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결혼했다 - 2006년 제2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박현욱 지음 / 문이당 / 2006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섹스를 좋아해. 해보니까 좋더라. 좋으니까 하고 싶더라. 내가 이상한 사람이야? 그리고 잘 하는 걸로 따지자면 그게 혼자서만 잘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 덕훈 씨도 잘해. 덕훈 씨도 많이 해서 잘하게 된 거야? 우리가 서로 좋아하니까 그것도 좋은 거 아냐? 그리고 나는."
그녀는 잠시 사이를 두고는 다시 말했다.
"사랑하지 않는 사람하고도 같이 잘 수 있다고 생각해. 그게 이상해?"
여자야 어떤지 모르지만 내가 아는 모든 남자들은 섹스를 좋아하고 자꾸 하려고 들며 사랑하지 않는 사람하고도 섹스를 한다. 나도 마찬가지다. 생각해 보니 전혀 이상하지 않은 일이었다. 그래도 그게 꼭 그런 것만은 아니지 않겠는가. - 66쪽

"집시들은 말이지. 결혼할 때 서약을 한 대. 부족의 연장자가 남편이 될 남자한테 맹세를 요구해. ‘이 여자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겠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 이 여자를 떠나겠습니다.’ 여자에게도 똑같은 맹세를 시킨대. 그렇게 맹세를 나눈 남자와 여자는 팔에 상처를 내고 두 팔을 같이 묶어. 두 피가 섞이고 둘은 그 이후부터 평생의 친구가 되는 거야. 어느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떠나면 그때부터는 피가 섞인 오누이의 관계로 남게 된대." - 83쪽

"그 사람을 알면 알수록 나를 알게 되는 것 같아. 그 사람도 마찬가지고. 어떻게 보면 그 사람에 대한 사랑이 아니라 그 사람을 통해 알게 되는 나에 대한 사랑인지도 몰라. 그렇다고 해서 나만 사랑하게 되는 건 아니야. 나 자신을 사랑하게 만드는 그 사람도 사랑하게 되는 거지. 미묘한 얘기지만 어쨌든 그것도 사랑이야. 나한테는 아주 중요한 사랑이야." - 1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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