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가 좋아요 - 행복한 인생을 사는 지혜, 개정판
쓰지 신이치 지음, 이문수 옮김 / 나무처럼(알펍)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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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만이 숨 쉴 틈 없이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바쁜 것과 맞바꾸어 버린 소중한 것들을 뚝뚝 떨어뜨리고 갑니다.
- 이바라기 노리코, '12월의 노래' 중에서 --9쪽

어느 미국인 사업가가 호수 근처에 왔다. 그 호수에는 작은 배가 한 척 떠 있었다. 마치 그림 같은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그런데 그 배 위에서 어부가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사업가는 걱정되어서 "고기를 좀더 많이 잡지 그러세요. 왜 더 안 잡습니까?" 하고 물었다. 그러자 어부는 "더 잡으면 뭐 좋은 일이라도 생긴답니까?" 하고 되물었다.
"더 많이 잡으면 돈을 더 많이 벌지 않습니까?"
"더 벌어서 무슨 좋은 일이 있습니까?"
"그렇게 번 돈으로 더 큰 그물도 살 수 있고, 배도 더 큰 걸로 살 수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 고기도 훨씬 더 많이 잡아서 돈을 지금보다 더 많이 벌 수 있지요."
"그렇게 돈이 많으면 뭐 좋은 일이라도 있습니까?"
"그러면 더는 돈 걱정 없이 느긋하게 배를 띄워서 낚시나 하며 놀면서 살아도 되지 않겠습니까?"
"그거야말로 내가 지금 그렇게 하고 있지 않소. 당신이 나를 방해하기 전까지는."-19-20쪽

동유럽의 루마니아에서는 1989년까지 차우셰스쿠 대통령이 절대 권력을 행사하며 자신의 반대세력을 군대와 경찰력을 동원해 억압했다. 1989년 혁명으로 그의 정권은 무너지고 그때까지 국외로 알려지지 않았던 사실들이 점차 외부 세계에 공개되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충격적인 사실은 35만 명에 달하는 어린이들이 특정한 시설에 수용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이는 국가의 생산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많은 노동력이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출산을 적극적으로 장려한 결과였다. 하지만 아이가 많으면 부모들은 자녀에게 많은 시간을 쓸 수밖에 없다. 그러면 공장 등에서는 일하는 사람이 줄어들기 때문에 생산력이 저하된다. 그래서 아이들을 수용소에 모아서 함께 길렀던 것이다. 그런데 조사를 해보면, 그 수용소에서는 정권이 무너진 1989년까지 마지막 몇 년 동안 매년 수용되어 있던 아이들의 3분의 1이 사망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66쪽

<어린 왕자>에 나온 여우가 말했던 것처럼, 사랑이란 아무런 쓸모도 없고 이익이 되지 않는다 할지라도 아낌없이 상대를 위해 시간을 쓰는 것이다. 즉, 사랑은 slow, 천천히 하는 것이다.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때로는 귀찮기 짝이 없다. 하지만 바로 그래서 사랑이다.-72쪽

어쩌면 그것은 하나의 혁명이라네
희소한 것을 향한 관심에 지지 않는
많고 흔한 것에 대한 우리의 사랑은
- 앨리스 워커, '우리만이' 중에서 --151쪽

하지만 물건과 행복의 관계를 조사한 데이비드 마이어스라는 심리학자는 다음과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고 한다. "행복이란 원하는 것을 손에 넣는 것이 아니라 이미 가진 것을 원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즉, 자신이 이미 가진 것을 포함해, 지금 있는 그대로에 충분히 만족하면서, 이런저런 것을 갖고 싶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 행복이라는 것이다(Growth Fetish).-152쪽

대지를 지키기 위한 투쟁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대지를 즐기는 것.
- 에드워드 아비 -171쪽

일본 각지에서 그녀 주위를 에워쌌던 아이들과 젊은이들로부터 "환경문제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입니까?" 하는 질문이 쏟아질 때마다 세번은 제일 먼저 이렇게 대답했다. "밖으로 나가서 자연으로부터 배우세요. 캠핑도 가고, 공원에서 산책도 하세요."
그녀는 '생태계'나 '지속가능성' 같은 어려운 말의 진정한 의미를 알고 싶으면 자연 속에 자신의 몸을 맡겨보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한다. 실제로 교실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는 자연과 자신의 깊은 관계를 이해할 수 없다. 그렇다면 왜 그런 관계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할까? 그것은 우리 인간이 자연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즉, 자연을 소중하게 여기는 것과 자신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 결국 그 둘은 같은 것이다.-172-173쪽

세번은 거꾸로 일본의 아이들과 젊은이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자신이 알지도 못하는 것을 위해 어떻게 열심히 할 수 있을까요? 사랑하지도 않는 것을 위해 어떻게 싸울 수 있을까요?"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다. "자연과 만나고, 자연을 즐기는 것은 단순한 취미가 아닙니다. 특히 젊은이들에게는 아무리 요구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귀중한 권리라고 저는 믿습니다."-173쪽

슬로라이프란 자신의 속도로 살아가는 것. 자기 자신을 기다려주는 것. 그리고 함께 살아가는 주변 사람들을 기다리거나 기다려주는 관계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 그리고 자연계의 시간과 맞추어서 살아가는 것.-19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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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놀이 - 공지영의 첫 르포르타주, 쌍용자동차 이야기
공지영 지음 / 휴머니스트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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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한 컨테이너 투입으로 무고한 경찰을 한 사람 잃고, 농성하던 시민 다섯이나 죽게 한 그 참사 앞에서 정부는 여론과 시민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이명박 정권 초기였으므로 자칫 정권의 앞날에 먹구름을 드리울 수도 있는 사건이기 때문이었다. 몇몇 비난 여론이 일었지만 그뿐이었다. 그러자 경찰은 쌍용자동차에 드러내놓고 컨테이너를 투입했다. 말하자면 용산에서 간을 본 것이었는데, 의외로 저항이 거세지 않자 이번에도 그걸 사용한 것이다. 국민이 용산에 대해 국가에게 관용을 베풀지 않았더라면 쌍용자동차 사태도 없었을 것이다. 용산 참사는 국가에게 '이렇게 진압해도 된다'는 몹쓸 교훈을 심어줬다." -46쪽

"더 이상의 죽음은 안 된다!" 그래, 안 된다. 절대로 안 된다. 그런데 그것은 누구를 향해 해야 하는 말일까? 정혜신 박사가 상담하고 있는, 자기도 모르게 목을 매고, 밤마다 죽는 꿈을 꾸고, 아이를 때려놓고 내가 이렇게 보잘것없는 인간이구나 통곡하는 그들에게? "아빠가 쌍용차에 다니는 사람 손 들어봐. 다행이다. 지금 공장 안에서 파업하는 사람들은 다 빨갱이다."라는 선생님의 말을 듣고 파랗게 질려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를 붙들고 우는 어머니와 아이에게? 분향소마저 설치하지 못하고 겨우 얻은 비닐로 노숙자보다 못한 움막 같은 것을 짓고 영정을 놓아두고는, 그거 지키느라고 침낭도 없이 밤새 떨며 웅크린 그 노동자들에게? 밤마다 거기서 서울 시민들의 차가운 발걸음 소리를 들으며 우주 밖으로 쫓겨난 듯한 설움에 젖는 그들에게? 누구에게 그 말을 해야 죽음을 막을 수 있을까? -49쪽

일전에 가톨릭 피정을 갔다가 '악의 특징'이라는 정의를 배우게 되었다. 나는 그저 '나쁘고, 못되고, 잔인하고' 같은 것들을 상상하고 있었는데 뜻밖에도 아주 간단한 단어들이 나열되었다.
혼돈, 지연, 분열.-89-90쪽

의자놀이가 생각났다. 어렸을 때 하던 그 놀이. 의자를 사람 수보다 하나 덜 놓고 노래를 부르며 빙글빙글 돌다가 노래가 멈추는 순간 재빨리 의자에 앉는 놀이. 행동이 굼뜬 마지막 두 명은 엉덩이를 부딪치며 마지막 남은 의자를 차지하려 하고, 대개는 한 명이 엉덩이를 붙이지 못하고 미끄러지는 것으로 끝이 난다. 정말 그럴 생각은 없지만, 마지막 순간이 되면 술래가 되지 않기 위해 친구를 밀어버리고 내가 앉아야 하는 그 의자놀이. 쌍용자동차 관리자들은 이 거대한 노동자 군단에게 사람 수의 반만 되는 의자를 가져다 놓고 마치 그런 놀이를 시키는 것 같았다. 기준도 없고, 이유도 납득할 수 없고, 즐겁지도 않으며, 의자를 놓친 자들에게는 죽음을 부르는 그런 미친 놀이를.-92쪽

일터는 단지 먹이를 구하기 위해 가는 장소가 아니다. 돈만 벌면 어디든지 다 좋다는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일터, 우리에게 생활을 보장해주고, 우리에게 밥과 의복을 주며, 사람들을 엮어내서 인간의 사회적 욕구를 펼치게 해주는, 우리의 품위와 자부심, 그리고 긍지를 주는 내 인생이 펼쳐지는 현장이다. 가정과 직장, 이 두 들판이 우리의 인생인 것이다. 그리고 가정이 무너지면 가끔 직장생활도 무너지지만, 일터가 무너지면 가정은 거의 대부분 무너진다. 아무런 사회안전망, 즉 재취업과 실업보험, 혹은 무상교육, 무상의료, 주거 등에 대한 약속 없는 정리해고는 삶에서 해고된다는 말과 같다.-93쪽

법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하며 "물의를 빚은 점은 인정되나"라던 판사에게 김진숙 씨는 말했다. "물의라도 빚지 않으면 누가 우리의 말을 들어줍니까?"-94-95쪽

어떤 이는 평택의 상황을 제2의 용산사태로도 말하지만, 용산사태는 무리한 공권력의 집행으로 발생한 사고이며, 결코 경찰이 시민을 죽이려는 의도가 있었다고는 보지 않는다. 그러나 평택에서는 가진 자와 공권력이 의도를 지니고 시민을 죽음으로 몰고 있다. 이것은 약 30년 전 광주에서 있었던 시민 학살의 또 다른 모습이다. 단지 총칼만 없을 뿐이지 우리 역사에 깊은 상처를 낸 그 폭력의 모습이 다시 일상의 얼굴로 되돌아온 것을 말한다. 언제나 공공질서를 내세우는 경찰과 정부가 용산에서의 책임을 회피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이제는 시민에 대한 살인 방조에까지 참여하는 모습이 21세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인 한국의 현실이다. (우희종)-138쪽

쌍용자동차 노동자의 자살은 우리의 국가와 자본에 의해 작동하는 독특한 '구조적 폭력'이 만들어낸 '구조적 타살'로 규정되어야 한다. 실제 잔인한 파업 진압 과정에서의 상흔과 트라우마, 피를 말리는 생계 고통, 마치 블랙리스트처럼 따라다니며 취업을 방해하는 낙인, 정부와 회사의 압박과 무대응이 만들어내는 심리적 압박과 좌절, 분노로 수많은 노동자가 스스로의 목숨을 끊은 것이다. 물리적 폭력은 가시적이기 때문에 공분의 대상이 되지만, 역설적으로 이러한 구조적 폭력은 비가시적이기 때문에 무심코 지나가고, 그 폭력에 신음하면서 보내는 구호 요청의 신호에 전혀 응답하지 않는다. 특히 신자유주의 시대에 이 구조적 폭력은 국제경쟁력이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되면서 많은 사람이 무관심과 순응의 자세로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나는 당연히 이 자살은 자살이 아니라, 구조적 타살이며 사회적 타살로 규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희연)-15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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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의 힘 - 2012 시대정신은 '증오의 종언'이다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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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오 시대를 끝장내지 않는 한 아무리 비전과 정책이 화려해도 무의미하다. 그 비전과 정책을 실현할 수 있는 국력이 증오의 싸움질에서 탕진될 것이기 때문이다. 안철수 현상이 나타난 지금이 안철수의 대통령 출마, 당선과는 무관하게 증오 시대를 끝장낼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라는게 내 판단이다. 내가 생각하는 증오의 종언은 그 자체로서도 엄청난 개혁이지만, 더 나아가 다른 모든 개혁을 위한 인프라가 될 것이다. -8쪽

첫째, 안철수는 증오 시대를 끝낼 수 있는 적임자다. 그는 "우리 정치권은 승자 독식이 반복되기 때문에 결국 증오의 악순환에 빠진다"며 "여나 야 누가 이기든 국민의 절반이 절망한다"라고 말한다. 또 그는 "상대방을 지지하는 국민 절반을 적으로 돌리고, 국민을 반으로 갈라놓는 낡은 프레임과 낡은 체제로는 아무런 사회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라고 말한다. 그의 정치 관련 발언은 거의 모두 이런 문제의식으로 가득 차 있다. -8쪽

성한용 칼럼의 메시지를 한 단어로 압축한다면 그건 바로'경험'이다. 안철수에겐 경험이 없지 않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오래된 체제와 새로운 미래 가치가 충돌하는 시점"이라는 안철수의 주장이 맞다면, 오래된 체제하의 경험은 무영지물이거나 오히려 해악일 수도 있다. 새로운 사회운동을 펼칠 때 경험은 오히려 장애일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48쪽

그렇다면 지금 한국엔 어떤 리더십을 갖춘 대통령이 필요한가? 나는 야권 사람들이 김대중 노무현 정권 10년을 거친 뒤 한국인의 정치 혐오가 더욱 심해졌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게 매우, 아니 엄청나게 중요하다고 믿는다. 국민적 혐오의 대상이 된 정치로는 아무 일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은 이명박에 대한 분노와 박근혜에 대한 공포를 부추기는 걸로 이 질문을 피해 가려고 한다. 이게 바로 안철수가 등장하게 된 배경에 숨어 있는 가장 중요한 이유라는 게 내 생각이다. 안철수의 출신 배경 성격 스타일은 모두 기존 문법에 맞지 않는다. 모두 다 그게 문제라고 말한다. 그러나 나는 "그건 안철수의 문제가 아니라 당신들의 문제"라고 말하고 싶다. "당신들이 사용해온 문법은 폐기 처분되고 새로운 문법으로 대체돼야 하며 그렇게 만든 장본인은 바로 당신들이다"라고 말하련다. 아니, 어쩌면 그건 그들의 잘못이 아닐지도 모른다. 디지털 시대의 속도 전쟁이라는 원리에 따라 수년 만에 달라진 시대 탓일 수도 있다. 안철수의 권력의지는 바로 그런 '전환시대의 논리'인데, 어찌 그걸 예전문법으로 평가할 수 있으랴.-60-61쪽

정치에 대한 논의를 어렵게 만드는 주요 이유 중 하나는 비평이 이상론과 현실론이 뒤섞인 가운데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누구에겐 현실론을 잣대로, 또 누구에겐 이상론을 잣대로 들이민다. 안철수 현상이 혼란스러운 것도 바로 그런 이중 잣대와 무관치 않다.

안철수의 집권을 불안하게 생각하는 것 또한 그런 이중 잣대의 문제다. 좌우를 막론하고 평소 언론과 지식인은 대한민국을 '관료 집단이 장악한 나라'로 묘사해왔다. 정치 경험이 많고 정치력이 강한 대통령마저 관려 집단에 휘둘릴 정도라며 개탄해왔다. 그런데 왜 정치 경험 없고 정치력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안철수의 집권을 불안하게 생각한단 말인가?" 관료 집단이 어련히 알아서 국정 운영을 잘해나갈 텐데 말이다. 오히려 그게 더 문제라고 말하는 게 옳지 않을까?-63-64쪽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안철수식 문제의식은 진보 진영 내에서도 폭넓게 공유되고 있음에도 김보근이 잘 지적한 것처럼 "진영 논리에 빠져서 보수언론에서 선점해 다루니까 우리가 외면해버리거나 무방비로 안 다루고 놔뒀던 영역"이라고 보는 게 옳다. 안철수의 강점은 기존 진영 논리에서 자유롭다는 점이다. 이는 우리 사회가 활용해야 할 소중한 자산이 아닐 수 없다. -90-91쪽

정의 공정 공생을 강조하고 대기업의 횡포를 비판하는 일에서 안철수는 선구자도 아니고 대표적 인물도 아니다. 그동안 진보 세력이 많은 말을 해왔다. 그렇지만 대중은 진보 세력의 사회 개혁론을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그들에겐 '엄친아' 성공 코드가 없기 때문에 그들의 개력론을 '약자의 원한' 비슷하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반면 저의 공정 공생 코드와 더불어 '엄친아' 성공 코드를 지니고 있는 안철수의 개혁론은 그들에게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간다. 개혁을 안전하게 할 수 있다는 안도감이라고 할까? 이걸 가리켜 "안전 개혁 코드"라고 부를 수 있겠다.

문제점이 없지 않지만, 안철수와 같은 강남 좌파의 장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똑같이 과격한 말을 해도 민생 문제에 관한 한 정통 좌파보다는 강남 좌파가 해야 더 설득력이 있다. 원한 때문이 아니라는 게 입증되는 효과를 낳기 때문이다. 갈등과 분열로 양극화된 한국 사회의 독특한 상황을 감안컨대 이건 안철수에게 큰 정치적 자산이다.-198쪽

"20세기에는 카리스마를 갖고 외향적 성격에, 목소리 큰 사람이 특정한 위치에 올랐어요. 그 위치에는 인사권과 돈이 부여됐고 그것을 휘둘러서 리더십을 발휘했어요. 21세기는 일반 대중이 리더를 무조건 따라가지 않아요. 탈권위주의 시대가 되면서 지금은 대중이 리더에게 리더십을 부여하지요. 게다가 대중이 리더에게 원하고 갈망하는 자질이 더 중요해요. 현재 대중이 원하는 리더십은 상황에 따라 흔들이지 않는 안정성, 미래에 대한 비전과 희망 그리고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이에요. 이 세 가지가 가장 중요해요."
-200-201쪽

안철수의 동지인 박경철은 "우리 사회는 선배 세대들의 헌신을 바탕으로 힘든 시기를 넘어왔고 이 시대는 대중을 이끌로 '나를 따르라 follow me'를 외치는 리더십이 가장 효율적이었지만, 이제는 그보다 '나와 함께 with me'라고 말하는 리더십이 필요한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이다"며 이렇게 말한다. "이것이 우리 기성세대들의 생각화 후배 세대들의 생각이 큰 괴리를 보이는 지점이고 쉽게 위로가 되지 않는 이유다. 기성세대의 리더십이 이끌고 당기는 계몽주의적 리더십이었다면 앞으로 필요한 리더십은 밀어주고 어깨를 내어주고 무릎걸음으로 다가가 눈물을 닦아주는 리더십이다."-201-202쪽

"상식과 정의에 심취한 민주 자경단의 총질을 '시민의 감수성'이라며 칭송하는 김어준 같은 사람에게 노무현의 한미FTA는 착하거나 최소한 덜 나쁜 것이었고 이명박의 한미FTA는 악한 것이다. 심지어 노무현재단에서는 국민의 알 권리와 민주적 절차를 무시한 이명박 정부의 FTA 재협상과는 달리 노무현 정부의 FTA는 투명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당시에도 '한미FTA 졸속 협상을 중단하라'는 비판은 똑같았다. 울면서 팔아먹은 것과 웃으면서 팔아먹은 것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

허지웅, 대단하다. 대부분 속으로만 혀를 끌끌 차는 사안에 대해 이렇게 정색하고 야권의 이중적인 기회주의를 통렬하게 비판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207쪽

2011년 1월에 출간된 <정치의 발견>에서 박상훈은 알린스키론에 대해 한 장을 할애한다. 가장 인상적인 한 대목을 소개한다. 박상훈은 "일부 진보파들이 보이는 가장 나쁜 습속은 '분노는 나의 힘!'을 외치는 것으로 자신의 일을 다했다는 식의 행태가 아닌가 한다. 그들은 화를 내고 세상을 탓하는 일에는 익숙하지만, 사람들과 함께 대안을 만들고 꾸준히 실천하는 노력은 잘 못하는 경우가 많다. 어쩌면 끊임없이 화를 낼 이유를 찾는 사람들 같다는 생각이 들 때도 많다"며 그런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알린스키의 말을 다음과 같이 들려준다.

"한때 나는 조직가가 필요로 하는 기본적 자질은 불의에 대해 마음으로부터 분노할 줄 아는 것이라 믿었던 적이 있다. 이제 나는 분노가 아니라 상상력이라고 이해하고 있다. 왜냐하면 상상력은 조직가들이 계속 조직할 수 있도록 유지시켜주는 힘의 연료일 뿐만 아니라 효과적인 수단과 활동의 토대이기 때문이다."-214쪽

유창선은 "나꼼수는 그냥 나꼼수일 때가 가장 좋았다. 팟캐스트의 나꼼수는 정치적 치외법권 지대에 있었다. 'ㅅㅂ'를 내뱉어도, '조'를 외쳐도 누가 뭐라 하지 않았다. 팬들은 함께 '쫄지 마'를 외치며 그들의 욕설에 화답했다. B급 정서의 후련함이 공유됐기에 가능한 장면이었다. 그런데 그들이 B급 언어들을 그대로 갖고 A급 세계로 들어가겠다고 하면서 일은 어그러져버렸던 것이다"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220쪽

"애당초 나꼼수는 정치 지도부가 아니었다. 그들은 '가카'에 대한 분노를 안고 있던 대중들에게 B급 언어를 통해 카타르시스를 제공하고 다시 힘을 내게 해주는 역할을 했다. 물론 그 역할은 정치 지도부만큼이나 중요한 것이었다. 그 중요한 역할을 계속할 수 있었던 나꼼수가 어쩌다가 선거를 앞에서 이끄는 정치 지도부의 위치에 졸지에 서버리게 된 것이었을까? 나꼼수는 그냥 나꼼수였을 때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질 수 있었음을 4 11총선 결과는 보여줬다. (중략) 나꼼수는 언제나 '쫄지 마!'를 외쳐왔지만, 국민의 상식 앞에서만큼은 쫄 줄도 알아야 한다. 물론 나꼼수는 앞으로 계속될 것이다. 팬들은 다시 열광할지 모른다. 그러나 어쩐지 전처럼 속 시원하게 웃기만 하며 들을 수 없을 것 같아 안타깝다. 어쩌다 이렇게 됐나? (중략) ㅅㅂ." -220쪽

알린스키는 "타협은 허약함, 우유부단함, 고매한 목적에 대한 배신, 도덕적 원칙의 포기와 같은 어두움을 가지고 있는 단어"이지만, "조직가에게 타협은 핵심적이고 아름다운 단어"라고 주장한다. 그는 "타협은 언제나 실질적인 활동 속에 존재한다. 타협은 거래를 하는 것이다. 거래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숨 고르기, 보통 승리를 의미하며, 타협은 그것을 획득하는 것이다"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당신이 무에서 출발한다면 100퍼센트를 요구하고 그 뒤에 30퍼센트선에서 타협을 하라. 당신은 30퍼센트를 번 것이다. 자유롭고 개방적인 사회는 끊이지 않는 갈등 그 자체이며, 갈등은 간헐적으로 타협에 의해서만 멈추게 된다. 일단 타협이 이루어지면 바로 그 타협은 갈등, 타협 그리고 끝없이 계속되는 갈등과 타협의 연속을 위한 출발점이 된다. 권력의 통제는 의회에서 타협과 행정부, 입법부, 사법부 사이에서의 타협에 바탕을 두고 있다. 타협이 전혀 없는 사회는 전체주의 사회다. 자유롭고 개방적인 사회를 한 단어로 정의해야 한다면 그 단어는 '타협'일 것이다." -226-227쪽

일개 지식인도 자신에 대한 언론 보도에 만족하는 법은 드물다. 기사는 학술 논문이 아니다. 자꾸 "맥락을 제거하고 특정 발언만 부각해 왜곡했다"라고 분통을 터뜨릴 게 아니라 특정 발언이 자극적이지 않게끔 주의를 기울여야 했다. 노 정권은 조중동 프레임을 탓하기 전에 노 대통령이 스스로 만든 '노무현 프레임'을 깊이 성찰해야 했다. 그걸 하찮게 여겨 계속 그대로 가려면 '언론 탓'은 그만둬야 했다. 언론을 탓할 수도 없고 해선 안 될 일까지 언론 탓을 하는 건 언론 개혁 담론을 희화화해 외려 언론 개혁을 망치는 일이었고 그건 현실로 나타났다.-306쪽

전홍기혜의 표현을 원용하자면, 야권은 '보수하는 진보'인 셈이다. '진보하는 보수' 대 '보수하는 진보'의 싸움이라고나 할까? 왜 야권은 '독재자의 딸'이란 비판에만 몰두하는 걸까? 비판의 콘텐츠 부족 때문인가? 그 점도 있겠지만, 상흔 때문이다. 정치권의 세대교체가 꽤 이루어졌다. 그러나 야권의 핵심은 여전히 박정희 시대의 상흔에서 자유롭지 못한 사람들이다. 자기 이야기를 하고 있는 셈이다.
-364쪽

상흔에 갇힌 민주통합당 인사들이 박근혜 비판의 주요 메뉴를 '독재자의 딸'로 삼은 것은 박근혜에겐 행운이다. 그런 비판은 유권자들에게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민주통합당의 콘텐츠 빈곤을 폭로해줄 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쪽은 10년째 (박근혜를) 어떤 분의 자녀라고 공격하고, 한쪽은 지난 5-10년 내내 좌파 세력이라고 싸잡아서 공격하는 '구태'가 이어지고 있다"고 개탄하면서 "이런 것들이 낡은 프레임이고 낡은 체제로 아무런 사회문제도 해결하지 못한다"라고 말하는 경쟁자가 생겼다는 건 박근혜의 불운이다. 물론 그 경쟁자는 바로 안철수다. 두 사람 사이에 포지티브한 선의의 경쟁이 이루어지길 바란다.
-381-382쪽

"웃음은 하느님의 적!" 움베르토 에코의 소설 <장미의 이름 Nome della Rosa>에서 호르헤 수도사는 웃음이 두려움을 없앤다는 이유 때문에 웃음을 기독교의 적으로 간주한다. 오늘날 웃음은 정치의 적이기도 하다. 두려움이 없으면 열성적인 정치 참여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웃음을 주던 나꼼수는 아름다웠지만, 그 주인곧을이 어느 순간 진지하고 심각한 표정으로 열성 전사들을 이끌고 그라운드에 뛰어든 순간 아름다움은 사라지고 다른 집단에 대한 공감만 약화시킨 건 아닐까? -3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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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먼저다 - 문재인의 힘
문재인 지음 / 퍼플카우콘텐츠그룹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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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실수나 실패를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러한 실수나 실패를 성찰하고 반성하면서 더 나은 내일을 그려 나가느냐, 아니면 과거에 대한 성찰을 외면하고 미화하려고만 드느냐, 그 차이에 있습니다.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이유는 과거를 성찰하고 교훈을 얻지 못하면 미래가 뒤틀리기 때문입니다.-22쪽

참여정부가 비정규직과 양극화 문제와 같은 민생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에 경제를 살려서 국민들을 잘살게 해주겠다고 장담하던 이명박 정부가 탄생했습니다. 하지만 이 정부 들어서 민생 문제는 해결은 커녕 더더욱 심각해졌습니다. 지금 세계 각 국은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신자유주의에 대해 반성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도 신자유주의의 환상에 물들어 있습니다. 참여정부가 이룩한 성과가 이명박 정부 시대에 훼손되었다면 당연히 복원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목표는 과거가 아닌 지금 이 시점에서 필요한 시대정신을 바로 세우는 것입니다. 그것이 정권과 권력 교체만이 아니라, 시대정신의 교체를 주장하는 이유입니다.-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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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의 생각 - 우리가 원하는 대한민국의 미래 지도
안철수 지음, 제정임 엮음 / 김영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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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지금까지 인생의 큰 전환기마다 '내가 우리 사회의 긍정적인 변화에 얼마나 보탬이 될 수 있을까'를 판단 기준으로 삼고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실천하기 위해 노력했어요. 이런 맥락에서 정치에 직접 뛰어들어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내든, 혹은 직접 나서지 않아도 기성 정치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역할을 하든, 국민의 열망을 대변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책임감을 느꼈어요. 제가 정치에 참여하느냐 하지 않느냐는 제 욕심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주어지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죠.-30쪽

- '주어지는 것'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 정치하는 분들은 나라를 어떻게 만들겠다는 뜻을 세우고 세상에 밝힌 다음에 그를 토대로 지지를 얻고 추진력을 받게 되지 않습니까? 그게 정상적인 과정이겠죠. 그런데 제 경우는 정치를 하겠다고 결심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작스레 사람들의 기대를 받게 된 것이죠. 이런 상태의 지지율을 온전히 저에 대한 지지라고 생각하면 교만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스스로 정치 참여를 선언한 뒤 이 정도의 지지율이 나왔다면 물론 더욱 열심히 해야겠죠. 그러나 지금 저에 대한 지지는 기성 정치권에 대한 불만의 표현, 저에 대한 적극적 지지와 소극적 지지 등 여러 가지가 섞여 있다고 봅니다. 그러니 시민들의 열망을 무시할 수도 없지만 이를 온전히 정치하라는 뜻으로 착각해도 곤란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만약에 제가 정치를 하게 된다면 과연 그 기대와 열망에 어긋나지 않을 수 있을까,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는 것이 도리라고 봅니다. 그리고 지지하시는 분들의 뜻을 정확히 파악해야 저의 진로를 결정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30-31쪽

저는 민주사회에서 정치적 리더십은 국민으로부터 주어지는 것이라고 봅니다. 20세기까지의 리더십은 수직적인 리더십이었습니다.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이 돈과 인사권을 갖고 고급 정보를 독점한 상황에서 자신의 의지대로 권력을 휘두르지 않았습니까? 리더가 '나를 따르라' 하면 힘없는 사람들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따라갈 수밖에 없었던 것이고요. 그러나 21세기에는 탈권위주의가 진행되고 위아래의 벽이 붕괴되면서 수평적인 구조가 가능한 세상이 됐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리더십이라는 게 리더가 스스로 주장한다고 생기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쳐다보면서 따라갈 만하다고 판단하면 그 사람을 따르는 것이죠. 영어로는 '팔로워디(follow-worthy)', 즉 따라갈 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사람을 리더로 인정하고, 그런 사람에게 대중이 선물로 주는 것이 리더십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리더십은 자연스럽게 수평적인 리더십, 소통과 공감의 리더십이 되죠.-40-41쪽

저는 민주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게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설득의 과정, 공감의 과정이 핵심이죠. 그래서 민주주의가 전제군주제보다 속도는 느리지만 결국은 장기적으로 더 큰 힘을 발휘하지 않습니까. 소셜미디어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도 마침 때를 맞춰 확산되면서 이런 민주주의의 요소들을 강화시키고 있고요.-41쪽

그리고 리더십의 바탕은 진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내 개인의 이익을 위해 상대방을 이용하지 않는다'는 진심이 있어야 해요. 그래야 사람들이 믿고 따라옵니다. '많은 사람들을 짧은 순간 속일 수 있고, 소수의 사람을 오랫동안 속일 수는 있지만 많은 사람들을 영원히 속일 수는 없다'는 말이 있죠. 결국 진심은 전달이 된다고 믿습니다.-41-42쪽

지금은 회사 사정이 좀 어려워지긴 했습니다만, 일본의 닌텐도가 성공했던 이유를 세 가지 정도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첫째, 다양한 게임소프트웨어가 돌아갈 수 있는 게임기를 개발한 것이지요. 즉, 플랫폼을 장악한 것입니다. 둘째, 소프트산업 발전이 토대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일본에서는 소프트웨어 산업일 발전하다 보니 다양한 회사들이 존재하고 우수한 프로그래머들이 양산돼 좋은 게임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소프트산업 환경이 열악해서 PC 또는 게임기 기반의 게임 산업이 발전하기 어렵습니다. 불법복제 환경이 소프트웨어 산업을 어렵게 만들고, 대기업의 불공정거래 관행이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죠.-138-139쪽

셋째, 닌텐도가 게임기의 소프트웨어를 자신들만 독점적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 누구나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있도록 생태계를 조성했다는 점입니다. 파트너 회사들에게 독점권을 강요하지 않았고요. 우리나라 대기업이었다면 당연히 '우리 소프트웨어만 만들라'고 강요했겠지요. 따라서 우리나라에서 닌텐도 같은 회사가 나오지 않는다고 탓하기 이전에, 산업구조를 먼저 살펴보고 소프트웨어 산업이 발전하고 공정한 시장이 형성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드는 노력이 필요한 것입니다.-139쪽

"강물이 얼마나 세게 흐르는지 알려면 강둑에 앉아 바라만 봐서는 안 된다. 양말 벗고, 신발 벗고 들어가봐야 한다. 물살의 세기는 온몸으로 느끼는 것이 방법이다. 성공이든 실패든 그 경험은 반드시 나중에 도움이 된다."-2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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