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살다보면
외로워질 때도 있는 거지. 
그런 거지, 뭐. 

2.  

군대,
가고 싶은 곳은 못될지언정, 
'아주 못 갈 곳은 아니다'라거나 '다녀올만 하다'정도.. 
그 정도를 바라는 것도 무리인걸까.
내겐 꼼짝없이 군대에 가야할
아들이 하나 있다. 

3.  

그들의 죽음이 영웅적인 용사의 죽음일까.
개죽음은 아니고?? 
분노를 막기 위해
영웅의 죽음으로 포장되는 건 아닐까
볼 때마다 화가 난다

4.  

접고 접고 또 접고, 
버리고 버리고 또 버리고,
덜어내고 덜어내고 또 덜어내고,
비우고 비우고 또 비우고,,,
도대체 얼만큼 더? 

5.  

미장원에서 어떤 아줌마가 전날 저녁 딸아이와 싸웠는데
딸아이가 나가서 집에 들어오질 않았다며
걱정하다 화내다 섭섭해하다 노여워하다.. 그러다가 갔다
미장원 아가씨가 그 아줌마를 보고 하는 말이
'엄마가 자식보다 기가 약해서 자식을 휘어잡지 못하고 살면 어떡하냐'고 한다.
아가씨야, 
아무리 기가 쎈 부모라도 자식한테는 이길 수 없거든.
부모는 자식 앞에선 영원한 약자야. 

6.  

뭔가 할 일을 찾아 기웃기웃했다 
막내가 어린이집에 다니는 2년동안
뭔가를 해냈다,는 성취감을 맛보고 싶어서. 
그런데 마땅히 배울 것도 할 일도 눈에 띄질 않는다 
뭔가를 새로 시작하기엔
너무 늦은 걸까  
아니면 삶에 대해서 너무 시들해진 걸까

7.  

꽃이 좋은 까닭은 
내가 더 이상 꽃이 아니기 때문이지
젊은 시절엔 꽃이 내 배경이 되어주었고
나에게 보내지던 꽃다발도 꽃이 예뻐서라기 보다
나를 위한 것이었다구
나이가 들어 꽃에 눈부셔 하는 건
꽃처럼 찬란했던 시절에 대한 그리움 때문이다
나이든 여자가 꽃을 바라보는 눈길엔
그런 그리움이 더 보태지는 법
'꽃이 지는 아침은
울고싶어라"
했던 시인의 마음을 이제야 알겠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다락방 2010-04-27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군대는 말이죠, 제 남동생을 보내놓고 나니까 정말이지 남의 이야기가 아니더라구요. 뭐랄까, 제가 빽이있었다면, 뭔가 그런쪽으로 능력이 있었다면 보내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강하게 들었어요. 불법을 해서라도 보내고 싶지 않다, 고 말입니다.

남동생은 이미 제대한지 오래고, 군대에 대해서 그렇게 견디지 못할만하다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좀 답답해요.


저는 이미 삼십대 중반인데, 저는 아이가 있는것도 아니고 결혼한것도 아니니 정말 자유로운 입장인데, 뭘 좀 배워볼까 생각만 하다가 세월 다 보냈어요. 결국 저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여자사람으로 계속 늙어가려나봐요. 저 역시 삶에 대해서 시들해진걸까요?

새로운 걸 배우고, 그것을 내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 제게는 결코 쉬운일 같지가 않아서, 아예 고개를 돌리지도 않는가봐요.

섬사이 2010-05-07 09:50   좋아요 0 | URL
맞아요, 그게 겁나기도 해요. 뭐 하나를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한 과정이요.
예전처럼 그 과정에 몰입이 되지도 않고, 몰입된다고 해도 그러자면 제가 해야할 나머지 일들이 엉망이 될 것 같기도 하구요.

마노아 2010-04-27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교에 근조 리본을 다 돌렸는데 안 달고 있어요. 그들의 죽음에는 애도를 표하지만 이따위 걸로 눈가림하는 것 같아서 너무 화가 나요. 엄마로서, 여자로서, 하나의 사람으로서 자신을 계속 바라보며 사는 일이 보통 일이 아닌 것 같아요. 섬사이님은 잘하고 계신듯 보여요.^^

섬사이 2010-05-07 09:50   좋아요 0 | URL
그래요, 화가 나요.
너무너무 화가 나는 봄이었어요.
날씨도 기분도 엉망이었죠.

순오기 2010-04-27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줄줄이 동감이에요. 특히 마지막엔 더욱 더...

섬사이 2010-05-07 09:54   좋아요 0 | UR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