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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 워크 ㅣ 밀리언셀러 클럽 143
스티븐 킹 지음, 송경아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11월
평점 :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스티븐 킹의 소설들을 몇 편 읽었단다. 전세계적으로 무척 유명한 작가이며, 그의 많은 소설들이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단다. 스티븐 킹이 쓴
많은 소설들에 비해, 아빠가 읽은 그의 소설은 그리 많지 않지만, 스릴러의
거장답게 긴장을 늦추지 않으면서도 재미있게 읽었단다. 그런 스티븐 킹의 첫번째 소설… 그가 10대 때 쓴 소설이 뒤늦게 우리나라에서도 출간했단다. 그 소식을 들은 것이 몇 년 전인데, 출간년도를 보니 2015년이구나. 이 책이 미국에서 처음 출간된 것은 1979년이고, 실제 이 책을 완성한 것은 스티븐 킹이 십대였던 1966년이구나. 십대 소년이 수백여 페이지의 소설을 쓴다는 것이
가능한가. 그의 천재적인 재능을 엿보기 위해서 아빠도 그의 첫번째 소설을 읽어보았단다. 잔뜩 기대를 품고서 말이야.
1.
그러나, 결과는 기대를 충족시켜주지 못했어. 이
소설을 읽다 보면 영화로도 만들어진 소설 <헝거게임>이
생각난단다. 가까운 미래의 어느날. 디스토피아가 된 세상에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생존 서바이벌 게임. 출간년도를 보면, 당연히 스티븐 킹의 <롱 워크>가 먼저였겠지. <헝거게임>은 분명 <롱 워크>의
영향을 받은 소설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단다.
…
이 소설의 배경은 미래의 전체주의국가로 변한 미국이란다. 통제와 억압 속에 자유를 제한적인
나라에서 일어나는 일이란다. 주인공 레이 개러티는 롱 워크라는 스포츠 경기에 참가하면서 소설은 시작된다. 롱 워크라는 게임에 대해 좀 설명을 해주어야겠구나. 100명의 소년들이
지원해서 진행하는 이 게임은 게임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걷는 게임이란다. 단 한 명이 남을 때까지
말이야. 최저 제한 속도가 있었고, 그 속도보다 밑으로 떨어지면
경고를 받는단다. 그리고 그외 게임에 정해진 법칙을 어길 경우에도 경고를 받는단다. 한번 경고를 받고 이후 한 시간 동안 추가 경고가 없으면 그 전에 받은 경고는 사라지게 된단다. 사라지지 않은 경고를 3번 받으면 게임에서 탈락하게 된단다.
그런데, 그 탈락이라는 것이 다름 아님 총살형이란다. 그러니까 100명의 소년들 중에 한 명만 살아남는 것이란다. 그 한 명은 엄청난
보상을 받게 된단다. 1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엄청난
보상을 받을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면 죽는 게임에 누가 자원해서 참가할 수 있을까. 아무리 암울하고 희망이 없는 사회라고 해도, 100대 1의 확률에 목숨을 걸 수 있을까? 소설의 설정이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단다. <헝거게임>은 강제 징집이었기 때문에
그럴 수 있겠다 싶었지만, 자원해서 이런 게임에 들어간다? 아빠는
좀 아니다 싶었어.
….
2.
암튼, 100명의 소년들이 롱 워크 게임을 시작했어. 1명이
남을 때까지 잠도 걸으면서 자야 하고, 용변도 걸으면서 해결해야 했단다. 이야기는 롱 워크에 참여한 소년들의 이야기. 그 경기를 마라톤 경기
구경하듯 구경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뭐 그런 이야기들로 끝까지 이루어져 있단다. 물론 남아 있는 소년들은 점점 줄어들겠지. 그래도 어떤 반전이 있겠지… 이런 생각을 했단다. 소설
<헝거게임>도 소설의 참가자들이 반란을 일으키고 그랬잖아. 소설 <롱 워크>도
그런 반전이나 틀을 깨는 무엇인가 있을 거야.. 하면서 읽었지만, 끝이
다가올수록 그런 기미는 보이지 않았단다.
그리고 주인공 레이 개러티보다 더 건장하고 튼튼한 참가자들이 있어서 일등을 할 수 없을 것 같은 분위기를 조성하기도 하지만, 그는 이 소설의 주인공이잖아. 그를 주인공으로 설정한 이유는 그가
일등이기 때문? <헝거게임>의 반란 같은 틀을
깨는 사건이 없다면 주인공이 일등을 못하는 반전 같은 것이라도 일어나는 것인가? 하면서 책의 후반부를
읽었단다. 하지만 그런 반전도 없이, 레이 개러티가 우승을
차지했단다.
아, 약간 허탈했단다. 탈락자를 총살하는 이 잔인한
게임을 마라톤 보듯 하는 사람들의 비인간성에 대해 이야기를 해야 하는 것인지, 이 소설을 어떻게 평가를
해야 하는지 아빠가 좀 망설였단다. 이 책을 먼저 읽은 사람들이 높은 평점들을 아빠는 공감을 하지 못하고
있으니, 아빠가 소설을 제대로 읽지 못한 것인가? 책을 덮으면서
약간의 당혹스러움마저 느꼈단다. 기대를 많이 해서 그랬는지, 솔직히
별로였단다. 생존 게임, 디스토피아… 그것밖에 할 이야기가 없었단다. 스티븐 킹의 다른 재미있는 소설을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오늘은 이만 마치련다.
PS:
책의 첫 문장 : 그날 아침, 열심히 달리고 난
작고 지친 개 같은 낡은 파란색 포드가 경비병들이 있는 주차장으로 들어왔다.
책의 끝 문장 : 그리고 그 손이 그의 어깨를 다시 건드렸을 때, 그는 어떻게 해서인지 달릴 힘을 발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