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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몬드 (양장) - 제10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손원평 지음 / 창비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예전에 손원평님의 <서른의 반격>을
마흔 훌쩍 넘은 나이에 읽으면서도 재미있게 읽었었단다. 그래서 손원평님의 다른 작품들도 읽어봐야겠다고
생각을 했었어. 그래서 재워두었던 책이 바로 <아몬드>라는 책이란다. 손원평님을 유명하게 만든 소설이라고 할 수 있고, 제10회 창비 청소년문학상을 받기도 한 책이란다. 졸린 눈의 얼굴을 가진 소년을 그린 앞표지. 왜 제목이 아몬드일까? 아몬드하면 떠오르는 것은 고소한 견과류. 머리에 좋다고 해서 하루에
몇 개씩 먹으면 좋다고 하는 그 아몬드. 이 소설의 제목이 아몬드인 이유는…. 지은이의 아몬드가 고장 났기 때문이란다. 사람한테 무슨 아몬드가
있냐고? 다음 글을 읽어 보면 이해를 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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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누구나 머릿속에 아몬드를 두 개 가지고 있다. 그것은
귀 뒤쪽에서 머리로 올라가는 깊숙한 어디께, 단단하게 박혀 있다. 크기도, 생긴 것도 딱 아몬드 같다. 복숭아씨를 닮았다고 해서 ‘아미그달라’라든지 ‘편도체’라고 부르기도 한다.
외부에서 자극이 오면 아몬드에 빨간 불이 들어온다. 자극의
성질에 따라 당신은 공포를 자각하거나 기분 나쁨을 느끼고, 좋고 싫은 감정을 느끼는 거다.
그런데 내 머릿속의 아몬드는 어딘가가 고장 난 모양이다. 자극이
주어져도 빨간 불이 잘 안 들어온다. 그래서 나는 남들이 왜 웃는지 우는지 잘 모른다. 내겐 기쁨도 슬픔도 사랑도 두려움도 희미하다. 감정이라는 단어도, 공감이라는 말도 내게는 그저 막연한 활자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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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 다닐 때 과학 시간에 어렴풋이 ‘편도체’라는
것을 배운 것 같은 기억이 있는데, 편도체가 공포를 자각하고 기분 나쁨과 좋음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라는
것을 이번에 처음 알게 된 것 같구나. 그러니까 주인공이 좋고 나쁘고,
무서운 그런 감정들은 느끼지 못하는, 감정 표현 불능증을 갖고 있는, 한 소년의 이야기란다.
1.
그 소년의 이름은 선윤재였단다. 어렸을 때부터 좋고 나쁜 감정을 몰랐고, 더 큰 걱정은 두려움을 몰랐던 것이다. 그러니까 위험 감지 능력도
없어서, 차가 달려와도 가만히 서 있었단다. 그렇다 보니
멍청하다는 소리도 듣고 놀림도 많이 받았어. 가족은 엄마와 단둘이었는데, 엄마가 정성스런 사랑으로 이를 극복해 나갔어. 그것도 역부족… 정을 끊고 살았던 엄마의 엄마, 그러니까 윤재의 외할머니한테 도움을 요청했어. 그들은 화해를 하고
같이 살았고, 윤재가 정상적인 사회 생활을 하도록 최선을 다했어.
윤재가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 일상생활을 하는데 크게 어렵지 않게 되었어. 그러다가 열여섯
번째 생일을 축하하려고 외식을 하러 갔다가 어떤 괴한의 공격을 받아서 할머니는 죽고, 엄마는 식물인간이
되었어. 그 자리에서 윤재는 아무것도 못하고 쳐다보기만 했고,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윤재는 바라만 보고 있었어. 그 괴한은 자살을 했고, 그
괴한의 유서에는 웃는 사람과 함께 죽겠다고 써 있었어. 사회부적응자의 무식한 결심 때문에 그렇게 윤재는
혼자가 되었단다. 그리고 윤재의 사정을 모르는 시선들은, 윤재의
무반응에 대해 비난을 하였지.
2.
어떤 교수가 찾아왔어. 죽어가는 아내에게 아들 노릇 좀 해달라고 했어. 잃어버린 자기 아들과 비슷하게 생겼다면서… 어렵지 않은 부탁이라서
윤재는 그 부탁을 들어주었지. 그런데 그 교수의 아내의 장례식장에 진짜 아들이 나타났어. 곤이. 곤이는 보호시설에서 자랐는데, 자라면서 문제아가 되어 있었지. 소년원도 다녀왔어. 그래서 곤이 아버지는 곤이를 찾았으면서도 아내에게 데려가지 않은 거야. 곤이
또한 참 불쌍하구나. 곤이는 윤재가 같은 학교였어. 곤이는
윤재를 괴롭히고 폭행을 휘두르기도 했어. 하지만 윤재는 아무런 감정 표현을 하지 않았지. 윤재는 감정 표현 불능증이니까 말이야.
곤이 아버지가 윤재에게 와서 미안하다고 했고, 윤재뿐만 아니라 윤재 엄마의 치료비도 모두 다
주겠다고 했어. 윤재 엄마가 사고 나기 전까지 헌책방을 운영했는데, 사고
이후에는 윤재가 방과후에 그 헌책방을 운영했단다. 어느날 곤이가 책방에 찾아왔어. 곤이도 외롭고 힘들었던 거야. 윤재가 곤이에게 손을 내밀자 곤이도
손을 내밀었어. 그렇게 그들은 친구가 되었단다. 윤재와 친구가
되었지만, 곤이는 가끔씩 다른 학교의 불량배와도 어울렸어. 어느날
수학여행 회비를 모은 돈이 사라졌는데, 그 돈이 곤이 가방에서 발견되었어. 곤이는 끝까지 결백을 주장했지만, 그를 바라보는 시선을 그렇지 않았어. 아무도 그를 믿지 않았지. 나중에 그의 결백이 사실로 밝혀졌지만
아무도 그에게 미안하다고 하지 않았어.
…
곤이가 사라졌어. 윤재를 곤이를 찾으려고 갖은 노력을 했어.
그 당시 윤재는 도라라는 소녀와 애틋한 감정을 키우고 있었는데, 그 감정보다 곤이를 찾아야
한다는 의무감이 더 컸어. 우여곡절 끝에 곤이를 찾았는데, 곤이는
소년원에서 만난 ‘철사’라는 무서운 선배와 함께 있었어. 곤이는 많이 맞아서 정신을 거의 잃고 상처투성이였어. 윤재는 ‘철사’에게 곤이를 데려가겠다고 했고,
‘철사’는 그런 윤재에게 폭행을 했고, 곤이가
만류했지만, 윤재는 칼에 찔려 정신을 잃고 말았단다. 눈을
떴을 때는 병원이었어. 도라가 경찰에게 신고를 해서 윤재가 살아날 수 있었어. 그리고 더 반가운 소식… 식물인간이었던 윤재 엄마가 휠체어에 타고
윤재의 병실로 찾아왔단다.
그렇게 소설은 끝이 났어. 해피 엔딩이었어. 소설은
끝났지만, 그들의 뒷이야기는 행복만이 이어지기를… 곤이도
정신을 차렸겠지. 윤재와 곤이는 더욱 끈끈한 우정을 이어가겠지. 그리고
엄마도 점점 회복을 해서 다시 행복을 하나하나 쌓아가겠지…
…..
약간은 예상된 결말이었지만, 잔잔한 감동도 있었고 나쁘지 않았단다. 어떤 사람을 볼 때 겉으로만 단편적으로 보면 안 된단다. 편견을
가지고 보면 안되고…. 윤재처럼, 병 때문에 어떨 수 없이
상식 밖에 행동을 할 수도 있거든.
PS:
책의 첫 문장 : 그날 한 명이 다치고 여섯 명이 죽었다.
책의 끝 문장 : 나는 부딪혀 보기로 했다. 언제나
그랬듯 삶이 내게 오는 만큼. 그리고 내가 느낄 수 있는 딱 그만큼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