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새로운 이름의 이야기 ㅣ 나폴리 4부작 2
엘레나 페란테 지음, 김지우 옮김 / 한길사 / 2016년 12월
평점 :
새로운 이름의 이야기
릴라는 가장 행복하지 않게 결혼을 하게 되었고 레누는 열심히 다시 공부를 하게 된다. 여러 가지 우수한 면이 점점 사라지면서 뭔가 뒤처지는 기분으로 살아가던 레누는 릴라로부터 그녀의 이야기를 써놓은 공책을 받아들고 새로운 생각을 하기도 하고 그녀에게서 벗어나고자 노력도 한다.
릴라는 고통의 결혼 생활을 하지만 부를 누리면서 주변에 아낌없이 부를 나눠주고 멋지게 꾸미며 화려하지만 의미없는 삶을 살아가고 레누는 가끔 릴라네 집의 좋은 환경에서 공부해가면서 다시금 우정도 나누고 공부도 하면서 살고 있다.
어느 순간 공부나 지식에 대한 열망 등에는 릴라는 관심을 보이지 않고, 레누는 뭔가 자신만의 다른 새로운 모습에 자신감도 가지고 보다 주변과는 다른 삶을 살고 싶은 욕구가 커진다. 그러면서 안토니오와도 헤어지고, 갈리아니 선생님과 그 주변 등 뭔가 상류층의 생활에 가까이 가고 싶어한다. 선생님 댁에서 벌어진 파티에서 레누의 첫사랑 니노와 다시 마주 치지만, 갈리아니 선생님 딸과 사귀고 있는 그를 보면서 뭔가 아무리 노력해도 닿지 않는 자신의 모습을 오히려 깨우친다.
우연히 여름 휴가를 릴라는 임신을 위해서, 그리고 피누차는 출산 준비를 위해서, 그리고 레누는 사적인 욕심으로 함께 하게 되는데 그녀들이 찾은 곳은 과거 도나토 사라토레 가가 휴가를 보내는 이스키아 섬 근처로 가게 된다. 거기서 세 명의 여인들은 니노와 그의 친구 브루노를 함께 만나면서 매일 같이 수영하고 대화하면서 엄청 친해지게 된다.
특히, 잘난척 하면서 자기 자신의 지식을 뽐내기 좋아하던 니노와 그에 부흥하고 싶은 레누가 끝없이 이야기하면 릴라는 열심히 듣고 얘기 나누기를 좋아하게 되고... 어느 순간, 니노와 릴라는 두려움없이 사랑을 하게 되고, 레누는 오래도록 짝사랑했던 니노에게 고백도 못 하고, 좋아했다는 표도 내지 못 한 채, 릴라와 니노의 사랑의 매개체, 그들의 짝대기가 살짝 되기도 한다.
보다가 너무 황당했다. 나는 책을 볼 때 처음 머리말부터 보는 습관이 있는데 읽다가 뭔가 이상해서 뒷표지를 읽었다....‘선과 악이 뒤섞인 행복은 내가 아닌 릴라를 찾아갔다.’....위험으로 가득한 이 세상에서 위험을 감수하지 않은 이들은 삶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평생을 구석에 처박혀 이생을 낭비하게 된다. 불현 듯 왜 내가 아닌 릴라가 니노를 차지하게 됐는지 이유를 깨달았다. 릴라에게 사랑은 상대방이 자기를 원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쟁취하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릴라는 니노를 가질 자격이 있던던 것이다. 나는 어두운 내리막길을 끝까지 걸어갔다.
재미있게 보다가 이야기가 불륜, 막장으로 전개되어 너무 속상했다.
레누에게 화가 났다. 왜 그녀는 그렇게 솔직하지 못 할까? 그리고 왜 그녀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못 하는 걸까? 이렇게 잘 나고 이렇게 멋진데...
반면 릴라에게도 너무나 화가 났다. 어쩜 그렇게 솔직하고 그렇게 많은 것을 다 잘 하고 매력이 있으면서 자기 하고 싶은 것은 다 하고 지 맘대로만 사는지.... 솔직하면 다른 사람의 감정은? 주변상황은? 모든 것은 다 접을 수 있는 것일까?
니노는 철부지 어린애였다. 과연 그는 정말 나쁜 놈이 자기 아버지 도나토 사라토레와 뭐가 그렇게 다른가? 결국 책임지지 못 하면서 마음만 흔들고 가버렸다.
암튼 그런 격정같은 사랑은 결국 불륜, 상처로 남으며 릴라의 삶을 바꾸게 되었고, 그나마 화려했고 편했던 삶을 떨쳐내고 릴라 혼자 새로운 삶을 살게 만든다. 그와의 사랑으로 남은 아이만 남긴채 결국 결혼 생활을 접고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게 되는 릴라.... 과연 그녀는 자유를 찾은 것일까? 그렇지만 생활은 현실.... 그냥 그런 공장에서 노동자로 살아가는 그녀의 삶이 아팠다.
반면, 레누는 고등학교 졸업 후, 처음으로 나폴리를 벗어나 피사라는 곳에서 대학생활을 시작하게 되고, 완전히 멋진 여성으로 거듭난다.
물론, 어려운 점도 있고 시련도 있지만 새로운 남자친구를 만나고 결국,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책까지 내게 되면서 소설가...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팬들과의 만남에서 잊고 있던 니노를 다시 만나면서 결국 이 이야기는 끝난다.
정말 궁금증 유발하는 결말의 표본을 보여주는 작가의 능력을 존경하면서도 얄밉다.
이 이야기는 소설이지만, 여성의 권리에 대해서, 변두리 사회의 시대 변화와 새론 사상의 공존, 빈부격차, 변화해가는 사회의 흐름.... 이 모든 것들이 너무나 잘 녹아있고 정말 우리나라 60년대~80년대 시대극을 보는 듯한 재미와 함께 여성들의 삶에 대해서 돌아보는 페미니즘적 요소까지 너무나 잘 녹아있는 모습에서 나는 참... 최근 작 중 가장 재미있는 것을 본 것 같다.
봄에...나는 병원에 있었다.
본의 아니게 다쳐서 강제 휴식에, 강제 다이어트까지...
너무나 바빠야할 시기에 아프면서 참 속상했지만 그래도 행복했고 감사했다.
사실 책이라도 많이 보고 싶었지만, 눈이 아픈관계로 책도 많이 읽지는 못 했고, 왜 그랬는지 쇼핑병이 도져서 어마무지하게 많은 것을 사들였는데 그러면서 책도 많이 사들였다. 그러나 생각보다 많이 읽지는 못 했고 그나마 읽은 책들을 심지어 서평을 쓰지 않아서 속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