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의 시험이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어떻게 준비가 되어가는지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어제 학교에서 오더니
"엄마 오늘은 독서실 안가고 집에서 할래" 한다.
"그래라."
독서실에 갈 때 싸주려고 도시락을 준비하고 있다가 그만두고 사과를 깎았다.

그런데 우리 지니, 공부할 생각은 안하고 갑자기 책을 뽑아들고 읽기 시작한다. 
문득 내가 학생이었을 때 생각이 났다.
꼭 시험 때만 되면 갑자기 안 읽던 책도 읽고 싶어지고, 안 듣던 음악도 듣고 싶어지고 그랬던.. ^^
책은 시험 끝나고 읽고 공부하라고 하려다가 말았다.
어쩌면 시험공부한 건 일주일, 한달만 지나면 다 잊어버릴지 몰라도, 지금 읽는 저 책은 어쩌면 우리 지니가 평생 동안 기억하게 될 책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재밌냐?"
"엉, 무지 재밌어, 엄마."

눈 한 번 안돌리고 책을 읽어내렸다.  책을 읽는 지니의 눈가가 촉촉히 젖어 있다.  뭔가 아이 마음에 감동을 주는 책인가보다.   나도 빨리 읽어봐야지. 

어제 하루 지니는 영어단어 100개보다 더 좋은 걸 마음에 담았을 것 같다.

  <차이니즈 신데렐라>
       애덜라인 옌 마 지음 / 김경미 옮김 / 비룡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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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맘 2007-04-27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엄아세요. 과연 저도 님처럼 할 수 있을까요?

향기로운 2007-04-27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한 수 배우고 가요^^;;

섬사이 2007-04-28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수맘님, 저 멋진 엄마 아니예요. 무슨 그런 말씀을. 딸아이가 이미 책을 들고 읽기 시작했는데 어쩔 수 있어야 말이죠. 경험상 읽다가 중간에 놓아버린 책은 다시 읽게 되기가 어렵더라구요. 그래서 그런거예요. 홍수맘님이 겨우 저같은 엄마가 되면 어쩝니까. 저 같은 건 벌써 넘어서신 엄마예요.

향기로운님, 뭘 배우셨다는 건지.. ? 시험준비할 기간에 책읽게 놔두는 거요? 님은 아이 시험기간이 되면 아이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책들은 미리미리 부지런히 치워두세요. 전 그걸 못해서 일이 그렇게 된거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