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노믹스 - 나라다운 나라를 위한 문재인 정부 5년의 약속
매일경제 경제부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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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책의 최대 화두를 '사람'으로 정한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정책은 자못 의미심장하다. 오작동이 빈발하는 기존의 관행, 기존의 시스템에 기대지 않고 정책의 최종 수혜자인 사람, 국민에게 직접 다가서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10조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고 명시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 같은 헌법 정신을 구현한다는 의미로 '사람중심 경제를 통한 국민성장'을 경제 비전으로 제시했다. - '들어가며' 중에서

 

 

사람중심의 경제를 추구한다

 

책의 저자인 매일경제 경제부는 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를 비롯해 산업통상자원부, 고용노동부, 보건복지부,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세종창사에 있는 중앙 부처와 함께 통화 정책을 결정하는 한국은행을 취재하고 있다. <문재인노믹스>는 사상 초유의 '장미대선'으로 새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 경제 정책에 대한 독자들의 이해를 높이고 생산적 발전적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길 바라는 목적에서 기획됐다.

 

책은 총 4개 파트로 구성되었는데, 파트 1(성장)에서는 대선 과정에서 논란이 일었던 공공 일자리 81만 개 늘리기의 실체가 무엇이고 실현 가능한지 점검한다. 대선의 강력한 경쟁주자였던 안철수 후보가 트레이드마크처럼 내세웠던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 문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던진 정책은 무엇인지도 자세히 소개한다.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 성장을 지원하고, 지역 특화 전략으로 지방 경제를 키우는 구체적인 방안을 살펴본다.

 
파트 2(공정)에서는 과거 재벌, 대기업의 잘못된 관행을 없애기 위해 소액주주와 소비자 권리를 강화하는 정책이 어떻게 구현될 지 짚어본다. 또 한계 상황으로 몰린 수많은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보호하기 위한 정책과 1,300조 원이 넘는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한 비법이 무엇인지도 소개한다.

 
파트 3(국민)에서는 사교육비, 통신비, 교통비와 육아부담 등 줄이기, 미세먼지 감축과 제2의 메르스와 세월호 사태 방지 등 국민의 일상생활을 개선하는 것과 직결된 정책을 경제적인 시각에서 풀어본다. 끝으로 파트 4(문재인노믹스 "레디, 액션!")에서는 문재인 경제정책을 이끌 핵심 인물들을 소개하고, 경제 전문가들이 짚어본 바람직한 경제정책 방향을 분야별로 소개하는데, 이 책의 부록인 셈이다.

 

 

 

 

노동시간 단축으로 일자리를 창출한다

 

문 대통령은 일자리 늘리기 방안으로 '근로시간 단축'을 단행할 계획이다. 그는 "노동법은 연장노동을 포함한 노동시간을 주 52시간 내로 규정하고 있지만 이명박, 박근혜 정부는 토, 일요일 노동을 별도인양 왜곡해 주 68시간 노동을 허용했다"며 "법정 노동시간만 준수해도 근로시간 특례업종까지 포함해 20만 4,000여 개, 연차휴가만 다 써도 30만 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진다"고 했다. 다시 말해 근로시간 단축을 통해 일자리를 나누면 20만 개 일자리, 그리고 휴가를 의무적으로 쓰게 하면 30만 개 일자리를 새로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다.

 

과연 이렇게 될까? 이미 노동시간의 단축은 전 정부에서도 토의된 바 있고, 노사정 협의가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중도에 그만둔 사안이다. 근로시간의 단축이 일견으론 기업체의 줄어든 총노동시간을 채우기 위해 인력의 보충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는 확신에서 나온 발상이다. 수학상 계산으로는 맞을 수 있다. 하지만 노동시간과 급여는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대승적 차원에서의 노사정 대합의가 도출되어야만 실효성 있는 정책이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인력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의 경우 일방적인 노동시간 단축은 경쟁력 약화 등 회사 경영에 막대한 충격을 줄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을 준비하는 네 가지 전략

 

첫째, 4차 산업혁명의 플랫폼 구축

둘째, 실패를 딛고 다시 도전할 수 있는 혁신 창업국가

셋째, 신산업 분야 규제 혁신

넷째, 연구개발R&D 장기투자와 기술인재 육성

 

문재인 정부 4차 산업혁명 준비의 중추기관은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위원회'가 된다. 이를 두고 대선 과정에서 4차 산업혁명을 민간 주도가 아닌 정부 주도로 할 경우 한계가 있을 것이란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정부가 주도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인프라스트럭처를 구축해 기업 활동을 지원하겠다는 의미"라고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위원회 위원으로는 관료, 학자뿐만 아니라 업계 종사자를 대거 발탁할 것으로 보인다. 위원회는 2017년 중 관련 법령 정비를 한 후 2018년 출범 예정이다.

 

최우선으로 꼽은 4차 산업혁명 기본 인프라는 사물인터넷이다. 이는 사물에 감지기, 즉 센서를 부착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인터넷으로 주고받는 기술이나 환경을 의미한다. 문 대통령은 "사물인터넷망 1등 국가로 만들겠다"고 선언함으로써 새 정부의 4차 산업혁명 핵심 추진정책이라는 속 마음을 드러냈다.

 

 

재벌 개혁, 경제민주화와 경제성장으로 가는 길

문재인 정부가 재벌개혁의 첫 번째 과제로 꼽은 것은 지배구조 개혁을 통해 경영구조를 투명하게 확립하는 것이다. 우선 이사회에서 소액주주의 목소리가 잘 전달되는 장치를 확대하는
게 핵심이다. 문 대통령은 집중투표제와 전자투표 의무화로 이사회와 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가 감사위원과 이사 선출에 더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래서, 과거 재벌개혁 및 소액주주운동을 펼쳤고 이번 대선캠프에서 활동했던 김상조 한성대 교수를 공정거래위원장 후보로 내세워 인사 청문회를 진행하고 있다.

 

 

 

위기의 가계 부채, 해법은 뭔가?

문 대통령은 이미 2017년 4월 28일, 가계부채 공약을 발표하면서 급속도 불어나는 가계부채의 '총량'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기존에 활용해왔던 총부채상환비율DTI 대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전면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모든 대출에 적용, 원리금 상환을 동시에 이행토록 한다는 것이다. 이래저래 차입금에 의존해야 하는 가계는 이제 빌리기도 쉽지 않은 셈이다.

 

금융당국은 2019년까지 모든 금융권에 DSR을 단계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나,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시점이 앞당겨질 전망이다. DSR 전면 도입 시 이미 각종 신용대출 등 생계형 대출을 지고 있는 저소득·저신용 서민들이 신규 대출을 받기 어려워지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생계형 대출을 축소하기 위한 '생활비 절감 종합계획'을 시행할 계획이다.

 

사실상 가계부채의 문제는 실질소득이 보장되거나 또는 새로이 확보된다면 원리금을 자발적으로 축소해 나갈 것이다. 하지만 일자리 창출이 되지 않는 가운데 금융기관의 대출을 억제하는 방향만 유지할 경우, 급한 돈이 필요한 저소득 가계는 고금리 또는 조건이 열악한 하급 금융권 내지는 사채 시장에서 차입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리 되면 가계 부채는 더욱 악화될 게 분명하다. 

 

 

교육, 백년대계를 세운다

문 대통령의 교육 개혁 핵심은 바로 '국가교육회의' 설치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 '국가교육회의'를 설치해 교육 개혁에 대한 범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겠다"면서 "이는 국가교육위원회로 나아가는 징검다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문 대통령은 학제 개편과 국립대 연합 체제의 개편 등을 논의하고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 선거에 나섰던 안철수 후보가 창의교육을 말살하는 교육부를 폐지하고 장기 교육정책을 추진하는 국가교육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발표, 이에 대해 지나치게 급진적이라는 비판이 일자, 문 대통령은 이를 의식해 선행 단계로 국가교육회의를 만들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겠다는 복안이다.

 

 

어떻게 재원을 마련할 것인가?

문재인 대통령은 '씀씀이가 큰 정부'를 선언했다.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려고 이미 공무원 채용 확대를 발표한 바 있다. 이런 씀씀이에 소요되는 재원을 확보하려면 아무래도 증세가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박근혜 정부도 '증세 없는 복지'를 외쳤지만 결국 비과세, 감면 대폭 축소와 담뱃세 인상 등 사실상 증세를 한 바 있다. 박형수 한국조세재정연구원장은 "국가부채가 늘어나지 않게 하면서 재정지출을 연평균 7%씩 높이려면 조세부담률을 매년 0.8%포인트씩 높여야 하며 역대 정부가 조세부담률을 1%포인트대도 올리기 어려웠던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준의 증세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문 대통령도 "세수가 모자라면 마지막 수단으로 국민적 동의를 얻어 증세한다"고 밝힌 만큼 하루라도 빨리 증세 수단에 대한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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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 소년 만화시편 1
서윤후.노키드 지음 / 네오카툰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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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만화로 그려지는 일을 상상했지만 상상이 되지 않았습니다. 머릿속에 막연하게나마 그려본 일은 있었지만요. 구체적인 장면으로 시를 읽어가는 일을 해보게 되어 기쁩니다. 이 소년들을 영영 보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제는 기다림에 사활을 걸지 않고, 자신의 사랑을 수색하거나 싸움을 지속하거나 방공호의 담요를 찾아 나서는 소년들의 뒷모습을 봅니다. 그들은 모두 나였고, 그들은 내가 되는 일을 부정했습니다. 부족했고 작았습니다. - '시인의 말' 중에서

 

 

시詩와 만화의 만남

 

시인 서윤후는 1990년 전북 정읍에서 태어나 전주에서 쭉 자랐다. 명지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고, 2009년 <현대시>로 등단했다. 2016년 시집 <어느 누구의 모든 동생>을 출간했다. 제자리로 돌아와 잘 살고 싶어서 자꾸 여행을 떠나는데, 번번이 다짐은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그래서 더욱 자주 떠날 궁리를 한다. 현재는 잡지사에서 에디터로 일하고 있다.


첫 시집을 내고 많은 사람에게 빚을 지고 살았다는 것을 알았다. 사람들의 마음과 문장

 

만화를 그린 노키드는 대학에서 만화애니메이션을 전공하고, 2008년 <고혈압소년 저혈압소녀>로 송채성 만화상 추모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같은 해 인디애니페스트 파노라마 섹션에 <칠판독백>을 출품하고 상영했다. 지금은 일러스트, 만화, 전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재미난 작업을 하고 있다.

 

이 책 <구체적 소년>에는 서윤후 시인의 첫 시집인 <어느 누구의 모든 동생>에 수록된 시 10편과 미수록된 시도 10편이 담겨 있다. 각각의 편은 <만화>―<시 전문>―<시인의 코멘터리>로 구성되어 있다. 시인과 만화가는 한 수 한 수 읽고, 보고, 느끼고, 사색하기를 바라며 책을 만들었다고 한다.

 

 

 

 

남극으로 가는 캠핑카

 

시인 서윤후는 다른 모든 예술창작자들이 다 그렇듯이 '내 것'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다가 이 시를 통해 그 실마리를 발견했다고 말한다. 과거 옥탑방 고시원에 틀어박혀 친구였던 구현우 시인과 매일 시를 썼는데, 오랫동안 그렇게 지냈지만 참 좋았었고, 지금 와서 돌이켜보니 이 시가 바로 자기 것을 찾아가는 여정을 표현한 것이라고 고백한다. 이 시를 잠깐 음미해보자.

 

우리는 미끄러지는 대로 달렸다.

출발을 위한 시동인지, 도착을 위한 시동인지 구분이 가지 않는,

소음만 남아 있는 이곳에서 낭만은 사라진 역사.

 

구구절절 떠들어 보자. 우리들은 껴안고 잤다.

불쾌한 숙면은 안락한 체온을 나눠줄 테니, 이제 모두 그림엽서를 쓰자.

크레파스는 한 자루뿐이어서 자기 전에 모두 그림자를 그렸다.

 

아무도 읽어 주지 않는 연재를 시작했다.

우리는 집배원이 없을 때 편지도 곧잘 썼다.

말을 걸어주지 않아도 먼저 대답하게 되었고, 도달하는 일만 남았는데

 

- '남극으로 가는 캠핑카' 중에서

 

고시원 쪽방에서 생활해본 사람은 '불쾌한 수면'이라는 상황을 충분히 수긍할 수 있을 것이다.특히, 두 사람은 얼마나 오랫동안 많은 습작을 했는지, "넘쳐나는 편지와 엽서들 때문에 돌아누울 바닥도 사라져가는 갬핑카. 노래를 부르며 출발했던 온기는 어디에 있을까. 이 남극을 다 녹이기에도 충분했던 체온들"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사탕과 해변의 맛

 

시인의 연애관을 엿볼 수 있다. 그가 생각하는 연애는 자신밖에 모르는, 즉 연애를 거의 모르는 사람이었기에 이 시를 쓸 때 사람의 관계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그는 연애를 꼭 남녀 간의 사랑만이 아니라, 자신이 살고 있는 그 시절에 속해 있는 모든 것들에 대한 열렬한 열망을 사랑으로 인식한 듯하다. 

 

파도의 디저트가 되네 하나밖에 모르는 맛으로 사탕처럼 둥글게 앉아 녹아 가는 연인들

철썩이는 파도가 핥아 가네

발가락부터 녹으며 조금씩 둘레를 잃어 가는 사랑이여
사랑한다는 말을 남발하던 연인들이 전투적으로 질투하고

비로소 세계는 달콤해지고 온화해지네

- '사탕과 해변의 맛' 중에서

 

사랑에 대해 그는 '전투적 질투'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이는 달콤하지만 이 달콤함을 갖기 위해 남에게 상처를 줘야 하는 그런 숙명적인 상태를 생각한 듯하다. 지금 당장은 단 맛을 볼 수 있을지 몰라도 언젠가는 또 다른 사람에게 이 달콤함을 빼앗길 수 있는 그런 제로섬 게임 같은 걸로 말이다.

 

 

구체적 소년

 

"자꾸 새로워지길 원하는 매표소, 거짓말은 노인들에게 암표가 되어 팔려 나갔고,

앵무새 없인 할 수 없는 마술에 이미 거리를 떠도는 소년들은 모자에 동전을 구걸했다

세계의 모든 고요는 이미 매진이다 소년에겐 더 이상 할 수 있는 침묵이 없다"

 

시를 쓰는 행위에 대해 시인 서윤후는 '발명이 아니라 발견'이라고 표현한다. 즉 이 시대에 시를 쓴다는 것은 새로운 것을 발명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있었던 것 중에 귀한 것을 다시 발견하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만화에 등장하는 소년 마술사, 새로운 마술, 환호하는 관중들을 보노라면 우리들은 새로움에 너무 호들갑을 떠는 게 아닐까 싶다. 어차피 이미 있었던 익숙함인데 말이다.

 

    

 

 

우물관리인

 

이 우물은 더 이상 쓰지 않는다
지킬 필요가 없다

 

길어 올린 것이 너무 많아 마을은 자꾸 어둠
얼굴 없이 얼굴을 부르는 이름들 사이
나는 우물을 지킨다

 

빠져 죽은 구두가 떠오른다 벗겨 주세요 이 젖은 발들로부터
도망가게 해 주세요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한다'는 말이 떠오른다. 혈기 왕성하던 나의 사십대 시절, 임원으로 부임했던 한 상장기업은 전형적인 전통적 기업이었다. 회사 총수의 한 마디에 토를 달지 못하고 무조건 따라야 하는 그런 경영 방식이었다. 회사의 재무구조는 점점 악화되어 가고 있는데, 지나친 투자의 결정, 특히 부동산의 매수는 경계해야 할 일이었다. 나는 담당 임원으로 이를 거부했다. 당시 총수로부터 들은 말, 그래서 나는 이 우물을 떠났다. 이 시가 나의 과거를 떠올리게 할 줄이야.

 

 

서윤후(좌), 노키드(우)

 

 

그래픽- 포엠, 새로운 콜라보

 

詩시와 만화, 추상적인 시와 구체적이며 사실적인 만화의 조합 낯선 새로운 시도임에는 틀림 없다. 하지만 두 작가들의 콜라보는 그리 낯설어 보이지 않는다. 만화가인 노키드는 서윤후 시인의 시집을 읽고 이미 그 속으로 흠뻑 빠지고 말았다고 말했듯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다면 그 메시지의 전달에 있어서 형태가 문제가 되랴. 앞으로도 이런 시도는 많이 이뤄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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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행복 수업 - 왜 세계 최고 지성들은 행복 수업을 듣는가
유키 소노마 지음, 정은희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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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람들은 하버드대학교를 졸업하면 사회적인 성공과 경제적인 부, 그리고 개인적인 행복을 모두 거머쥘 것이라고 쉽게 믿어버린다. 물질적인 부유함이 곧 행복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극도의 빈곤을 제외하곤, 물질적인 부와 행복 사이에는 큰 관계가 없다. 하버드대학교 연구진들은 '진정한 성공, 나아가 진정한 행복을 손에 넣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연구하고. 그 방법을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 '들어가며' 중에서

 

 

하버드대학교 학생들이 배우는 '행복의 기술'

 

책의 저자 유키 소노마는 경력 상담 및 인재 육성을 전문으로 하는 경력 개발 전문가로, 게이오대학교 법학부를 졸업한 뒤 마루베니 주식회사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프리랜서 카피라이터로 일하면서 공부의 필요성을 느껴 게이오대학교 경영학부에 편입했다. 졸업 후, 도카이종합연구소에 입사해 인재 육성 사업에 참여했다.

 

2001년, 경력 개발 프로그램을 만드는 회사인 '아레나어드밴스'를 세웠으며, 이후 비영리단체 '커리어디자인포럼'을 설립하여 경력 개발 및 직무능력 개발 지원 사업을 하고 있다. 2007년 난잔대학교南山大學校에서 교육퍼실리테이션 분야의 석사 학위를 취득했

 

 

 

 

 

행복의 신화에서 벗어나라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 직장에 갓 입사한 신입 때는 부장까지 승진하면 모든 게 행복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사실 막상 부장까지 승진한 이후에는 생각이 바뀐다. 부장 자리는 당연한 것이고, 임원과 사장 등 더 높은 곳을 욕심내기 마련이다. 현재 캘리포니아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인 심리학자 소냐 류보머스키는 이를 <행복의 신화>라는 도서에서 지적하고 있다. 눈앞의 목표를 성취하면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는 것을 '행복의 신화'라고 명명하면서 비록 성취했다할지라도 이는 기대했던 것보다 만족감이 적고 만족감이 그리 오래가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위기 상황에 처할 경우 우리는 흔히 '두 번 다시 행복해지지 못할 것'이라든가 '행복한 인생은 이제 끝났다'라는 식으로 과민반응을 보이기 쉽다. 이와같은 비합리적인 태도 대신 발생한 상황에 유연하게 반응하기 위해서는 우선 '행복의 신화'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는 '성공의 신화'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져야 한다.

 

성공의 신화는 매력적이긴 하지만, 마치 전설과도 같아서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다. 지위나 명예, 부富 없이도 지속가능한 행복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부자든 아니든, 높은 지위에 있든 아니든, 결혼을 하든 안 하든 누구나 지금 당장 행복해질 수 있다. 그리고 그 행복을 계속해서 누릴 수 있다.

 

 

 

성공하면 행복한 게 아니라 행복하면 성공이다

 

행복을 추구하는 국가와 기업이 대세가 되고 있는 요즘, 개인도 삶의 방식이나 일하는 방법을 혁신해야 한다. 물질적 성공으로 대변되는 성공의 덫에 빠지지 말고 자신만의 목표를 설정하고 행복을 지향해야 한다. 사회적 성공을 좇으면 행복하기 쉽지 않지만 스스로 행복한 사람은 생산성이 높다.

 

생산성이 높으면 조직과 사회에서 인정받고 지위와 급여가 올라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이제까지 생각했던 방식은 틀렸다. 순서가 달라져야 한다. 성공이 먼저가 아니라 행복이 먼저다. 동시에 마음의 풍요와 금전적 풍요는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다. '행복은 성공의 원인'이다. 이를 반대로 생각하지 말라.

 

 

'부의 쳇바퀴'를 경계하라

"최근 수십 년간 지속된 경제 성장이 우리를 행복하게 해줬다고 보기는 힘들다"라고 경고하는 법학자가 있다. 1971년부터 1991년까지 하버드대학교의 총장을 지낸 데릭 보크는 행복도 측정에 대한 연구 결과 중에서, '최근 50년간 미국인의 1인당 소득은 크게 증가했지만, 평균 행복도는 그다지 변하지 않았다'라는 데이터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반세기에 걸친 경제 성장을 관찰한 보크는 "미국인은 마치 쳇바퀴를 돌고 있는 다람쥐 같다. 소득이 늘어나도 풍요로운 생활수준에 금세 익숙해지고, 더 큰 풍요를 누리기 위해 더 많은 돈을 필요로 한다"라고 말한다. 이처럼 심리학과 경제학에는 '쾌락의 쳇바퀴'라는 용어가 있다. 인간의 끊임없는 쾌락 추구가 마치 다람쥐가 쳇바퀴 돌리는 모습과 유사하다는 비유인 셈이다.   

 

그렇다고 경제적이고 물질적인 풍요로움을 추구하는 것이 나쁜 일은 아니다. 몸과 마음이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생활, 꿈에 그리던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 돈은 불가결한 필수 요소임을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물질을 최우선시해서, 돈을 남보다 더 많이 번다고 해서 더 행복해지는 것도 아님을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

 

 

행복을 위한 '절약'을 실천하라

 

소냐 류보머스키는 돈을 적게 쓰면서 최대의 행복을 이끌어내는 지혜로 절약을 추천한다. 가끔 느끼는 커다란 즐거움보다 오히려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을 자주 음미해보자. 이 방법은 사소하지만 긍정적인 경험으로 남아 꽤 높은 만족을 얻을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험의 강도보다는 빈도를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하버드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인 마이클 I. 노튼은 비싼 레스토랑에 한 번 가는 것보다는 적당한 수준의 단골 레스토랑을 자주 이용하는 것이 본인의 행복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처럼 주말 나들이에 나서거나, 자신을 위한 맛있는 커피 한 잔을 마시거나, 금요일 저녁에 좋아하는 영화를 감상하는 등 일상에서의 소소한 즐거움을 자주 누리는 사람은 자신의 소득 수준에 상관없이 삶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높다는 영국의 연구 결과도 있다.

 

소냐 류보머스키의 절약 실천법

 

소소한 즐거움을 자주 느낄 수 있는 상황을 만든다

재활용과 빌려 쓰기를 통해 최대의 만족을 얻는다

불필요한 상품에 돈을 낭비하지 않고 빚을 줄인다

물건보다 경험에 돈을 쓴다

 

 

타인에게 친절할수록 더 행복해진다

 

타인에게 친절을 베풀고 나면 왠지 듯한 마음이 생기는 걸 느낄 수 있다. 이것이 바로 행복이다. 마이클 I. 노튼의 실험에서도 이것이 밝혀졌다. 자신의 행복을 위해 돈을 지출했을 때보다 남을 위해 돈을 썼을 때 행복도가 더 높아지는 것을 말이다. 또 숀 아처의 조사에서도 직장 내에서 타인을 돕는 일에 앞장서거나 잔무 처리에 앞장서 도와주는 사람들은 일에 대한 집중도가 10배, 승진도 40% 정도 더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헬퍼스 하이Helper’s High 현상에 의해 봉사 활동을 하는 사람의 우울증이 완화되거나 행복함, 성취감, 자제력이 향상된다는 사실은 이미 꽤 알려져 있다. 헬퍼스 하이란 정신의학 분야의 용어로 말 그대로 도움을 주는 사람들도 도움을 받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신체적이고 정신적으로 만족스러움과 행복함을 느끼는데 이 느낌이 인간의 신체에 몇 주 이상 지속되며 긍정적 변화를 야기한다. 미국의 내과의사 앨런 룩스는 헬퍼스 하이가 단순히 정신뿐만 아니라 신체적 변화도 일으킨다는 것을 밝혀냈다.

 

 

 

 

사회적 지지를 형성하라

 

성인이 된 후에도 성장하는 뇌 기능이 있다. 바로 신경가소성인데 뇌가 경험과 환경에 의해 변화하는 능력을 말한다. 뇌의 신경경로는 일생동안 끊임없이 변한다. 덕분에 나이가 들어도 일정 수준으로 언어와 운동 기능을 습득하고 유지할 수 있다. 즉, 새로운 습관을 몸에 익히면 뇌는 그 내용을 기록한다. 아처는 자신의 연구를 통해 3주 동안 하루 한 번씩 사소하지만 긍정적인 행동을 계속하면 그 효과가 지속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근육을 단련하듯이 뇌도 훈련시킬 수 있다.

 

하버드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이자 긍정심리학을 개척한 고故 필립 스톤은 탈 벤 샤하르, 숀 아처 등과 함께 하버드대학교 학생 1,648명을 대상으로 사회적 지지와 관련한 연구를 실시했다. 그리고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시기에도 사회적 지지가 충분하면 행복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 사회적 지지의 수준이 높으면 규칙적으로 운동할 때와 같은 비율로 수명이 연장되고, 지지 수준이 낮으면 고혈압과 같은 정도로 유해하다는 데이터도 있다.

 

 

 

 

행복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행복을 만들어내면 성공은 따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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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도 스펙이다 - 꿈에 다가가는 당신에게 용기를 주는 한마디
최해숙 지음 / 생각지도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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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나는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애초에 좋은 부모를 만났거나 성공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자랐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어린 시절부터 평탄하지 않고 상처투성이였던 나는 애초에 행복해질 권리가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내 상처가 오히려 살아가는 데 힘이 되고, 사람들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혀주었으며, 큰 어려움도 감당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 '프롤로그' 중에서

 

 

꿈파쇼를 아시나요?

 

저자 최해숙울산 토박이로 '울산 큰애기'라는 단어에 걸맞은 풍채를 가지고 있으며,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에 관한 이야기를 전파하는 '꿈을 파는 여자'다. 상처 많았던 어린 시절을 지나 20대에 남들보다 빨리 세상을 배웠고, 일찍 성장통을 겪고 외로움을 견뎌냈다. 삶의 상처였던 어머니를 받아들인 후 세상을 바라보는 자신의 패러다임이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 타인의 삶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게 되면서 인생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성공팩토리 리더십센터' 대표로서 자신의 진로와 꿈에 대해 고민하는 청소년들을 위해 DTL리더십 프로그램을 개발했고, 청소년 강사 양성 및 초, 중, 고는 물론 대학교까지 8,000여 명의 학생들에게 강의를 해오고 있다. 또 '꿈을 파는 강연쇼(꿈파쇼)'라는 토크 콘서트를 시작해 청소년들의 문화교통비를 후원하고 있으며, 전문 직업인들을 진로체험 특강 강사로 학교에 파견하는 '꿈파쇼 직업멘토단'을 창립했다.

 

그녀가 꿈파쇼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단순하다. 남편의 사업 실패로 인해 26세에 한 집안의 가장이 되어 보험설계사로 일하던 그녀가 코칭을 배우고 강연을 하자 사람들이 궁금해했다. 그래서 게릴라식으로 사람들을 모아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담백하게 풀어내는 강연 자리를 마련했다. 그런데 그날 한 분이 오늘 강연 때문에 살아갈 용기를 얻었다며 "다음 강연은 언제입니까?"라고 물었다. 간절한 눈빛을 차마 거절하지 못하고 "다음 달 셋째주 목요일입니다"라고 대답했는데, 그게 꿈파쇼의 시작이었다.

 

이후 그녀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도전하는 이들을 찾아 나서며 '울산 영웅 100인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고, 매달 한 분씩 꿈파쇼 무대에 모시게 되었다. 유명하지 않아도 열심히 살아가는 이웃들의 이야기에 사람들은 마치 자신의 얘기 같다며 공감했고, 상처 가득한 그들의 이야기에 크게 감동을 받았다.

 

4여 년 동안 진행된 꿈파쇼는 꿈에 대한 이야기의 전달하기를 넘어 이제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수익금으로 청소년들의 문화교통비를 후원하고, 조손가정에 교복을 후원하는가 하면 자신의 진로와 꿈에 대해 고민하는 8,000여 명의 학생들에게 강의도 하고 있다. 2016년에는 '꿈파쇼 직업멘토단'을 창립해 전문 직업인들이 진로체험 특강 강사가 되어 학교에서 강의를 해준다.

 

그녀는 이 책에서 삶의 무게를 이겨내지 못한 사람들에게 세 가지 처방전을 제시한다. 첫째, 행복 리스트를 만들어라. 2시간만 잘 버틸 수 있는 행복 리스트를 만들 것을 권한다. 둘째, 에너지가 바닥일 때는 중요한 결정을 하지 않아야 한다. 셋째, 혼자 있는 시간을 가져라. 힘들 때는 시간을 정해놓고 그 힘든 감정을 충분히 느끼고 힘들어하면서 그 감정을 보내주어야 한다. 그 시간을 보내고 나면 다시 행복 리스트를 만들어 에너지를 올리고 중요한 선택을 하면 된다.

 

 

 

 

결핍은 꿈을 이루는 원동력이다

 

우리들이 걸어 가는 인생길에는 꽃 길만 있을 수 없다. 즉 인생이라는 긴 여정에는 아름다운 향기가 진동하는 꽃 길이 있는가 하면 그 외에도 발바닥을 아프게 하는 거친 자갈길도 몸에 깊은 상처를 남기는 가시밭길도 있기 마련이다. 이처럼 우리들 앞에 펼쳐진 인생 길을 걷다 보면 자연스레 몸에 크고 작은 상처를 가질 수밖에 없다.

 

성공을 하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단계가 실패다. 실패 없는 성공이란 존재할 수가 없다. 운이 좋아 로또 복권에 당첨되어 큰 돈을 거머 쥔 사람 앞에는 당연히 꽃 길만 펼쳐져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노숙자로 전락한다는 통계 보도가 있다. 왜 그럴까? 실패를 맛보지 않고 바로 성공이라는 단 맛을 본 사람은 결국엔 쓴 맛을 보게 된다는 거다. 이는 진리인 듯 싶다.

 

우리 대부분은 성공과 행복을 물질적인 척도로 해석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는 전적으로 틀린 것도 아니다. 돈이 없어도 행복하다는 것은 돈이 필요하지 않는 세상에서나 가능하지 않겠는가 말이다. 단지 많고 적음에 따라 평가하려는 것은 옳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대체로 많이 가지려고 애쓴다. 이런 마음 자세를 가질 경우 결핍이 생긴다. 이 결핍을 채우려는 욕구가 생기면서 꿈이 생기는 법이다. 실패가 발명의 어머니이듯이, 마찬가지로 결핍은 성공의 어머니인 셈이다.    

 

누구에게나 기회란 찾아온다. 그런데, 언제 찾아올지 모른다. 또 슬그머니 왔다가 급히 종종 걸음으로 내빼기 때문에 놓치기 십상이다. 그래서 기회의 신은 앞머리는 무성한 반면 뒷머리는 대머리이고 양발 뒷굼치에는 날개가 달려있다고 묘사한다. 더구나 기회는 찾아올 때 예쁜 선물의 모습처럼 오지도 않는다.  

 

현실적으로 뭔가 많이 부족한가? 결핍된 상황에서도 자기 자신이 할 수 있는 것, 그래도 좋아하는 영역에서 행복을 느낀다면 기회는 바람처럼 그 삶에 스며들게 된다. 즉 좋아하는 것을 행복하게 느끼는 것만으로도 결핍을 행복의 원동력으로 만들 수 있다. 결국 행복을 만드는 것은 자기 자신이고, 자신의 선택에 달려 있다. 결핍은 결코 상처로만 남지 않기 때문이다.

 

꿈 전도사 김수영(우측)과 함께

 

 

우리를 움직이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저자가 시작한 꿈파쇼는 '사람'으로 시작된 것이다. 이는 저자가 만들었다기보다는 파도처럼 몰려든 사람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다음 강의는 언제예요?"라는 이 한 마디가 지금의 꿈파쇼를 잉태한 셈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만의 재능과 강점이 있다. 이런 능력들이 한데 어우러져 꿈파쇼가 만들어진 것이다. 

 

사실 꿈파쇼는 강연자들의 '상처'에 관한 이야기다. 묘하게도 그 이야기가 누군가에게는 큰 힘이 된다. 동병상련이라는 위로와 위안을 받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꿈파쇼는 강연자의 강의를 듣기 위해 모이는 자리다. 강연자들도 청중들 앞에서 자신의 상처를 이야기하면서 스스로 힐링이 된다고 말한다. 그들이 느끼는 힐링은 자연스레 청중들에게도 전파된다. 그리고 꿈을 위한 나눔은 결국 또 다른 꿈의 성취를 만들어낸다.

 

 

시간이 없다는 말은 핑계일 뿐

 

우리들은 바쁜 일상에 쫓기다 보니 늘 "바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그런데, 아니로니하게도 그렇게 살다 보니 스스로 정말 바쁘다고 착각한다. 그러니 시간이 없다고 생각하게 된다. 지금도 여름철 휴가를 가기 전에 몸을 만들려고 계획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성공하려면 이를 즉각 실천에 옮겨야 할 것이다. 피트니스 센터를 찾아가야 한다는 얘기다. 그런데, 퇴근 후 술약속 때문에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렇다. 무엇인가를 하고 싶은데 하지 못했다면 시간이 없어서가 아니다. 하고자 하는 마음이 간절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저자 또한 1박 2일의 목포 여행을 통해 많은 것을 느끼게 되었다. 3년이 지나도록 이루지 못했던 '목포 가서 세발낙지 먹기'를 실현함으로써 말이다. 시간은 꿈을 위해 투자할 때 결과가 나타나는 신의 선물이다. 시작은 모든 것이 갖춰졌을 때 출발하는 게 아니다. 돈을 모아서 결혼한다는 노총각, 노처녀의 생각이 어리석은 것처럼 말이다. 결혼이 먼저이지 돈을 모으는 게 먼저가 아니다. 출발해야 비로소 시작점이 만들어진다. 

 

 

꿈을 이루는 방법

 

첫 번째 단계~ 상상하라

두 번째 단계~ 꿈의 목록을 적어라

세 번째 단계~ 꿈을 구체적인 목표로 바꿔라

네 번째 단계~ 비전보드를 만들어라

다섯 번째 단계~ 플래너로 시간을 관리하라

 

 

꿈이 이루어졌다고 미리 상상하라

 

영화 <마스크>의 주인공 짐 캐리의 성공스토리는 무척 감동적이다. 그는 아픈 어머니를 즐겁게 해주겠다는 생각에 희극을 시작하면서 영화배우를 꿈꾸었다. 아버지의 실직으로 집까지 잏고 노숙 생활을 할 때, 그는 아버지를 위해 문구점에서 가짜 백지수표를 산 후, '1,000만 달러'라고 표기했다. 이후 그는 가족들에게 반드시 실제 돈으로 교환해주겠다고 호언장담을 했다. 정말로 그가 예상했던 1995년 추수감사절에 정확하게 그 꿈이 이루어졌던 것이다.  

 

꿈을 이루기 위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뭘까? 짐 캐리처럼, 바로 이미 이루어졌다고 상상하는 일이다. 건물을 지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설계를 하거나 땅 구입하기, 건축가 알아보기 등을 말한다. 모두 틀렸다.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어떤 건물을 지을지 상상하는 일이다. 선명하게 완성될 청사진을 상상하고, 그 이후에 건물을 짓기 위한 돈도 설계도 건축가도 알아봐야 한다.

 

 

 

 

상처를 스펙으로 만들어라

 

지금 힘들다면 희망이 있다는 증거다. 자신의 상처를 그냥 상처로만 남길 것인지, 몇 년 후에 이 상처를 스펙으로 만들 것인지, 이는 스스로가 선택하기 나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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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프로젝트 - 무엇이 인생의 차이를 만드는가
헬렌 피어슨 지음, 이영아 옮김 / 와이즈베리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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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 자신도 코호트 연구의 수혜자였다. 코호트 연구가 '어머니'의 권리와 의료를 개선하는 데 어떻게 일조했는지 알아 가고 있을 때 셋째 아이를 임신하고 출산했다. 그리고 과학자들의 연구에 힘입어 만들어진 임산부 케어와 출산 휴가를 누렸다. 임신 기간 동안 알코올을 피하고 생선을 먹었던 것은, 코호트 연구 결과를 통해 도출된 사실이 이제 '상식'이 되었기 때문이다. 매일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 주면 좋다는 '상식' 역시 마찬가지다. 그리고 워킹맘으로서 일과 육아의 균형을 어떻게 유지해야 할지 고민하거나 집을 살 형편이 안 돼 걱정할 때도, 그것이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1970년에 태어난 사람들에게 일어나는 전형적인 현상이라는 객관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었다. 코호트 연구는 이처럼 내 인생을 바라보는 뚜렷한 준거 기준이 되었다. - '들어가는 글' 중에서

 

 

고호트 연구의 결과를 집대성하다

 

저자 헬렌 피어슨은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과학 전문 잡지 <네이처>의 수석에디터로, 이 책의 모태가 된 기사 <일생을 통한 연구(Study Of a Lifetime)>는 2012년 영국과학저술가협회가 선정한 '올해 최고의 기사'로 선정되었다. 그 외에도 '위스타 사이언스 저널리즘 어워드'에서의 수상 등 등 영국의 대표적인 과학 기자이자 작가이다.

 
에든버러대학교에서 진화발생생물학 박사학위, 캠브리지대학교에서 자연사 박사학위를 취득한 의학과 생물학 분야의 손꼽히는 전문가로서, 다년간의 기자 생활로 다져진 간결하면서

 

 

 

 

 

 

 

 

 

 

 

 

1946년 영국,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영국 여성들의 임신과 출산을 파악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이 일은 런던정치경제대학의 작은 사무실에 일하고 있던 31살의 제임스 더글러스 박사에게 맡겨졌다. 그는 넉넉치 않은 연구비에도 불구하고 성실한 조수와 함께 출생 연구를 해낼 수 있다는 확고한 믿음과 열정이 있었다. 그는 1946년 3월 3일에서 9일까지 태어난 아기를 조사 대상에 포함, 출산 후 8주를 기자렸다가 가정 방문 보건관들을 파견하기로 했다.

 

결국 보건관들은 1만 3687명이나 되는 산모들을 인터뷰했다. 그 주에 태어난 아기들의 91퍼센트에 달하는 수치였다. 답변이 완료된 설문지들은 보건의료 담당관들을 거쳐 더글러스에게 발송되었다. 6월 말 즈음 그의 책상과 바닥에는 설문지들이 종이탑처럼 쌓이기 시작했다. 그 야심에 걸맞은 어마어마한 규모의 산모 조사를 시작으로 이어진 일련의 사건들은 모든 영국민들의 인생에 영향을 미치고 전 세계 과학자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었다.

 

 

 

 

 

 

실패할 운명을 타고난 아이들

 

1957년 3월 5일은 특별한 날이었다. 더글러스의 코호트 연구가 11년째 되는 날이자 11플러스 시험을 치르는 날이었다. 더글러스는 이 시험을 치른 모든 코호트 구성원의 결과를 알아보았다. 그는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는 동안 여러 번 다시 찾아갔고, 학교에 상주하는 상담자를 모집하여 아이들의 진척 상황을 그에게 보고하도록 했다. 아이들은 8세, 11세, 15세가 됐을 때 지적능력검사도 실시했다. 


1964년, 더글러스는 조사 결과를 <가정과 학교>라는 제목의 책으로 발간했다. 유쾌한 분위기의 담황색 표지 안에는 정신이 번쩍 들게 하는 심각한 내용이 담겨 있다. 중산층의 영리한 아이들은 노동계급 아이들보다 학교 성적이 좋고 11플러스시험에 합격할 확률이 훨씬 더 높았다. 지적 능력이 동일한 아이들을 비교했더니, 중상류층 아이들은 절반 이상이 그래머스쿨에 진학한 반면, 하층 근로자 계급의 아이들은 겨우 22퍼센트만 진학했다.

 

그래서 그는 선발제 중등학교에서 학생들의 분포가 이렇게 나타나는 것은 사회 평등이나 국가 이익 면에서 정당화되기 어렵다고 기술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아이들이 학교생활을 하는 동안 중산층과 노동계급 간의 성적 차이도 점점 더 커지는 것처럼 보였다. 요컨대 교육 제도는 전혀 공평하지 않았고, 사회계급에 따른 교육 불평등은 전혀 해소되지 않았다. 이렇듯 똑똑하지만 가난한 아이들의 재능이 낭비되고 있었다.

 

 

세 살 건강 여든까지 갈까

 

 

 

더글러스는 영국 전역을 최저 오염 지역에거부터 최고 오염 지역까지 네 범주로 분류했다. 그런 다음 코호트 아이들의 주소를 그 지역 오염도와 15세까지의 건강 기록과 맞춰보았다. 2689개의 지역, 수천 명의 코호트 아이들, 15년 치의 건강 데이터를 아우르는 일은 매우 복잡한 일이었다. 1966년 그가 발표한 결과는 깨긋해진 런던 하늘만큼이나 투명한 패턴을 드러냈다.

 

최고 오염 지역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기침이 잦았고, 기관지염과 폐렴 같은 하기도 감염에 걸릴 확률이 상당히 높았다. 아파서 학교에 결석할 확률도 높고, 귓병으로 귀에서 고름이 날 확률도 조금 더 높았다. 이번만은 사회계급과 무관했다. 노동계급이든 중간계급이든 오염 지역에 산다면 똑같이 영향을 받았다. 아무리 잘살아도 깨끗한 공기를 마실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결과는 일정한 패턴을 보였다. 오염에 많이 노출될수록 건강상의 문제가 더 많았고, 가장 놀라운 일은 새로운 법이 제정된 이후, 즉 아이들이 10살이 된 후부터는 오염도가 급격하게 줄었는데도 폐 건강의 문제가 적어도 15살까지 계속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어릴 때 오염에 노출되면 폐에 영속적인 손상을 입을 수 있음을 암시했다.

 

 

 

 

 

 

태아기가 전 생애를 결정할까?

 

 

 

코호트 연구자들은 인생의 첫 몇 년이 전반적인 인생의 행로를 정하는 가장 중요한 시기라는 생각에 대체로 동의하지만, 우리의 운명이 고정불변으로 정해지는 건 아니라는 조건을 얼른 덧붙인다. 인생은 유연하고 가변적이기 때문에 운명의 사슬을 끊고 건강한 삶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1946년 코호트 연구를 통해 출생체중이 낮을수록 중년에 근력이 약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하지만 반드시 그런 건 아니다. 근육세포를 적게 가지고 태어났다면 근력 운동을 통해 근육을 키움으로써 타고난 약점을 만회할 수 있다. 지금까지 어떤 위험 인자를 축적해 왔든 흡연과 음주를 줄이고,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고, 체중을 조절하고, 운동을 하면 어느 정도 상황을 개선할 수 있다. 

 

 

 

흙수저에도 날개는 있다


읽기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삶을 추적해 보니 상황은 더 심각해 보였다. 그들은 모든 단계에서 뒤처진 인생을 살아온 것 같았다. 학교를 제대로 졸업하지 못하고, 교육을 시간 낭비로 여기고, 저임금, 미숙련 직업을 갖거나 취직하지 못했으며, 결국엔 가난 때문에 열악한 주거 환경에서 살거나 노숙자 신세로 전락할 확률이 높았다.

 

남성들은 30대 중반에 혼자 살고, 여성들은 10대에 이미 엄마가 되어 4명 이상의 아이가 있는 경우가 많았다. 또 남성이든 여성이든 컴퓨터를 가지고 있거나 사용하는 비율이 그리 높지 않았는데, 컴퓨터 기술을 필요로 하는 직업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는 현실을 생각하면 아주 염려스러운 일이었다.

 

인생의 어느 시기든 교육이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다. 더 좋은 인생길을 설계하고 싶은 사람에게 이를 설명하기 위해 바이너"인생에는 너무 이른 것도 너무 늦은 것도 없다"라는 경구를 만들었다. 충분한 동기 부여와 지원만 있으면 언제든 위로 놀라설 수 있고, 불행한 인생 궤도를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운명을 뛰어넘은 아이들

 

더글러스는 훌륭한 가정교육이 아이의 학업에 아주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선구적인 분석을 보여주었다. 부모가 자녀 교육에 관심이 많으면 노동계급 출신이라는 핸디캡을 극복하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되는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수년 동안 교사들로부터 정보를 수집란 결과, 학업 능력은 좀 뒤처지더라도 자녀 교육에 열성적인 부모를 둔 아이들은 그래머스쿨로 진학하는 확률이 아주 높았다. 

 

그러나 2000년대에 들어선 영국은 달랐다. 부모의 관심과 포부가 있으면 아이들이 가난이나 하류계급 등의 불리한 조건을 극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많은 연구 결과들이 있었다. 영국의 한 코호트 연구는 3000명의 아이들을 3살 때부터 추적 조사하면서 모범적인 조기 교육 방법에 초점을 맞추었다. 연구 결과, 부모의 직업, 학력, 소득보다는 부모가 좋은 '학습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 아이의 지능과 사회성 발달에 더 중요한 역할을 했다. 아이와 함께 책을 읽고, 동요와 그림을 가르쳐주고, 알파벳과 숫자를 보여주고, 도서관에 데려가고, 여행을 함께하고, 이 모든 것들이 성장하는 아이들의 지능, 사회성, 행동 발달에 큰 영향을 미쳤다.

 

 

다섯 개의 출생 코호트

 

영국은 다섯 세대의 아이들을 출생 시점부터 지속적으로 주의 깊게 추적하고 잇다. 1946년 코호트, 1958년 코호트, 1970년 코호트, 1991년 코호트, 밀레니엄 코호트 등 다섯 개의 코호트가 바로 그것이다. 이런 자료들을 통해 유년기의 건강과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함으로써 건강한 미래의 영국을 준비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의 경우, 심각한 저출산율로 향후 지구상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연구 발표까지 있었다. 한국은 지금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지 고민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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