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어쩌면 동화는 어른을 위한 것 2 - 지친 영혼을 위한 동심 처방 ㅣ 어쩌면 동화는 어른을 위한 것 2
이서희 지음 / 리텍콘텐츠 / 2026년 7월
평점 :
동화는 아이의 책장에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오히려 어떤 동화는 어른이 된 뒤에만 들리는 다른 목소리로 말을 걸어옵니다. 상처 입은 사람에게는 성숙한 위로를, 오래 참아온 사람에게는 도전할 용기를 전합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책의 저자 이서희는 어른이 되고 나서 우연히 동화 <파랑새>를 다시 읽었다. '반짝이는 행복은 사실 아주 가까이에 있다'는 이 한 줄의 문장으로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대기업, 예술 큐레이터, 문화 콘텐츠 기획 등 다양한 사회 분야에서 활동하였으며, 대학 및 대학원에서 미학을 공부하였다. <방구석 뮤지컬>, <방구석 오페라>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총 다섯 개 파트로 구성된 책은 함께할 때에야 빛나는 것(파트1), 진심의 아름다움(파트2), 상상을 뻗어 자유로운 세계로(파트3), 내 심장으로 마주하는 모험(파트4), 우리의 성장을 닮은 이야기(파트5) 등을 통해 누군가의 다정한 문장이 필요한 날에 조용히 펼쳐볼 수 있도록 만든다.
함께할 때야 빛나는 것
함께할 때 비로소 빛나는 것들이 있다. 동화는 우리에게 잠들어 있는 소중한 마음들을 깨워줄 수 있는데, 상냥한 마음이 깃든 동화 속 사람들의 모습에서 우리의 우정과 사랑을 되새길 수 있다. 영국 빅토리아 여왕 시대에 가장 성공한 극작가 오스카 와일드의 단편 동화인 <행복한 왕자>는 조각상인 왕자와 철새인 제비를 통해 삶의 진정한 가치와 행복에 관해 고민하게끔 만든다.
도시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기둥 위에 행복한 왕자의 조각상이 있었다. 두 눈은 사파이어로 반짝였고, 몸은 순금으로 감쌌으며, 손에 쥔 칼엔 루비가 박혀있었다. 이 왕자 조각상은 도시의 중심에서 아름다움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존재였지만 서 있는 것 자체가 힘들었다. 왜냐하면 가난해서 힘겹게 살아가는 모습 또한 매일 지켜봐야 했기 때문이다.
어느 날, 철새인 제비가 이집트로 향하던 중 왕자 조각상이 있는 이 도시로 날아왔다. 밤이 되자 제비는 휴식을 취할 겸 왕자의 다리 밑에 잠시 내려앉았는데, 물방울이 뚝뚝 떨어졌다. 이에 비가 오나 싶어서 올려다보니 실은 왕자의 눈물이었다. 이렇게 시작된 인연은 왕자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왕자는 풍요롭고 행복하게 살다가 죽어선 동상으로 세워졌다. 과거 궁전에서 살 적엔 미처 몰랐던 것들을 목격하면서 세상의 비참하고 안타까운 현실을 모두 마주할 수 있었다. 이에 왕자는 가난하고 힘들게 살아가는 백성들을 돕고 싶었다. 하지만 움직일 수 없는 몸인지라 그렇게 할 수 없어서 매일 밤 눈물을 흘렸던 거다.
왕자는 제비에게 부탁한다. 자신의 몸에 부착된 보석들을 가난한 이들에게 전해달라고 말이다. 이같은 헌신적인 사랑을 결코 외면할 수 없었던 제비는 하루는 지친 재봉사에게 칼에 박혀있던 루비를, 또 다른 날은 가난한 청년 작가에게 한쪽 눈인 사파이어를 각각 전해주었다. 이처럼 보석을 뜯어야만 하는 게 마음 아팠지만 왕자의 소원을 성실히 수행했다. 한쪽 남은 사파이어는 성냥팔이 소녀에게, 몸을 덮고 있던 금박을 떼어내 도움이 절실한 이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도움을 받은 모든 이들은 생기를 얻었지만, 왕자 조각상은 점점 빛을 잃어갔다. 금박 피부와 두 눈을 모두 잃은 왕자는 제비에게 감사를 표하며 이제 이집트로 날아가라고 말한다.
하지만 제비는 왕자를 두고 떠날 수 없었다. 그를 사랑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착한 제비는 왕자의 눈이 되어 이 도시가 돌아가는 모습을 이야기해 준다. 드디어 겨울이 찾아와 눈과 서리가 내리자 제비는 이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왕자의 발치에서 죽음을 맞는다. 바로 그 순간, 왕자의 심장도 반으로 갈라진다. 도시인들은 아름다움을 모두 잃은 왕자 동상을 철거하기로 결정한다. 불에도 녹지 않는 왕자의 심장과 제비의 사체는 쓰레기장에 버려진다. 한편, 신은 천사에게 명하여 '지상에서 가장 소중한 두 가지'를 가져오라고 한다. 천사는 행복한 왕자와 착한 제비의 사연을 알게되어 이를 천국으로 가져간다.

이 아름다운 사랑을 담은 동화는 물질의 가치에 대해 우리들에게 화두를 던진다. 오늘날 겉모습에만 집중하는 현대인들에게 진정한 사랑과 행복은 무엇인지를 고민하게 만든다. 어려운 처지의 사람들에게 실천적인 사랑을 아낌없이 베푸는 왕자와 제비처럼 우리들은 과연 이런 사랑을 할 수 있을까요?
진심의 아름다움
동화는 진심이 지닌 힘을 보여준다. 영국 태생의 작가 프랜시스 호지슨 버넷이 쓴 <소공녀>(1888년)는 '희망'이란 막연한 위로가 아니라 오늘의 태도를 끝까지 지켜내는 사람에게 남는 단단함이라고 말해 준다. 이 작품의 줄거리를 소개해 본다.
여주인공 세라는 일찍 어머니를 여의고 홀아버지의 사람 속에서 자라고 있었다. 기숙학교 '민친 어린 숙녀 학교'는 세라의 아버지가 대령 출신이라 세라를 특별 우대 학생으로 대우해준다. 아이들은 예쁜 얼굴에다 화려한 옷을 입은 세라를 험담했다. 학교 대표였던 라비니아도 세라에게 큰 질투를 느낀다. 하지만 세라는 많은 학생들에게 따뜻하고 친절하게 베풀었다.
세라 아버지는 다이아몬드 광산에 투자해 곧 큰돈을 벌게 될거란 소식을 전했다. 이후에 아버지의 변호사 배로 씨로부터 세라의 아버지가 광산에 속아 벼락 거지가 된 후, 악성 말라리아로 사망했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받게 된다. 이 소식으로 인해 학교장의 태도는 급변해 생일 파티를 중단하고 심지어 생일 선물까지 빼앗는다. 그리고 세라를 다락방으로 보낸다.
세라는 다락방에서 쥐들과 함께 지내고, 몸종 마리에트는 기숙학교를 떠나게 되었다. 세라는 학생이 아니라 어린아이들 보살피고 프랑스어를 가르치며 생계를 이어갔다. 이제 많은 학생들이 세라를 하녀처럼 대했지만 부엌데기 베티, 착한 어먼가드, 어린 로티 거분에 세라는 고난을 이겨낸다.
옆집으로 인도 신사 캐리스포드 씨가 이사와서 다이아몬드 광산으로 재산을 잃었다가 되찾았다는 얘기와 함께 친구가 남긴 엄청난 재산을 돌려줘야 할 사람을 찾고 있다고 했다. 그는 세라 아버지의 친구로, 재산 상속자인 세라를 찾고 있었던 거다. 세라가 큰 재산을 되찾자 교장은 다시 학생으로서 최고 대우를 약속한다. 하지만 세라는 이를 거절하고 소중한 친구들과도 눈물의 작별을 고한다,
어떤 일이 일어나도 한 가지는 달라지지 않아. 누더기 같은 옷을 입고도 공주가 되려면 마음으로부터 공주가 되면 돼.

희망을 잃지 않는 사람의 내면은 아름답고 단단하다. 그 단단함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타인을 돕는 태도로 이어지며 주변 사람들에게 영감이 된다. 오늘 누군가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건네보는 건 어떨까요? 선택들이 모여 현실을 이겨내는 희망이 되고 내일을 향한 길이 되어줄 테니까.
삶의 파도가 거칠지라도 지켜야 할 가치
이밖에도 책은 상상을 뻗어 지유로운 세계로, 내 심장으로 마주하는 모험, 우리의 성장을 담은 이야기 등으로 이어진다. 동화가 우리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진짜'라는 것은 낡을지언정 결코 사라지지 않는 형태이며, '용기'란 겁나더라도 한 걸음 내딛는 선택이고, '성장'은 한 번의 거창한 결심보다 사소한 순간에 있다는 사실이다. 가슴을 따뜻하게 데워주고 나에게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는 그런 힐링을 경험하고 싶은 모든 분들에게 책의 일독을 권한다.

#에세이 #명상 #명언 #심리치유 #어쩌면동화는어른을 위한것2 #이서희 #리텍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