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노믹스 - 나라다운 나라를 위한 문재인 정부 5년의 약속
매일경제 경제부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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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책의 최대 화두를 '사람'으로 정한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정책은 자못 의미심장하다. 오작동이 빈발하는 기존의 관행, 기존의 시스템에 기대지 않고 정책의 최종 수혜자인 사람, 국민에게 직접 다가서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10조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고 명시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 같은 헌법 정신을 구현한다는 의미로 '사람중심 경제를 통한 국민성장'을 경제 비전으로 제시했다. - '들어가며' 중에서

 

 

사람중심의 경제를 추구한다

 

책의 저자인 매일경제 경제부는 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를 비롯해 산업통상자원부, 고용노동부, 보건복지부,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세종창사에 있는 중앙 부처와 함께 통화 정책을 결정하는 한국은행을 취재하고 있다. <문재인노믹스>는 사상 초유의 '장미대선'으로 새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 경제 정책에 대한 독자들의 이해를 높이고 생산적 발전적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길 바라는 목적에서 기획됐다.

 

책은 총 4개 파트로 구성되었는데, 파트 1(성장)에서는 대선 과정에서 논란이 일었던 공공 일자리 81만 개 늘리기의 실체가 무엇이고 실현 가능한지 점검한다. 대선의 강력한 경쟁주자였던 안철수 후보가 트레이드마크처럼 내세웠던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 문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던진 정책은 무엇인지도 자세히 소개한다.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 성장을 지원하고, 지역 특화 전략으로 지방 경제를 키우는 구체적인 방안을 살펴본다.

 
파트 2(공정)에서는 과거 재벌, 대기업의 잘못된 관행을 없애기 위해 소액주주와 소비자 권리를 강화하는 정책이 어떻게 구현될 지 짚어본다. 또 한계 상황으로 몰린 수많은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보호하기 위한 정책과 1,300조 원이 넘는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한 비법이 무엇인지도 소개한다.

 
파트 3(국민)에서는 사교육비, 통신비, 교통비와 육아부담 등 줄이기, 미세먼지 감축과 제2의 메르스와 세월호 사태 방지 등 국민의 일상생활을 개선하는 것과 직결된 정책을 경제적인 시각에서 풀어본다. 끝으로 파트 4(문재인노믹스 "레디, 액션!")에서는 문재인 경제정책을 이끌 핵심 인물들을 소개하고, 경제 전문가들이 짚어본 바람직한 경제정책 방향을 분야별로 소개하는데, 이 책의 부록인 셈이다.

 

 

 

 

노동시간 단축으로 일자리를 창출한다

 

문 대통령은 일자리 늘리기 방안으로 '근로시간 단축'을 단행할 계획이다. 그는 "노동법은 연장노동을 포함한 노동시간을 주 52시간 내로 규정하고 있지만 이명박, 박근혜 정부는 토, 일요일 노동을 별도인양 왜곡해 주 68시간 노동을 허용했다"며 "법정 노동시간만 준수해도 근로시간 특례업종까지 포함해 20만 4,000여 개, 연차휴가만 다 써도 30만 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진다"고 했다. 다시 말해 근로시간 단축을 통해 일자리를 나누면 20만 개 일자리, 그리고 휴가를 의무적으로 쓰게 하면 30만 개 일자리를 새로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다.

 

과연 이렇게 될까? 이미 노동시간의 단축은 전 정부에서도 토의된 바 있고, 노사정 협의가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중도에 그만둔 사안이다. 근로시간의 단축이 일견으론 기업체의 줄어든 총노동시간을 채우기 위해 인력의 보충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는 확신에서 나온 발상이다. 수학상 계산으로는 맞을 수 있다. 하지만 노동시간과 급여는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대승적 차원에서의 노사정 대합의가 도출되어야만 실효성 있는 정책이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인력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의 경우 일방적인 노동시간 단축은 경쟁력 약화 등 회사 경영에 막대한 충격을 줄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을 준비하는 네 가지 전략

 

첫째, 4차 산업혁명의 플랫폼 구축

둘째, 실패를 딛고 다시 도전할 수 있는 혁신 창업국가

셋째, 신산업 분야 규제 혁신

넷째, 연구개발R&D 장기투자와 기술인재 육성

 

문재인 정부 4차 산업혁명 준비의 중추기관은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위원회'가 된다. 이를 두고 대선 과정에서 4차 산업혁명을 민간 주도가 아닌 정부 주도로 할 경우 한계가 있을 것이란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정부가 주도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인프라스트럭처를 구축해 기업 활동을 지원하겠다는 의미"라고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위원회 위원으로는 관료, 학자뿐만 아니라 업계 종사자를 대거 발탁할 것으로 보인다. 위원회는 2017년 중 관련 법령 정비를 한 후 2018년 출범 예정이다.

 

최우선으로 꼽은 4차 산업혁명 기본 인프라는 사물인터넷이다. 이는 사물에 감지기, 즉 센서를 부착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인터넷으로 주고받는 기술이나 환경을 의미한다. 문 대통령은 "사물인터넷망 1등 국가로 만들겠다"고 선언함으로써 새 정부의 4차 산업혁명 핵심 추진정책이라는 속 마음을 드러냈다.

 

 

재벌 개혁, 경제민주화와 경제성장으로 가는 길

문재인 정부가 재벌개혁의 첫 번째 과제로 꼽은 것은 지배구조 개혁을 통해 경영구조를 투명하게 확립하는 것이다. 우선 이사회에서 소액주주의 목소리가 잘 전달되는 장치를 확대하는
게 핵심이다. 문 대통령은 집중투표제와 전자투표 의무화로 이사회와 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가 감사위원과 이사 선출에 더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래서, 과거 재벌개혁 및 소액주주운동을 펼쳤고 이번 대선캠프에서 활동했던 김상조 한성대 교수를 공정거래위원장 후보로 내세워 인사 청문회를 진행하고 있다.

 

 

 

위기의 가계 부채, 해법은 뭔가?

문 대통령은 이미 2017년 4월 28일, 가계부채 공약을 발표하면서 급속도 불어나는 가계부채의 '총량'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기존에 활용해왔던 총부채상환비율DTI 대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전면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모든 대출에 적용, 원리금 상환을 동시에 이행토록 한다는 것이다. 이래저래 차입금에 의존해야 하는 가계는 이제 빌리기도 쉽지 않은 셈이다.

 

금융당국은 2019년까지 모든 금융권에 DSR을 단계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나,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시점이 앞당겨질 전망이다. DSR 전면 도입 시 이미 각종 신용대출 등 생계형 대출을 지고 있는 저소득·저신용 서민들이 신규 대출을 받기 어려워지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생계형 대출을 축소하기 위한 '생활비 절감 종합계획'을 시행할 계획이다.

 

사실상 가계부채의 문제는 실질소득이 보장되거나 또는 새로이 확보된다면 원리금을 자발적으로 축소해 나갈 것이다. 하지만 일자리 창출이 되지 않는 가운데 금융기관의 대출을 억제하는 방향만 유지할 경우, 급한 돈이 필요한 저소득 가계는 고금리 또는 조건이 열악한 하급 금융권 내지는 사채 시장에서 차입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리 되면 가계 부채는 더욱 악화될 게 분명하다. 

 

 

교육, 백년대계를 세운다

문 대통령의 교육 개혁 핵심은 바로 '국가교육회의' 설치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 '국가교육회의'를 설치해 교육 개혁에 대한 범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겠다"면서 "이는 국가교육위원회로 나아가는 징검다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문 대통령은 학제 개편과 국립대 연합 체제의 개편 등을 논의하고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 선거에 나섰던 안철수 후보가 창의교육을 말살하는 교육부를 폐지하고 장기 교육정책을 추진하는 국가교육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발표, 이에 대해 지나치게 급진적이라는 비판이 일자, 문 대통령은 이를 의식해 선행 단계로 국가교육회의를 만들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겠다는 복안이다.

 

 

어떻게 재원을 마련할 것인가?

문재인 대통령은 '씀씀이가 큰 정부'를 선언했다.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려고 이미 공무원 채용 확대를 발표한 바 있다. 이런 씀씀이에 소요되는 재원을 확보하려면 아무래도 증세가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박근혜 정부도 '증세 없는 복지'를 외쳤지만 결국 비과세, 감면 대폭 축소와 담뱃세 인상 등 사실상 증세를 한 바 있다. 박형수 한국조세재정연구원장은 "국가부채가 늘어나지 않게 하면서 재정지출을 연평균 7%씩 높이려면 조세부담률을 매년 0.8%포인트씩 높여야 하며 역대 정부가 조세부담률을 1%포인트대도 올리기 어려웠던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준의 증세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문 대통령도 "세수가 모자라면 마지막 수단으로 국민적 동의를 얻어 증세한다"고 밝힌 만큼 하루라도 빨리 증세 수단에 대한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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