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영원히 기억할게!>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안녕, 영원히 기억할게!
하라다 유우코 지음, 유문조 옮김 / 살림어린이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죽음은 남겨진 사람들이 감당해야 할 몫이다.  결혼을 하고 집안 분들이 돌아가실 때마다 장례를 치르면서 죽음은 남겨진 사람들에게 더 큰 몫으로 다가왔다.  미안함, 죄책감, 내 기억 속에 남아있는 세상을 떠난 사람의 어떤 눈빛, 이야기, 추억, 그리고 휑한 빈 자리.  정작 죽음을 맞은 사람은 고단한 일을 마친 사람처럼 평온해 보였다. 죽은 사람을 미화시키는 건 죽은 사람을 위해서가 아니라 남겨진 나를 위해서라는 것도 알았다.  

이 책은 개구장이 눈빛을 가진 검둥개 리리와 단발머리 여자 아이와의 우정 이야기다.  여자 아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살고 있던 리리는 아이의 가장 좋은 친구가 된다.  그러나 갖고 있는 목숨줄은 저마다 달라서 리리는 수명을 다하고 숨을 거둔다.  태어나던 순간부터 사랑하는 친구가 되어주었던 개의 죽음, 그 죽음을 남겨진 아이는 어떻게 감당해야 할까.  추억하고 그리워하고 '안녕'이라는 작별인사를 건네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는 무력감을 아이는 잘 이겨낸 걸까.   

배경이 아예 생략되거나 아니면 최소한의 배경만을 그린 단순화한 그림은 개와 아이의 감정에만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죽음을 통해 아직 남아있는 존재들의 생명을 연민한다는 것은 좀 잔인한 일일지도 모르지만, 이런 책을 읽을 때마다 "있을 때 잘 해!"라는 말을 떠올리게 된다.  아이들도 그럴까?  언젠가는 우리가 모두 헤어져야 하는 날들이 온다는 걸, 누구는 떠나고 누구는 남겨지는 날이 온다는 걸, 어렴풋하게라도 알고 느끼게 될까.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힘들다.  그래서 이 리뷰를 쓰는 것도 나에겐 버겁다.  이 나이가 되어도 '죽음'이라는 주제 앞에 편안할 수 없다는 게 좀 민망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