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마지막 날, 인천 인스파월드라는 곳에 다녀왔다, 묵은 때 벗기고 새해를 맞자는 고리타분한 목적도 있었지만 3일이나되는 연휴기간동안 뭔가 해야한다는 압박 때문이었는지도...
이천에 있는 테르메딘온천에 갈까 인천 인스파월드에 갈까 하다가 인스파월드로 결정. 아이들에게 인스파월드가 더 익숙한데다가 테르메딘 온천의 닥터피쉬들에게 내 몸의 각질을 제공하는 데 또 별도의 비용이 드는 걸 확인한 순간 테르메딘 온천의 매력이 반감되기도 했다. 거기다 인천에 친정과 시댁이 다 있으니 인스파월드에서 놀다가 양가를 들러서 인사를 하기도 좋고..
1층은 로비, 2층은 찜질방, 3층은 사우나목욕탕, 4층은 수영장, 5층은 식당가로 되어있는데 지니와 뽀는 수영장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다 보냈고 나는 목욕을 하고나서는 비니 데리고 찜질방도 갔다가 수영장에도 갔다가 하면서 시간을 때웠다. 건물안에 모든 게 다 있으니 좀 답답하단 느낌이 들었다. 이런 줄 알았으면 테르메딘을 가는 거였는데 하는 생각도 조금 들고.. 하긴 이 날씨에 노천탕에 들어가는 것도 좀 그렇다. 거기다 잠시도 가만있지 못하는 비니를 데리고 노천탕은 무리다. 테르메딘은 날좋은 봄이나 여름에 한 번 가봐야지....
인스파월드를 나와 시댁부터 들렀다. 미리 준비한 한방쌍화차를 들고.. 우린 늘 가져간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시댁에서 갖고 온다. 어제도 예외는 아니어서 아구찜을 저녁으로 먹고 광주 고모님이 가져오신 떡국떡을 두봉지, 그 외에 떡들도 한봉지, 찹쌀과 콩까지 받아들고서야 시댁을 나왔다.
친정에서도 마찬가지. 가져간 한방쌍화차는 애들이랑 한푼이라도 절약해서 살 생각 안하고 이런 걸 사왔다는 타박아닌 타박을 듣고, 엄마는 집에서 만든 빨래비누로 시작해서 바람쐬러 나갔다가 눈에 띄길레 사놨다는 옷에 끓여놓은 사골국까지 한 통 싸서 챙겨주셨다.
1월1일 새해 떡국은 걱정이 없었다. 시댁에서 얻어온 떡에 친정에서 얻어온 사골국에.. 친정부모님은 연세가 높으시다. 내가 막내니까 이제 곧 친정아버지는 여든이 되실 것이다. 부모님 연세를 생각하면 불안해지기도 한다. 부모님 안계신 친정이 과연 가능할까 하는 생각도 들고...
암튼 그렇게 2006년 마지막 날을 보내고 새해를 맞았다. 제발 모두모두 건강하고 즐거운 일들만 가득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