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코의 미소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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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코의 미소

 

최은영

 

처음 만나는 작가

 

표지가 너무 이뻐서 선택한 그 책.... 읽는데 조금 놀랬다.

젊은 작가인데 너무나 글을 잘 쓴다.

잘난척도 난척도 아니고 멋도 없는데 공감이 완전 되면서 굉장히 사색적인데 우울하거나 건방지지 않아서 읽기도 편하고 공감이 잘 되었다.

 

최근 이런 단편소설집을 제법 봤는데 어떤 것보다 최고다.

 

젊은 작가의 필력이 너무나 부럽다. 그리고 앞으로의 그의 작품이 기대된다.

너무나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던 기억이다.

 

1984년생...

몇 년 전까지는 젊은 작가 축에 내 또래가 있어 우연히 글 읽다 만나면 반갑더니만, 이제는 동생들이 등장하고 연륜이 보이듯이 깊이있게 삶의 이야기들이 녹아 있어서 기특하면서도 나는 지금까지 뭘했나...싶기도 했다.

 

나는 단편집 중에서... 그러니까 쇼코의 미소가 좋았다.

학창시절의 이야기를 좋아해서도 있지만, 주인공의 이야기들이 너무나 공감되었다.

아버지가 없으면서 할아버지와 같이 사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쇼코와 소유의 우정, 일본에서 교환학생으로 소유의 집에 온 쇼코는 일주일 동안 머물다 갔지만 이후 소유와 그리고 할아버지와 펜팔을 통해서 소통을 이어간다. 소유 고등학교 졸업까지만...

새로운 세상에 멋지게 나아갈줄 알았던 쇼코는(어디라도 갈 수 있다며 세계지도를 선물하던 아이, 고향을 벗어나서 다시는 고향에 가고싶지 않다던 아이) 어쩐일인지 자기 사는 지방의 작은 물리치료학과에 가면서 그렇게 벗어나고 싶었던 고향을 벗어나지 않았다.

반면 소유는 서울에 있는 대학도 가고, 교환학생이 되어 유학도 가고 그러던 대학 4학년 시절 우연히 쇼코의 이야기를 접하고 그녀의 집에 찾아간다. 그러나 그곳에는 너무나 낯선 모습의 쇼쿄만이 남았다. 한곳에 머무르지 않을 것만 같았던 그녀가 할아버지를 원마하며 자기 안의 세계에 갖혀 답답해 보이던 시절... 그 모습을 마지막으로 소유는 자신의 삶에서 쇼코를 지운다.

한국에서 대학 졸업 후 영화 아카데미를 가고 주변 친구들이 직장생활을 시작할 때 남과 다른 삶을 꿈꾸며 영화감독을 꿈꾸며 살기 시작한다. 너무나 일찍 직업을 정하고 태어난 소읍을 벗어나지 못한 쇼코나 주변 사람들을 비웃으며... 그러나 삶은 녹록치 않았다. 어렵게 영화 아카데미를 마치고 단편영화 독립영화제에 작품을 냈지만 혹평을 받았고 시나리오를 쓰고 작은 영화들에 스태프로 참여했지만 늘 돈에 쫓겼고, 돈 문제에 예민해지면서 직장을 다니는 다른 친구들도 영화를 하는 재능 많은 친구들에게도 열등감을 느껴야했다.

 

이 대목이 나는 좋았다.

그래서 꿈은 죄였다. 아니, 그건 꿈도 아니었다.

영화 일이 꿈이었다면, 그래서 내가 꿈을 좋았다면 나는 적어도 어느 부분에서 보람을 느끼고 행복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단지 감독이 되겠다는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마음에도 없는 글을 쓰고 영화를 만들었다. 나 자신도 설득할 수 없는 영화에 타인의 마음이 움직이기를 바라는 건 착각이었다.

어떤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은 이미 죽어버린 지 오래였다. 나는 그저 영화판에서 비중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시나리오를 썼지만, 이야기는 내 안에서부터 흐르지 않았고 그래서 작위적이었다. 쓰고 싶은 글이 있어서 쓰는 것이 아니라 써야하기에 억지로 썼다.

. 그것은 허영심, 공명심, 인정욕구, 복수심 같은 더러운 마음을 뒤집어쓴 얼룩덜룩한 허울에 불과했다. 꼬인 혀로 영화 없이는 살 수 없어, 영화는 정말 절실해, 같은 말들을 하는 사람들 속에서 나는 제대로 풀리지 않는 욕망의 비린내를 맡았다. 내 욕망이 그들보다 더 컸으면 컸지 결코 더 작지 않았지만 나는 마치 이 일이 절실하지 않은 것처럼 연기했다.

순결한 꿈은 오로지 이 일을 즐기며 할 수 있는 재능 있는 이들의 것이었다. 그리고 영광도 그들의 것이 되어야 마땅했다. 영화는, 예술은 범인의 노력이 아니라 타고난 자들의 노력 속에서만 그 진짜 얼굴을 드러냈다. 나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눈물을 흘렸다. 그 사실을 인정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재능이 없는 이들이 꿈이라는 허울을 잡기 시작하는 순간, 그 허울은 천천히 삶을 좀먹어간다.‘(p.33~34)

 

그렇게 힘들게 서른즈음을 맞이할 때 할아버지가 초라한 원룸 방에 찾아오시고 쇼코가 다시 편지를 보내기 시작했다며 찾아오시고 정말 큰 사람이 되어주어 고맙다며 말씀하시고 비를 맞고 가신다. 그 이후 고향 엄마에게 전화가 오고 할아버지의 병을 알게 되었고, 소유는 고향집으로 내려가 할아버지, 엄마와 남은 시간을 함께 하고 할아버지의 임종을 지킨다. 그 이후 다시 받게 된 쇼코의 소식.... 알고 보니 쇼코와 할아버지는 오랜시간 편지를 주고 받았고 200통 정도의 할아버지 편지를 보관하고 있던 쇼코는 소유를 만나서 그걸 통역해준다. 그리고 어린시절 서늘했던 미소를 띄우며 쇼코는 떠난다.

나는 이 이야기가 다른 어떤 글보다 좋았다. 이상하게 공감... 이해가 갔다고 할까?

이 단편집에는 이거 외에도 씬짜오, 씬짜오’(독일에서 만난 베트남 난민 가족과의 우정, 그리고 이별...슬펐다.), ‘언니, 나의 작은, 순애 언니’(그 언니의 삶의 이야기가 너무 슬퍼서... ), 한지와 영주프랑스의 작은 수도원 봉사활동에서 만난 이십대 후반의 영주와 케냐에서 온 한지의 만남, 교감...사랑일까?...이야기...그들은 왜 그런 관계가 되었는지 끝까지 모르겠다.), 먼 곳에서 온 노래(너무 결말이 예측되어서 ...그냥 그랬다), 미카엘라, 비밀(세월호의 상처가 이 글에도 남았다....)

 

자기 고백적인 많은 글.. .유난히 조부모 세대와 교감이 많은 이야기들, 사색적인 이야기가 많았지만 다시 보고 싶은 글... 암튼 다음에도 그녀의 책을 찾아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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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냥한 폭력의 시대
정이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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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냥한 폭력의 시대

 

정이현

 

정말 달콤한 나의 도시로 기억하는 도시적인 그녀의 글이 어쩜 이리 냉소적이 되었을까? 작가도 글의 주인공들도 나이가 들었기 때문일까?

 

그냥 이야기들이 참으로 잘 읽혔지만 마음이 서늘해지고 쓸쓸해지던 글이었다.

 

미스조와 거북이와 나’....아버지의 여자였지만 새엄마로 인정받지 못 했던 그녀와 다시 만났더니 좋은 친구가 되고 그녀의 마지막에 유산으로 남긴 거북이까지... .. 신선했지만 ...

아무것도 아닌 것’....평범한 듯 살고 있던 그녀의 고등학생 딸이 나 몰래 임신에 출산까지 하고 심지어 미숙아로 태어난 손주의 죽음을 쓸쓸히 지켜보며 살아가는...

우리 안의 천사처음 보는 혈육이라는 형이 부유한 아버지의 죽음을 같이 진행하자며 찾아오고 그것을 실행하는 모습..

영영, 여름외국에서 어린시절 맘에 맞는 친구를 만나지만 짧은 만남 뒤 남`북한이라는 사정으로 영영 연락이 끊기게 되고...

밤의 대관람차한 때 연인이었던 나이 많던 정치인의 죽음을 뒤늦게 알게 되었지만 25년 동안 잊고 작은 지방도시에서 교사로 근무하던 여인이 우연히 연인과 추억이 있는 요코하마로 자매학교 방문 지도교사로 다녀오며 새로은 인연(?)을 이어가는 이야기

쓰레기 집.... ...전세값이 오르자 내집을 마련하기로 하고 찾은 시가보다 엄청 싼집...사정 상 이사당일까지 집 구경도 못 했는데... 알고보니 쓰레기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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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이름의 이야기 나폴리 4부작 2
엘레나 페란테 지음, 김지우 옮김 / 한길사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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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이름의 이야기

 

릴라는 가장 행복하지 않게 결혼을 하게 되었고 레누는 열심히 다시 공부를 하게 된다. 여러 가지 우수한 면이 점점 사라지면서 뭔가 뒤처지는 기분으로 살아가던 레누는 릴라로부터 그녀의 이야기를 써놓은 공책을 받아들고 새로운 생각을 하기도 하고 그녀에게서 벗어나고자 노력도 한다.

릴라는 고통의 결혼 생활을 하지만 부를 누리면서 주변에 아낌없이 부를 나눠주고 멋지게 꾸미며 화려하지만 의미없는 삶을 살아가고 레누는 가끔 릴라네 집의 좋은 환경에서 공부해가면서 다시금 우정도 나누고 공부도 하면서 살고 있다.

어느 순간 공부나 지식에 대한 열망 등에는 릴라는 관심을 보이지 않고, 레누는 뭔가 자신만의 다른 새로운 모습에 자신감도 가지고 보다 주변과는 다른 삶을 살고 싶은 욕구가 커진다. 그러면서 안토니오와도 헤어지고, 갈리아니 선생님과 그 주변 등 뭔가 상류층의 생활에 가까이 가고 싶어한다. 선생님 댁에서 벌어진 파티에서 레누의 첫사랑 니노와 다시 마주 치지만, 갈리아니 선생님 딸과 사귀고 있는 그를 보면서 뭔가 아무리 노력해도 닿지 않는 자신의 모습을 오히려 깨우친다.

우연히 여름 휴가를 릴라는 임신을 위해서, 그리고 피누차는 출산 준비를 위해서, 그리고 레누는 사적인 욕심으로 함께 하게 되는데 그녀들이 찾은 곳은 과거 도나토 사라토레 가가 휴가를 보내는 이스키아 섬 근처로 가게 된다. 거기서 세 명의 여인들은 니노와 그의 친구 브루노를 함께 만나면서 매일 같이 수영하고 대화하면서 엄청 친해지게 된다.

특히, 잘난척 하면서 자기 자신의 지식을 뽐내기 좋아하던 니노와 그에 부흥하고 싶은 레누가 끝없이 이야기하면 릴라는 열심히 듣고 얘기 나누기를 좋아하게 되고... 어느 순간, 니노와 릴라는 두려움없이 사랑을 하게 되고, 레누는 오래도록 짝사랑했던 니노에게 고백도 못 하고, 좋아했다는 표도 내지 못 한 채, 릴라와 니노의 사랑의 매개체, 그들의 짝대기가 살짝 되기도 한다.

보다가 너무 황당했다. 나는 책을 볼 때 처음 머리말부터 보는 습관이 있는데 읽다가 뭔가 이상해서 뒷표지를 읽었다....‘선과 악이 뒤섞인 행복은 내가 아닌 릴라를 찾아갔다.’....위험으로 가득한 이 세상에서 위험을 감수하지 않은 이들은 삶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평생을 구석에 처박혀 이생을 낭비하게 된다. 불현 듯 왜 내가 아닌 릴라가 니노를 차지하게 됐는지 이유를 깨달았다. 릴라에게 사랑은 상대방이 자기를 원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쟁취하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릴라는 니노를 가질 자격이 있던던 것이다. 나는 어두운 내리막길을 끝까지 걸어갔다.

 

재미있게 보다가 이야기가 불륜, 막장으로 전개되어 너무 속상했다.

레누에게 화가 났다. 왜 그녀는 그렇게 솔직하지 못 할까? 그리고 왜 그녀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못 하는 걸까? 이렇게 잘 나고 이렇게 멋진데...

반면 릴라에게도 너무나 화가 났다. 어쩜 그렇게 솔직하고 그렇게 많은 것을 다 잘 하고 매력이 있으면서 자기 하고 싶은 것은 다 하고 지 맘대로만 사는지.... 솔직하면 다른 사람의 감정은? 주변상황은? 모든 것은 다 접을 수 있는 것일까?

니노는 철부지 어린애였다. 과연 그는 정말 나쁜 놈이 자기 아버지 도나토 사라토레와 뭐가 그렇게 다른가? 결국 책임지지 못 하면서 마음만 흔들고 가버렸다.

 

암튼 그런 격정같은 사랑은 결국 불륜, 상처로 남으며 릴라의 삶을 바꾸게 되었고, 그나마 화려했고 편했던 삶을 떨쳐내고 릴라 혼자 새로운 삶을 살게 만든다. 그와의 사랑으로 남은 아이만 남긴채 결국 결혼 생활을 접고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게 되는 릴라.... 과연 그녀는 자유를 찾은 것일까? 그렇지만 생활은 현실.... 그냥 그런 공장에서 노동자로 살아가는 그녀의 삶이 아팠다.

 

반면, 레누는 고등학교 졸업 후, 처음으로 나폴리를 벗어나 피사라는 곳에서 대학생활을 시작하게 되고, 완전히 멋진 여성으로 거듭난다.

물론, 어려운 점도 있고 시련도 있지만 새로운 남자친구를 만나고 결국,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책까지 내게 되면서 소설가...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팬들과의 만남에서 잊고 있던 니노를 다시 만나면서 결국 이 이야기는 끝난다.

정말 궁금증 유발하는 결말의 표본을 보여주는 작가의 능력을 존경하면서도 얄밉다.

 

이 이야기는 소설이지만, 여성의 권리에 대해서, 변두리 사회의 시대 변화와 새론 사상의 공존, 빈부격차, 변화해가는 사회의 흐름.... 이 모든 것들이 너무나 잘 녹아있고 정말 우리나라 60년대~80년대 시대극을 보는 듯한 재미와 함께 여성들의 삶에 대해서 돌아보는 페미니즘적 요소까지 너무나 잘 녹아있는 모습에서 나는 참... 최근 작 중 가장 재미있는 것을 본 것 같다.

 

봄에...나는 병원에 있었다.

 

본의 아니게 다쳐서 강제 휴식에, 강제 다이어트까지...

너무나 바빠야할 시기에 아프면서 참 속상했지만 그래도 행복했고 감사했다.

 

사실 책이라도 많이 보고 싶었지만, 눈이 아픈관계로 책도 많이 읽지는 못 했고, 왜 그랬는지 쇼핑병이 도져서 어마무지하게 많은 것을 사들였는데 그러면서 책도 많이 사들였다. 그러나 생각보다 많이 읽지는 못 했고 그나마 읽은 책들을 심지어 서평을 쓰지 않아서 속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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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눈부신 친구 나폴리 4부작 1
엘레나 페란테 지음, 김지우 옮김 / 한길사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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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눈부신 친구

 

 

.... 두껍다.

나는 나폴리에 대해서 아는 바가 없고 이탈리아 작가는 더더군다나 알지 못 한다. 그런 내게 정말 충격적으로 다가온 너무난 멋진 책...

 

오랜만에 두껍지만 너무 재미있게 읽고 공감하고 아까워서 아끼기도 하면서 읽을 수 있었던 책...

릴라... 레누...

 

이것은 나폴리 어느 변두리 동네에서 빈곤하게 살아가던 동네 사람들과 이런 저런 관계를 맺고 살아가던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가 나오며 레누란 여자 아이의 친구 릴라와 함께 지대한 영향을 받으면서 성장해가는 성장기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야기의 시작은 60대의 레누에게 릴라의 부재 소식이 들려오면서 시작된다. 릴라의 아들에게 릴라가 사라졌다는 얘기가 들려오면서 시작되는 이야기... 어렸을 때부터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화자는 엘레나 그레코이다. 시청 수위의 딸이자 그 동네의 일반적인 가난한 가정의 첫째 딸로, 다리를 저는 어머니를 크면서 닮아갈까봐 겁나는 착하고 소심한 여자아이다. 그녀는 주변에서 레누차, 레누..등으로 불린다.

그녀에게는 어렸을 때부터 친구가 하나 있는데 바로 릴라라는 여자아이이다. 그녀 역시 가난한 구두수선공 집의 딸인데 어릴 때부터 릴라는 눈빛이니 강단있는 행동이 남다른 아이였다. 그녀의 강단과 영특함은 레누에게 큰 영향을 주어 항상 릴라 옆에 있고 싶은 아이로 레누는 성장한다.

 

초등학교에 들어갔을 때부터 릴라의 영특함은 드러난다. 그녀는 특유의 영특함과 매력으로 항상 눈에 띄며 1등을 놓치지 않는다. 그 옆의 레누는 모범적이고 성실함, 그리고 릴라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욕구로 인해 항상 릴라와 함께 우수한 아이로 지목을 받는다. 그러다 진학을 할 시점이 되었을 때는 릴라 부모님의 지독한 반대로 릴라는 구둣방에 머물게 되고, 레누는 중학교를 진학하게 된다. 영특함을 잃고 싶지 않았던 릴라는 계속 레누와 함께 공부하고 레누도 릴라에게 인정받고 싶고 자기의 뛰어남을 알리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여 엄청난 성과를 얻게 된다. 조금씩 성숙해지자 릴라는 특유의 늘씬함과 세련됨, 도도한 듯 세련된 말투, 매력적인 성격과 특유의 못 됨 등이 섞여 동네 모든 남자들에게 매력을 철철 발산하게 되고, 학교에 가지 못 하는 여러 가지 보상으로 자신만의 구두를 만들고자 하는 창작욕구를 불태워 가정에 보탬이 되고자 한다. 레누는 처음에는 릴라에게 앞서고 인정받기 위해 움직였지만, 내면의 성취욕구를 불태우며 끝없이 공부하고 성실하게 노력하여 학교에서 인정받는 우수한 학생이 되고 불가능하리라 생각했던 고등학생으로도 진학하게 되며, 고등학교에서 어릴 때 자신의 첫사랑이었던 도나토 사라토레의 장남이었던 니노를 다시 만나게 된다.

 

그리고 16살에 릴라는 동네의 걸출한 남자들의 계속된 구애 끝에 가장 부자인 솔라레 집안의 마르첼로의 구애를 박차고 어린시절 동네 무서운 아저씨 버전의 이야기로 떠도는 돈 아킬레 카라치 집안의 장남인 식료품점 사장 스테파노와 결혼식을 하며 끝난다.

 

... 정말 오랜만에 읽는 성장 소설이고, 우정에 관한 이야기였다.

나는 왜 이렇게 공감이 되었을까?

나는 사실 레누같은 아이였다. 착하고 성실한... 친구에게 휘둘리기도 했지만.. 내 나름대로 인생을 더욱 열심히 살아내 어떤 면에서는 극복하고 성공한 모습도 가지고 있고...

 

이 소설의 주인공은 44년생이다. 이탈리아나 우리 나라나 과거의 여자들은 정말 사는게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전후 가난한 시대의 별볼일 없는 변두리라는 공간적 특성을 떠나서도 끝없이 맞고 살고 어린시절부터 여성성이라는 것은 잠깐 어린 처녀시절에만 가지며 모든 것을 희생하고 접고 살았던 여성들과 가난했던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그 와중에 정말 떨어져 사는 공간에서 공감가는 이야기를 만난 것이 참 신기했다.

두꺼운 책의 시작 부분에는 많기도 많은 등장인물 소개가 있었다. 이 가족 저 가족 이야기부터, 가족 내 구성원들 이름이 너무나 많이 나와서 이거 뭐야....했는데.... 정말 이야기 속에 이 인물들의 이야기가 다 녹아있고 어느 순간 나도 그들을 다 알게 되었다. 등장하는 많은 인물들의 캐릭터도 살아있고 마치 토지 속의 많은 인물들이 다 이해가 가듯....

아무튼 이 책에서 정말 매력적인 릴라.... 착한 아이는 아니다. 읽으면서 이상하게도 나는 그녀에게 더욱 빠졌다. 내가 마치 레누가 된 듯한 기분을 여러번 느꼈다. 내게도 그런 비슷한 친구가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내가 어린 시절은 가난했고 그렇지만 신분상승이랄까, 뭔가 멋진 인생을 살고 싶은 많은 욕구를 가지고 살던 내겐 이렇게 감수성을 심어준 남들에게는 못 되고 되바라지지만 내게는 참 멋져 보였던 J라는 친구가 있었다. 성적도 좋았던 그 아이와 항상 착하고 모범생으로 불렸던 나는 죽어라고 붙어다니다가 고등학교 진학 때 그 아이의 어려운 형편으로 다른 선택을 하게 되었다. 이후 나는 계속 공부해서 지금의 상황에 이르렀고 그 똑똑하고 멋졌던 아이는 좋은 직장을 가지고 다시 대학을 가서 나름 행복한 삶을 살았다. 그리고 고등학교 대학시절, 그리고 얼마 전까지도 이런 자매애를 누리던 H라는 친구가 있었는데 참 거침없고 매력있고 똑똑해서... 정말 뭐라도 크게 될 것 같았던 그녀는 나에게 많은 열등감과 자신감과 자존감과 상실감과 기쁨과 행복, 질투, 짜증, 연민, 사랑, 지침 등을 안겨주었다. 나는 지금 제법 나이가 되었지만 아직 내 주변에는 친구들이 있는데... 정말 성격 적으로는 나와는 많이 다른 친구들과 친한 편이지만 그로 인해 많은 영향을 받았고 감사하고 행복하면서도 지치기도 하다.

 

, 그러고 보니 생각나는 나의 친구 H....

참 멋지고 매력적인 친구였는데....

그녀의 멋지고 아름다운 모습은 어디로 갔을까?

 

책을 읽다가 끝이 날 부분에.... 레누가 성장하면서.... 릴라가 자신에게 눈부신 친구인 듯 했지만, 사실은 릴라에게 레누가 눈부신 친구가 된 것이 기특하고 짠한 기분이 들었다.

 

릴라는 너무나 매력적이고 아름답고 어린시절 그렇게 누리고 싶었던 부를 가진 채 멋진 집과 차와 결혼식을 하게 되었지만, 가장 아름답고 행복해야 할 순간에 최고의 상처를 받게 되고 정말 극적인 순간에 끝나서 뒷 부분을 안 찾아 볼 수 없게 만들게 끝을 맺는다.

 

릴라.... 영특하고 번뜩이는 그녀는 왜 가난한 구두수선공 체룰로 가의 딸인가? 아버지가 조금이라도 공부를 밀어줬다면, 그러지 않을 거라면 차라리 영특함을 주시질 말던가? 순응할 수 있는 성격이라도 주시던가.... 매력적이면서 착하지 않았지만 너무나 안타까웠다.

레누.... 조금만 더 자존감이 높았으면 좋으련만... 왜 되도 않은 안토니오(약간 이상한 동네 아줌마 멜리의 장남, 수리공)와 사귀는지 정말 안타깝다.

 

릴라는 왜 그렇게 일찍 결혼을 했을까? 뭔가 앞으로 안 좋은 삶이 기다릴 것 같아 마음 아팠다.

 

나를 작극했던 나폴리 4부작의 1부 끝~!

 

나폴리 4부작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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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1 - 드라마 원작소설
김은숙 극본, 김수연 소설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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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어떻게 이야기를 꺼내야할까?

사실 나는 언제 부터인가 드라마를 잘 챙겨보지 않는다. 가끔 한물 간 드라마를 몰아보고 뒤늦게 뒷북을 치기도 했지만... 오랜만에 정말 닥본사한 드라마...

나의 인생 드라마... 도깨비..

말해 뭐할까? 스타작가 김은숙의 작품인 도깨비는 주인공이 공유이고 (고려시대 무신 김신을 신의 저주인지 축복인지 도깨비가 되어 검을 꽂고 불멸의 생을 살아간다.) 그가 생을 마감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도깨비 신부가 나타나 도깨비의 검을 뽑을 때 뿐이다.

나는 연예인 공유에 대해서 정말 아무 생각이 없는 사람이었다. 주변에 아주 오래전부터 공유를 좋아하는 지인도 있지만, 나는 그저 그를 트랜드하게 생긴 좀 멋지게 생긴 연예인이라고 생각했었다. 근데... 그냥 이번에는 그에게 완전 빠져 버렸다. 그의 상황, 말투, 삶의 방식, 진중한 표정, 그리고 정말 다정한 듯 슬픔이 어린 눈동자, 멋진 대사.. 모든 것에서 빠져 버렸다. 그만 있어던가? 아니다. 그의 절친이 되어버린 모든 기억을 잃고 죄를 지어 그리 되었다는 저승사자 이동욱, 도깨비 신부라는 운명을 타고나 남에게 보이지 않는 귀신이 보이는 아이..그러면서 인생이 너무나 어렵게만 풀리고 고통스럽던 지은탁(김고은... 그녀는 일반적인 예쁜 얼굴이 아니었기 때문에 .. 더 도깨비 신부로 어울렸던 것 같다.) , 그리고 너무나 멋진 치킨집 사장님 김선(써니)...유인나...

 

멋진 공감 대화, 멋진 대사, 웃긴 장면이 많아서 참 좋았지만, 그 안에 인생을 생각해볼 수 있는 그런 인생이야기가 너무나 멋지게 다가왔던 아름다운 이야기였다.

 

덕분에 오랜만에 팬클럽... 소녀...덕후가 되어 생전 안사던 포토에세이며 소설집이며 관련 시집이며 마구 사재기를 하고 있다는 말을 남기며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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