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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 (양장 특별판)
R. J. 팔라시오 지음, 천미나 옮김 / 책콩(책과콩나무) / 201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영화를 놓쳐 대신 책을 읽기로 했다. 영화 티저만 보더라도 원작이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지가 보이는, 어찌보면 뻔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설정이기는 하다. 아픈 아이, 친구나 사회로부터의 단절, 비자발적인 생각의 조숙, 관계의 어려움과 역경, 열등감으로부터의 해방... 그럼에도 이 소설의 장점이라고 한다면, 각자의 다양한 시선을 통하여 그가 처한 상황을 이해해보려는 시도에 있다고 하겠다. 각 장의 제목이 어거스트, 비아, 서머, 잭, 저스틴, 미란다... 등 등장인물들로 구성되어 있고, 해당 인물이 1인칭의 시점에서 독백을 하듯 풀어나가는 이야기가 전개되기 때문에, 단편적으로 흘러갈 수 있는 스토리에 독특한 재미를 부여한다.
수차례의 수술로 인하여 얼굴이 일그러진 어거스트의 외모적 열등감과 유사하게 인간은 누구나 자신만의 열등감이 존재한다. 작가는 인간이 이러한 문제를 결코 혼자의 힘만으로 풀어나갈 수 없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이 소설에 나오는 어거스트의 부모, 누나, 선생(현실에서는 찾기 어려울 것 같은 너무나도 이상적인 교사라는 것이 흠이다), 친구들은 그 나름의 방법으로 어거스트를 대한다. 때로는 그것이 배려나 위로가 되기도 하지만, 다른 측면의 부담과 상처가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관계를 위한 노력은 계속되어야 한다. 존 던의 말을 인용한 브라운 선생의 1월 금언처럼 인간은 섬이 아니며, 혼자서 완벽하지 않으므로...
우리의 존재! "우리의 존재."라며 선생님이 두 낱말에 죽죽 밑줄을 그었다. "우리의 존재! 우리! 알겠나? 우리는 어떤 종류의 사람들인가? 당신은 어떤 종류의 사람인가 가장 중요한 건 그것이 아닐까? 그것이야말로 항상 스스로에게 묻고 또 물어야 할 질문이 아닐까?" - 85, 86쪽
브라운 선생님의 9월 금언 : 만약 옳음과 친절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친절을 택하라. - 86쪽
브라운 선생님의 10월의 금언은 이랬다. 우리가 행한 행동이 곧 우리의 묘비이다. 수천 년 전에 죽은 어떤 이집트인의 묘비에 적힌 말이라고 했다. - 112쪽
365일이 할로윈이면 좋겠다. 그러면 누구나 항상 가면을 써도 된다. 그러면 마음껏 돌아다니면서 가면 속의 얼굴을 보기 전에 서로에 대해 알 수 있을 텐데. - 125쪽
눈이 올 때 우산을 쓰는 그런 어른은 되지 않겠다. 절대로. - 235쪽
우주는 결국 모든 것을 공평하게 만들어 준다. 우주는 자신의 모든 새를 저버리지 않는다. - 319쪽
이제는 내 얼굴에 적응한 아이들과는 달리 내 모습에 전혀 익숙하지 않은 그런 눈들이. 어느 방향에 놓든지 나침반의 바늘이 항상 북쪽을 가리키는 것과 같은 이치랄까. 모두의 눈이 나침반이라면 나는 그들에게 북극인 셈이다. - 322쪽
"하늘나라에 가면 사람들은 똑같게 보여?" "글세. 아닐 거야." "그럼 어떻게 서로 알아봐?" "글쎄다, 아가." 엄마는 피곤한 목소리였다. "그냥 느끼는 거야. 사랑하기 위해 꼭 눈이 필요한 건 아니잖아, 그렇지? 그냥 마음으로 느끼는 거야. 하늘나라에서도 그럴거야. 사랑이란 그런 거야. 아무도 사랑하는 사람을 잊지는 않아." - 351, 352쪽
인간은 섬이 아니다. 혼자서 완벽하지 않으므로. - 존 던 – 48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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