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베이비 - 제27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강성봉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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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오랜만에 한겨레 문학상 수상작을 읽었단다. 한겨레 문학상 수상작들은 대체로 재미가 있었고, 사회적인 이슈를 다룬 작품들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단다. 인터넷 서점을 들러보다가 우연히 알게 된 2022년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카지노 베이비>를 읽었단다. 지은이는 강성봉이라는 분인데, 이번 <카지노 베이비>가 첫 번째 소설이라고 하는구나. 잡지 기자로 일하시면서 글쓰기의 내공을 기르신 것 같구나. 그리고 어렸을 때 잠시 살았던 곳을 모티브라고 한 것 보니, 정선에서 사셨던 것 같구나. <카지노 베이비>라는 소설 속에서 카지노가 있는 마을의 이름을 '지음'이라는 가상의 이름으로 하였지만, 책을 읽다 보면 누구나 정선을 떠오르게 될 거란다.

탄광 산업이 저물고 더 이상 그 마을을 유지하기 어려워지자 강원랜드를 유치해서 명백을 이어가게 된 정선. 아빠가 그곳에 살고 있었다면 그것을 반대했을지 찬성했을지 쉽게 결정을 못하겠더구나. 반대쪽으로 좀 기울지 않았을까, 싶긴 한데... 아빠도 오래 전에 친구들과 정선 인근에 있는 산에 갔다가 강원랜드에 가 본적이 있어. 정식 사업으로 하는 곳이긴 한데, 카지노가 아닌 도박판 특유의 찌든 냄새가 났던 기억이 있단다. 아빠는 일행과 함께 그곳이 어떤 곳인가? 하고 잠깐 들렀던 곳이고 도박의 확률을 믿지 않는지라, 그 이후에는 가 보질 않았단다. 그런 강원랜드와 주변 마을을 모티브로 한 소설이 바로 <카지노 베이비>라는 소설이란다. 지은이 강성봉 님의 첫 소설이라고 하는데, 나쁘지 않았단다.


1.

지음이라는 곳은 예전에는 탄광으로 유명했던 도시이지만, 지금은 카지노로 유명한 곳이란다. 책의 앞 부분에 지음이라는 마을의 구성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그림으로 설명해주고 시작했단다. 서쪽에는 카지노인 랜드와 리조트가 있고, 지장산이 자리잡고 있는데, 지상산에 절이 있어서 이 서쪽을 웨스트 부다스라고 불렀단다. 동쪽에는 지음 읍내가 있고, 교회, 도서관, 시장 등이 있었는데 교회가 있어서 이 동쪽을 이스트 지저스라고 했어. 그리고 웨스트 부다스와 이스트 지저스가 겹치는 중간 지역이 있는데, 이 곳에는 전당포와 모텔 등 숙박시설들이 모여 있어서 슬립 시티라고 불렀단다.

...

오래 전에 갓난 아이를 전당포에 맡기고 돈을 빌려갔던 어떤 남자가 있었단다. 그 남자는 아이를 찾으러 오지 않았고, 아이는 전당포에서 자라게 되었고, 어느덧 열 살이 되었어. 그 아이의 이름은 동하늘, 성은 동이고 이름은 하늘이었어. 전당포의 사장 할머니와 딸은 하늘을 잘 보살펴 키웠단다. 돈에 찌든 이들만 보다가 어린 갓난 아이를 보았으니 얼마나 귀엽고 예뻤겠니. 하늘은 전당포 사장할머니를 할머니로 부르고, 사장할머니를 엄마로 불렀어. 그리고 사장할머니의 아들도 한 명 있는데, 동하는 삼촌이라고 불렀어.

할머니는 오래 전에 할아버지와 결혼해서 외지에서 지음에 왔다고 했대. 할아버지는 탄광 일을 했고.. 당시 탄광 일을 하면 돈을 많이 벌였대. 그런데 탄광 산업이 내리막에 들어섰고, 결국 폐광까지 하게 되었대. 아무런 정부는 대책 없이 폐광하게 되자, 지음 탄광에 다니던 사람들은 시위를 하게 되었는데, 그때 경찰차에 치인 할아버지는 병원에 입원하게 되고, 그 후유증으로 얼마 못 가 돌아가셨다고 하는구나. 그 이후 할머니는 혼자서 아이들을 키워야 했어. 처음에는 다방을 차렸어. 당시 88 서울 올림픽이 열릴 즈음이라서, 올림픽 다방이라고 이름 지었는데, 수입이 괜찮았단다. 그리고 랜드가 들어서고 나서는 전당포를 차렸는데, 당시 2002 월드컵이 열릴 즈음이라서, 월드컵 전당포라고 이름을 지었다고 하는구나. 전당포도 수입이 괜찮았단다. 할머니는 지음 마을의 크고 작은 일들을 모두 챙기셨어. 쪽박 공원이라는 곳에 잇단 자살 사고가 발생했을 때 굿이라도 해서 해결하려고 했던 것도 할머니였단다.

엄마는 예전에는 랜드에 있는 호텔에서 청소 일을 하면서 돈을 받고 손님의 아기들도 봐주곤 했는데, 그 일로 잘리고 지금은 공공근로자 자격으로 지음 도서관에서 일하고 있단다. 삼촌은 마지막 광부로 일했던 사람인데, 카지노가 생기고 나서 카지노에 출입을 했지. 그랬다가 돈을 잔뜩 잃고 지금은 백수로 지내고 있었어.

...

할머니가 운영하는 월드컵 전당포 앞에는 용사장이라는 사람이 운영하는 스피드 전당포가 있었어. 용사장은 홀아비에 아들만 셋이 있다고 하는구나. 월드컵 전당포는 아주 오래된 전당포인데 반해 앞집 스피드 전당포는 새로 건물을 올려 최신식으로 운영하는 전당포란다.


2.

하늘은 어렸을 때의 기억 때문인지 울긋불긋한 환상을 보기도 하고, 낯선 남자의 모습이 보이기도 했어. 그곳이 랜드에 있는 카지노인지 무척 궁금했단다. 할머니나 엄마한테 카지노에 데려다 달라고 하면 안 해줄 것 같고, 가끔 들르는 스피드 전당포의 용사장님한테 부탁을 했어. 그때 용사장님과 친구들이 전당포 2층에서 불법 도박을 하고 있었는데, 하늘의 부탁을 흥미롭게 생각했어. 카지노는 하늘처럼 어린 아이는 들어갈 수 없는 곳이었거든. 용사장님과 친구들은 하늘이가 카지노에 들어갈 수 있네, 없네를 두고 내기를 했단다. 그래서 용사장님과 친구들은 하늘을 데리고 카지노의 비밀 통로를 통해 카지노 안으로 데리고 갔단다. 하늘이는 그곳에 환상에서 보던 그곳을 알게 되었지만, 그때 갑자기 랜드 건물이 무너지는 사고 발생했단다.

옛날 탄광에 세운 건물이라 그런 것인지 인근 골프장 개발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싱크홀이 생겨서 건물은 그래도 땅속으로 무너져 내렸단다. 그때 하늘이도 실종되었어. 그날부터 할머니는 하늘이를 찾느라 잠도 자지 않고 여기저기 찾아 다니셨단다. 다행히 하늘이는 죽지는 않고 다치기만 상태로 발견되어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어. 할머니도 하늘이를 찾느라 고생하다가 병이 나서 같이 입원을 했단다.  할머니의 병은 생각보다 큰 병이었어. 숨기고 있던 치매도 더 심해졌어. 그리고 얼마 못 가서 할머니는 돌아가셨단다.

전당포의 사장이자 이 집의 기둥이었던 할머니가 돌아가셨으니 아직 철 든 삼촌과 엄마가 할머니 없이 잘 지낼 수 있을까. 랜드 건물이 무너져서 카지노도 못하니 전당포도 당분간 수입이 없을 텐데.. 그런데 할머니는 모든 것을 준비하고 떠나셨단다. 자신이 치매 걸린 걸 알았을 때부터 준비를 하신 것 같아. 부동산을 통해 이자를 받아서 생활비를 쓸 수 있게 했고, 하늘이가 호적에 올라가 있지 않아 학교를 못 다니고 있었는데, 그것도 다 조치를 해서 하늘이가 학교를 다닐 수 있게 되었어. 그리고 이상하게 생겨 쓸모 없어 보이는 땅도 하나 사셨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곳이 제 2 랜드 부지였던 것이란다. 소위 말하는 알박이용 땅으로 랜드 공사가 시작되면 많은 돈을 받을 수 있는 그런 땅이었단다.

그렇게 만반의 준비를 하고 하늘 나라로 가셨던 것이란다. 이 소설의 주인공이 열 살 하늘인줄 알았는데, 지금 보니 전당포 사장 할머니가 주인공인 듯싶더구나. 지음이라는 마을의 발전과 쇠락을 함께 했던 할머니의 이야기.

여기까지가 <베이비 카지노>의 이야기란다. 자본주의 사회의 어두운 면인 카지노 인근에 살면서 인간의 욕망을 이용하여 살아가긴 하지만, 가장 인간미를 보이는 주인공들의 역설적인 삶을 재미있게 잘 그려낸 소설이라고 평하고 싶구나. 오늘은 여기까지.


PS:

책의 첫 문장: 아빠는 나를 전당포에 맡기고 돈을 빌렸다.

책의 끝 문장: 나는 지음을 향해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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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쉼표를 넣은 곳에 마침표를 찍지 말라 - 인도 우화집
류시화 지음 / 더숲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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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는 류시화 님을 좋아한단다. 류시화 님의 글들도 좋아하지만, 자유로운 영혼을 갖고 계신 것 같아 좋아하지. 류시화 님은 오래 전부터 인도 여행을 자주 하셨어. 인도라고 하면 여전히 계급이 존재하여 그로 인한 사회 문제가 많은 나라, 여러 종교들이 시작한 나라, 노상 강도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여 여행하기 어려운 나라, 영어를 모국어로 채택한 이후 소프트웨어로 IT 강국이 된 나라 등으로 아빠는 알고 있단다.

그러면서 그 내용들이 참 연관성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 다르게 이야기하면 여러 다양성이 있는 나라라고도 말할 수 있겠지. 위에서 이야기한 것은 아빠가 생각하고 있는 인도의 이미지를 이야기한 것이기 때문에 아빠가 잘못 알고 이야기한 것일 수도 있어. 인도라는 나라를 가본 적은 없으니까.

그런데 위에서 이야기한 이미지 외에 명상의 나라이자 지혜의 나라라는 이미지가 있는데, 이것은 순전히 류시화 님의 책들을 통해서 알게 된 인도의 이미지란다. 류시화 님은 인도 여행을 자주 하시고 기행문도 여럿 쓰시고, 인도에 전해지는 이야기들을 자주 소개해 주었단다. 아빠가 그런 책들을 읽으면서 인도의 또 다른 이미지를 하나 만들게 된 것이지. 이번에 읽은 류시화 님의 <신이 쉼표를 넣은 곳에 마침표를 찍지 말라>라는 책도 인도 관련된 책이란다. 인도를 여행하면서 우화, 신화 등을 모은 책이란다. 책이 좀 두꺼운데 인도의 우화가 이렇게도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

짤막짤막한 이야기들이 긴 생각을 하게 하는 경우도 많았단다. 따뜻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들도 많고 재미있어서 너희들도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단다. 너희들이 공부하는 시간이 늘면서 책 읽는 시간이 줄어들었지만 말이야. 류시화 님은 이 책의 지은이는 자신이 아니라고 이야기하셨어. 자신은 이야기를 수집하고 엮었을 뿐이라고 말이야. 류시화 님 덕분에 좋은 이야기들을 만나고, 그로 인해 힐링도 하고 깊은 생각도 할 수 있어서 좋았단다.


1.

읽을 때는 몰랐는데, 책 소개를 다시 보니 이 책에 100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고 하는구나. 나중에 심심할 때 책을 꺼내서 아무 페이지나 펼쳐 짤막한 이야기를 하나 읽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이 책에서 실린 이야기 몇 편을 소개해 볼게. 자신이 가르쳐주는 내용을 제대로 공부하지 않은 아이를 혼내는 선생님. 그 아이는 자신이 배운 산스크리트어의 책의 첫 문장만 알고 있다고 했고, 어쩌면 두 번째 문장도 배운 것 같다고 했어. 공부한 양이 적다고 더 혼내시는 선생님. 그런데 그 아이가 배웠다고 하는 문장은 삶의 지혜가 담겨 있었단다. 무조건 많이 아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니야. 지혜로운 삶의 진리 한두 개만 알아도 나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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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그때 구루의 시선이 소년이 배웠다고 말한 첫 번째 문장에 꽂혔다. 인도의 초급 교과서는 고양이같은 단어들로 시작하지 않는다. 인생의 조언으로 시작한다. 산스크리트어로 된 책의 알파벳 뒤에는 다음과 같은 첫 문장이 적혀 있었다.

화내지 말라. 결과 흥분하지 말라. 이성을 잃지 말라.’

그리고 두 번째 문장은 이것이었다.

진실을 말하라. 언제나 진실만을 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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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실력이 좋다 해도 누군가를 이기려는 욕망을 갖게 되는 순간 그 재능으로는 경지에 오르지 못한다는 글도 좋았단다. 경쟁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니라 좋아서 마음에서 우러나서 하는 것. 그것이 중요하지. 그런데 그것이 쉽지는 않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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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그대에게는 뛰어는 음악적 소질이 있는데, 단 한 가지가 문제다. 누군가를 이기려는 욕망이 그것이다. 훌륭한 음악성과 재능을 가졌음에도 그대의 가슴은 음악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이기겠다는 일념으로 가득 차 있다. 이 욕망은 그대를 음악과 완전히 하나가 되지 못하게 하는 장애물이다. 이 생각을 버리지 않는 한 결코 탄센과 같은 경지에 오르지 못할 것이다. 탄센에게는 남을 이기려는 마음이 없다. 이것이 그가 계속 이기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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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골프장에 원숭이가 들어와서 말썽인 적이 있단다. 원숭이가 골프공을 집어 던지거나 공을 들고 도망가기도 했어. 골프장에서는 원숭이를 내쫓으려고 온갖 방법을 사용했지만 소용이 없었지. 그리고 누군가 내놓은 해결책으로 그 골프장은 더 많은 사람에게 인기를 얻게 되었다는구나. 그 해결책은 원숭이를 골프의 룰에 포함시키는 것이었어. 친 공을 원숭이가 잡아서 다른 곳에 던지면 그 곳에서 다음 공을 치고, 원숭이가 공을 집어 홀에 넣으면 홀인원이 될 수도 있고 말이야. 그 골프장에서는 예외적인 상황이 생겨서 골프에 더 재미를 느끼게 된 것이지. 마치 우리 삶처럼 말이야. 우리 삶이 우리 생각한대로만 흘러가는 경우는 거의 없어. 원숭이가 있는 골프장처럼 뜻하지 않은 일이 발생할 수도 있잖아. 그렇다고 그걸 취소하고 다시 할 수도 없는 게 우리 인생이잖니. 이 원숭이 골프장 우화를 통해서 그런 삶의 자세를 배울 수 있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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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206)

삶은 우리가 의도한 대로 진행될 의무가 없다. 기차가 지연되고, 차는 진창길에서 고장 나며, 면접 일정은 틀어지고, 멋진 계획은 엉망이 된다. 잘나가고 있던 중에 갑자기 원숭이가 튀어나와 공을 홀컵에서 멀리 던져 버리고 그동안의 노력이 무효화된다. 그럴 때 우리는 절망하고, 자신과 타인을 비난하며, 운명을 탓한다. 자신이 이 경기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포기하려는 마음까지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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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간혹 회피해보려고 하는 적이 있단다. 아빠도 일생생활이나 회사생활에서 그런 적이 있어. 그런데 결국에는 더 큰 문제가 되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단다. 그럴 때마다 문제를 회피하지 말자고 하면서, 또 어려운 문제에 닥치면 회피할 생각부터 하곤 했단다. 그런 아빠에게 경종을 울리는 문구가 하나 있어 적어본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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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5)

문제에 맞서기보다 회피했을 때 문제는 더 커지고 단단해져 우리를 위협한다. 자갈과 모래 정도의 문제를 바위의 크기로 스스로 만들고 있지는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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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이렇게 간단히 이야기 몇 개를 소개하는 것으로 맺을게. 아빠가 가끔씩 이 책의 이야기들을 하나씩 읽고 바쁜 너희들에게 이야기를 해주도록 해볼게. 장담은 못하지만 말이야.

그럼,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나는 이야기를 수집하며 살고 싶었다.

책의 끝 문장: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은 작가이지만, 과녁을 맞히는 소년의 일화를 포함해 이 책에 실린 모든 이야기 속에서 주제를 재발견하는 것은 당신의 몫이다.


"그대는 그대의 이야기이다. 그대가 세상에 말하고 싶은 진리를 그대의 이야기에 담아야 한다. 그대의 진리를 곧바로 주장하면 사람들은 관심 갖지 않을 것이다. 고집 세고 에고가 강한 사람으로 여길 것이다. 그대의 진리에 그대만의 이야기로 옷을 입혀라. 그때 그 진리는 설득력을 지닐 것이고, 사람들이 귀를 기울일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그대는 먼저 삶을 경험해야 한다. 이야기는 경험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 P13

"나는 특별한 진리나 비법을 아는 사람이 아니다. 그저 목발을 집어던지고 두 다리로 걷는 사람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대들도 나처럼 목발을 내려놓으면 된다. 나에게 배울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것은 쉽고 간단한 일이다." - P86

차이는 각 개인의 인식에서 비롯된다. 즉, 우리 각자가 다른 인간을 어떻게 인식하는가에 따라 차이가 일어난다. 이것은 또한 각 개인이 어떤 성품인가에 달려 있다. 선한 사람은 그가 만나는 사람의 선한 자질을 보려 하고, 악한 사람은 다른 사람의 악한 면만 본다. 이것은 각 개인의 타고난 자질이다. - P252

문제로부터 영원한 해방은 존재하지 않는다. 언제나 문제들은 우리가 해결해 주기를 기다리며 그곳에 존재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문제들을 신중하게 다뤄야 하지만, 그것들로 인해 잠들지 못해서는 안 된다. 낙타를 자신에게 묶어 놓았기 때문에 자신도 낙타에게 묶인 것이다. 문제들에 맞닥뜨리면서도 깊이 휴식할 수 있어야 한다. 낙타들이 앉아 있든 서 있든 방해 받지 않고, 기나긴 사막을 건너기 위해 밤에는 휴식을 취하는 유목민들처럼. 여행자를 지치게 만드는 것은 앞에 놓인 길이 아니라 신발 속 모래이다. - P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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썬킴의 세계사 완전 정복 - 패권전쟁으로 이해하는 역사의 흐름
썬킴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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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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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도 이야기했지만 아빠가 즐겨 드는 팟캐스트가 하나 있어. <썬킴의 세계사 완전 정복>이라고세계사를 이야기해주는 팟캐스트인데, 재미있으면서도 쉽게 잘 설명해주어 즐겨 듣거든. 너희들도 함께 들으면 세계사 상식을 쌓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서 같이 듣자고 했는데, 너희들 취향은 아닌가 보구나 ㅎㅎ 뭐 어쩔 수 없이 아빠 혼자 들어야지.

<썬킴의 세계사 완전 정복>의 팟캐스트의 기반으로 해서 책이 출간되는데 두 번째 책 <썬킴의 세계사 완전 정복>을 아빠가 이번에 읽었단다. 첫 번째는 <썬킴의 거침없는 세계사>라는 제목을 나왔는데, 이번에는 팟캐스트와 같은 제목으로 책이 나왔구나. 책의 내용은 팟캐스트에서 들었던 내용인데, 들은 지 한참 지나서 내용이 어렴풋했단다. 그런데 책으로 다시 읽으니 팟캐스트에서 들었던 내용들이 다시 기억이 났어. , 복습 효과라고나 할까? 아빠도 복습한다는 생각으로 책을 읽었단다. 메모도 하면서 말이야. 그 메모를 바탕으로 다시 너희들에게 독서 편지를 쓰는데 다시 한번 복습하는 것 같구나. 이렇게 여러 번 복습을 해도 또 얼마 못 가서 다 잊혀지고 마는 두뇌가 서글프구나.

이번 <썬킴의 세계사 완전 정복>이라는 책에서는 미국과 러시아, 한 때 세계의 투탑(two top)이었던 두 나라의 역사를 다루고 있단다. 어떻게 두 나라가 강대국이 되었는지를 이야기해주고 있지.

 

1.

, 그럼 먼저 미국의 역사부터 이야기를 해줄게. 아메리카 대륙을 처음 발견한 것은 1492년 콜럼버스였지만, 그가 발견한 것은 아메리카 대륙의 조금한 섬들이고, 콜럼버스는 죽을 때까지 그 섬들이 아메리카 대륙이 아니고 인도의 섬들이라고 생각했대. 애초에 그가 항해를 나선 것도 인도를 찾아나선 거니까. 그래서 그 섬들을 서인도 제도라고 부르는 것이고. 1584년 영국 윌터 롤리라는 사람이 북미 대륙을 발견하고 자신이 발견한 지역의 이름을 버지니아라는 이름을 붙이고 식민지 건설을 시도하지만 실패하게 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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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1584년경, 영국인 탐험가 월터 롤리는 지금의 미국 플로리다주 북구 해안을 탐사하던 중 영국인들이 알지 못했던 새로운 땅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그 땅에 당시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1세의 별명을 따 버지니아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왜 버지니아냐고요? 엘리자베스 1세는 나는 국가와 결혼했다.”라고 선언하고 평생 독신으로 지낸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 때문에 처녀 여왕(virgin queen)이란 별명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 이 당시 버지니아에는 특정한 경계가 없었기에 지금의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플로리다에 이르는 지역을 대부분 버지니아라고 불렀습니다. 지금의 버지니아주와는 위치가 다르니 기억해 두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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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6년 다시 시도한 끝에 제임스 타운에 첫 식민지를 만들게 돼. 하지만 이것은 환경이 좋지 않아 도착했던 104명 중 38명만 살아남게 돼. 그곳에서 그들은 담배 농사를 하게 되고, 농경지를 확대하다 보니 원주민들과 충돌하게 되고, 원주민들을 많이 죽이게 되는데, 이것이 아메리카 원주민 학살 역사의 시작이란다. 폰카혼타스라는 애니메이션이 있는데, 이 시절 실제 있었던 아메리카 원주민에 관한 이야기라고 하는구나. 담배 농사를 하게 되면서 노동력이 부족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노예제도가 시작되었다고 하는구나. 제임스타운에 정착한 사람들이 아메리카 대륙의 정착민인데, 그들이 원주민들을 학살한 어두운 역사가 있어서 미국의 역사에서는 그들을 배제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하는구나.

그 대신 1620년 메이플라워 호를 타고 온 102명의 청교도들을 첫 정착민으로 여기려고 한대. 그들은 보스턴 플리머스 지역에 도착을 해서 그곳을 뉴잉글랜드라고 불렀어. 그들이 도착한 시기가 겨울이고 식량이 없어서 힘들어했는데 원주민들의 도움을 주어 살아났단다. 다음해인 1621년 추수를 한 곡식들을 원주민들에게 고맙다고 전달해 주었는데 그것이 바로 추수감사절의 시작이라고 하는구나. 하지만 정착민들과 원주민들이 서로 돕는 아름다운 모습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단다. 그로부터 약 50년 후 정착민들은 원주민들을 학살하는 만행을 저지른단다. 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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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질병과 굶주림으로 힘들었던 청교도들은 원주민들에게 얼마나 고마운 마음이 들까요? 그래서 다음 해인 1621, 옥수수를 수확한 청교도들이 고마운 마음을 담아 원주민들에게 칠면조 등을 잡아서 잔치를 베풀어 줍니다. 이것이 추수감사절(Thanksgiving Day)의 시작이라고 미국인들은 주장합니다. 아주 아름다운 미덕으로 포장해 매년 114번째 목요일이 되면 전국적으로 칠면조를 잡아 가족끼리 기도를 하며 그날의 아름다운 미덕을 기리고 있습니다. 여기까지가 대부분이 아는 미국 추수감사절의 아름다운이야기입니다.

하지만 그로부터 50년 후, 청교도 정착민들의 태도가 돌변합니다. 그리고 자신들에게 도움을 주었던 원주민들을 모조리 학살합니다. 왜 갑자기 은인들을 학살했느냐고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점차 영국에서 사람들은 밀려 들어오고, 땅은 부족했습니다. 제임스타운의 경우와 똑같이 자신들이 살 땅을 차지하기 위해 원주민과 충돌한 것입니다. 청교도들을 도운 원주민들은 왐파노아그족(Wampanoag)이란 부족이었는데 1675, 중무장한 영국인들에게 거의 몰살당해요. 이 부분은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입니다. 미국이 숨기고 싶어 하는 건국 초기의 흑역사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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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영국이 북미대륙에서 식민지 건설을 박차를 가하자 프랑스도 식민지 건설에 뛰어들게 돼. 1754년 프랑스인 자크 자르티에와 그의 일행들은 캐나다 퀘백에 도착했단다. 그곳은 겨울에 너무 춥다 보니 프랑스인들은 미시시피강의 서쪽을 따라 남으로 내려왔어. 그리고 그곳을 자신들의 땅이라고 하고, 루이 14세의 이름을 따서 루이지애나라고 했단다. 그 당시 영국은 미시시피강의 동쪽에 자리잡고 있었지. 미시시피강을 두고 동쪽은 영국, 서쪽은 프랑스. 뭔가 이뤄질 것 같지 않니? 그래 맞아 그들은 둘이 전쟁을 하게 돼. 원주민들에 호의적이었던 프랑스인들은 원주민들의 도움을 받게 돼. 하지만 영국 본토로부터 막강 군대를 후원 받은 영국이 승리를 하게 된단다.

영국 본토에서는 이 전쟁에 들어간 돈이 많았다면서 식민지로부터 많은 세금을 받아갔단다. 그러자 식민지 정착민들은 반발을 하게 되었고, 그런 시위는 계속 이어져 보스턴에 들어온 차()를 바다에 버리는 일까지 벌어졌단다. 영국 사람들은 홍차를 즐겨 마셔서 이 홍차가 없으면 안 되는 사람들이거든. 원래 차는 밀수업자들이 몰래 반입해서 싸게 먹을 수 있었어. 그런데 영국 정부는 동인도회사에 차에 대한 독점권을 주고, 차에 많은 세금을 붙여서 팔았단다. 이에 정착민들이 화가 나서 보스턴에 들어온 동인도회사의 차를 바다에 다 버린 것이란다. 이것을 발단으로 독립 전쟁이 시작되었단다.

식민지 정착민들과 영군 본토 사이의 전쟁. 결국 식민지 정착민들이 승리를 하면서 그들은 더 이상 영국의 식민지가 아니고, 미국이라는 새로운 나라로 거듭나게 된단다. 이때 미국은 아메리카 대륙 동부 연안을 중심으로 13개 주로 이루어져 있었단다. 처음 수도는 뉴욕 맨해튼이었는데, 워싱턴 DC로 수도를 옮겼어. 수도의 이름은 독립전쟁을 승리를 이끌고 초대 대통령이 된 워싱턴이라는 이름과 처음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의 이름을 따서 지은 것이라고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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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71)

1790년 본격적으로 이 늪지대에 새 수도 건설이 시작됩니다. 이제 새 수도의 이름을 정할 시간,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을 기리기 위해 워싱턴이란 이름을 일단 붙이고 그 뒤에 D.C.란 타이틀을 하나 더 추가합니다. 여기서 D.C.District of Columbia의 준말인데 우리 말로 번역하면 콜롬비아 특별구라는 뜻입니다. 콜롬비아는 당시 유럽 대륙에서 미국을 부르는 또 하나의 별명이었답니다.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발견한 콜럼버스의 땅이란 뜻이었지요. 결국 미국 수도 이름은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과 미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의 이름이 들어간 워싱턴 D.C.로 정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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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미국은 땅을 점점 넓혀가게 되는데, 1817년 먼저 프랑스 땅이었던 루이지애나를 돈을 주고 사게 된단다. 돈이 궁했던 프랑스가 아주 싼 값에 넘겨버린 거지.

한편 이 즈음 유럽에서는 영국과 프랑스 사이의 전운이 감돌았단다. 이때 영국의 탈영병들이 미국으로 도망 오는 일이 생기는데, 이 일로 인해 영국과 미국 사이의 갈등이 고조되었단다. 결국 전쟁까지 가게 되는데, 우열을 가리지 못하고 합의하에 전쟁은 끝이 났단다. 이것이 2차 독립 전쟁이라고 하는구나. 1차 때와 달리 2차 독립 전쟁 때는 영국에서는 전력을 다했는데도 미국을 이기지 못했단다. 미국은 그만큼 짧은 시간에 막강한 힘도 갖게 된 거야.

2차 독립 전쟁이 끝나고 미국은 다시 영토를 확장해 나갔단다. 텍사스가 원래 멕시코의 땅이었는데, 독립선언을 하고 텍사스란 나라가 되었단다. 그런데 얼마 후 텍사스는 미국에 합병되어 텍사스도 미국 땅이 되었단다. 때는 1845년이었어. 이제 서부 지역 캘리포니아로 눈을 돌리는 미국. 캘리포니아 역시 멕시코 땅이었어. 이번에는 전쟁이었단다. 미국과 멕시코는 전쟁을 벌였고, 이 전쟁에서 미국이 승리하여 캘리포니아를 비롯하여 서부 대부분의 땅이 미국의 땅이 되었단다. 1848년이었지.

 

3.

이렇게 확장만 해 가던 미국에도 위기가 찾아왔단다. 남북전쟁으로 더 유명한 미국 내전이란다. 남북전쟁은 영어로 내전이라는 뜻의 civil war라고 하는데, 너희들은 어벤저스 영화 제목으로 더 익숙하겠구나. 당시 미국 북부는 철강의 중심지로 거듭나서 오대호까지 운하를 뚫어서 대서양까지 곧바로 배로 이동이 가능했어. 일자리도 많아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 들었어. 한편 남부는 목화 농장을 중심으로 해서 많은 노동력이 필요해서 이전부터 많은 노예들을 이용하고 있었단다. 북부 지역은 자신들의 철강 중공업 보호를 위해 수입 관세를 대폭 높여서 유럽에서 들어오는 철강을 견제하였는데, 이렇게 되자 유럽에서는 그것에 맞서 미국에서 유럽으로 들어오는 주요 수입 품목인 목화에 관세를 엄청 높이게 되었어. 그렇게 되니 미국 남부에서는 엄청난 손해를 보게 되었지.

그렇게 노예제와 관세 문제로 남부와 북부는 갈등을 겪게 되었고, 결국 둘로 나뉘어 전쟁까지 벌이게 되었단다. 노예제를 지지하는 남부는 모두 11개 주였고, 노예제를 반대하는 북부도 모두 11개 주였어. 노예 해방론자라고 하면 가장 먼저 링컨을 떠올리겠지만, 그 외에 존 브라운이라는 사람도 기억하면 좋겠구나. 존 브라운은 남부의 노예를 빼돌리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고 하는구나. 그는 노예를 빼돌려 북부 지역으로 보내거나 원래 그들의 고향인 아프리카로 보내주기도 했대. 그렇게 아프리카로 돌아간 이들이 나라도 세웠대. 라이베리아라는 나라가 그렇게 만들어졌다고 하는구나. 그래서 그들의 국기는 미국 성조기와 아주 비슷하게 생겼어. 나름 고마움의 표시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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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

1817년엔 노예해방론자들이 아예 흑인 노예 수만 명을 배에 태워 다시 그들의 고향인 서아프리카로 돌려 보냅니다. 이들에 의해 미국을 탈출한 수만 명의 흑인 노예들은 서아프리카에 새로운 나라를 만듭니다. 이것이 1822년 서아프리카에 설립되어 1947년에 독립한 라이베리아(Liberia)’에요. 라이베리아의 국기를 보면 미국 성조기와 아주 비슷한데요. 자기들을 탈출시키고 고향 아프리카에 그들만의 나라를 만들어 준 미국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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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전쟁의 상황을 한번 살펴보자꾸나. 남부는 북부에 비해 군사력이 좀 약했어. 전면전이 어렵다고 생각한 남부는 워싱턴 DC를 우회해서 공격하려고 했지. 하지만 북부도 그것을 알아채고 그 길을 차단하고 전투를 벌였는데 그것이 그 유명한 게티즈버그 전투란다. 남부군 7만과 북부군 10만의 격돌. 이 전투에서 남북부군 합쳐 5만명이 죽고 남부군이 패배하게 되었단다. 그리고 이곳에서 링컨으로 그 유명한 게티즈버그 연설을 하게 된단다.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 government of the people, by the people, for the people, shall not perish from the earth.

18631119일이었지. 전쟁은 좀더 이어졌지만 전세는 북부로 완전히 기울어졌어. 186549일 남부는 최종 항복을 하고 링컨은 종전 선언인 리치몬드 선언을 했어. 그리고 414일에 백악관으로 돌아왔는데 그날 저녁 존 부스라는 사람에 의해 총에 맞고, 다음날인 415일에 죽고 만단다. 그렇게 남북전쟁은 링컨 대통령의 죽음과 함께 슬프게 끝이 났구나.

1869년 대륙횡단철도가 개통되었단다. 그동안 서부 지역은 사람들이 많지 않았는데, 이 대륙횡단철도가 개통되면서 사람들과 물류의 대이동이 시작되었단다. 그렇게 서부지역으로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그곳에 있던 원주민들은 또 학살당하고 쫓겨나게 되었단다. 원주민들의 역사는 눈물의 역사로구나.

미국은 영토 확장을 다시 한번 하게 되는데, 알래스카 땅을 러시아로부터 싼 값에 구입하는데, 얼어서 아무 쓸모 없는 땅을 샀다고 당시에는 여론이 좋지 않았지만, 나중에 석유가 발견되면서 그야말로 대박을 쳤단다. 이 즈음부터 미국도 제국주의 노선을 걷게 된단다. 북미 대륙 바깥의 식민지 건설에도 눈을 돌리기 시작했어. 쿠바에서 스페인과 격돌하여 미국 스페인 전쟁이 벌여졌는데, 이 전쟁에서 미국이 승리하여 괌, 하와이, 필리핀 등 태평양의 여러 섬들을 차지하게 된단다. 그리고 미국은 아시아로 눈을 돌린단다. 청나라에서 목사들을 죽인 의화단 사건이 있는데, 이 사건을 핑계로 미국은 청나라를 간섭하게 되고, 러일전쟁 당시 뒤에서 일본을 지원하여 일본 승리에 일조하게 된단다.

일본이 러일전쟁을 승리하고 나서 미국과 일본은 가쓰라 태프트 밀약을 맺는데, 이 밀약을 통해 일본은 대한제국을 차지하고 미국은 필리핀을 차지하는 것을 서로 인정하게 된단다. 미국은 이후 1차 세계대전에 참전을 하면서 세계 강국으로 발돋움하게 된단다. 그렇게 미국은 세계 최강국 중 하나가 된 거야.


4.

자 이번에는 러시아의 역사를 알아보자꾸나. 나폴레옹이 유럽에서 활약하던 시기부터 이야기를 해야겠구나. 나폴레옹이 영국을 제재하기 위해서 영국봉쇄령을 내린 적이 있는데, 러시아는 이에 반발하여 영국과 농산물 교류를 했단다. 이에 화가 난 나폴레옹이 러시아를 침략하게 되는데, 나폴레옹의 프랑스군은 많은 희생을 한 끝에 모스크바를 점령하게 된단다. 하지만 돌아오는 길에 추위와 러시아군의 반격으로 60만 군인들 중에 30만명만 돌아오는 엄청난 피해를 입게 된단다. 이 일로 나폴레옹은 엘바 섬으로 유배를 가게 돼.

러시아에서도 전쟁의 후유증이 컸어. 특히 농노들의 불만이 커지고 농노해방을 외치는 사람들이 많았어. 그런 와중에 마르크시즘이 들어오게 된단다. ‘인민 속으로라는 뜻의 브나로드 운동이 일어났다가 실패했지만, 이 실패 이후 더욱 개혁의 움직임이 커졌어. 이 운동을 이끄는 이들은 당시 러시아 황제인 알렉산드로 2세를 암살하려고 했으나, 여섯 번 시도를 했는데 여섯 번 모두 실패하였단다. 결국 암살에 성공하여 알렉산드로 2세가 죽고 알렉산드로 3세가 즉위했는데 그 또한 알렉산드로 2세와 다른 것이 없었어.

그를 뒤이어 1894년 니콜라이 2세가 즉위를 했어. 이 황제는 조선과도 연관이 있는데, 그가 즉위할 때 조선에서도 그의 즉위를 축하하는 축하사절단을 보냈대. 당시 국내 사정이 어려웠기 때문에 도와달라고 간 거라고 하는구나. 국내 사정이 어땠는지 좀 이야기를 해보면청일전쟁 후 명성황후는 러시아와 친분을 쌓게 된단다. 그런데 당시 일본은 청일전쟁으로 얻은 랴오둥 반도를 러시아에게 빼앗겨 러시아에 감정이 안 좋은 상태였어. 그런데 명성황후가 러시아와 친분을 쌓자 열 받아 명성황후를 시해하게 된 거야. 일본은 러시아에 빼앗긴 랴오둥 반도를 다시 차지하기 위해 1904년 뤼순항에 정박해 있던 러시아 함대를 기습한단다.

준비가 안 된 러시아 함대는 밀리게 되고, 이에 발트해에 있던 최강 러시아 함대를 파견하기로 한다. 하지만 발트해에서 일본까지 오려면 너무 멀어. 대서양과 인도양을 거쳐 도착을 하긴 했는데, 긴 항해로 지치고 군비로 부족해진 상태야. 그런 상태로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던 일본군과 싸웠으니, 결국 지고 말았지. 러일전쟁 이후 포츠머스 조약이 성사되고, 조선의 모든 권한을 일본이 갖는 것을 인정하게 되었어. 그래서 그 해(1905) 을사늑약이 체결되고 만단다.

 

5.

, 이 즈음 러시아 현대사에 중요한 인물 레닌이 등장한단다. 원래 이름은 블라디미르 일리치 율리아노프. 레닌의 형은 알렉산드로 3세 암살 사건으로 연루되어 교수형을 당했단다. 레빈은 형이 역적으로 몰리면서 학교에서도 퇴학을 당했어. 이후 본격적으로 마르크스 사상에 빠졌고, 페테르부르크로 갔단다.

190519일 일요일, 먹을 것이 없어 빵을 달라면서 시위를 하는 시민들. 그런데 그들이 받은 것은 빵이 아니고 총격이었단다. 피의 일요일이라고 불렀어. 이때부터 민심은 더욱 악화되었단다. . 그러다가 1917223일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는데, 이번에는 시민들뿐만 아니라 군인들도 함께 동참했단다. 군인들은 황제 편을 드는 장교들을 죽이고 시민편에 섰어. 결국 니콜라이 2세를 죽이고 혁명이 성공하는 듯 했단다. 당시 혁명을 주도했던 이들은 시민들뿐만 아니라 자본가들도 있었는데, 니콜라이 2세를 몰아내고 그 자본가들이 권력을 잡았단다. 자본가들은 자신들이 임시정부를 만들더니 다시 만행을 저질렀단다. 황제에서 자본가들로 바뀌었을 뿐 일반 시민들은 여전히 어려움의 연속이었단다.

이때 스위스에서 망명 중인 레닌이 귀국을 한단다. 그런데 이것을 적극적으로 도와준 나라가 있으니 바로 독일이란다. 당시 러시아가 독일의 적국으로 제1차세계대전에 참가하고 있었는데, 레닌이 러시아에서 혁명을 하게 되면 전쟁에서 빠지겠다고 했거든. 레닌이 러시아에 도착을 했고, 군대들도 레닌을 지지했단다. 그 군대들이 자본가들의 임시정부를 공격하여 혁명의 마침표를 찍게 된단다. 191710월이었어. 레닌은 수도를 모스크바로 옮기고 소비에트 연방을 탄생시킨단다. 소비에트 연방은 한동안 미국과 세계 2강의 강력한 나라가 된단다.

여기까지가 책의 이야기란다. , 한참 이야기했는데 제대로 설명했는지 모르겠구나. 소비에트 연방, 즉 소련은 100년도 못 가서 붕괴하고 다시 여러 나라로 된단다. 러시아는 예전부터 못한 파워를 갖게 되었지. 거기에 무식한 지도자가 작년에는 우크라이나를 쳐들어가 전쟁을 일으켜서, 공공의 적이 되어 버렸단다. 일 년이 넘었는데 끝나지 않은 전쟁에 체면도 구길 대로 구겼는데, 더 이상 끌지 말고 이제 조용히 물러나야 하지 않나 싶구나. 러시아 시민들은 악랄한 독재를 하는 황제들을 가만히 두지 않는 시민들인데, 푸틴은 무섭지도 않은가 보구나.

오늘은 여기까지 할게.

<썬킴의 세계사 완전정복>이라는 팟캐스트는 여전히 인기가 좋은 것 같으니 책도 계속 출간될 것 같구나. 앞으로도 팟캐스트로 한 번 듣고 책으로 복습해야겠구나.


PS:

책의 첫 문장: 퀴즈를 하나 내겠습니다.

책의 끝 문장: 짧지만 많은 내용을 다룬 러시아의 역사 이야기였습니다.

그럼 현재 미국인들이 자기 조상이라고 생각하는 ‘첫 북미 대륙 정착민’은 과연 누구일까요? 그들은 바로 1620년,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영국 플리머스 항구를 출발해 약 65일 뒤 지금의 보스턴 부근 매사추세츠주 플리머스에 도착한 102명의 청교도인이랍니다. 이들은 오늘날의 뉴욕이 있는 허드슨강을 목적지로 영국에서 출발했습니다. 하지만 도착한 곳은 현재 보스턴 지역인 플리머스였습니다. 목직지가 달라졌으나 플리머스에 도착한 이들은 그곳을 ‘새로운 영국’이라는 뜻의 뉴잉글랜드(New England)라고 이름 짓고 일단 살아보기로 합니다. - P29

카르티에가 프랑스령이라 선언한 지역이 바로 지금의 퀘백 지방입니다. 그래서 캐나다에서는 대부분 영어를 쓰지만 퀘벡에서는 아직도 프랑스어를 씁니다. 퀘백의 중심 도시 몬트리올에는 중앙 광장이 있는데요. 바로 ‘자크 카르티에 광장’입니다. 프랑스어가 쓰인다는 걸 잘 알 수 있지요. 카르티에가 그 동네 원주민에게 이곳의 이름을 물었더니 원주민은 ‘카나다, 카나다’라고 대답합니다. 그래서 카르티에는 그곳의 이름을 카나다로 알고 그렇게 부르기 시작했어요. 사실 그곳 원주민 말로 ‘마을’이란 뜻이었거든요. 결국 그 카나다가 나라 이름인 캐나다(Canada)가 되었답니다. - P50

미국 백인들은 수족을 학살한 것도 모자라 더욱 잔인한 일을 벌입니다. 미국 사우스다코타주에 가보면 러시모어산이 있는데, 그 산에 역대 미국 대통령 네 명의 얼굴이 크게 조각되어 있어요. 관광지로도 유명하고 우리나라에서도 미국 중서부 단체 여행 중 꼭 방문하는 미국의 성지거든요. 그런데 그 백인 대통령의 얼굴이 새겨져 있는 러시모어산은 바로 수족의 터전이었고 그 산은 수족의 성지(聖地)였던 것입니다. 백인들이 자신들에게 덤비고 얼굴을 새겨 넣은 겁니다. 수족의 입장에선 부족의 성스럽고 상징적인 산에 백인 정복자 네 명의 얼굴이 새겨진 것이지요. 이건 마치 광화문 광장에 이토 히로부미 동상을 세운 것과 마찬가지로, 수족에게 치욕적인 사건이었습니다. - P137

러시아 역사 가운데 여러분과 함께 시작할 시대는 로마노프 황족이 군림하던 ‘로마노프 황조’시대랍니다. 로마노프는 조선을 다스렸던 전주 이씨와 같이 당시 러시아를 다스리던 왕족의 이름이랍니다. 유럽 변두리 국가였던 러시아가 본격적으로 유럽사에 당당한 주요 국가로 등장한 시기도 이 로마노프 황조 때였어요. 이 로마노프 황조, 우리와도 관계가 깊어요. 고종이 수도 서울 안에서 도망간 러시아 외교 공관은 로마노프 황조의 외교 공관이었고, 한반도 주도권을 놓고 일본과 대판 싸운 러일전쟁도 로마노프 황조 때 일어났답니다. 그리고 러시아 혁명으로 쫄딱 망한, 즉 러시아 역사의 마지막 황조 또한 로마노프 황조입니다. - P170

쇼스타코비치가 1957년에 작곡한 <교향곡 제11번>은 총 4악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전곡 연주에 한 시간이 넘을 정도로 장대하고 거대한 음악 작품입니다. 여섯 개의 혁명가를 인용한 것 또한 이 작품의 특징 중 하나입니다. 쇼스타코비치는 이 곡의 악장마다 ‘궁전 앞 광장’, ‘1월 9일’, ‘추도’, ‘경종’ 등 피의 일요일 사건의 순서를 나타내는 부제를 붙였습니다. 1악장은 피의 일요일 사건이 일어나기 전 민중의 모습, 2악장은 학살 장면, 3악장은 희생자를 위한 진혼곡, 4악장은 비극을 딛고 일어나 전진하는 민중의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피의 일요일 사건이 낯설고 멀게 만 느껴진다면, 쇼스타코비치의 음악을 들어보면 어떨까요? - P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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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을 처음 듣는 당신에게
박종호 지음 / 풍월당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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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예전에 재미있게 읽은 풍월당 박종호 님의 클래식 관련된 책들이 있단다. 그래서 박종호 님의 책을 인터넷 서점에서 보게 되면 반갑고 그렇단다. 이 책도 그렇게 인터넷 서점에서 알게 된 책이란다. 책 제목은 <클래식을 처음 듣는 당신에게> 란 책이란다. 책 제목만 보면 예전에 쓰신 책과 살짝 중복되는 느낌도 있어 보였어. 그래도 오랜만에 박종호 님의 책이라는 생각이 펼쳐 들었단다. 아빠가 너무 기대를 해서 그런가? 예전의 박종호 님의 책을 읽을 때의 그런 재미는 없었단다. 책 분량도 적은데, 그 분량을 채우기 위해서인지 글이 약간 늘어지는 기분도 들었단다.

클래식 음악에 대한 일반적인 지은이 생각과 경험을 이야기하셨어. 지은이 박종호 님의 남다른 클래식 사랑은 그 전에도 알았지만 이번 책에서는 절절함마저 느껴졌단다. 중학교 때부터 집에 오면 클래식 음반을 듣기 시작해서, 75장 전집을 다 듣고, 고등학교 때에는 용돈을 모아 LP를 직접 사 모으셨다고 하더구나. 아빠의 중딩, 고딩 때와는 전혀 다른 취미 생활을 하셨구나. 그런데, 책 내용이 그리 새로운 것은 많지 않아 조금 아쉬웠단다. 클래식을 좋아하거나 전공한 다른 사람들이 전해주는 책이나 블로그 등에서 접할 수 있는 내용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1.

클래식이라는 음악은 왠지 모를 장벽이 있는 것 같구나. 클래식 작곡가가 많고, 많은 곡들이 있지만, 클래식이라는 것은 1700년부터 1950년까지 약 250년 동안 집중되어 있다고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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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그것은 클래식의 특성이기도 합니다. 앞에서 클래식 음악이라고 부르는 것은 1700년에서 1950년 사이의 250년에 집중되어 있다고 했지요. 1950년 이후의 음악은 일반적인 콘서트의 레퍼토리에서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물론 그 이후의 음악들만 연주하는 음악회도 있기는 하지만, 그것은 연구나 학술활동 혹은 특정 예술가를 위한 기념이거나 특정 청중을 대상으로 한 활동인 경우가 더 많고 관객 일반을 위한 공연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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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래식의 범위를 너무 좁게 잡은 건 아닌가 싶었단다. 그런 기간뿐만 아니라, 영화나 드라마에 삽입된 클래식 음악도 더 이상 클래식이 아니고, 쇼 프로에서 나온 성악가가 부른 노래도 클래식이 아니라고 하더구나. 클래식을 어려워하지만 클래식을 접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귀에 익숙한 클래식부터 쉽게 접하면서 흥미를 생기면 좀더 깊고 넓게 영역을 넓혀가야 한다고 아빠의 생각과 좀 다르구나. 지은이가 그렇게 이야기하는 의도는 알겠지만 가뜩이나 클래식 진입 장벽이 있는데, 이것도 클래식이 아니다, 저것도 클래식이 아니다... 하는 것은 너무 클래식의 정의를 좁게 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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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67)

그러니 클래식 음악을 차용한 영화음악이나 TV 드라마의 배경음악으로 아무리 클래식이 나와도 그것을 클래식이라고 부를 수 없는 것입니다. 축하 행사장이나 결혼식 피로연에서 샴페인을 터뜨리며 웃음꽃을 피우는 동안에 저만치 뒤에서 존재감 없이 울려 나오는 <사랑의 인사>는 더 이상 클래식이 아닌 것입니다. 쇼 프로에서 테너가 핏대를 세우며 <공주는 잠 못 이루고>의 고음을 성공시킨다 하더라도, 그것은 클래식의 정신과 하등의 상관이 없는 일입니다. 그 성악가에게 일말의 박수를 보낸다면, 그것은 공중제비 넘기에 성공한 곡예사에게 보내는 박수와 같은 등급의 의미입니다. 베토벤은 청중들로부터 그러한 박수를 받기를 거부했습니다. 그가 연주 대신 작곡에 더 집중하려고 했던 뜻이 여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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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목처럼 클래식을 처음 듣는 이에게 조언을 해주는 듯한 책이긴 한데, 너무 적극적인 방법으로 시작하도록 가이드를 주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시간을 투자하고, 다른 것 하지 말고 오롯이 클래식만 집중해서 들어야 하고, 적극적으로 들어야 한다고 하시니 말이다. , 오히려 클래식 진입 장벽이 높다는 것만 다시 새삼 깨닫게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아빠는 지금까지 클래식을 들어왔던 것처럼 좋아하는 클래식 듣고, 어떨 때는 온전히 들을 때도 있지만, 가볍게 책을 읽으면서도 듣고 차를 마시면서도 듣고 그러려고 한다.

너희들도 엄마의 영향으로 클래식을 즐겨 듣곤 하는데, 너희들만의 방식으로 클래식을 듣고 보길 바란다. 아빠가 생각하기에 클래식을 듣는 방법은 정해져 있지 않는 것 같구나.


PS:

책의 첫 문장: 적지 않은 분들이 클래식 음악을 듣고 싶어 하고, 알고 싶어 합니다.

책의 끝 문장: 그들을 만나게 될 여러분에게 정말 축하를 보냅니다.


그런 클래스에서 ‘클래식’이라는 말이 나와서 쓰이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클래식은 어떠한 분야에서 최상위의 가치를 지칭하는 말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클래식이란 말은 "가치가 불변하고 영구적이며,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고 품위가 있으며, 절제되고 모범적인"이라는 뜻을 내포하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음악이나 문학이나 저술에서의 그런 것들을 일러 클래식이라고 부르기 시작한 것이죠. 즉 클래식이라는 말에는 각 분야에서 가장 높은 자리의 것이며, 최상의 걸작이며, 영구불변의 가치를 가진 것이라는 뜻이 모두 들어 있습니다.
- P52

처음에는 귀족을 중심으로 성행했지만, 고전음악은 1800년을 전후하여, 음악 소비의 새로운 중심계층이 되었던 시민계층의 성원을 받게 되고, 점점 모든 계층을 아우르고 통합하는 기능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상징이 베토벤의 교향곡 9번 <합창>의 4악장 <환희의 송가>라고 할 것입니다. 교향곡 역사상 최초로 가사를 붙일 수밖에 없었을 만큼 베토벤과 실러가 전하려는 뜻은 위대했습니다. 그 가사를 유념해서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요약하자면 "신 앞에서 만인은 평등하다. 그러니 차별 없이 모든 인류가 손잡고 환희의 노래를 부르자"라는 뜻입니다. 지금도 우리 사회에서 이르지 못한 고매한 이상입니다. - P64

음악은 다릅니다. 윤동주나 채만식은 활자를 통하여 나와 바로 연결되고, 비록 복사본으로 감상하여도 피카소나 이중섭의 그림은 나와 바로 이어집니다. 하지만 음악이라는 장르의 특징은 여기서 두드러지게 다릅니다. 즉 창작자와 감상자인 나 사이에는 재현이라는 과정, 즉 연주자가 있는 것입니다. 한 단계가 더 있는 것입니다. - P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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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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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영화 <영웅>을 보고 안중근 읽기 두 번째로 김훈 님의 <하얼빈>을 읽었단다. 정말 오랜만에 김훈 님의 소설을 읽었단다. 아무리 유명하고 훌륭한 작가라도, 읽는 이의 취향과 맞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아빠에게 김훈 님은 그런 작가란다. 역사적으로 유명한 인물이나 사건을 김훈 특유의 문체, 일명 김훈체로 다시 태어나게 하여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계신 김훈 님. 그런데 아빠는 그 스타일이 맞지 않는 것 같았단다. 오래 전에 <칼의 노래>, <현의 노래> 소설 두 편과 <자전거 여행> 에세이 한 편을 읽은 것이 전부지만, 세 작품 모두 아빠의 취향과는 좀 거리가 있었단다. 독서 기록을 찾아보니 김훈 님의 작품을 마지막으로 읽은 것이 2007년이구나.

십 년이 넘었네. 십 년이 넘었으면 아빠의 독서 성향도 좀 바뀌었을 수도 있고, 십 년이 지났으니 작가 김훈 님의 글쓰기 성향도 좀 바뀌었을 수도 있고, 평전으로만 만나 보던 안중근을 소설을 통해 만나보고 싶은 마음도 있어서 한 번 읽어봐야겠다 생각했단다. 영화 <영웅>을 보고 나서 읽기 적합한 책이 아닌가 싶었단다.

, 예전의 김훈 소설에서 보였던 지나친 묘사가 사라지고 아빠가 생각하기에 상당히 간략하게 서술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단다. , 뭐랄까, 이야기에 공백이 많은 느낌도 있었어. 아빠가 알고 있는 사실과 다른 점들도 있었는데, 그런 것은 소설이라 그렇게 각색한 것인가. 안중근 의거에 어느 정도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그 동안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조도선, 유동하 같은 인물은 이 소설에 등장조차 하지 않았단다. 지은이의 말에서 조도선, 유동하는 안중근 의거에서 직접 관련성이 낮다고 판단하여 소설에 뺐다고 말씀하셨단다. , 우리 나라의 독립을 위해 노력하신, 널리 알려지지 않은 분들도 소설을 통해 소개해 주셨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었단다.

재판장에서 이야기도 이토를 죽인 열다섯 가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도 빠져 있었단다. 아빠가 생각하기에 안중근 의거에 있어서 중요한 두 장면은 하얼빈 기차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는 장면과 재판장에서 이토를 죽인 열다섯 가지 이유를 말하는 장면이라고 생각했거든. 그런데 그 장면이 빠져 있어서 아쉬웠단다.


1.

이 책은 안중근과 이토 히로부미 두 사람의 시선에서 그려졌으며, 만난 적 없는 두 사람이 각기 다른 경로로 하얼빈에 도착하여 짧은 만남의 과정이 그려지고 있단다. 그러니까 이 소설은 안중근의 일대기를 그린 소설은 아니란다. 안중근 의거 전 약 1년간의 이야기가 그려지고 있어. 그래서 소설의 제목도 하얼빈 아니겠니.

1905년 을사늑약 이후 국권 회복을 위해 무엇인가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무작정 상해에 갔던 안중근은 큰 성과 없이 다시 고향에 돌아왔고, 고향 진남포에서 학교를 열어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하고, 안씨 문중들과 시국을 논하기도 했어. 전국에서 일고 있는 의병 소식도 접했단다. 안중근는 늘 국권 회복을 위해 자신도 행동에 동참해야 한다고 생각했어. 안중근은 블라디보스토크 행을 결심한단다. 당시 아내 김아려는 셋째 아이를 임신하고 있던 상태였어. 아빠라면 절대로 가지 못했을 것 같구나. 어린 아이들이 둘이나 있고, 임신한 아내가 있는데 아무리 의로운 길이라고 하지만 가족을 남기고 떠나다니.. 떠나더라도 지금은 아니라고 생각했을 것 같구나.

블라디보스크까지 가는 방법은 일단 부산까지 갔다가 배를 타고 원산을 거쳐 가는 방법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하더구나. , 바로 원산 가서 배 타고 가면 안되나? 아무튼 안중근은 먼저 경성으로 가서 동생 안정근을 만나고 가족들의 안위를 부탁하고 부산, 원산을 거쳐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하게 된단다. 연해주 지역에서 의병대롤 조직하여 참모중장을 맡은 안중근. 전투 중에 사로잡은 포로들을 살려주었다가 큰 어려움을 겪는단다. 그 포로들이 일본군을 데리고 와서 반격을 하여 안중근 의병대에 큰 타격을 주고, 의병대는 와해되고 말았거든.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또 다른 방법을 도모하면서 지냈는데,  이토 히로부미가 하얼빈으로 온다는 소식을 듣게 된단다. 그리고 의병대 동료 우덕순을 찾아가 그 소식을 전해주고, 우덕순과 함께 이토 히로부미를 죽일 계획을 세운단다.


2.

이토 히로부미는 대한제국을 잡아먹기 위해서, 자신의 이미지를 좋게 하려고 갖은 노력을 한단다. 대한제국의 황제인 순종과 함께 기차를 타고 한반도 여기저기 순행을 한단다. 그의 교묘한 전략이란다.  이토 히로부미는 러시아 재무장관을 만나기로 했단다. 러일 전쟁에서 일본이 러시아를 상대로 이기기는 했지만, 일본이 대한제국을 침략하기 위해서는 러시아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거든. 그래서 대한제국의 지배권을 인정받기 위한 자리였을 거야. 이토 히로부미는 자신을 누군가 노릴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은 것 같아. 하얼빈까지 가는 길을 자신의 좋은 이미지를 만드는 기회로 삼았거든. 중간중간 들러서 학교를 방문하여 학생들에게 선물을 전달하는 이벤트도 마련했어. 대련, 여순, 채가구를 거쳐 하얼빈으로 향했단다.


3.

안중근은 이토 히로부미를 죽이기로 결심한 다음 지인 정대호에게 가족들을 하얼빈으로 데려오게 했단다. 이제 막 태어난 갓난아이까지 셋을 모두 데려오기 어려워 큰 딸 현생은 서울의 수녀원에 맡기기로 했어. 아직 어린데 가족과 떨어져 지낼 현생이 너무 불쌍하구나. 안중근은 유덕순과 함께 하얼빈 역을 탐사하였고, 혹시 모르니 그 앞 역인 채가구 역도 탐사하였단다. 이토 히로부미가 채가구에서 내릴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유덕순은 채가구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죽을 준비를 하고 있었단다.

그리고 1909 10 26일 아침 9 30. 이토 히로부미는 하얼빈에 내린단다. 안중근은 한 치 오차도 없이 이토 히로부미에게 총격을 가해서 작전이 성공한단다. 이토 히로부미의 얼굴을 모르고 있던 안중근은 이토 히로부미에게 세 발을 쏘고 나머지 총알들로 주변 인사를 쏘았단다. 곧바로 현장에서 러시아 경찰에게 잡히게 되고 코레아 후라라고 외쳤단다. 이 소설에서는 이 의거 장면을 아주 담담하면서도 특별한 감정이나 극적인 요소를 담지 않고 신문 기사처럼 사실 위주로 서술한 점이 지은이 김훈 님의 문체가 잘 나타난 부분인 것 같았단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소설 전체가 그런 식으로 쓰신 것 같아.

곧바로 일본 경찰에 넘겨진 안중근. 그에게 가장 궁금한 점은 이토 히로부미가 죽었느냐는 점과 이토 히로부미가 조선 사람한테 맞은 것을 알고 있느냐는 점이었단다. 일본 경찰은 그런 사실을 안중근에게 알려주지 않았지만, 안중근도 자신의 의거가 성공했다는 것을 알게 된단다. 채가구에서 준비하고 있던 우덕순도 잡혀 왔단다. 안중근의 가족들은 의거 성공 하루 다음날인 10 27일 하얼빈에 도착했는데, 곧 경찰의 신문이 있었단다. 아내 김아려는 끝까지 자신의 남편이 이미 죽었다고 이야기했지만, 어린 아들은 거짓말을 하지 못했단다.

….

안중근이 재판 받는 장면도 아주 짧게 넘어갔단다. 앞서 이야기했지만, 조도선과 유동하는 소설 속에서 완전히 배제되어 유덕순과 단둘이 재판을 받는 것으로 소설에서는 그려지고 있단다. 인터넷을 찾아보면, 안중근, 유덕순, 조도선, 유동하가 재판장에 함께 앉아 있는 사진도 찾아볼 수 있는데, 지은이께서 이 장면을 너무 각색을 하신 것 같아 아빠는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단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조도선, 유동하도 독립을 위해 희생을 감수했는데, 그들을 통째로 편집하시다니

그에 반해 빌렘 신부와 뮈텔 주교가 천주교 입장에서 가톨릭 신자였던 안중근을 비판하는 것은 비중 있게 실었으면서 말이야. 뮈텔 주교는 안중근의 고해성사까지 반대를 했는데, 빌렘 신부는 안중근과 오랜 인연이 있어서 안중근이 갇혀 있는 여순에 와서 고해성사를 하게 된단다. 안중근은 그렇게 하늘의 별이 되었단다.

….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간략하고 공백이 많은 이야기 전개가 아쉬웠단다. 역사소설이라는 것이 역사적인 사실들을 기반으로 비어져 있는 부분을 소설가의 상상력으로 채워 나가는 것이 일반적인 방식인데, 김훈 님은 오히려 역사적인 사실까지 빼가면서 빠른 전개를 통해 안중근의 마지막 일 년을 그리셨단다. 그것이 김훈 님의 방식인 것 같은데,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여전히 김훈 님의 소설은 아빠의 취향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것 같구나. 우리 집에 오래 전에 사둔 김훈 님의 <남한산성>도 있는데, 이건 언제 읽게 될지 모르겠구나.

, 오늘은 여기까지. 이상.


PS:

책의 첫 문장: 1908 1 17, 일본 제국 천황 메이지는 도쿄의 황궁에서 대한제국 황태자 이은을 접견했다.

책의 끝 문장: 주여 망자에게 평안을 주소서


사진은 대체로 지시 사항을 담아내고 있었다. 이토는 사진을 꼼꼼히 들여다보았다. 순종의 표정은 미소도 아니고 찡그림도 아니고, 그 양쪽을 다 섞은 것도 같았다. 이토는 비서관을 불러서 같은 앵글로 찍은 다른 사진을 찾아오라고 지시했다. 다른 사진에서도 순종의 표정은 마찬가지로 모호했다. 다시 찍을 수는 없었다. 미흡하기는 하지만 이 사진을 공포하면 정책 효과가 클 것이었다. 이 사진이 조선 민심의 상처를 자극하겠지만 위력으로 압도하는 힘이 있을 것이고, 그보다도 폭민과 양민 사이에 장벽을 쌓아서 폭민들을 고립시키는 결과를 낼 것이라고 이토는 판단했다. 남행의 성과는 작지 않았는데, 그 크기는 서서히 나타날 것이었다. - P47

김아려는 대문에서 남편과 작별했다. 분도는 방안에서 잠들어 있었다. 헤어질 때 무슨 말을 했는지 김아려는 기억하지 못했다. 안중근은 문중 사내 몇 명과 함께 새벽의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멀어지는 남편의 뒷모습을 보면서 김아려는 남편이 결코 땅의 속박에서 풀려나지 못하리라는 예감에 눈물을 흘렸다. 마을 어귀까지 따라온 사내들은 개울가에서 돌아갔다. - P69

총구를 고정시키는 일은 언제나 불가능했다. 총을 쥔 자가 살아 있는 인간이므로 총구는 늘 흔들렸다. 가늠쇠 너머에 표적은 확실히 존재하고 있었지만, 표적으로 시력을 집중할수록 표적은 희미해졌다. 표적에 닿지 못하는 한줄기 시선이 가늠쇠 너머에서 안개에 가려져 있었다. 보이는 조준선과 보이지 않는 사이에서 총구는 늘 흔들렸고, 오른손 검지손가락 둘째 마디는 방아쇠를 거머쥐고 머뭇거렸다. - P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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