 순간에 있다는 사실이다. 가슴을 따뜻하게 데워주고 나에게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는 그런 힐링을 경험하고 싶은 모든 분들에게 책의 일독을 권한다.



#에세이 #명상 #명언 #심리치유 #어쩌면동화는어른을 위한것2 #이서희 #리텍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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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적 피벗 - AI 시대, 개인과 기업의 생존 공식을 바꾸는 법
최연성 지음 / 터닝페이지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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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카메라 앞에서 한 중년의 남성이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22년간 리먼에서 일한 채권 트레이더였다. 그날 건물을 나선 수천 명이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었다. 그들 중 상당수는 특정 금융 상품, 특정 시스템, 특정 회사에 최적화된 전문성을 20년 넘게 쌓아온 사람들이었다. 안타깝게도 그들의 전문성은 리먼이라는 맥락 안에서만 의미가 있었다. 맥락이 사라지자 20년간 쌓아온 전문성도 함께 증발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책의 저자 최연성은 AI 시대 커리어 전략과 조직 혁신 분야의 전문가로 20여 년간 네슬레, 보잉, 아마존, 액센츄어 등 다수 기업에서 조직을 새롭게 세우고, 비즈니스 모델을 재설계한 현장형 전략가다. 현재는 호주를 기반으로 한 글로벌 대기업의 국제 및 이커머스 사업부 프로덕트 아키텍처 혁신을 총괄하고 있다.

총 4부로 구성된 책은 피벗이란 무엇인가?(1부), 나는 어떻게 피벗할 것인가(2부), 기업은 어떻게 피벗할 것인가?(3부), 시대 흐름에 맞게 피벗하기(4부) 등을 통해 피벗은 더 나은 버전으로 진화하는 여정의 출발이므로 이제 우리들은 어디에 축을 두고 어디로 몸을 돌릴지 고민해볼 시간임을 강조한다.

책을 일기에 앞서 먼저 피벗의 개념을 이해하도록 하자. 피벗은 자신의 중심축, 즉 핵심 역량은 땅에 단단히 박아두고, 몸의 방향을 유연하게 바꾸는 일이다. 축이 없으면 흔들리고, 움직이지 않으면 막힌다. 모든 것을 버리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거나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쌓아온 것 위에 새로운 층을 더하는 것, 자신이 가진 것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과정이다.

초침형 인재 vs 시침형 인재

초침형 인재는 ‘주어진 문제를 잘 푸는 것’에 집중하지만 그 가치에는 명확한 한계가 있다. 그들은 누군가가 정해놓은 게임의 규칙 안에서 뛸 뿐, 게임 자체를 바꾸지는 못한다. 반면에 시침형 인재는 다르다. 그들은 ‘어떤 문제를 풀어야 하는지’를 정의한다. '이 보고서가 정말 필요한가? 우리가 해결하려는 진짜 문제는 무엇인가? 다른 접근법은 없는가? 등 이런 질문을 던진다. 때론 기존의 방식을 완전히 뒤집는 제안을 하며, 게임의 규칙 자체를 바꾼다.

한국 사회에선 시침형 인재가 드물다. 우리의 교육 시스템이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주어진 문제를 정확하고 빠르게 푸는 훈련을 받도록 되어 있어서다. 수능시험도 정해진 시간 안에 정해진 유형의 문제를 푸는 능력을 측정한다. 창의적인 답, 다른 접근법, 새로운 질문은 점수에 반영되지 않는다.

이후 직장에 취직해서도 마찬가지다. 신입사원 연수 때 '시키는 일을 잘하라'라고 배운다. 선배가 하라는 대로 묻지 말고 실행하고, 절대로 튀지 말라고 가르친다. 이런 환경에서 10년, 20년을 보내면 시침형 사고방식은 퇴화한다.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는 데엔 능숙하지만 어떤 문제를 풀어야 하는지 정의하는 능력은 잃어버린다.

한편 시침형 사고방식은 타고나는 게 아니다. 학습할 수 있다. 그 핵심엔 '전략적 피벗'이 있다. 축을 고정한 채 방향을 바꾸는 피벗처럼 핵심 가치나 역량은 유지하면서 이를 적용하는 분야나 방식(방향)을 바꾸는 것이다. 축이 없으면 방황이고, 축만 있고 방향을 바꾸지 않으면 정체다. 전략적 피벗은 이 둘 사이의 균형이다.

초침형 인재에서 시침형 인재로 전환하는 첫째 단계는 자신만의 축을 발견하는 것이다. 본인이 진정으로 잘하는 것, 본인만의 관점, 본인이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 고유한 가치, 이것이 명확해지면 그 축을 중심으로 다양한 방향을 탐색할 수 있다.

피벗 로드맵 그려보기  

직장인들에게 일요일 저녁은 잔인한 시간이다.주말 내내 미뤄두었던 현실이 슬금슬금 다가온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국 직장인의 80% 이상이 일요일 저녁 우울감을 느낀다고 응답한다. “다들 그렇게 사는 거지 뭐”, “어른이 되면 원래 이런 거야” 하고 자조적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피벗의 관점에서 볼 때, 이 만성적인 우울감은 단순한 감정의 기복이 아니다. 그것은 당신이라는 기업, 즉 ‘나 주식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이 고장 났음을 알리는 요란한 경고음이다. 자동차의 엔진 경고등이 커졌는데 '원래 가끔 켜지는 거야'라며 무시하고 달리면 어떻게 되는가? 결국 고속도로 한복판에서 멈춰 선다. 월요병도 마찬가지다. 무시하고 버티면 번아웃, 우울증, 심지어 신체적 질병으로 이어진다.

기업이 위기에 처했을 때 경영자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은 감정적인 호소가 아니라 냉철한 '실사'다. 재무제표를 뜯어보고, 현금 흐름이 막힌 곳을 찾고, 경쟁력을 잃은 사업부를 도려낸다. 구조조정이 필요하면 단행하고, 신사업이 필요하면 투자한다. 즉 감정이 아니라 데이터로 판단하고, 직관이 아니라 분석으로 결정한다.

그런데, 왜 우리들은 나의 인생이라는 기업이 위기에 처했음에도 CEO처럼 분석하지 않고 지친 직원처럼 한탄만 하고 있는가? "힘들다", "지겹다", "그만두고 싶다"는 푸념은 경영 보고서가 아니다. 본인에게 필요한 것은 냉정한 진단과 구체적인 전략이다.

피벗 로드맵의 첫 단계는 막연한 불안감을 구체적인 데이터로 전환하는 '정밀 진단'에서 시작된다. 우리에게는 더 정교한 진단 프레임워크가 필요하다. 저자는 '자산 건전성 평가'를 개인에게 적용해 볼 것을 권한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이 잔인한 질문을 해보라고 말이다. "만약 오늘 내가 내 인생이라는 기업을 인수하려는 사모펀드의 투자자라면 나는 나를 매수할 것인가?"

만약 본인의 자산 대부분이 '체력', '순종', '회사 내부 시스템에 대한 지식' 같은 감가상각 자산이라면 지금이 바로 위기 상태다. 매년 본인의 시장 가치는 하락 중이다. 반면 자산 대부분이 '문제 해결 통찰', '업계 네트워크', '융합 능력' 같은 증식 자산이라면 시간이 지날수록 본인의 가치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진단 단계에서 확인해야 할 또 하나의 핵심 지표는 '성장의 기울기'다. 이에 저자는 '성장 vs 부패 테스트'를 제안한다. 지난 6개월을 되돌아보고 아래와 같은 3가지 질문에 대해 솔직하게 답해 보라고 한다.

첫째, 지난 6개월 동안 이력서에 한 줄로 적을 수 있는 새로운 성취나 프로젝트가 있었는가?

둘째, 지난 6개월 동안 업무를 수행하며 "어렵다, 모르겠다"고 느끼고 치열하게 공부해야 했던 순간이 있었는가?

셋째, 지난 6개월 동안 회사의 간판을 떼고도 나를 동료나 전문가로 인정해 줄 새로운 사람을 3명 이상 만났는가?

만약 위 질문들에 모두 "아니요"라고 답했다면 자신의 커리어는 지금 '부패'하는 중이다. 아무리 고연봉이고 회사가 안정적이라 할지라도 본인은 '좀비' 상태다. 겉으론 살아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론 서서히 죽어가고 있는 거다. 우리들은 종종 편안함을 안정감으로 착각한다. 매일 아침 같은 시간에 출근, 같은 자리에서 같은 종류의 일을 처리한다면 스트레스는 적고 예측 가능성은 높을 것이다. 피벗의 관점에서 본다면 이런 상태는 '지적 사망'의 징후다.

진단이 끝났다면 이젠 계획을 세울 차례다. 이 대목에서 많은 이들이 치명적인 실수를 한다. '실패하지 않는 완벽한 계획'을 세우려 한다는 것이다. 사실 불확실한 피벗의 세계에서 '정답'은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가설'만 있을 뿐이다. 그리고 이 가설은 검증되어야 한다.

유튜브의 탄생 이야기는 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2005년 페이팔 출신의 채드 헐리, 스티브 첸, 자베드 카림 등 세 청년이 새로운 사업인 '비디오 데이팅 사이트'를 구상하고 있었다. 당시 온라인 데이팅은 텍스와 사진 기반이었다. 이에 이들은 "영상으로 자신을 소개하면 더 매력적이지 않을까? 사진은 조작할 수 있지만, 영상은 진짜 모습을 보여주니까"란 생각을 했다.

논리적으로 완벽해 보이는 가설이었다. 그들은 사이트를 만들고 슬로건을 정했다. " Tune In Hook Up" 사람들이 매력적인 영상을 올리고, 다른 사람들이 영상을 보며 데이트 상대를 찾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완벽한 계획이었지만 결과는 참혹했다. 아무도 영상을 올리지 않았다. 이들의 가설인 '사람들은 데이팅을 위해 자신의 영상을 올리고 싶어 할 것이다"가 틀렸던 것이다.

이에 이들은 데이팅이란 목적을 강요하는 대신에 사이트를 열어두고 사람들이 무엇을 올리는지 관찰하기 시작했다. 배우기 위한 계획으로 전환한 것이다. 그러자 흥미로운 일이 벌어졌다. 사람들이 자신의 고양이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다. 가족 휴가 영상, 아이의 첫 걸음마 영상, 친구들의 바보 같은 장기자랑 영상 등 데이팅과는 전혀 무관한 일상의 조각들을 올렸다. 그냥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고 싶어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데이팅이란 목적을 과감히 버리고 '비디오 공유 플랫폼'으로 피벗했다. 슬로건도 "Broadcast Yourself"로 바꾸었다. 2005년 4월에 첫 번째 영상이 올라왔다. 자베드 카림이 샌디에이고 동물원 코끼리 앞에서 찍은 19초짜리 영상이었다. 2006년 10월, 구글은 유튜브를 16억 5천만 달러에 인수했다.

같은 필름 회사인데 코닥은 망하고 후지필름은 살아남았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디지털 카메라의 등장으로 필름 시장은 사망 선고를 받았다. 정작 세계 최초로 디지털 카메라를 개발했음에도 코닥은 '우리는 필름 회사다'란 정체성을 고수했다. 결국 2012년 코닥은 파산 신청을 했다. 반면에 후지필름은 변신을 시도했다. 자신들이 가장 잘하는 것을 발견, 여기에 주력했다. 필름의 주원료인 콜라겐을 다루는 기술을 살려 '콜라겐과 항산화와 나노 기술'을 다루는 기업으로 회사를 재정의했다. 화장품 브랜드 '아스타리프트'까지 탄생시켰다.  

로드맵의 과정

1단계(강점의 해체)~ 가진 기술을 아주 잘게 쪼개보라
2단계(맥락의 이동)~ 해체된 기술이 가장 비싸게 팔릴 수 있는 시장


전략적 끈기로 피벗하라

이밖에도 책은 피벗의 성공과 실패 사례 알아보기, 기업 피벗의 유형 살펴보기, 피벗을 위한 마인드셋 등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참고로 나는 현재 중소업체의 경영고문으로 재능기부 활동을 하고 있어서 이 책에 밑줄을 정말 많이 그었을 정도로 배울 내용들이 많았다. 평생 한 직장에서 장기 근무하던 게 자랑이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무조건 버티는 '수동적 인내'에서 벗어나 자신의 목표 달성을 위해 '전략적 끈기'로 피벗해야 한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경제경영 여건 때문에 생존에 관해 고민하는 경영인, 직장인, 그리고 일반 개인 모두에게 책의 일독을 권한다. 
   
#경제경영 #경영전략 #전략적피벗 #최연성 #터닝페이지 #피벗로드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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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대 꼴등이 의대에서 1등 하는 방법 - 모든 성공에는 하나의 공통 공식이 있다, 마지노선
에그킹 지음 / 미다스북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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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시작에서는 다들 궁금해할 만한 '의대에서 1등 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그 뒤에는 한 문제아가 살아왔던 소설 같은 인생이 그려진다. 지방대 꼴등이 어떻게 난다 긴다 하는 수재들만 모아둔 의대에서 공부만으로 정상에 오를 수 있었는지. - '들어가며' 중에서



책의 저자 에그킹은 지방대에서 유급 직전의 성적을 받던 문제아에서 출발해, 전국 상위권 약대를 졸업하고 서울 대형병원에서 약사로 근무했다. 이후 국립대 의과대학에 진학해 120명 중 전체 차석으로 졸업하며, 의사와 약사 복수 면허를 취득했다.


총 5개 파트로 구성된 책은 마지노선 성공 공식의 이해(파트1), 마지노선 성공 공식의 자가(파트2), 마지노선 성공 공식의 활용(파트3), 마지노선 성공 공식의 효과(파트4), 마지노선 성공 공식의 완성(파트5) 등을 통해 저자를 성공으로 이끈 마지노선 공부법을 소개한다.


마지노선이란 개념부터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는 군사용어로 제1차 세계대전 때 프랑스가 독일과의 전쟁을 대비해 국경에 대규모 방어 진지를 구축했다. 이 요새가 바로 '마지노선'인데, 이를 주장한 인물 앙드레 마지노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오늘날 일상에서도 이 용어를 자주 언급하는 편인데, 일정관리에 있어서 최대한 늦출 수 있는 저지선을 가리킨다.


그렇다면 저자의 마지노선 공부법은 이와 연관이 있을까? 궁금해진다. 이제 책의 내용 속으로 들어가 보자.


마지노선 공부법


저자가 제시하는 마지노선 공부법이란 시험을 치르기 전까지 반복해서 책을 읽는 회수回數를 가르킨다. 즉 성적은 공부 량에 따라 결정되므로 원하는 시험의 성공을 위해서 최소한 요구되는 회독수를 말한다. 시험 공부를 해본 사람들은 누구나 공통적으로 느끼는 것으로 소위 '한번 더 읽었다면 성적이 달라졌을텐데'라는 그런 개념으로 보인다.


나의 대학시절 중간/기말 시험을 준비했던 기억을 떠올려본다. 사실 공부는 평소에 꾸준히 해야 하는 것임을 밝힘과 동시에 시험 준비를 위한 공부법은 별도로 준비돼야 한다고 믿는다. 평소 공부를 하다 보면 유독 헷갈리거나 이해가 쉽게 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이는 반드시 반복 학습을 통해 자신의 지식으로 습득해야 한다.


시험 일정이 다가오면 해당 과목의 출제 범위를 교수님께서 미리 알려주므로 이 부분을 몇 차례 읽고 나면 대충 어떤 문제가 출제될지 감이 잡힌다. 그러면 나는 예상 문제를 출제하고 이를 답안지에 적는 공부를 반복했다. 물론 내가 찍은 주관식 문제가 시험에 출제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미 출제 범위의 내용을 수차례 공부했기에 마음이 든든하다. 참고로 적중률은 거의 90% 이상이었다.


그런데, 마지노선이란 개념은 누구나 다 가진 것으로 실상은 각자의 마음 안에 내재되어 있다. 예를 들어 시험을 앞둔 학생들이 친구들과 어울려 실컷 놀다가 이젠 공부해야지라고 맘 먹는 때나 회사원이 상사로부터 지시받은 보고서 제출 시한이 다가오면 만사 모두 제쳐놓고 그 일에 매달리는 때가 바로 그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내재된 마지노선을 끌어올리는 것을 의미한다. 마음만 먹고 이를 실행하지 않는 것은 '생각만 하고 마는 것'과 비슷할 것이다.


책의 저자는 자신의 마지노선은 3회독임을 밝히고 있다. 이는 개개인의 적성, 취향, 능력에 따라 제각각 다르겠지만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한번보다는 두번, 두번보다는 그 이상이 더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만큼 공부에 집중해서 노력한 시간이 길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는 공부해야 할 내용을 재독再讀, 즉 두 차례 정독하는 걸 목표로 삼았다. 이는 예습이 아닌 복습 차원이었다.(사진, 21&23)




'인생은 시험의 연속이다'란 말처럼, 우리는 수많은 선택의 순간들을 접한다. 그 선택은 시험에만 그치는 게 아니라 앞으로 닥칠 인생의 중대한 갈림길이 될 것이다. 뭐든 그렇겠지만 첫 스타트가 매우 중요하다. 난 중학교에 입학해서 처음으로 치르는 중간 시험에 모든 역량을 집중했다. 이는 밥상머리 교육으로 아버지께서 늘 하시던 말씀이었다. 장학생으로 신설 중학교에 입학한 만큼 실망시키지 않아야 한다는 가르침이기도 했다. 첫 시험에서 전교 1등을 차지한 후 1등이란 성적은 나의 마지노선이 되었고 졸업할 때까지 그 위치를 남에게 한번도 빼앗기지 않았다.


이제 마지노선 끌어올리기란 무엇인지 살펴보자. 빌 게이츠, 마크 저커버그, 스티브 잡스 등의 마지노선은 어디쯤일까? 이들 중 누군가는 대학교를 중퇴했다. 왜 그랬을까? 그의 마지노선은 '좋은 회사에 취직하는 삶'이 아니라 '세상을 바꿀 만한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삶'이었기 때문이다. 마지노선이란 이처럼 인생에 미치는 거대한 영향력인 것이다.


중고등학교를 겨우 마치고 지방 소재 대학생이 된 그는 여전히 정신을 못차리고 술이 떡이 되어 친구 등에 업혀 겨우 집에 귀가하는 그런 삶을 계속하다가 1학기 학점이 겨우 1.7점, 유급 일보 직전이었다. 이에 그의 아버지는 공군 입대라는 거절할 수 없는 카드를 내밀었다. 입대 동기가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일 정도로 부대 내 선임과 후임 모두 좋은 학력의 소유자들이었다. 한번은 대외 지원차 부대 밖으로 나갔다가 버스를 타고 돌아오는 길에 상식 퀴즈 풀기 대결을 가졌다. 결과는 대참패였다. '부대 내 가장 상식 없는 선임'으로 증명되고 말았다. 여기저기서 들리던 웃음(비웃음)이 그날 따라 매우 역하게 느껴졌다. 날개 없이 추락하던 그의 인생이 마지노선에 맞닿았던 것이다.(사진, 53)



나는 이를 '서든 임팩트'라고 말한다. 갑자기 예고 없이 찾아온 충격은 인간의 태도를 바꾸는 힘이 있다. 내가 국민학교 5학년 겨울 방학 때였다. 당시 우리집은 매우 부유했다. 아버지가 경영하던 회사와 농기구를 제작, 판매하던 공장이 잘 돌아가고 있었다. 그런데, 회사와 공장 모두 여건이 갈수록 어려워지자 아버지는 자식들의 학업에 신경 쓸 틈이 없었고 나는 갈수록 나태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날도 동네 아이들과 실컷 놀다가 귀가했더니 우리집에 온통 차압 딱지가 더덕더덕 붙어 있었다. 다음날 이후부터 나는 이모집에서 숙식해야만 했다. 하루는 식모 누나가 내 밥 속에 몰래 날계란을 넣어준 일이 있었는데, 이일로 누나가 이모한테 엄청 혼나는 일을 목격한 후 비록 어리지만 '공부만이 살 길'임을 일깨웠다.


마지노선 끌어올리기


1단계~ 독서

2단계~ 목표

3단계~ 허들


마지노선을 끌어올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주변에 '높은 마지노선을 가진 이'를 두는 것이다. 그런데, 이는 여건상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이 한계를 뛰어넘고 나의 마지노선을 끌어올릴 수 있는 효율적인 방법은 독서를 통해 그런 인물과 간접적으로 접촉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내 안의 눈높이(목표)를 높이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진다. 결국 한계 없는 목표는 예전과 다른 미래를 가져오게 된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마음 속 허들을 무너뜨리는 것이다. 이 허들을 뛰어넘지 못하면 항상 그 자리를 맴돌게 된다. 하지만 나만의 기준을 분명히 바꾸면 결국엔 달라진다. 낙관적인 긍정 확언을 통해 삶을 설계하자.



마지노선의 효과와 임계점


삶의 주인이 되게 하는 '주체성'은 과거의 성취가 아닌 현재의 선택으로 삶을 이끌어가는 힘이다. 스노우볼 효과를 만드는 '회전성'은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어내는 힘이다. 미래를 재구성하는 '창조성'은 앞선 2가지 힘을 통해 결국 미래를 새롭게 만들어내는 힘이다.


이제 인생의 전환점까지 마지막 계단이 남았다. 변화를 선택한 사람 앞엔 수많은 실패가 기다리고 있다. 심지어 아무런 변화가 없다며 한탄하는 이들까지 있다. 주전자에 담긴 물은 100도를 넘어서야 비로소 끓기 시작한다는 사실을 떠올려 본다면 임계점에 도달한 후야 그 효과가 나타난다는 걸 알 수 있다.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란 말처럼 반복적인 두드림은 내면의 마지노선을 서서히 끌어올리는 과정인 것이다.


"1등은 재능이 아니라 기준에서 나온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최저 기준선인 마지노선이 남들보다 높다는 것이다. 겨우 입학한 지방대에서 1학년 1학기에 유급될 위기에 처했던 책의 저자는 아버지의 강권으로 공군에 입대한 후 환골탈태한다. 마지노선을 끌어올리는 것만이 치열한 공부의 전쟁터에서 살아남을 수 있음을 깨닫고 이를 바로 실천해서 의대에 입학해서 1등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높은 자리에 오르려는 꿈을 가진 직장인과 성적 향상을 원하는 수험생들에게 책의 일독을 권한다.


#책추천 #학습공부법 #지방대꼴등이의대에서1등하는방법 #에그킹 #마지노선성공법 #학습공부법추천 #미다스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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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투자의 모든 것 - 원유, 천연가스, 금, 은, 구리, 니켈, 리튬, 희토류 실전 투자법
이석진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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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기회가 있는 곳으로 흐른다. 불확실한 미래를 둘러싼 기대와 불안은 자원 경쟁을 키우고, 자원 경쟁은 다시 원자재 가격을 흔든다. 원자재를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돈의 방향을 바꾸는 신호로 읽는 것. 그것이 원자제 투자의 출발점이다. - '서문' 중에서


책의 저자 이석진은 고려대를 졸업하고 미국 라이스 유니버시티에서 MBA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삼성증권과 동양증권 리서치센터에서 애널리스트로 근무했다. 국내 금융권 원자재 분석 1세대로서 원자재 투자 시장 개척에 일조했으며, '원자재 분석의 국가대표'라는 별칭을 얻었다.

총 여섯 개 파트로 구성된 책은 원자재가 돈이 되는 시대(파트1), 원자재 투자, 시작하기 전에 알아야 할 것들(파트2), 에너지 패권 시대, 원유/천연가스 투자(파트3), 위기에도 돈이 되는 금/은 투자(파트4), AI 시대, 돈이 되는 산업 금속 투자(파트5), 원자재 투자 수익률을 높이는 실전 전략(파트6) 등을 통해 알기 쉽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왜 원자재 시장에 돈이 몰리는가

돈은 까닭 없이 움직이지 않는다. 움직일 만한 이유가 있을 때 움직인다. 원자재 시장도 마찬가지다. 투자자들이 원자재 시장을 다시 보기 시작했다는 것은 단순히 금값이 올랐기 때문만은 아니다. 미국에 상장되어 거래되는 대표적 금 ETF인 GLD에는 트럼프 관세 발표 후 1년 기준 약 200억 달러(한화로는 30조 원)에 가까운 금액이 새로 들어왔다고 한다. 같은 기간 은 관련 ETF인 SIL에도 3조 원 정도의 금액이 유입되었다. 이유가 무엇이든, 귀금속 투자 수익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다른 원자재에서도 이런 자금 유입 현상은 쉽게 관찰되었다. 인공지능발 자원 전쟁의 여파로 구리 ETF인 COPX에도 2026년 1분기에만 신규 자금이 20억 달러 이상 유입되었다. 미국과 이란 전쟁 발발 일주일 만에 원유 ETF인 USO에는 1조 원 넘는 돈이 들어왔고, 같은 기간 농산물 ETF인 DBA에도 5,000만 달러가 유입되었다. 귀금속과 에너지, 산업 금속과 농산물 할 것 없이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증거들이다.

원자재는 어떻게 투자해야 할까

원자재 투자를 시작하려는 투자자가 가장 먼저 마주하는 질문은 의외로 단순하다. “그래서 무엇을 사야 할까?” 유가가 오른다고 해서 개인 투자자가 원유를 직접 사서 보관할 수는 없다. 구리 가격 상승을 예상한다고 구리 덩어리를 사서 창고에 쌓아두기도 어렵다. 곡물 가격이 오를 것 같다고 옥수수나 밀을 트럭째 사들이는 것 역시 현실적인 선택은 아니다.

주식 투자는 비교적 직관적이다. 삼성전자에 투자하고 싶다면 삼성전자 주식을 사면 되고, S&P 500에 투자하고 싶다면 이를 추종하는 ETF를 사면 된다. 투자 대상과 투자 상품 사이의 거리가 가깝다. 그러나 원자재 투자는 다르다. 투자 대상은 원유와 금, 구리 같은 실물이지만 개인 투자자가 이를 직접 보유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원자재 투자는 대부분 현물과 선물, ETF·ETN, 관련 기업 주식과 같은 투자 상품을 통해 이루어진다.


같은 원자재라도 투자 상품은 다르다. 이것이 문제다. 예를 들어 원유일 경우 투자자에겐 가격의 방향성 뿐만 아니라 어떤 상품을 통해 그 가격에 투자하고 있는지도 중요하다. 왜냐하면 싱품의 구조가 다르면 수익률과 리스크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첫째, 현물에 직접 투자하는 방법
둘째, 원자재 선물先物에 투자하는 방법
셋째, ETF와 ETN을 활용하는 방법
넷째, 원자재 관련 기업이나 산업 ETF에 투자하는 방법

유가 급등과 전쟁 리스크의 수혜주 찾기

간헐적으로, 하지만 주기적으로 원유 시장에서 지정학적 리스크는 발생한다. 이럴 때마다 국제 유가는 발작적 움직임을 보이며 뛰어 오른다. 주식 시장에는 대표적 악재로 작용하지만, 에너지 시장에 관심 있는 투자자에게는 천재일우의 기회를 제공하는 이벤트이다. 만약 국내 증시에서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유가 급등이 발생할 때 테마주는 무엇일지 궁금할 것이다. 우선 국내 상장 석유 관련 기업들은 원유를 탐사하거나 생산하는 사업과 직접적 연관은 낮은 편이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유가 하면 떠오르는 정유 회사에 투자하는 것이 능사가 아닐 수 있다.

이럴 때는 무엇보다 국제 유가와의 상관성을 토대로 투자 기준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내 석유 관련 기업들은 대체로 국제 유가와 0.6에서 0.9 정도의 상관관계를 보이는데, 특히 지정학적 리스크 수혜주를 고를 때에는 유가와의 상관관계가 높은 주식이 베스트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 측면에서 관심주는 흥구석유, 한국석유, 중앙에너비스인데, 석유 유통 섹터로 국제유가와 0.8 이상의 상관관계를 보인다. 이중 흥구석유는 상관관계가 0.9에 육박하므로 대표적인 지정학적 리스크 테마주로 볼 수 있다.


금값은 쉽게 꺾이지 않는다


금값이 장기적으로, 앞으로도 오를 수밖에 없는 이유 역시 화폐 가치 절하 가능성에서 찾을 수 있다. 통화량이 지속 증가할 것인가라는 물음에 고개를 강하게 끄덕일 수밖에 없는데 정부와 민간 가릴 것 없이 부채를 증가시키며 통화량이 증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부채 중독은 이미 선을 넘어 컨트롤이 거의 불가능하다. 특히 21세기 들어 경제 성장 속도보다 부채 증가 속도가 훨씬 빠르게 나타나고 있는데 큰 정부의 등장이 가장 큰 원인이라 할 수 있다. 글로벌 부채 증가 속도를 보라. 아찔하지 않은가. 화폐 가치 절하는 장기적, 반복적으로 예정된 수순이다. 금값은 오르고 싶지 않아도 오를 수밖에 없는 운명인 것이다.



투자 실행 후엔 손을 묶어라

투자 이후 거래를 최대한 지양하는 습관 들이기가 중요하다. 실제로 잦은 거래가 투자 수익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많다. 과도한 매매를 하는 투자자는 장기 보유자 대비 연간 수익률이 5~7% 낮게 나타났다. 원자재 투자에 관심을 가진 분들에게 책의 일독을 권한다.

#재테크 #원자재투자의모든것 #매경출판 #매일경제신문사 #원유 #금 #AI #포트폴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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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제표 밖 주식 투자 - 숫자 뒤에 숨은 기업가치를 읽어라
이재준 지음 / 원앤원북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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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모든 시장 환경을 이기는 만능 치트키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무분석, 현장 관찰, 행동재무학적 접근, 그리고 AI를 활용한 데이터 분석을 다각도로 교차 적용함으로써 독자 스스로 어떤 파도에도 흔들리지 않는 판단 기준을 세울 수 있도록 도울 것입니다. - '들어가는 말' 중에서


책의 저자 이재준은 메리츠증권 PB, 골든트리투자자문 애널리스트를 거쳐 가온투자자문 대표이사를 역임했으며, 현재 바로운파트너스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다. 지난 15여 년간 증권사, 투자자문자, IPO 컨설팅 현장을 누비며 스타트업부터 상장을 앞둔 기업까지 다양한 성장 단계의 기업들과 함께하며 기업가치를 실질적으로 끌어올리는 실무 역량을 쌓았다.


총 다섯 파트에 걸친 서른두 개 장으로 구성된 책은 주식시장의 '진짜 정보'는 현장에 있다(파트1), 손익계산서와 재무상태표, 주가 상승의 연결고리(파트3), 업종별 실전 분석(파트3), 주가를 움직이는 이슈읽기(파트4), 숫자와 스토리가 만나다(파트5) 등을 통해 단순히 수치를 해석하는 걸 넘어 재무제표 안에 담긴 기업의 맥락과 흐름을 읽어내는 법을 배우는 기회가 된다.


올해로 주식투자 경력 50년을 맞이한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갖게 된 느낌은 '투자의 달인이 되기 위한 길은 멀고도 험하다'는 것이었다. 지금도 꾸준히 재테크 관련 도서를 읽는 이유 또한 새로운 재테크 흐름과 투자법을 놓치지 않으려는 것인데, 이 책이 또 한번 이를 일깨웠다.


일본의 87세 베테랑 데이트레이더(단기 투자자)인 후지모토 시게루씨의 일상은 삼사십대 전업투자자보다도 더 바쁜 스케줄을 소화해낸다. 1954년 18세의 나이로 투자에 입문한 후지모토씨는 69년 동안 수많은 폭등장과 폭락장을 겪으며 살아남은 백전노장인 셈이다.


그의 투자 전략은 간단하다. 주가가 오르면 팔고, 내리면 사는 것이다. 그는 특히 바닥주株 줍기 전략을 즐긴다. 즉 루머만 듣고 달리는 말엔 절대로 올라타지 않으며, 이제 더 이상 떨어지긴 힘든 바닥주만 줍는 투자법인데, 회사의 실적을 점검하면서 PER, MACD, RSI 등 보조지표도 활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는 투자 경험이 많은 나이 든 투자자에겐 어울릴 법하다고 느꼈다.


살짝 본 도서에 벗어난 일본의 나이든 데이트레이더 이야기일지라도 이 또한 주식투자라는 공통점이 있기에 잠깐 소개해 보았다. 자, 이제 본론으로 넘어가 보자. 리뷰글을 모두 담기엔 부족한 제한된 공감임을 감안하여 도서 내용 중에 인상적이었던 부분을 소개해 봄으로써 이에 갈음하려 한다.


개인과 기관, 선택 방식 자체가 다르다


개인투자자의 거래량이 많을수록 매수호가와 매도호가의 차이인 호가 스프레드가 더 벌어졌다. 즉 갱인이 많이 몰릴수록 시장이 더 불투명해진다는 뜻이다.



특히 주의해야 할 점은 정보가 부족한 상태에서 벌어지는 개인투자자들의 맹목적인 순매수인데, 현장 확인이나 데이터 분석 없이 시장 분위기만 보고 적극적으로 사들이는 행동은, 오히려 정보우위를 가진 기관이나 내부자들에게 유리한 환경(Exit)을 만들어줄 뿐이다. 잘 알지 못한 채로 거래에 뛰어들면,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이미 불리한 게임을 하고 있는 셈이다.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기관이 정보 우위를 갖는 이유는 '현장 방문'에 있으므로, 개인투자자도 이를 따라하면 된다. 피터 린치가 마젤란 펀드를 운용하던 시절에 직접 매장을 방문해 매출 흐름과 소비자들 반응을 확인했다고 알려진다. 그렇다고 무작정 현장에 간다고 당장 수익이 나는 건 아니다. 재무제표를 먼저 읽고 질문을 준비해 숫자와 현장을 연결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밸류에이션


통상 기업은 성장 초기 단계에선 마케팅비와 인프라 투자에 모두 투입하고 이후에 수익을 회수하는 구조를 가진다. 기업가치의 근간은 결국 현금이다. 그래서 초기엔 미래현금흐름이 마이너스이거나 미미한 수준을 보인다. 이후 연간 반복 매출이 확대되고 고객 유지율이 안정을 찾는 구조로 바뀐다.


따라서 투자자 시각에선 '언제 흑자로 전환되는가'가 아니라 '언제부터 현금이 쌓이기 시작하는가'이다. 미래현금흐름FCF이 플러스 상태로 전환되는 시점이 앞당겨질수록 기업가치는 더욱 높은 평가를 받는다. 결국 현금흐름할인DCF이나 잔여이익모델RIM 등은 미래 현금을 현재 가치로 환산하는 구조이다.  


이같은 흐름은 네이버에서도 확인된다. 2025년 4분기 기준 연결 FCF는 185억 원으로 흑자를 유지했지만, AI 인프라 투자 사이클이 이어지는 동안에는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시장은 2026~2027년 투자 사이클이 마무리되고 수익화가 본격화되면, FCF가 더 빠르게 개선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발표에 따르면 AI 선도기업인 미국의 엔비디아가 3자배정 유상증자 형식으로 네이버에 10억 달러를 투자해서 4% 중반대 지분율을 갖게되어 3대 주주가 된다는 소식이었다. 네이버는 이 투자금으로 데이터센터, GPU 등 인프라 투자 확충을 가속화시킬 계획이다.


콘텐츠 제작비는 자산인가, 비용인가?

영화나 드라마 제작비는 회사의 정책과 콘텐츠 성격에 따라 투자 선급금, 콘텐츠 자산, 무형자산 등으로 처리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쇼박스처럼 영화 투자 비중이 높은 기업은 제작비 집행이 현금흐름표에서 투자 선급금의 증감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후 개봉이 이루어지면 자산으로 인식된 금액이 상각되거나 매출원가로 전환된다.



다만 회수 가능성이 낮아지거나 프로젝트가 중단될 경우에는 해당 자산이 손상차손으로 한 번에 비용 처리될 수 있다. 참고로 CJ ENM의 경우 2025년 무형자산 손상차손이 529억 원 발생했다. 이처럼 영상 콘텐츠 사업은 흥행 실패시 손상 리스크가 크게 반영된다.


어닝 서프라이즈 또는 어닝 쇼크

코스피 상장기업의 분기실적 발표를 분석한 연구(22004년 1분기~2016년 4분기)에 따르면, 컨센서스를 상회한 기업의 경우 사건일 전후 31일 기준 누적초과수익률(CAAR)은 2.13%로 나타났다. 반대로 컨센서스를 하회한 경우에는 -1.37%의 마이너스 성과를 기록했다. 다만 시장 환경에 따라 이 효과는 달라진다. 주가지수 하락기에는 초과 실적의 효과가 거의 사라져 CAAR이 0.08% 수준에 그쳤고, 통계적 유의성도 약해졌다.


"기대가 클수록 실망의 충격도 커진다"


또 기업의 특성에 따라 반응은 달라진다. 성장주는 가치주보다 악재에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다. 왜냐하면 투자자들은 성장주의 미래를 상대적으로 낙관적으로 반영해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대를 하회하는 실적일 경우 그동안의 낙관이 일시에 수정되면서 주가 충격은 더 크게 나타난다.


숫자 뒤에 가려진 민낯을 주목하라


기업을 단순히 숫자로만 보지 않고, 그 이면에 가려진 구조, 전략, 미래가치 등을 함께 읽어내자는 것이 저자의 의도인 듯하다. 그래서 책 내용이 알차다. 기업분석, 가치평가, IR 등에 관심있다면 일독을 추천하고 싶다. 특히 주식투자자라면 더욱 더 그러하다.  


#재테크 #주식투자 #재무제표밖주식투자 #이재준 #원앤원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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