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유진이가 유럽으로 떠났다.   떠나긴 했어도 아직 도착하지는 못했을 거다.  이런 거, 저런 거 챙기느라 한 일주일동안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짐을 꾸리면서 기내에 갖고 탈 물품과 부칠 물품을 구분하는 것부터 다 알려주었는데, 오늘 출국심사에서 유진이가 딱 걸리는 바람에 무지 놀랐다.  잘 다녀오라고 손 흔들고 인사 다 하고 들여보내고 남편이랑 공항에서 커피 한 잔 마시고 가려고 하는데 갑자기 남편의 핸드폰이 울렸다.  전화를 받던 남편이 갑자기 뛰었다.  나도 덩달아 놀라서 유빈이 데리고 같이 달렸다.  그랬더니만 기가 막혀서..  울딸 짐에서 가위가 나왔단다.  가위, 칼 같은 것은 안된다고 얘기했는데, 도대체 무슨 정신으로 가위를 챙긴 건지..  가위 가져가서 뭐 하려고 그랬는지..  돌아오면 꼭 물어봐야겠다. 
아침 여덟시에는 공항에 가려고 차를 타고 집을 나서는데, 유진이랑 같은 학교 아이들이 교복을 입고 등교하고 있었다.  유진이는 등교하는 같은 학교 아이들을 보니까 기분이 더 좋아지는지 뿌듯한 표정이다.  계속 친구들과 핸드폰으로 문자를 주고 받고.  기념품 꼭 사오라는 친구들 성화에 지퍼백에다 알프스 공기를 담아서 갖다 주겠다는 둥, 에펠탑 먼지 닦은 휴지를 잘 접어서 갖고 오겠다는 둥 하며 농담도 한다. (진담일까...???)

명보를 같이 보내지 못해서 괜히 미안하다.  캠프 규정이 형제나 자매는 같이 올 수 없다고 되어 있었고, 사실 경제적인 부담도 컸고, 또 명보는 아직 준비가 덜 되었다는 판단도 있었고,,  이런 저런 이유로 명보는 그냥 집에 남게 되었다. 

유진이 보내고 곧장 책엄책아로 갔다.  이야기방을 듣고, 꼬마장터에서 유빈이가 입으면 좋아할 분홍색 발레복이랑 보라색 귀덮개랑 화려한 수영복이랑 리본 머리핀 한 쌍을 3,000원에 구입했다.  그러고 나서 이번에 새로 들어온 책들을 살펴보고, 도서관 바코드를 붙이고, 연령별로 구분하고 나니 저녁 7시가 넘어버렸다.  집에 들어오니 7시 40분. 

학교에서 돌아와 혼자 집을 보고 있던 아들과 저녁을 먹고 컴 앞에 앉아 있는 거다.  설거지는 명보가 해주고 있다.  우리 멋지고 착한 아들, 쌩유... ^^   이제 엉망진창, 뒤죽박죽인 집을 좀 치워놓고 좀 쉬어야겠다.  에고고고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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