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속에 파고든 무질서를 너무 오랫동안 방치해둔다면, 우리는 진정한 인생의 기쁨을 맛보지 못하고 무질서의 지배를 받게 된다. 점점 감각은 무뎌지고 피로는 더해가고 모든 것을 되는대로 흘려보냈다는 후회와 상념, 죄책감 등으로 과거에 집착하느라 더 나은 미래를 창조하지 못하게 된다. 또한 무질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그 무게가 더해질 뿐이다. 이제 더 이상 자신에게 의미가 없는 물건은 모두 치워버리자.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열 배는 더 홀가분해질 것이다. 정리해야 할 물건의 숫자가 줄어들수록 무질서와 불편함의 문제가 줄어든다. 실제로 무질서의 원인은 지나친 소유에 있기 때문이다. - 17쪽
"더 버릴수록 정신은 더 맑아진다." 모든 과잉은 우리의 지적 기능을 마비시키는 원인이자 그 결과다. 무엇보다 인간은 에너지에서 비롯된 존재다. 그렇기 때문에 물질적 영역에 속한 것들에 에너지를 쏟아붓다 보면 스스로 한계에 부딪힌다. 인생을 부분이 아닌 전체적 측면에서 바라보려고 노력하면, 개인의 태도와 감정, 지성과 심리, 영성 등과 아울러 육체적 부분까지도 완전히 변화된다. 이러한 한 사람의 변화는 파장을 일으켜 그를 둘러싼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우리 자신의 진동이 변화함에 따라 우리를 둘러싼 환경의 진동 역시 그 성질이 변하기 때문이다. - 25, 26쪽
"나는 너무 많은 물건에 매여 있었다. 아무것도 포기하려 들지 않았다. 나 자신이 홀가분하다 여기면서도, 이 꽃병이 내 부유함을 보여준다고 착각했다. 그러자 어느새 이 꽃병은 탐나는 물건이 되어버렸고 내 주인이 되어 군림했다. 심지어 깨어지는 순간에도 꽃병은 여전히 나의 감정을 사로잡으며 나를 지배했다. 이 꽃병은 분명 내 소유였지만, 구속되어 있는 쪽은 오히려 나였다. 모든 것이 착각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이러한 구속 또한 사라진다. 이제 나는 자신에게서 한 발짝 떨어져서 소유가 얼마나 허무한 것인지를 느끼며, 피조물의 운명을 위해 기도하는 법을 배웠다. 그 결과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행복을 맛보고 있다.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모든 것은 덧없고 언젠가는 운명의 날이 찾아온다." 이케자와 나쓰키의 「뼈는 산호, 눈은 진주」 중에서 - 57쪽
자아가 과잉되었을 때 나타나는 대표적인 현상이 교만이다. 교만이라는 장벽은 사람들로 하여금 아주 단순한 것도 받아들이지 못하게 만든다. 불필요한 물건만큼이나 과잉된 자아는 우리 삶을 도둑질한다. 진정한 자유를 얻으려면 사회적 존재로서의 이미지에 얽매이지 않아야 하고, 또 ‘나 자신’을 과신하는 마음을 버려야 한다. 초연함에 이르는 사람은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사람이다. 이러한 시각을 통해 자기 이익만을 계산하고 모든 것을 차지하려고 드는 자세에서 벗어날 수 있다. 또한 이렇게 혹은 저렇게 행동해야 한다는 틀에 더 이상 얽매이지 않고, 자기만의 삶의 방식과 시각을 절대적인 진리인 양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지도 않게 된다. - 63쪽
우리의 본성과 취향은 변하므로 더 이상 자신에게 맞지 않는 물건들은 버리도록 하자. 계속 집착하는 것은 인생을 복잡하게 만들 뿐이다. 삶 속에서 낯섦과 변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통제할 수 없게 된 부분에 대해서는 단념할 줄 아는 것만이 인생을 편안하게 사는 방법이다. 이것이 미래에 대한 불안을 떨치는 유일한 방법이기도 하다. - 111쪽
수많은 책의 장점을 솔직하게 평가해보면 처음 우리가 그 책을 구입했을 때는 정말 만족했지만 사실 한 번 읽는 정도록 충분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다시 읽지 않을 책들 때문에 생활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는 것일까? 우리의 관심사는 늘 변하기 때문에, 평생 변함없이 두고 볼 책은 많지 않다. 게다가 옛날에는 책이 많지 않았고 몹시 귀했지만 오늘날의 책은 예전만큼의 가치가 없다. 그저 무게가 나가고 자리도 많이 차지하는 짐일 뿐이다. 반드시 소유해야만 그 책을 감상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책을 사는 것보다 차라리 도서관의 출입증을 가지고 다니는 편이 더 홀가분한 생활을 할 수 있다. - 201, 202쪽
나의 좁은 어깨에 메고 있던 짐은 이번 여행에서 나를 괴롭힌 주된 이유였다. 있는 그대로 검소하게 떠날 생각이었다. 하지만 추위를 막아줄 기모노 한 벌, 비를 막아줄 우비, 필기구 등 친구들이 이별 선물로 준 이 모든 물건을 두고 올 수가 없었다. 그런데 그 물건은 여행 내내 나를 불편하고 당황스럽게 만든 원인이 되었다.
마쓰오 바쇼 - 256쪽
내가 경험했던 사소한 모험, 두려워했던 일을 생각하고 생각한다. 그 작은 두려움들이 내게는 너무 크게 보였다. 그때는 소유하고 성취해야 할 중요한 일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단 한 가지뿐이다. 아침에 눈을 떠 멋진 하루를 맞이하며 세상을 가득 채운 빛을 보며 사는 것이다.
필립 한든의 「소박한 여행」 중에서 - 273쪽
필요한 것 이상으로 소비하지 말자. 자신과 완전한 조화를 이루는 삶을 살려면 버릴 줄 알아야 한다. 그렇게 하면 스트레스를 줄이고 더 홀가분하게 살 수 있다. 우리는 이러한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시대를 살고 있다. 그러니 활용하자. - 274쪽
"너무 많이 가지면 자신을 잃어버리게 되지만, 적게 가지면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 27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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