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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 공부 - 매일 언어를 다루는 사람들에게
핼 스테빈스 지음, 이지연 옮김 / 윌북 / 2018년 3월
평점 :
나름 공들여 출판한 책에 혹평을 하고 싶지는 않지만, 뭘 말하려는 책인지 도무지 모르겠다. 원제인 Copy Capsule을 '카피 공부'라고 번역한 것에서부터 문제가 있다. 제목만으로는 마치 이 책이 광고 카피 공부를 위한 이론서 혹은 실용서처럼 보이기 때문이다(평을 보니 나처럼 생각하고 기대했다가 실망한 독자들이 꽤 되는 것 같다. 그 평을 미리 확인했어야 했는데...). 막상 책을 펼쳐보면 제목과는 너무 다르게, 광고문구, 저자의 충고나 격언, 유명인들의 인용구 몇 줄로 구성되어 있다. 원제 그대로 정말 '캡슐'인 것이다.
차례에 등장하는 '광고의 기본', '광고에 관한 조언', 헤드라인을 쓰는 기술' 같은 제목들도 몇가지 유사한 문구들을 인위적으로 묶어 놓은 것에 지나지 않다(이러한 문구들이 별 구분 없이 중간중간에 반복된다). 마지막 장인 '인간의 위트와 지혜'에 유명인들의 말을 짜집기한 부분은 무성의함의 극치였다.
말장난 같은 표현도 많지만 '언어유희'라고 받아들이고, 등장하는 격언들 중 일부는 '광고'가 아닌 '인생'을 위한 격언으로 여겨도 될 부분이 있다는 점, 원서만으로 접했을 때는 그 뉘앙스를 알 수 없을 법한 부분을 번역자가 약간의 설명을 해주었다는 점을 그나마 위안을 삼는다. 그 정도다.
광고쟁이는 팩트(fact)를 ‘아이디어’로 바꾸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 아이디어를 ‘감정’으로, 그 감정을 다시 ‘사람’으로, 그 사람을 다시 ‘판매’로 바꾸어놓는 사람이다. 팩트를 아이디어로 바꾸려면 무언가를 봤을 때 그게 팩트임을 알아봐야 한다. 아이디어를 감정으로 바꾸려면 마음에 품고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어떻게 해야 사람들이 사갈까?’라는 질문의 답은 ‘사람을 사람으로 만드는 게 뭘까?’에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러면 이제 이런 의문이 들 것이다. ‘어떻게 해야 사람을 움직이고 상품을 움직일까?’ - 6
감정(emotion) 속에 움직임(motion)이 그토록 많은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결국 뿌리는 같다. - 20
광고는 메시지(message)가 되든가 쓰레기(mess)가 되든가, 둘 중 하나다. - 22
정신적으로 예리해지고 싶다면 모든 것에 꾸준한 호기심을 키워라. 머릿속으로 세상을 돌아다녀라. 요컨대 머리는 집시처럼 거침없이 돌아가게 하고 두 발은 단단한 땅을 딛고 서라. - 41
똑똑한 작가는 꽃을 심기 전에 잡초부터 제거한다. - 42
두 번째 문장은 독자가 세 번째 나오는 문장을 읽도록 만들어야지, 첫 번째 문장으로 되돌아가게 해서는 안 된다. 의사들은 이것을 ‘리버스 연동 운동’이라고 부르고, 나는 이것을 ‘잉크 역류’라고 부른다. 쉽게 말해 ‘흐름을 깨지 마라’! - 50
항상 기억하라. 계속해서 믿는 사람은 별로 없다. 대부분의 사람은 냉탕과 온탕을 오간다. 그러니 계속 불을 지펴라. - 68
성공을 지속하려면 머리만으로는 부족하다. 버팀목이 필요하다. - 81
젊음을 유지하고 싶다면 계속해서 쓸모 있는 사람이 되라. 녹슬고 싶지 않다면 부단히 노력하라(To stay youthful, stay useful. To stay rustless, stay restless). - 83
표현의 자유에 관한 판결로 유명한 홈즈 판사는 구체적인 것을 크게 강조했다. "모든 일반화는 진실이 아니다. 이 문장도 마찬가지다." - 149
"반복이 평판을 만든다(Repetition makes reputation)" - 200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을 사용하지 마라. 가장 마지막에 떠오르는 생각을 사용해라. (만약 그게 하나로 같다면 내가 옳다는 것을 두 배로 확신할 수 있다.) - 209
구멍을 뚫는 것은 누구라도 할 수 있다. 하지만 당신이 발견하는 것은 석유일까, 분노일까? - 230
사람은 바뀌지 않는다. 마음은 바뀐다. 기분은 바뀐다. 옷은 바뀐다. 직업은 바뀐다. 아내와 남편, 집은 바뀐다. 하지만 사람들 자체는 바뀌지 않는다. - 238
사람들은 ‘사고’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 ‘느낌’으로 생각한다. 그게 바로 감정이다. - 238
프랑스의 저명한 성직자이자 설교가인 자크 보쉬에는 카피라이터들이 가슴에 새길 만한 말을 남겼다. "가슴은 논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이유를 갖고 있다." - 283
조지 엘리엇은 이런 혜안을 덧붙였다. "하늘의 빛이 될 수 없다면 방 안의 등불이 되라." - 284
프랑스 속담이다. "훌륭한 궁수는 화살 때문에 유명한 것이 아니라 과녁 때문에 유명하다." - 286
알렉산더 해밀턴은 말했다. "인간은 합리적 동물이라기보다 합리적 이유를 찾는 동물이다." - 293
올리버 크롬웰은 말했다. "더 훌륭해지려는 노력을 멈추는 사람은 더 이상 훌륭하지 않다." - 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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