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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혁명가 김원봉
허영만 지음 / 가디언 / 2020년 8월
평점 :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약산 김원봉을 알게 된 이후, 가장 존경하는 독립운동가 중에
한 사람으로 늘 손꼽고 있단다. 남북으로 갈려서 학교에서는 반 쪽짜리 역사를 배웠던 아빠는 학창 시절
교과서에서 김원봉을 배우지 않았단다. 몇 번 너희들에게 이야기한 것처럼 해방 후 김원봉이 북으로 넘어갔기
때문에 말이야. 김원봉이 공산주의자이기 때문에 북으로 넘어간 것이라면 이해라도 하지, 남한에서 생명 위협을 느끼고, 일제 시대 우리 독립운동가를 고문했던
노덕술한테 고문을 당하는 치욕을 당하자 남한 사회에 환멸을 느끼고 북으로 간 것이거든…. 김원봉이 북으로
간 이유는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아빠가 생각하기에는 위와 같은 이유였던 것 같았어.
이런 이유로 반공정신 투철한 우리나라 역사 교과서에서는 김원봉을 볼 수 없었단다. 요즘 역사 교과서에는 김원봉이 나오는지 궁금하긴 하구나. 너희들이
좀더 크면 한국 근현대사를 학교에서 배울 텐데, 그때 너희들 교과서를 봐야겠구나.
1.
아빠는 김원봉이라는 분을 알게 된 이후 존경하고 좋아하게 되었어. 그래서
김원봉에 관한 책들을 몇 권 읽기도 했고 말이야. 그
책들을 읽고 나서 너희들에게도 몇 번 이야기를 해 주어서, 오늘 또 김원봉의 삶과 그가 이끌었던 의열단의
이야기는 생략할게.
이번에는 좀 특별한 책으로 김원봉을 만났단다. 만화로 엮은 김원봉. 지은이가 무려 허영만. 아빠가 만화를 즐겨 있는 편은 아니었지만, 허영만 님은 그야말로
우리나라 대표 만화가라고 할 수 있단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 웹툰이 인기를 끌면서 많은 만화가들이 있지만, 웹툰이 생기기 이전부터 허영만은 많은 작품을 통해서 오랫동안 인기를 끌던 만화가란다. 아빠도 예전에 허영만 님의 만화를 여러 편 본 적이 있단다. 비교적
최근에 본 것은 <커피 한 잔 할까요?>과 <허허 동의보감>라는 책이었어. <커피 한 잔 할까요?>는 모두 8권까지 있는데, 아빠가 읽을 당시에는 5권까지만 출간되어 5권까지만 읽었는데 커피에 관한 상식을 얻을 수
있어서 좋았던 기억이 있구나. 아직 읽지 않은 6~8권도
읽어봐야겠구나. <허허 동의보감>은 조만간에 이야기해줄게.
…
그런 허영만 님이 약산 김원봉을 그렸다? 호기심이 안 생길래야 안 생길 수가 없구나. 기회 되면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어. 그런데 얼마 전에 우리 막둥이가 아빠한테 김원봉 아냐고 물어봤잖아. 어디서 김원봉을 듣고 물어본 건지 아빠가 까먹었지만, 김원봉에 대해
알고 싶다고 했잖아. 그래서 어린이들을 위한 김원봉 위인전이나 학습만화를 검색해 보다가, 굳이 그런 책 말고 허영만 님이 쓴 <독립혁명가 김원봉>을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이 책을 구입했단다.
그리고 아빠가 먼저 읽어 보았어. 예전에 읽은 김원봉 평전들을 읽을 때, 머릿속에 상상했던 장면들을
멋진 만화로 잘 그려 놓았더구나. 김원봉뿐만 아니라 의열단원들의 활약상들도 나와 있었어. 만화로 읽다 보니 흡입력도 좋았고, 단숨에 읽어 내려가니 영화를
보는 듯 하기도 했단다. 물론 만화로 읽다 보니 일부 자세한 부분은 빠질 수도 있지만, 그것은 나중에 김원봉 전기를 읽어보면 메워지겠다 싶더구나. 만화를
먼저 읽고, 나중에 전기나 평전을 읽어도 좋고, 아빠처럼
전기나 평전을 먼저 읽고, 만화를 읽어도 나쁘지 않는 것 같았어.
2.
다 읽고 너희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려고 하니, 살짝 걱정은 되더구나. 일본이 우리 조상에게 행한 악한 짓이 사진으로
삽입되어 있거든. 너희들이 무서운 것을 좀 무서워들 하셔서… 하지만
그것도 다 우리나라 역사의 한 부분이란다. 그런 일들이 불과 100년도
안된 과거에 일어났던 것이야. 일본은 아직도 자신의 잘못을 제대로 반성하지 않고, 하루가 멀다 하고 망언을 쏟아내고 있는데, 옆에서 보고 있노라면
짜증이 나더구나. 더 짜증이 나는 것은 그런 일본의 망언을 따라 하는 정치인들과 언론들이 있다는 것, 그러면서 외교를 잘못해서 그런 것이라며 정부를 욕하는 인간들…
이럴수록 잊혀져 가는 독립운동가들과 역사를 공부하는 것이 우리가
취해야 할 자세가 아닐까 생각이 드는구나. 자, 이 만화책
한 번 읽어보렴…
PS:
책의 첫 문장: 1905년 11월 17일(약산 8세)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박탈하기 위한 을사늑약 체결
책의 끝 문장: 황포군관학교 교관을 거쳐 광주봉기에도 참가했던 그는 북한 정권이 수립되면서 부수상 겸 민족보위상으로 2인자의 위치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