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들은 내가 태양인 양, 그분들이 그때껏 평생 추위를 탔던 양 나를 보고 있다.
나는 태양이다. 하지만 그분들은 행성이 아니다.
그분들은 우주다. - P31

하늘에서는 기적이 전혀 일어나지 않는다. 기적은 평범한 뒤뜰의 축축한 잡초 속에서, 작년의 바스러진 나뭇잎과 두더지가 파헤쳐서 드러난 향기로운 흙 사이에서 일어나고 있다. - P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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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시대는 씻어 나온 쌀도 있어요. 아니 밥도 팔아요. 그러니 현재의 가치를 가지고 앞으로 살아갈 자식들을 휘어잡으며 내가 사는 방식으로 살아야 한다고 해서는 아니 되옵니다, 마마! - P62

방비를 단단히 한다 하더라도 일어날 일은 일어나고 올 일은 오고야 마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라 그렇다면 미리 알고 전전긍긍할 것도 못 되니 차라리 맘 편하게 내 꿈은 개꿈이려니 생각하는 것이 속 편하다. - P105

타인의 시선은 폭력이란 걸 알아야 한다. - P112

이게 인생이다. 끝에 별게 없다. 심오한 깨달음이 오거나 50년 가까이 같이 살았던 사람과 마지막 인사라도 살갑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모든 것은 허망하게 끝이 나버린다. - P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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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무렵이었나, 좀더 지나고 난 뒤였나. 독서의 위안(송호성, 화인북스)이라는 책을 보았다.
"책을 읽는 목적은 우선은 자신의 식견과 안목을 높이는 데 있고, 궁극적으로는 정신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쿨(cool)해지는 데 있다. ‘쿨해진다‘는 건 냉정해진다기보다는 냉철해진다는 것을 의미하고, 세상을 등지는 게 아니라 세상과의 심리적 거리를 유지하는 걸 뜻한다."
"독서는 일종의 구도 행위"라는 것이다. 이 책의 전체 내용은 희미하지만 이 대목은 나에게 위안을 주었다. - P6

누군가 말했듯이 가족이라 다 좋아 사는 건 아니고, 타인은 어차피 견디어주는 거라고 했다.  - P8

결국 이 모든 전통이니 가풍이니 하는 것들이 남의 집 딸들 데려다가 자기네 조상 섬긴 것밖에 안 된다는 걸 너무나 실감나게 느낀 덕분이다. - P23

젊었을 때는 지지부진한 일상을 유지하면서 인생에서 중대한 뭔가를 빠뜨렸거나 어딘가에 더 중요한 인생의 알갱이가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으로 갈등한 시기도 있었다. 하나 중대한 것은 바로 그 일상을 잘 유지하는 것임을 알게 됐다. 일상이 깨어져봐야 아무 일 없이 일상을 잘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알게 된다.  - P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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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이렇게 쓰잘데기없이 젊은강 모르겠어. - P78

사랑이, 사랑은 잃는 게 아니여. 내가 내 맘속에 지어 놓은 걸 어떻게 잃어? - P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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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너 (초판본, 양장)
존 윌리엄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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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소설처럼 큰 사건이 있는 것도 아닌데, 어쩐 일인지 스토너의 기복 없는 삶을 따라가는 것은 쉽지 않았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어쩌면 평범해 보이기까지 하는 이 고귀한 삶을 눈과 마음으로 쫓아왔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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