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평론 통권 171호 - 2020년 3월~4월
녹색평론 편집부 지음 / 녹색평론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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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또 선거철이 되었구나. 온 세계에 코로나19가 창궐하여 선거가 정상적으로 치뤄질지 모르겠지만, 총선은 우리나라에서는 매우 중요한 선거 중에 하나란다. 그렇게 뽑은 국회의원들 중에 많은 수가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대의 민주주의제도에서 없앨 수도 없는 노릇. 그런데 대의 민주주의제도라는 말에 걸맞지 않게 모순덩어리였던 선거제도. 우여곡절 끝에 비례대표 연동제 도입으로 손질을 보았지만, 이를 악용한 비례대표만을 위한 위성 정당의 출현. 이 불법 정당을 선관위가 허용해주는 바람이 선거판은 개판이 되고 말았단다. 비례대표 연동제라는 의도가 무엇인지 뻔히 아는 마당에, 선관위가 위성 정당의 제재하지 않았다는 것은 선관위가 자신의 역할을 내팽개쳤다고 아빠는 생각한단다.

최악의 정당이 그런 위성정당을 만들어 반칙을 쓸 때, 다른 정당은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까. 그것 또한 쉽지 않은 결정이란다. 그들을 따라 하는 것은 선거제도 개혁을 역행하는 것이고, 그들을 따라 하지 않는 것은 최악의 무리에게 국회의원 자리를 헌납하는 것이고결국 다른 정당들은 당원들의 의견을 묻거나 최고회의의 결정으로 각자 방향을 잡았단다. 그러면서 당내 갈등, 당간 갈등이 심화되기도 했어. 아빠가 응원한 정당들 또한 이런 갈등에서 피해가지 못하고 많은 상처들을 입었단다.

그래도 다시 정비를 해야 한다. 선거라는 것은 최선을 뽑는 것이 아니라 최악이 안 뽑히게 하는 것이 중요하거든. 코로나19로 인해 선거투표율이 어찌 될지 모르겠지만, 이번 선거로 인해 이기적인 무리들이 국회에서 사라졌으면 좋겠구나. 그리고 아빠가 생각하는 국회의원 선거는 말이야. 지역구를 모두 없애고 100% 비례대표로 뽑는 거야. 정당 지지율 그대로 국회의원 수를 할당 받는 거지. 그래야 그나마 대의민주주의제도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구나. 법 만드는 사람들이 굳이 지역구를 기반을 할 필요가 있냐 말이야. 지역구의 정책은 지자체에 맡기면 되는 것이고 말이야. 아빠의 말이 길어졌구나.

….

녹색평론 171호는 선거철을 맞이하여 선거에 관한 이야기를 이야기하고 있단다. 선거는 이미 엘리트들의 싸움이라고 했어. 국민들을 위한 선거라는 말은 그저 포장된 말뿐이라는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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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그렇다면 선거란 무엇인가? 그것은 결국 기득권층 내부의 싸움, 즉 사회적으로 특권적인 위치에 있는 엘리트들끼리의 권력 쟁탈 게임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하면, ‘기득권층의 영구적 권력 향유를 보장하는 합법적 메커니즘인 것이다. 사실, 선거(election)라는 말 자체가 원래 엘리트(elite)라는 말과 어원이 같다는 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닐 것이다. 이 점에서, 우리는 일찍이 미국의 작가 마크 트웨인이 했던 말을 다시 한번 곱씹어볼 필요가 만약에 선거로 진정한 개혁이 가능하다면, 선거는 벌써 오래전에 (지배층에 의해) 불법화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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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모든 대부분의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선출직의 의회를 통한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있는데, 그 의회의 뿌리를 보면 민주주의와는 상관없는 것이라고 하는구나. 국민들의 수가 많다 보니 직접 민주주의를 할 수 없으니, 그것에 대안으로 나온 것이 대의 민주주의이고, 그 대의 민주주의의 상징이 바로 의회라고 생각들 하고 있지만, 이 의회라는 것이 중세에 처음 출현 할 때는 엘리트 독점 기구였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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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의회는 중세 초기의 혼란이 가라앉고 점차 봉건적 질서가 안정되던 시기의 유럽 여러 지역에서 나타나기 시작한 제도이지만, 그 기능은 왕과 귀족들의 회의의 장으로서 민주주의의 기구 따위는 전혀 아니었다. 영국의 경우 엘프레드대왕의 앵글로-색슨 왕국 시절부터 위탄(witan)’이라는 기구가 있었지만, 이는 지혜로운 자들의 모임이라는 그 말의 의미대로 전쟁이나 징세 등과 같은 국가 대사를 놓고서 왕과 귀족들이 숙의하고 합의하는 장이었다. 이후 프랑스 노르망디 지역의 바이킹들을 이끌고 윌리엄 1세가 영국을 정복한 이후 그나마 위탄도 폐지되고, 전권을 쥔 정복왕이 법률을 정할 적에 자문을 행하는 귀족과 성직자들의 회의체 정도만 남게 된다.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이 회의체에 귀족과 성직자들뿐만 아니라 영국 각 지역의 기사들 및 시민들(burgess)도 참여하게 되면서 의회의 모습이 갖추어지게 되고, 14세기가 되면 이른바 모범 의회와 같은 틀이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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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정당의 본질은 무엇인가? 의회 민주주의를 실천하는데 있어서 왜 정당이 필요한가? 굳이 정당 없이 일반 국민들 중에 무작위로 뽑아서 의회를 만들 수도 있거든. 똑똑하거나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이 의회의 대표가 될 필요가 없다는 뜻이야. 하지만 대부분의 나라들이 소위 똑똑하거나 성공했다고 하는 이들이 끼리끼리 모여 정당이라는 것들을 만들어서 의회를 독차지하고 있어. 이 정상이라는 것은 2차세계대전 이후에 두드러졌다고 하는구나. 그 이후 정치에서는 좋든 싫든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되었고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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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2차대전이 끝난 뒤 이렇게 마비되어버린 의회민주주의를 되살린 핵심적인 받침대가 바로 정당이었다. 19세기 중반까지 정당이란 뜻과 이익을 함께 하는 도당에 불과했다.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그 전과는 다른 각종 대중정당들-대표적으로 노동자들의 사회민주당-이 나타나기는 했지만, 이들이 완전히 의회 내의 제도 정당으로 정체성을 분명히 하는 것은 2차대전 이후의 일이었다. 이 정당들의 의회 바깥에서 사회 전체를 양분하는 노동과 자본이라는 양대 세력을 각각 대표하는 위치에 있었고, 각각의 입장에서 산업사회 전체를 어떻게 개조하고 운영할 것인지의 구체적인 방안과 또 그것을 실현할 인물들 그리고 홍보하고 정당화시키는 조직 동원의 장치까지 구비하고 있었다. 이러한 정당정치의 안정으로 인해 의회는 산업사회의 통치 주체로서의 위상을 회복할 수 있었다. 정당들은 그 자체로 준비된집권세력이었다. 선거는 그러한 집권세력 몇 가지 중에서 선택을 하는 행위가 되었으며, 의회는 그러한 집권 정당의 준비된 통치가 야당의 견제 속에서 관철되는 장으로 성격이 변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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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정당 중심의 의회 민주주의는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단다. 국민들의 뜻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기 일쑤이지. 그래서 많은 나라에서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들을 하려고 하지만, 정작 의회 민주주의를 차지하고 있는 정당들은 자신들의 밥그릇 생각에 바꿀 생각을 별로 안 갖고 있는 것이 문제란다. 그들을 바꾸기 위한 방법은 국민들이 목소리가 커져야 하지만, 국민들도 자기들 앞가림하느라 정치에 점점 관심들이 적어지고 있는 실정이란다. 과연 이 민주주의는 어떻게 변해갈까. 아니면 어떻게 하면 잘못된 길에 들어선 민주주의를 변화시킬 수 있을까. 국민 무서운 줄 모르는 민주주의를 말이야


1.

작년쯤인가 말도 안 되는 책이 베스트셀러 코너에 등장했단다. 우리나라에 이런 말도 안 되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한 적이 있는데 이 사람이 쓴 노골적인 친일 서적이 베스트셀러에 등장하다니더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단다. 바로 이영훈이라는 사람이 공저인 <반일 종족주의>라는 책이란다. 그런데 이런 무리들이 한두 명이 아닌 것 같아. 우리나라 보수언론이라고 하는 일부 언론들의 행태를 보면 이런 책이 베스트셀러에 올라와 있는 것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일부 언론을 일본 우익의 말을 그대로 복사하고 있거든.

이 책에 대해 비판한 글이 이번 녹색평론에 실렸단다. 녹색평론이 <반일 종족주의>의 일부 내용이 나와 어쩔 수 없이 읽었는데, 정말이지 똥 밟은 기분이 들었단다. 너무 행복하고 즐거운 날들이 너무 오랫동안 이어져서, 어느날 화를 막내고 싶을 때나 읽으면 적당한 책이 아닐까 싶구나. <반일 종족주의>란 책을 쓴 지은이들은 결국 일본 극우세력이 한 이야기들을 번역한 것에 불과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단다. 그들이 그렇게 좋으면 일본에 이민 가서 살지우리 국민들을 물들이려고 노력하지 말고 말이야. 일본과 우리나라의 극우 세력들은 병든 자들이라고 아빠는 생각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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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중증의 정신병을 앓고 있는 것은 과연 어느 쪽인가. ‘만세일계현인신천황의 이름으로 받들어 모시는 신도를 사실상의 국교로 삼고 그 신자들이 구성하는 일본회의라는 초우익 단체가 사실상 지배하는 신국(神國)’, ‘신주(神洲)’라는 일본의 주술적 모모타로 후예 우익세력, 그리고 그들과 공명하는 이 땅의 우익이 의기투합해 도깨비사냥에 나서는 것, 그리하여 좋았던 그 시절을 탈환하자는 것, 이것이야말로 시대착오적인 야만적 종족주의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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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녹색평론에서는 2020 도쿄올림픽은 방사능 올림픽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단다. 지난 호(170)를 읽고 너희들에게 쓴 독서편지에서 아빠가 코로나19때문에 올림픽이 취소될 수도 있겠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그 올림픽이 결국 연기가 되었구나. 내년에 열린다고 하는데, 도쿄올림픽은 방사능 때문에 내년에도 열리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이번 171호에서는 올림픽과 자본주의가 결탁된 이야기가 나온단다. 올림픽 정신은 이미 자본주의에 물들어 잔뜩 오염되어 있단다. 그래서 올림픽을 없애자고 하는 이들도 있어. 올림픽은 선수들을 위한 곳이 아닌 IOC 위원들을 위한 것으로 변질되어 있었단다. 자본주의 사회의 모든 행사는 결국 더러운 돈에 오염될 수밖에 없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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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하지만 IOC 위원들을 보라. 그들에게는 900달러라는 수당이 매일 지급되고, 5성급 호텔에서의 숙박과 같은 다양한 혜택이 주어진다. 3주 동안이면 2만 달러나 된다. 선수들이 인생을 걸고 획득한 메달 이상의 금액이 주어진다. 선수들이 어떻게 취급되는가를 잘 보여준다. 시합을 보면서 코를 고는 자들이 생애를 걸고 단련한 선수들을 제쳐 놓고 900달러라는 일당을 받는다. 이러한 정보가 널리 알려진다면 선수들이 단결하여 이의를 제기할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역전극이 벌어진다. 올림픽이 변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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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신동엽이라는 시인은 이름만 아는 시인이란다. 한 세대 또는 두 세대 앞서 활동했던 시인일 것이라는 정도의 지식을 갖고 있었어. 그의 대표시인 <껍데기는 가라>도 제목만 들어봤어. 그저 유명 연예인과 이름이 같다는 생각만 있었지. 이번 녹색평론에 한 꼭지를 들어 신동엽 시인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었단다. 그는 1930년에 태어나시고 1969년에 돌아가셨단다. 무척 짧은 삶을 사셨구나. 이 책에 보니 김수영 시인과 비교를 많이들 했다고 하더구나. 김수영 시인은 1921년에 태어나시고 1968년에 돌아가셨으니 두 분 또한 시대에 저항한 공통점 이외에 단명한 공통점도 있구나. 그래서 더운 안타깝구나.

이 책을 통해 잠깐 알게 된 신동엽 시인은 저항시인이자 생태시인이라고 할 수 있겠구나. 독재 시대를 살던 여러 사람들이 시대를 저항하는 것은 행동하는 지식인들의 양심 있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었어. 하지만 그 당시 생태를 이야기하는 지식인은 많지 않았대. 그 중에 신동엽 시인이 있었고 말이야. 이 책을 통해 짧게 신동엽 시인에 대해 알게 되었는데, 나중에 그의 작품도 읽어보고 신동엽 시인에 대한 책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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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

, 여름, 가을이 있고 유년 장년 노년이 있듯이 인종에게도 태허(太虛) 다음 봄의 세계가 있었을 것이고, 여름의 무성이 있었을 것이고, 가을의 귀의가 있을 것이다. – 신동엽, <시인 정신론>

마치 가을 들판의 농부들처럼 저녁 빛 속에서 다시 갈 길을 찾자 하고 외치는 것 같다. 바로 여기에서 질문되어야 할 것이 그가 농경적 상상력을 고집한 이유가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그러니까 그는 현대문명이 야기한 존재의 망각현상의 원인을 농경문화의 종결이 가져다주는 대치 체험의 상실로 본다. 그로 인해 발생한 가장 뼈아픈 결손은 영성의 소멸일 것이다. 인간이 농업을 붙들고 있을 때까지만 해도 대지와의 연대감이 살아 있었다. 벼는 농부의 발자국 소리를 들으며 자란다는 말은 비유가 아니다. 교통이 불편하고 네트워크가 열악한 시골에서 사는 것을 현대인들은 고립된 존재로 생각하기 쉬우나 농부는 안 안에 앉아서도 기러기가 나는 것을 알고, 외양간의 가축들과도 우정을 나누며, 들판의 곡식과 대화도 한다. 그 외딴곳 한 모퉁이에 서서 다음 날 펼쳐질 날씨를 귀신같이 아는 것을 영성적 소통이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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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녹색평론이 최근에 연재하는 것 중에 <내 인생의 책> 코너가 있단다. 이번 호에서는 정원정님이라는 수필가의 글을 실었단다. 1929년생이니시까 90세가 넘으신 분이야. 얼마 남지 않은 분께서 자신의 삶에서 책이 어떤 의미였는지 이야기해주셨어.

어떤 기분일까 생각해 보았단다. 아빠도 나중에 삶을 마감할 때 삶을 뒤돌아보면 어떤 책들이 기억에 남을까. 정원정님께서는 거실에 많이 꽂혀 있는 책들을 보면서 눈물이 핑 돌았다고 하는구나. 자신이 저 세상으로 가면 저 책들은 어떻게 할까. 문득 우리집 책장에 꽂혀 있는 책들도 보았단다. 아빠도 벌써 그런 생각들을 하는데아빠의 책 욕심에 잔뜩 사들이고, 또 책에 대한 집착으로 버리지 못하고…. 그래서 쌓여 있는 책들나중에 생각하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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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

이제는 나의 거실 한쪽 벽면의 책장에도 적지 않은 책이 무질서하게 꽂혀 있다. 어느 날 잠깐 책으로 눈이 갔다. 느닷없이 눈물이 핑 돌았다. 읽다 만 책, 읽었던 책, 미처 못 읽고 놓아둔 책, 저들을 어찌할거나? 저 아까운 책들을 놓고 저세상으로 가게 되면저 속에 알천이 담겨 있는데, 미처 못 읽은 책, 언젠가는 꼭 읽고 싶었는데, 순간 애간장을 저미는 듯 가슴에 뜨거운 김이 훑고 지나갔다. 어느 것 하나 버릴 수 없는, 내게는 귀중본 같은 소유물인데. 여러 차례 폐기하고 알짜배기만 남았는데얼추 호명해보니 리영희, 법정, 권정생, 장준하, 한하운, 최명희, 조정래, 이청준, 이문구, 김종필, 빅터 프랭클, 헨리 데이비드 소로, 프리모 레비, 헬렌 니어링, 헬레나 노르베리-호지. 이름만 불러도 마음이 정갈해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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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

그런 분은 그렇다 쳐도 나야 문학의 우아한 멋도 깊이도 배워본 것 없지만, 책을 버리면서는 얼른 버리지 못하고 현관 밖에 일단 내놓고서 며칠을 지나는 사이 미련스럽게 다시 매만져보게 된다.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다는 아까운 생각에 골라서 몇 권을 다시 들여놓는 버릇이 있다. 한두 번이 아니었다. 책은 그런 것이었다. 책 속에는 현실에서 볼 수 없는 세계가 있다. 희망과 위안으로 나를 여물게 하는 그 무엇이 있다. 책에서 생각을 키웠고, 가보지 못한 아름다운 저 너머 세계를 느껴보는 것도 책에서였다. 책 속에 길이 있다고 하지 않던가? 책 속세는 향기를 품은 어머니의 살 내음 같은 것이 있다. 젊은 날 허둥댈 때 그 내음에 기대어 불안한 마음을 잠재워보았다. 삶의 방향을 제시해주는 소곤거림도 책에서 수시로 들었다. 이 세상을 떠난 먼 나라로 갈 때 권정생의 책 한 권 품속에 안고 갈 수는 없을까. 죽음 뒤의 삶이 있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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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두에서 이야기했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온 세상이 몸살을 앓고 있단다. 아빠의 바램과 달리 많은 사람들이 죽고 말이야. 코로나19로 인해 온 세상은 멈춰 버렸어. 우리나라에서는 이제 좀 잠잠해졌지만, 지구 전체로 봤을 때는 언제 이것이 끝날지 보이질 않는구나. 이 정체 모를 바이러스의 천적이 빨리 나타나서, 다시 예전의 일상을 되찾았으면 좋겠구나. 너희들도 신나게 학교에도 가고 말이야. 다음 녹색평론 172호를 읽고 독서편지를 쓸 때는 마스크를 벗고 극장 같은 곳도 마음대로 갈 수 있기를


PS:

책의 첫 문장 : 서구적인 민주주의란 것에 대해서 나는 좀 회의적이야.

책의 끝 문장 : 그것은 바로 인간은 물론이고 자연까지도 도덕의 대상으로 포함시키는 지구 도덕을 실천하는 삶의 방식이다.


그러나 미국의 정치, 문화 풍토에서는 매우 낯선 개념, 즉 ‘민주적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샌더스가 대통령으로 선출되는 이변이 과연 일어날 수 있을까? 최근 민주당 예비경선에서 샌더스가 우위를 점하고는 있지만, 전 대통령 오바마와 클린턴 부부를 포함한 민주당 주류파와 <뉴욕타임즈>를 위시한 ‘진보파’ 언론들의 샌더스의 대한 거부감은 갈수록 노골적으로 되고 있다. 겉으로 내세우는 명분이 무엇이건, 그들이 샌더스를 반대하는 이유는 극히 단순하다. 즉, 민주, 공화 양당체제 속에서 오랫동안 엘리트로서 온갖 특권을 누려온 그들은 사상적으로나 정서적으로나 ‘사회주의자’ 샌더스와는 결코 동지가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기존의 선거제도하에서 샌더스와 같은 혁신적인 비전을 가진 급진파가 정치적으로 성공한다는 것은 ‘낙타가 바늘귀를 통과하는 것’만큼이나 지난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것은 미국이든 한국이든 거의 모든 나라의 엄중한 현실이라고 할 수 있다. - P7

‘중세’에 들어와 아랍인들이 이슬람이라는 종교를 만들고 세력을 규합한 뒤 가장 먼저 공략에 나선 상대가 이란이었다. 보통 이란을 아랍국으로 착각하지만 아랍과 이란은 뿌리도 언어도 다르다. 비슷한 점이라면 같은 이슬람을 믿는다는 점,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점 정도다. 이란은 이란이고 아랍은 아랍이다. 실제 아랍국들은 이란을 경외 혹은 백안시한다.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때 미국은 물론이고 사우디 같은 아랍국들도 모두 아랍 형제 이라크를 지원했었다. - P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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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기쁨과 슬픔 - 장류진 소설집
장류진 지음 / 창비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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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선물이라는 것은 받는 것도 기분 좋고, 주는 것도 기분이 좋단다. 아빠는 가끔, 아주 가끔 주변 사람들에게 책 선물을 하곤 한단다. 그리고 그것보다 더 가끔 책 선물을 받곤 해. 흔치 않은 일이지^^ 그런 흔치 않은 경험을 최근에 한번 했단다. 기분 좋았어. SNS에서 화제를 일으켰던 장류진의 첫 소설집 <일의 기쁨과 슬픔>이라는 책을 선물 받았단다. 책 색깔이 핑크빛인데, 이 책에 실린 소설들과 잘 어울리는 것 같았어. 신인 작가의 풋풋한 글들. 하지만 재미가 가득한 글들.

이 책을 선물한 지인은, 이 책을 읽으면 회사의 이삼십 대 젊은 후배직원들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했단다. , 아빠가 그들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나?^^ 지은이 장류진님은 IT회사에 다니는 평범한 회사원이었다고 했어. 그러다가 틈틈이 소설을 썼고, 마침내 창비신인소설상에 수상하면서 등단했다고 했어. 지금은 회사는 다니지 않고, 전업 작가가 되었다고 했어. 이 책에는 총 여덟 편의 단편소설이 실려 있는데, 그 중에서 네 편 정도 이야기를 해볼게.


1.

잘 살겠습니다.

소심한 주인공과 둔감하다고 해야 할까 무신경하다고 해야 할까, 아무튼 그런 성격의 소유자인 회사동기 빛나 언니의 이야기. 주인공은 얼마나 소심하냐면, 청첩장을 나눠주면서 누구한테 주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무척 고민했단다. 회사 동기이지만, 3년이나 연락이 없던 이에게 결혼한다며 청첩장을 주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빛나 언니에게 청첩장을 주지 않았지. 그런데 빛나 언니는 다른 경로로 소식을 듣고 연락을 한 거야. 하도 연락을 안 해서 만나기 껄끄러운데, 빛나 언니는 일대일로 만나자고 했어. 빛나 언니는 둔감하거나 무신경한 사람이라고 했잖아. 청첩장을 나눠주면서 밥을 얻어먹으면서도 비싼 거 시켜먹고, 결혼식은 날짜를 깜빡 했다면서 참석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축의금을 주는 것도 아니고, 밥을 한 끼 사준다고 하는데그리 비싼 것도 아니고 또 같이 먹고 싶지도 않는데어떻게 되갚음을 해야 하지?

그런 빛나 언니도 결혼을 한다고 한다. 그래, 그대로 되갚아야지싸구려 선물과 대충 쓴 편지를 축의금 대신 빛나 언니한테 주었단다. 그런데 빛나 언니는 그것에 감동받고 고마워했어. 아빠가 생각하기에 빛나 언니는 돈에도 둔감하고 무신경한 사람이었던 거야. 사람들 중에는 받은 만큼 주어야 하고, 준 만큼 받지 않으면 서운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어. 특히 회사에서 알게 된 사람들은 이해관계가 철저해서, 받은 만큼 정확하게 돌려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단다. 주인공도 그랬고, 책을 읽는 이들도 주인공의 태도가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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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빛나 언니한테 가르쳐주려고 그러는 거야. 세상이 어떻게 어떤 원리로 돌아가는지, 오만원을 내야 오만원을 돌려받는 거고, 만이천원을 내면 만이천원짜리 축하를 받는 거라고. 아직도 모르나본데, 여기는 원래 그런 곳이라고 말이야. 에비동에 새우가 빼곡하게 들어 있는 건 가게 주인이 착해서가 아니라 특 에비동을 주문했기 때문인 거고, 특 에비동은 일반 에비동보다 사천원이 더 비싸다는 거. 월세가 싼 방에는 다 이유가 있고, 칠억짜리 아파트를 받았다면 칠억원어치의 김장, 설거지, 전 부치기, 그밖의 종종거림을 평생 갖다바쳐야 한다는 거. 디즈니 공주님 같은 찰랑찰랑 긴 머리로 대가 없는 호의를 받으면 사람들은 그만큼 맡겨놓은 거라도 있는 빚쟁이들처럼 호시탐탐 노리다가 뭐라도 트집 잡아 깎아내린다는 거. 그걸 빛나 언니한테 알려주려고 이러는 거라고,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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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앞부분에는 빛나 언니가 밉상이었는데, 소설의 말미에서는 딱딱한 회사에서는 볼 수 있는 인간적인 캐릭터로 보이게 되었단다.


2.

일의 기쁨과 슬픔.

판교 테크노벨리 스타트업 회사, 우동마켓. 우동마켓은 중고 제품들을 거래할 수 있는 스마트앱이야. 우리 동네 중고 마켓의 줄임말. 주인공 김안나는 우동마켓을 다니는 회사원이란다. 그런데 이 앱의 우수 이용객 중에 거북이알이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사람이 있었어. 거북이알이라는 사람이 새 물건을 싼 가격에 올려서 앱이 많이 유명해졌어. 회사 입장에서는 고마운 사람이었지만, 한편으로는 새 물건을 싼 값에 중고마켓에 올리는 것이 꺼림칙했어. 장물을 갖다 파는 것은 아닌지 말이야. 나중에 문제가 생기기 전에 그 사람의 정체를 알아보라는 지시가 안나에게 내려왔어.

안나는 물건을 사는 척 하면서 거북이알을 만났단다. 거북이알의 정체는 인근 카드사 차장 이지혜라는 사람이었어. 이지혜의 사연은 이랬단다. 회사 회장한테 사소한 걸로 찍혀서, 월급을 돈이 아닌 카드 포인트로 받게 되었다는 거야. ㅎㅎ 웃기지만, 실제 그런 사람이 있다면 얼마나 열 받겠니. 하지만, 이지혜는 나름 방법을 터득한 거지. 이지혜는 카드 포인트로 물건을 구매해서 돈으로 바꾸게 되었다는 거야. 그 물건들을 우동마켓에 올렸던 거고. ㅎㅎ 설정이 재미있구나. 그런데 이 소설의 제목, 일의 기쁨과 슬픔. .. 아빠는 일의 기쁨은 무엇일까? 월급날? 슬픈 날은.. 너무 많아서하하..


3.

나의 후쿠오카 가이드.

지훈은 회사 동료 지유를 짝사랑했어. 그런데 지유는 남자친구가 있었지. 지훈은 시간은 자신의 편이라고 생각해서, 지유가 다시 혼자 되기를 기다렸어. 그런데 찾아온 것은 지유의 청첩장. 그렇게 빨리 결혼할 줄 몰랐는데그런데 결혼 세 달 만에 남편이 교통사고로 죽고 혼자 된 지유. 회사 그만 두고 일본으로 떠난 지유. 일 년이 넘게 지나고 지유로부터 온 연락. 문자로 안부로 주고받다가 충동적으로 지유를 만나려고 떠난 후쿠오카. 지유의 전형적인 밀고 당기기의 모습.. 읽은 이라면, 혹은 읽은 이들 중에 남자들이라면지유도 당연히 지훈에게 마음을 두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을 거야. 지훈은 확신하고 자신의 마음을 이야기했지만, 돌아온 것은 지유의 갑작스러운 선 긋기. 지유의 이런 모습이 여자들의 전형적인 모습인지는 모르겠지만, 지훈의 입장도 이해가 간단다. 여자의 마음은 참 알기 어려운 것이구나.


4.

다소낮음.

현실감 없는, 순수 예술을 쫓는 음악가의 이야기라고 할까? 아빠도 즐겨 듣는 것은 아니지만, 인디밴드의 음악을 좋아한단다. 이 소설은 아직 뜨지 못한 인디밴드 백열밴드의 리더 장우의 이야기란다. 장우는 여자친구 유미와 우연히 만든 냉장고송을 유튜브에 올렸어. 그런데 그것이 빅히트를 쳤단다. 이것으로 기획사에서 연락이 왔어. 하지만, 장우는 자신이 추구하는 음악관과 달라서 계약을 하지 않았단다. 돈이 적어서가 아니라 단지 음악관이 달라서그렇다고 자신이 냉장고송에 버금가는 노래를 다시 만드는 것도 아니었단다. 시간이 지나자 냉장고송도 시들해지고

돈도 그리 넉넉하지 않았어. 전기세도 몇 달이나 밀렸어. 그럼에도 레슨비를 받아서 비싼 강아지를 사오고, 그 강아지는 얼마 못 가 중병에 걸려 죽고참다 못한 유미는 장우와 헤어졌어. , 타이밍 못 맞추고 현실감각 없는 인간이구나. 그렇게 자신만의 길을 가는 장우소설 밖에서는 결국 성공을 하면 좋을 텐데.. 현실은 더 치열하고, 더 힘든 곳이니

….

그 밖에 이 소설집에는 네 소설이 더 실려 있단다.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모두 재미있었어. 집안일 도와주는 도우미 아줌마와 기싸움(?)을 벌이는 <도움의 손길>. 백 번 넘는 이력서를 넘게 쓰고 첫 출근을 하게 되는, 제목만 봐도 무슨 내용인지 알 것 같은 <백한번째 이력서와 첫번째 출근길>. 새로 이사 간 오피스텔에 새벽마다 의문의 초인종을 울리는 방문자들과 그들의 정체를 추리해 보는 <새벽의 방문자들>. 오래 전에 짧은 만남에 도움을 주었다가 이를 잊지 못하는 한 외국인과 스쳐 지나가는 일로 여기며 일상에 찌들어 사는 한 사람의 이야기를 잔잔한 감동으로 적어 내려간 <탐페레 공항>

….

이 책을 선물한 지인이 이야기한 것처럼, 요즘 젊은이들을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생활을 하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 것 같더구나. 혹시 요즘 사십 대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생활을 하는지 알 수 있는 소설은 없을까?^^ 그런 소설이 있다면 이삼십 대들에게 선물하면 좋을 텐데 말이야. 장류진님에 대한 기사를 찾아보니, 장편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는데, 기대해보자꾸나.


PS:

책의 첫 문장 : 회사 사람들에게 청첩장을 돌리기 전에 예상했던 어려움은 이런 거였다.

책의 끝 문장 : D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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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 워크 밀리언셀러 클럽 143
스티븐 킹 지음, 송경아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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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스티븐 킹의 소설들을 몇 편 읽었단다. 전세계적으로 무척 유명한 작가이며, 그의 많은 소설들이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단다. 스티븐 킹이 쓴 많은 소설들에 비해, 아빠가 읽은 그의 소설은 그리 많지 않지만, 스릴러의 거장답게 긴장을 늦추지 않으면서도 재미있게 읽었단다. 그런 스티븐 킹의 첫번째 소설그가 10대 때 쓴 소설이 뒤늦게 우리나라에서도 출간했단다. 그 소식을 들은 것이 몇 년 전인데, 출간년도를 보니 2015년이구나. 이 책이 미국에서 처음 출간된 것은 1979년이고, 실제 이 책을 완성한 것은 스티븐 킹이 십대였던 1966년이구나. 십대 소년이 수백여 페이지의 소설을 쓴다는 것이 가능한가. 그의 천재적인 재능을 엿보기 위해서 아빠도 그의 첫번째 소설을 읽어보았단다. 잔뜩 기대를 품고서 말이야.


1.

그러나, 결과는 기대를 충족시켜주지 못했어. 이 소설을 읽다 보면 영화로도 만들어진 소설 <헝거게임>이 생각난단다. 가까운 미래의 어느날. 디스토피아가 된 세상에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생존 서바이벌 게임. 출간년도를 보면, 당연히 스티븐 킹의 <롱 워크>가 먼저였겠지. <헝거게임>은 분명 <롱 워크>의 영향을 받은 소설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단다.

이 소설의 배경은 미래의 전체주의국가로 변한 미국이란다. 통제와 억압 속에 자유를 제한적인 나라에서 일어나는 일이란다. 주인공 레이 개러티는 롱 워크라는 스포츠 경기에 참가하면서 소설은 시작된다. 롱 워크라는 게임에 대해 좀 설명을 해주어야겠구나. 100명의 소년들이 지원해서 진행하는 이 게임은 게임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걷는 게임이란다. 단 한 명이 남을 때까지 말이야. 최저 제한 속도가 있었고, 그 속도보다 밑으로 떨어지면 경고를 받는단다. 그리고 그외 게임에 정해진 법칙을 어길 경우에도 경고를 받는단다. 한번 경고를 받고 이후 한 시간 동안 추가 경고가 없으면 그 전에 받은 경고는 사라지게 된단다. 사라지지 않은 경고를 3번 받으면 게임에서 탈락하게 된단다.

그런데, 그 탈락이라는 것이 다름 아님 총살형이란다. 그러니까 100명의 소년들 중에 한 명만 살아남는 것이란다. 그 한 명은 엄청난 보상을 받게 된단다. 100 1의 경쟁률을 뚫고 엄청난 보상을 받을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면 죽는 게임에 누가 자원해서 참가할 수 있을까. 아무리 암울하고 희망이 없는 사회라고 해도, 100 1의 확률에 목숨을 걸 수 있을까? 소설의 설정이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단다. <헝거게임>은 강제 징집이었기 때문에 그럴 수 있겠다 싶었지만, 자원해서 이런 게임에 들어간다? 아빠는 좀 아니다 싶었어.


….

2.

암튼, 100명의 소년들이 롱 워크 게임을 시작했어. 1명이 남을 때까지 잠도 걸으면서 자야 하고, 용변도 걸으면서 해결해야 했단다. 이야기는 롱 워크에 참여한 소년들의 이야기. 그 경기를 마라톤 경기 구경하듯 구경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뭐 그런 이야기들로 끝까지 이루어져 있단다. 물론 남아 있는 소년들은 점점 줄어들겠지. 그래도 어떤 반전이 있겠지이런 생각을 했단다. 소설 <헝거게임>도 소설의 참가자들이 반란을 일으키고 그랬잖아. 소설 <롱 워크>도 그런 반전이나 틀을 깨는 무엇인가 있을 거야.. 하면서 읽었지만, 끝이 다가올수록 그런 기미는 보이지 않았단다.

그리고 주인공 레이 개러티보다 더 건장하고 튼튼한 참가자들이 있어서 일등을 할 수 없을 것 같은 분위기를 조성하기도 하지만, 그는 이 소설의 주인공이잖아. 그를 주인공으로 설정한 이유는 그가 일등이기 때문? <헝거게임>의 반란 같은 틀을 깨는 사건이 없다면 주인공이 일등을 못하는 반전 같은 것이라도 일어나는 것인가? 하면서 책의 후반부를 읽었단다. 하지만 그런 반전도 없이, 레이 개러티가 우승을 차지했단다.

, 약간 허탈했단다. 탈락자를 총살하는 이 잔인한 게임을 마라톤 보듯 하는 사람들의 비인간성에 대해 이야기를 해야 하는 것인지, 이 소설을 어떻게 평가를 해야 하는지 아빠가 좀 망설였단다. 이 책을 먼저 읽은 사람들이 높은 평점들을 아빠는 공감을 하지 못하고 있으니, 아빠가 소설을 제대로 읽지 못한 것인가? 책을 덮으면서 약간의 당혹스러움마저 느꼈단다. 기대를 많이 해서 그랬는지, 솔직히 별로였단다. 생존 게임, 디스토피아그것밖에 할 이야기가 없었단다. 스티븐 킹의 다른 재미있는 소설을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오늘은 이만 마치련다.


PS:

책의 첫 문장 : 그날 아침, 열심히 달리고 난 작고 지친 개 같은 낡은 파란색 포드가 경비병들이 있는 주차장으로 들어왔다.

책의 끝 문장 : 그리고 그 손이 그의 어깨를 다시 건드렸을 때, 그는 어떻게 해서인지 달릴 힘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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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쓴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 - 세상에서 가장 쉬운 임승수의 마르크스 자본론 강의 원숭이도 이해하는 시리즈
임승수 지음 / 시대의창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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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마르크스의 <자본론>에 대해 알고 싶은 욕구가 있다고 했잖아. 그래서 몇몇 관련된 책을 읽었는데, 공대 출신인 아빠가 무릎을 치게 할만한 책은 없었어. 좀더 쉬운 책을 찾아보고자 두리번거리다가 쉽고 재미있다는 평을 받은 <새로 쓴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이라는 책을 알게 되어 이번에 읽었단다. 제목부터가 원숭이를 이해시킬 수 있다는 지은이의 자신감이 배어 있는 듯 했어. 읽기 전에 이 책을 읽고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원숭이보다도 못한 것인가? 하는 걱정이 들었단다.

소문대로 쉽게 간결하고 이해하기 쉽게 잘 써 있는 것 같더구나. 비록 깊이는 깊지 않을지 몰라도. 누군가에게 자본론이란 이런 거야.. 하고 간단히 이빨을 깔 수 있게 해 주는 책 같았어. 아빠의 기억력이 바람에 쉬 날라가지만 않는다면 말이야. 자본론의 입문서로 손색이 없다고 생각했어. 놀랍게도 이 책의 지은이 임승수님도 공대 출신이더구나.


1.

전세계가 자본주의의 악마에 의해 지배당하고 있단다. 자본주의는 사람들에게 편의와 행복을 주는 듯 하지만, 그들이 살고 있는 지구를 조금씩 망가뜨려 이제는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훼손이 되었어. 그리고 편의와 행복을 위해서는 꾸준히 누군가와 싸워서 이겨야 하고, 누군가를 위해 꾸준히 노동력을 팔아야 한단다. 이런 자본주의가 생겨나 세계를 집어삼킨 것이 길어야 몇 백 년 전이란다. 자본주의의 위험성을 진작에 알아차리고 경고한 인물이 있으니, 바로 칼 마르크스라는 사람이란다.

그럼, 자본주의란 무엇인가? 생산관계가 자본가와 노동자의 관계로 형성된 사회라고 간단히 이야기할 수 있단다. 노예제는 주인과 노예. 봉건제는 영주와 농노. 자본주의는 자본가와 노동자.. 노동자가 노예와 농노와 무엇이 다를까. 노예와 농노가 주인과 영주로부터 착취를 당하느냐고 질문을 받는다면, 당연히 그렇다고 이야기를 할 거야. 그러면 노동자도 자본가에게 착취를 당하느냐고 질문을 받는다면, 답변을 망설일 수도 있을 거야. 왜냐하면 노동자는 노예나 농노와 달리 자유의지가 있거든. 노동자가 자본가의 종속되지 않고 싶으면 안 해도 되거든. 그리고 때론 노동자가 자본가를 선택할 때도 있고 말이야. 하지만, 근본적으로 자본가가 돈을 축적할 수 있는 이유는 착취에 있단다.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노동자의 노동시간(노동력)을 착취하는 거지. 노동자의 노동시간이 왜 중요하냐? 그 노동시간이 바로 상품의 가치를 만들어내거든. 그 관계는 조금 있다가 다시 이야기하고, 대기업이 돈을 잘 벌 수 밖에 없는 이유를 간단히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어 발췌해 보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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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임직원 10만 명이 일하는 대기업이 있다고 합시다. 이런 방식으로 직원 1명당 1시간씩 빼앗을 수 있다면 하루에 총 몇 시간을 빼앗나요? 임직원이 10만 명이니 무려 10만 시간입니다. 누군가 나를 위해서 하루에 10만 시간씩 일을 해준다면 내가 부자가 되지 않을 방법이 있을까요? 물론 회사에서 만든 제품이 잘 팔린다는 전제가 필요하지만, 따지고 보면 노예 주인도 노예한테 시간을 빼앗았고, 봉건영주도 농노에게 시간을 빼앗았죠. 마찬가지로 <자본론>에 따르면, 자본주의 사회에서도 자본가가 노동자의 시간을 빼앗고 있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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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상품이란 무엇인가? 자본주의 세계에서는 모든 것이 상품이 될 수 있단다. , 사용가치와 교환가치가 있어야 해. 다시 말해서 쓸모가 있어야 하고, 그것이 다른 것과 교환할 만한 가치를 가지고 있어야 해. 그 상품을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중에 노동이 꼭 필요하단다. 그래서 상품을 노동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어. 그리고 그 상품을 만드는데 얼마나 많은 시간이 들어갔느냐에 따라 그 상품의 가격이 결정된단다. 사람마다 상품을 만드는데 걸리는 노동시간이 다르니까, 여기서 이야기하는 노동시간은 사회적으로 필요한 노동시간’, 즉 평균 노동 시간이라고 생각하면 돼.

..

, 그럼 자본이란 무엇인가? 좀더 구체적으로 물어보면 자본은 화폐와 어떻게 다른가. 돌려 이야기하지 않을게. 자본은 말로 설명하기 보다는 다음 식으로 설명하는 게 낫겠구나.

M-C-M’

여기서 M money, 돈의 약자이고, C commodity, 상품의 약자란다. 그러니까 돈으로 상품을 만들고, 그 상품을 팔아서 또 다른 돈을 만들어내게 된단다. 그렇게 만들어낸 돈 M’는 처음의 돈 M보다 많게 되는데, 그것을 바로 이윤이라고 하는구나. , 이런 마법의 비밀은 무엇이냐.. 그것을 알려주는 것이 바로 자본론의 핵심중의 하나란다. 그렇게 돈으로 상품으로 만들어 처음의 돈보다 많은 돈을 만들어낼 때 이때의 돈을 바로 자본이라고 하는 것이란다. 결론부터 이야기해보면 이윤은 노동자의 잉여노동으로 만들어진다. 위 식을 좀더 자세히 풀어 쓰면

M-C(LP,MP)-P-C’-M’

LP는 노동력, MP는 생산수단, P는 생산과정, C’는 상품. 먼저 처음 M 자본으로 노동력(LP)과 생산수단(기계, 원료)을 사야 한단다. 그리고 노동력과 생산수단을 이용해서 생산과정(P)을 통해 상품(C’)을 만들어낸단다. 마지막으로 상품을 판 돈을 만들어내고 그 돈(M’)은 처음 자본(M)보다 많은 돈이 되는 것. , 이윤을 만들어낸단다. 자 그러면 어떻게 이윤을 만들어낸 것인가. 책에 나온 예를 들어 알려줄게. 아빠가 줄여서 이야기하려고 하는데 잘 설명할 수 있을지 모르겠구나.

그럼 시작해볼게. 빵 한 개를 만드는데 필요한 밀가루는 1kg(생산수단)이고 노동시간은 1시간(1노동시간)이라고 해보자. 그리고 제빵기계 1대는 10,000 노동시간이라고 하고, 수명은 빵 10,000개로 하자꾸나. 그러니까 빵 10,000개를 만들면 그 제빵기계는 더 이상 못쓰는 거야. 다음, 1노동시간은 10,000원의 가치가 있다고 하자꾸나. 그럼 시작해보자꾸나. 노동자는 하루 8시간을 일한다고 하자. 그리고 노동자는 빵 8시간에 빵 8개를 만든다고 하고, 그 노동의 대가로 빵 1개를 받는다고 하자꾸나. , 이제 하루에 만든 빵 8개의 가치를 계산해 보자꾸나. 8개를 만들려면 밀가루 8Kg이 들어가고, 밀가루 8kg을 얻기 위해서는 8 노동시간이 필요하단다., 그리고 제빵기계가 쓰였잖아. 제빵기계도 노동시간으로 환산을 해야 하는데, 그 제빵기계가 빵 10,000개를 만들면 수명이 다 되는 거야. 제빵기계의 가치가 10,000노동시간이니까, 제빵기계가 빵 한 개에 해당하는 노동시간은 1시간이 된단다. (10,000 나누기 10,000) 그래서 빵 8개에 대한 제방기계의 노동시간은 8시간이 된다. 그리고 빵 8개를 만들기 위한 노동자의 시간도 8시간이 된단다. (노동자 한 명이 하루에 8시간동안 빵 8개의 빵을 만든다고 했으니까…) 이것을 다 더하면 빵 8개의 가치는 밀가루 8Kg - 8노동시간. 제빵기계 빵 8개분 - 8노동시간. 8개 만드는 노동자의 노동시간 - 8노동시간. 모두 더하면 24노동시간이고, 돈으로 보면 24만원이 된단다. 아까 1노동시간을 만원이라고 했으니까 말이야. 그러니까 위 수식에서 M’ 24만원이 된단다.

그러면 자본은 얼마인지 계산해 보자. 밀가루 8kg 8노동시간. 일당으로 빵 1개를 주었으니, 노동력은 빵 1개의 가치인 3노동시간이야. 제빵기계는 빵 8개에 대한 가치는 8노동시간. 그러니까 두 번째 C는 모두 19노동시간이 된단다. 그러니까, 자본금은 19노동시간에 대한 19만원이 된단다. 정리해서 이야기하면, 자본금 M 19만원에서 빵을 판 돈 M’ 24만원을 만들어낸 것이란다. 이 돈의 차이 5만원을 이윤이라고 했지? , 5만원은 어디서 나온 것이지? 그것은 바로 노동력에서 나온 것이란다. 노동자는 8시간을 일했는데, 일당은 3시간에 대한 노동력에 대한 것만 받은 것이란다. 나머지 5시간이 바로 자본자의 이윤 5만원이 되는 것이란다.

위 예에서 노동자가 8시간을 일하면 3시간은 나의 돈을 벌기 위해 일하고, 5시간은 자본의 돈을 불리기 위해서 일하는 것이란다. 이것이 바로 착취가 되는 것이란다. 그래서 마르크스는 임금을 노동의 대가라고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한단다. 왜냐하면 노동은 8시간을 일했는데, 임금은 3시간에 대한 것만 받았잖아. 그러니까, 임금은 노동력에 대한 대가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한 말이란다. 여기서 3시간은 필요노동, 5시간은 잉여노동 또는 잉여가치라고 한단다. 이것을 정의한 것이 마르크스의 잉여가치론이란다. 다시 한번 정리하면, 이윤은 빼앗긴 착취당한 노동, 즉 잉여가치에서 나온다는 것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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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

아무튼 이번 시간에는 이윤의 정체를 밝혔습니다. 이윤은 빼앗긴, 착취당한 노동(잉여가치)’에서 나온다는 중요한 사실을 배웠습니다.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잉여가치론입니다. 임금은 노동의 대가가 아니라 노동력의 대가라는 것도 알았죠. 오늘 다룬 내용은 마르크스 <자본론>의 핵심이기 때문에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다면 필히 복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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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만약 자본가가 야근을 시킨다고 해보자. 그러면 당연히 잉여가치가 그대로 늘어나기 자본가의 이윤도 더 늘어나겠지. 노동자에게 야근 수당을 주어도 마찬가지가 돼. 2시간 야근 시키고, 1노동시간 만큼 야근수당을 준다고 해도 위 예에서 하루에 이윤은 5노동시간에서 6노동시간으로 늘어나게 된단다. 그래서 자본가는 이윤을 챙기게 된단다. 그래서 자본가는 노동자의 야근을 좋아하는 거야.

그럼, 자본가가 이윤을 더 많이 가져가려면 어떻게 하는가. 그건 바로 노동자를 착취하면 되는 것이야. 그래서 착한 자본가는 망한다는 소리가 있다고 하는구나. 그런데 더 신기한 것은 자본가는 노동자들이 스스로 자신을 착취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란다. 그것은 바로 성과급제를 도입하는 것이란다. 노동자들간에 경쟁을 시키고, 특별보너스제를 도입하게 되면, 스스로 노동력을 늘리게 된단다. 그렇게 되면 스스로 노동력을 착취하게 되는 거야. 남들보다 임금을 더 많이 받는다고 생각하겠지만, 더 많은 노동시간을 착취당하게 되는 것이고, 자본가의 이윤은 증가하게 되는 것이란다. , 아빠가 다니는 회사를 비롯하여 대부분의 회사가 성과급제를 도입하고 있단다.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그 성과급제가 사실은 스스로 자신을 착취하고 있는 제도라니

사람들은 본성적으로 이기적이라고 생각한단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거야. 원래 인간은 본성적으로 생존에 따라 협동성을 가질 수 있다고 했어. 그러면서 인디언들의 예를 들었단다. 인디언들에게 문제를 주면 늘 협력해서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대. 그들에게 있어서 협력해야만 생존할 수 있었기 때문이야. 그런데, 자본주의 시스템에서는 이기심을 불러 일으키게 된단다. 그래야만 더 잘 생존할 수 있거든. 위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자본가는 노동자들을 더 착취하려고, 경쟁을 시키잖아. 노동자들은 다른 노동자를 이겨야 생존에 더 도움이 된단다. 그러니까, 이기심이 생길 수밖에 없는 거야.

<자본론>에는 물신주의(物神主義)라는 말이 있어. 물질이 신이 됐다는 말로,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이 신이 되었다고 마르크스는 이야기했어. 자본주의 사회의 문제점을 정확히 짚어낸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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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189)

마르크스는 <자본론>에서 물신주의(物神主義)를 얘기했습니다. 물질이 신이 됐다는 말이죠. 신은 전지전능한 존재잖아요? 중세 서양에서는 신의 뜻이라면 아무리 비상식적으로 보이는 일들도, 예컨대 마녀사냥이나 십자군 전쟁도 정당하다는 명분을 얻었습니다. 마찬가지로 모든 것이 상품으로 거래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이 전지전능한 신의 지위를 차지했습니다. 모든 것의 꼭대기에 돈이 군림하고, 돈만 된다면 상식 밖의 일도 정당성을 획득합니다. 돈이면 어비어미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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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마르크스는 <자본론>의 문제점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던 거야. 그리고 개선책도 제안을 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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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

마르크스는 진정한 민주주의를 실현하려면 생산수단의 소유권 문제를 손봐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노동자가 임금노예로 착취당하는 상황에서 벗어나 생산 활동의 주체로서 존중 받고 의사 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봤죠. 그러기 위해서는 참여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봤죠. 그러기 위해서는 자본가가 독점 소유하고 있는 생산수단을 공동체의 소유로 전환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면 소수의 이익을 위해 사회의 자원과 재원을 낭비하지 않고, 공동체의 복리를 증진시킬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이윤이 나지 않는다고 노동자를 해고하거나 생산을 멈출 일도 없겠죠. 필요한 만큼 일하면 될 테니 쓸데없이 장시간 노동을 하지 않아도 될 겁니다. 산업재해도 크게 감소할 테고 환경오염도 줄일 수 있을 겁니다. 이윤 창출이 생산의 목적이 아니라면, 이윤을 계산하는 일조차 없어지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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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백여 년 전에 마르크스가 자본주의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책도 내놓았지만, 여전히 자본주의는 기세 등등하여 세계를 정복했단다. 처음 출현했던 자본주의보다는 모습이 조금씩 변하긴 했지만, 여전히 마르크스가 말했던 자본주의의 문제점은 여전했어. 최근 들어 그 문제점은 더욱 심해져서 빈부 격차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단다. 착취가 심해지고 있다는 거야. 이대로 그냥 둘 것인가? 자본주의 기차의 폭주를 막을 방법은 없는 것인가. 그 폭주의 끝은 비극적으로 끝나고 말 것인가. , 심히 걱정되는구나.

아빠가 또 쉽게 읽으려고 사둔 책 중에 <청소년을 위한 자본론>이 있단다. 원숭이를 이해시킨 책을 읽었으니, 청소년들을 위한 자본론도 한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단다. 그리고 그 이후에는 꼭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꼭 읽어보고 싶구나.


PS:

책의 첫 문장 : 마르크스 <자본론>. 이 단어를 본 사람들의 반응은 어떨까?

책의 끝 문장 : “가난을 끝장내는 유일한 방법은 빈민들에게 권력을 주는 것입니다.”


대조적으로 자본주의 시장경제 시스템에는 공산주의 계획졍제 시스템에 전혀 불필요한 문자 그대로의 순수한 유통 부문이 필요합니다. 상품이 화폐로 교환되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죠. 열심히 만들었는데 판매가 안 되면 말짱 헛일이니까요. 이 때문에 생산과정처럼 가치를 창조하지 않더라도 가치가 실현되는(화폐로 교환되는) 영역에서는 유통 부문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마르크스가 얘기한 유통 부문은 바로 이런 순전한 형태를 뜻합니다. - P79

북한은 사회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경제가 어렵더라도 꾸준히 무상교육, 무상의료를 실시했다고 해요. 그런데 남한은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병원이 운영되는 걸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또 토지를 개인이 소유할 수 있다는 사실에도 놀랐다고 하더군요. 땅은 자연의 선물인데, 보이지 않는 금을 그어놓고 내 것과 네 것을 가리니 이해할 수 없었다며, 토지는 공공재로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사용해야 하지 않겠냐면서요. 돈이 있어야 병원에 갈 수 있고 개인이 땅을 소유하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상식’입니다. 그런데 누군가에게는 ‘비상식’으로 보일 수 있는 거죠.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의 특수한 현상을 보편적 현상으로 착각하고 있습니다. - P190

분노라는 감정이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사람이 로봇은 아니잖아요? 만약 사람에게 감정이 없다면 잘못된 현실에 분노할 수 없겠죠. 잘못된 것을 바로 잡으려는 의지조차 생기지 않을 겁니다. 불의에 대한 분노는 세상을 바꾸는 원동력이에요. ‘이성’만큼이나 ‘감성’도 중요합니다. 이성이 우리에게 방향타 역할을 한다면 감성은 추진력과 같은 것이니까요. - P233

제국주의의 배후에는 독점자본의 이윤 추구 욕망이 존재합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독점 자본의 출현이 필연적이듯, 국가마다 자본주의가 불균등하게 발전하면서 제국주의 국가가 생겨나는 것도 어쩌면 필연적일지 모르겠군요. 이런 상황에 대한 명확한 인식이 없다면 그리고 제국주의에 맞서서 약소국들이 함께 대응하지 않는다면, 강대국들의 제국주의 횡포는 끊이지 않을 겁니다. - P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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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몬드 (양장) - 제10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손원평 지음 / 창비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예전에 손원평님의 <서른의 반격>을 마흔 훌쩍 넘은 나이에 읽으면서도 재미있게 읽었었단다. 그래서 손원평님의 다른 작품들도 읽어봐야겠다고 생각을 했었어. 그래서 재워두었던 책이 바로 <아몬드>라는 책이란다. 손원평님을 유명하게 만든 소설이라고 할 수 있고, 10회 창비 청소년문학상을 받기도 한 책이란다. 졸린 눈의 얼굴을 가진 소년을 그린 앞표지. 왜 제목이 아몬드일까? 아몬드하면 떠오르는 것은 고소한 견과류. 머리에 좋다고 해서 하루에 몇 개씩 먹으면 좋다고 하는 그 아몬드. 이 소설의 제목이 아몬드인 이유는…. 지은이의 아몬드가 고장 났기 때문이란다. 사람한테 무슨 아몬드가 있냐고? 다음 글을 읽어 보면 이해를 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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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누구나 머릿속에 아몬드를 두 개 가지고 있다. 그것은 귀 뒤쪽에서 머리로 올라가는 깊숙한 어디께, 단단하게 박혀 있다. 크기도, 생긴 것도 딱 아몬드 같다. 복숭아씨를 닮았다고 해서아미그달라라든지편도체라고 부르기도 한다.

외부에서 자극이 오면 아몬드에 빨간 불이 들어온다. 자극의 성질에 따라 당신은 공포를 자각하거나 기분 나쁨을 느끼고, 좋고 싫은 감정을 느끼는 거다.

그런데 내 머릿속의 아몬드는 어딘가가 고장 난 모양이다. 자극이 주어져도 빨간 불이 잘 안 들어온다. 그래서 나는 남들이 왜 웃는지 우는지 잘 모른다. 내겐 기쁨도 슬픔도 사랑도 두려움도 희미하다. 감정이라는 단어도, 공감이라는 말도 내게는 그저 막연한 활자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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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다닐 때 과학 시간에 어렴풋이 편도체라는 것을 배운 것 같은 기억이 있는데, 편도체가 공포를 자각하고 기분 나쁨과 좋음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라는 것을 이번에 처음 알게 된 것 같구나. 그러니까 주인공이 좋고 나쁘고, 무서운 그런 감정들은 느끼지 못하는, 감정 표현 불능증을 갖고 있는, 한 소년의 이야기란다.


1.

그 소년의 이름은 선윤재였단다. 어렸을 때부터 좋고 나쁜 감정을 몰랐고, 더 큰 걱정은 두려움을 몰랐던 것이다. 그러니까 위험 감지 능력도 없어서, 차가 달려와도 가만히 서 있었단다. 그렇다 보니 멍청하다는 소리도 듣고 놀림도 많이 받았어. 가족은 엄마와 단둘이었는데, 엄마가 정성스런 사랑으로 이를 극복해 나갔어. 그것도 역부족 정을 끊고 살았던 엄마의 엄마, 그러니까 윤재의 외할머니한테 도움을 요청했어. 그들은 화해를 하고 같이 살았고, 윤재가 정상적인 사회 생활을 하도록 최선을 다했어.

윤재가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 일상생활을 하는데 크게 어렵지 않게 되었어. 그러다가 열여섯 번째 생일을 축하하려고 외식을 하러 갔다가 어떤 괴한의 공격을 받아서 할머니는 죽고, 엄마는 식물인간이 되었어. 그 자리에서 윤재는 아무것도 못하고 쳐다보기만 했고,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윤재는 바라만 보고 있었어. 그 괴한은 자살을 했고, 그 괴한의 유서에는 웃는 사람과 함께 죽겠다고 써 있었어. 사회부적응자의 무식한 결심 때문에 그렇게 윤재는 혼자가 되었단다. 그리고 윤재의 사정을 모르는 시선들은, 윤재의 무반응에 대해 비난을 하였지.


2.

어떤 교수가 찾아왔어. 죽어가는 아내에게 아들 노릇 좀 해달라고 했어. 잃어버린 자기 아들과 비슷하게 생겼다면서어렵지 않은 부탁이라서 윤재는 그 부탁을 들어주었지. 그런데 그 교수의 아내의 장례식장에 진짜 아들이 나타났어. 곤이. 곤이는 보호시설에서 자랐는데, 자라면서 문제아가 되어 있었지. 소년원도 다녀왔어. 그래서 곤이 아버지는 곤이를 찾았으면서도 아내에게 데려가지 않은 거야. 곤이 또한 참 불쌍하구나. 곤이는 윤재가 같은 학교였어. 곤이는 윤재를 괴롭히고 폭행을 휘두르기도 했어. 하지만 윤재는 아무런 감정 표현을 하지 않았지. 윤재는 감정 표현 불능증이니까 말이야.

곤이 아버지가 윤재에게 와서 미안하다고 했고, 윤재뿐만 아니라 윤재 엄마의 치료비도 모두 다 주겠다고 했어. 윤재 엄마가 사고 나기 전까지 헌책방을 운영했는데, 사고 이후에는 윤재가 방과후에 그 헌책방을 운영했단다. 어느날 곤이가 책방에 찾아왔어. 곤이도 외롭고 힘들었던 거야. 윤재가 곤이에게 손을 내밀자 곤이도 손을 내밀었어. 그렇게 그들은 친구가 되었단다. 윤재와 친구가 되었지만, 곤이는 가끔씩 다른 학교의 불량배와도 어울렸어. 어느날 수학여행 회비를 모은 돈이 사라졌는데, 그 돈이 곤이 가방에서 발견되었어. 곤이는 끝까지 결백을 주장했지만, 그를 바라보는 시선을 그렇지 않았어. 아무도 그를 믿지 않았지. 나중에 그의 결백이 사실로 밝혀졌지만 아무도 그에게 미안하다고 하지 않았어.

곤이가 사라졌어. 윤재를 곤이를 찾으려고 갖은 노력을 했어. 그 당시 윤재는 도라라는 소녀와 애틋한 감정을 키우고 있었는데, 그 감정보다 곤이를 찾아야 한다는 의무감이 더 컸어. 우여곡절 끝에 곤이를 찾았는데, 곤이는 소년원에서 만난 철사라는 무서운 선배와 함께 있었어. 곤이는 많이 맞아서 정신을 거의 잃고 상처투성이였어. 윤재는 철사에게 곤이를 데려가겠다고 했고, ‘철사는 그런 윤재에게 폭행을 했고, 곤이가 만류했지만, 윤재는 칼에 찔려 정신을 잃고 말았단다. 눈을 떴을 때는 병원이었어. 도라가 경찰에게 신고를 해서 윤재가 살아날 수 있었어. 그리고 더 반가운 소식식물인간이었던 윤재 엄마가 휠체어에 타고 윤재의 병실로 찾아왔단다.

그렇게 소설은 끝이 났어. 해피 엔딩이었어. 소설은 끝났지만, 그들의 뒷이야기는 행복만이 이어지기를곤이도 정신을 차렸겠지. 윤재와 곤이는 더욱 끈끈한 우정을 이어가겠지. 그리고 엄마도 점점 회복을 해서 다시 행복을 하나하나 쌓아가겠지

…..

약간은 예상된 결말이었지만, 잔잔한 감동도 있었고 나쁘지 않았단다. 어떤 사람을 볼 때 겉으로만 단편적으로 보면 안 된단다. 편견을 가지고 보면 안되고…. 윤재처럼, 병 때문에 어떨 수 없이 상식 밖에 행동을 할 수도 있거든.


PS:

책의 첫 문장 : 그날 한 명이 다치고 여섯 명이 죽었다.

책의 끝 문장 : 나는 부딪혀 보기로 했다. 언제나 그랬듯 삶이 내게 오는 만큼. 그리고 내가 느낄 수 있는 딱 그만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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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그만 메모수첩 2020-04-04 23: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히려 감정을 지닌, 그로 인해 공감도 할 수 있는 ‘정상인’들이 더 잔인하고 비도덕적인 부분을 눈여겨 읽었어요. 리뷰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bookholic 2020-04-05 00:50   좋아요 1 | URL
그런 비정상적인 ‘정상인‘이 없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즐거운 휴일 되시길 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