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호에게는 뭐랄까. 어려서부터 몸에 밴 귀족적 천진함이 있었다. 남으면 버리고, 없으면 사고, 늦으면 택시 타는 식으로 오래 살아온 사람이 가진 무심한 순진함이. 학부 땐 그게 귀엽고 가끔은 터무니없을 정도로 당당해 보여 끌렸는데, 결혼 후 같이 살다보니 결코 좁혀지지 않는 간극이 있다는 걸 알았다. 이번 여행 계획을 세우며 내가 예산을 맞추려 전전긍긍할 때도 지호는 "그냥 대충대충 해. 별 치이 없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 ‘별 차이‘에 대한 감각이 지호와 나의 큰 차이였다. - P58

부부라는 취향 공동체, 경제 공동체가 맛과 지출, 건강에 합의한 ‘지향‘의 찌꺼기를 밀어냈다.  - P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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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혹시 되돌리고 싶어서 후회하는 게 아니라, 너무 큰 일이라서 계속 생각나는 거 아닐까?" - P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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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령 좋은 말은 모두 연기라 해도 그 안에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여러 차례 연습하며 입에 붙이는 과정에서 자연스러움을 획득하면 마침내 그 의미가 드러날 것이다. 그렇게 믿는다면, 말은 전부 미래로 던져진 기도다.  - P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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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내가 아직 자네의 선생인 셈 치고 한마디 하자면, ‘네 노력은 사랑 속에 있어야 하고, 네 생활은 실천 속에 있어야 한다‘라고 말하고 싶네. 이것만잊지 않으면 지금으로선 문제가 없어. 이건 괴테의 말이지?" - P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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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꿈이란 일단 이루어지면 또다른 현실이 되어버린다. 당장 매일매일 부딪히는 새로운 현실에 쫓기다보면 이 삶이 과거에 가슴을 설레게 했던 꿈이었다는 것조차 금세 잊어버리게 된다. 반대로 현실이 새로운 꿈이 되기도한다. 그저 안정적이고 좋은 직업을 갖겠다는 현실적인 계산으로 힘겹게 고시 공부를 했지만, 판사로 일하면서 느낀 보람 때문에 어느새 좋은 판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내가 꾸었던 것처럼.
꿈도 현실이 되고, 현실도 꿈이 된다.  -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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