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같이 비 오는 날씨에 어울리는 곡은 프레데리크 쇼팽의 <빗방울 전주곡>

맑고 더운 날씨에 아름다운 풍광을 가진 태평양 해안가에서 잊힐 만하면 한 번씩 지진해일이 일어난다. 물결로 일렁이는 바다 밑에는 용암이 꿈틀댄다. 태평양을 빙 두르는 불의 고리가 관통하는 지역에서는 크고 작은 지진이 빈발하고 그중 일부는 해저에서 일어난다. 해저 암반이 맞부딪히면 바닥이 비틀리고 그 충격으로 바다가 요동치며 물결이 인다. 바다 한가운데에서는 여객기만큼 빠른 속도로 물결이 퍼져나가지만 파고가 그다지 높지 않아 눈치채기 어렵다. - P99

하지만 이 물결이 해안에 다가서면 마찰력이 커지고 파봉의 이동 속도가 줄어드는 대신 파도가 빠르게 높아진다. 동일본 대지진 때 해안에 밀려오는 해일이 엔에이치케이(NHK) 카메라에 생중계되었다. 당시 높이 10미터가 훌쩍 넘는 파도에 차량과 시설물이 둥둥 떠다니는 모습은 세계를 경악시켰다. 국제적으로 ‘쓰나미‘라는 일본어가 관행적으로 쓰이는 것도 역사적으로 일본해안에 피해가 많았음을 추측하게 한다. 
동해안에서도 드물기는하지만 지진해일이 해안 시설을 무너뜨리거나 인명을 앗아간 기록이 있다. 지진은 예고가 안 되는 불가지의 현상인 데다 해일이 몰려오는 속도가 워낙 빠르기 때문에 해안에서는 그야말로 맑은하늘에 날벼락이 내리는 격으로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다. - P99

쓰나미는 해저 지진이 원인이다. 하지만 인명 피해가 일어나는 과정을 보면 맑은 날씨가 묘하게 끼어든 꼴이다. 휴가철이 되면 우리는 사방이 트인 벌판에 비취색 바다, 야자수 그늘, 강렬한 햇빛이 머무는 오지의 섬을 꿈꾼다. 문명 세계에서 멀리 떠나온만큼 일 때문에 전화나 문자도 오지 않는다. 하지만 기억하시라. 어디선가 지진해일이 발생해서 해일 경보가 발령되었다는 소식도 함께 끊겼다는 것을. - P100

쓰나미만큼 큰 규모는 아니지만 우리나라 해변에서도 심심치 않게 갑작스러운 파도에 사람이 휩쓸리는 사고가 일어난다.
아무런 경계심도 없을 때 파도가 순간적으로 방파제를 훌쩍 넘어오기 때문에 피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주변 날씨가 너무 좋기 때문이다. 
파도는 보통 저기압이 발달하고 날씨가 기울어져서 짙은 구름이 끼고 바람이 강한 곳에서 높게 일어난다.
그래서 바다에 풍랑이 거칠게 일어날 때는 하늘도 어두운 구름에 덮이고 사나운 폭풍우를 동반하므로 파도를 조심하게 된다. - P101

문제는 일단 만들어진 파도는 빠른 속도로 이동하여 폭풍우치는 지역을 벗어나 먼 곳까지 간다는 점이다. 먼바다를 지나가는 저기압 주변에 먹구름이 가득하더라도 여기서 멀리 떨어진 해안의 날씨는 맑을 수 있다. 그래서 높아진 파도는 날씨와 상관없이 해안까지 밀려올 수 있다. 맑은 날씨만 믿고 물놀이에 나섰거나 방파제 넘어 물가에 머물다가 변을 당하는 것이다. - P101

북태평양고기압은 장마철 비구름의 탄약 구실을 하는 수중기의 원천이다. 열대에서 상승한 공기는 북태평양고기압에서 하강하며 마른 공기를 뿜어댄다. 한반도에 먹구름이 끼고 장맛비가 내리는 시간에도 이곳은 맑은 하늘 아래 햇빛을 받아 쉬지 않고 해수가 증발한다. 매년 우리나라 여름철 강수량의 60배에 이르는수증기가 북태평양에서 만들어진다. 
또 다른 대기의 물길은 인도양의 아열대 고압대에서 만들어진다. 그리고 저 멀리 아라비아반도에서 인도를 거치고 남중국해와 이어진 바닷길을 따라 올라와 한반도에 머무는 비구름에 연료를 제공한다. - P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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