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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정말? 꼬까신 아기 그림책 11
최숙희 글.그림 / 웅진주니어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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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 어쩐지 낯이 익다 했더니 '괜찮아'에서 만났구나. 벌써 이렇게 자랐나? 깜짝 놀랬습니다. 제 아들녀석도 어느새 이렇게 컸나 싶어 깜짝 놀랄 때가 한 두번이 아닌데 이 아이도 어느새 이렇게 자라 있었습니다. 저자 최숙희의 '내가 정말?'은 몇 백프로 공감할 정도로 가슴에 와 닿는 책이었어요. 엄마랑 동물원에 간 아이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요. 엄마가 그러지요. "너도 아기였을 때 말이야......"라고 말하면서 아이가 태어난 후를 기억에 떠올렸을 겁니다. 엄마가 아이에게 아기였을 때 너도 아기 캥거루처럼 아주 조그마했다고 말하니, "내가 정말? 나는 이만큼이나 큰걸"하고 대답하지요. 물론 아이는 아기였던 적이 기억나지 않겠지요. 어른이 된 저도 그 때 일은 생각나지 않는답니다. 늘 갓난아기 적의 일을 기억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답니다. 기저귀를 차고 있던 시절을 떠올린다면 부끄럽긴 하겠지만 그러면 부모님의 사랑을 기억하고 지금보다 더 감사하며 살아갈 수 있을텐데 말이에요.

 

'괜찮아'에서는 다른 동물들과 자신을 비교하며 자신도 소중한 이유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렸다면 '내가 정말?'은 동물들과 비교하며 아기 때의 자신과 지금의 자신을 비교하며 자신이 좀 더 컸다는 것을 말해준답니다. 아이의 이런 행동이 참으로 귀엽지요. 오리처럼 꽥꽥 울기만 하던 아이가 이제 원하는 것을 사 달라고 의사표현을 하고, 타조처럼 머리카락이 조금 밖에 없던 아이가 이제 머리카락을 꼬불꼬불 말 수 있을 정도로 자라 누가 봐도 예쁜 여자아이처럼 보인답니다. 아기 돼지처럼 엄마 젖만 먹던 아이가 이제는 냠냠냠 뭐든지 잘 먹지요. 이가 많이 나서 오물오물 풍선껌도 씹을 수 있구요. 풍선껌을 펑! 터뜨리며 웃음을 짓기도 합니다. 누워만 있던 아이가 뒤집고 배밀이를 하고, 기고 서고 뛰어다닐 때가 오면 어느새 이렇게 자랐나 놀라게 된답니다. 이제는 쌩쌩쌩 달릴 수 있다며 해맑게 웃으며 뛰어가는 아이의 모습에 절로 미소 짓게 되네요.

 

"난 다 컸어"라고 말하지만 아이는 엄마의 등에 업히는 것을 좋아합니다. 엄마의 등은 참 좋다고 말하지요. 엄마의 등에 업힌 아이의 모습이 편안해 보이네요. 이제 시간이 지나면 아이는 어떤 모습으로 성장해 있을까요. 학교에 가서 공부를 하고 있겠지요. 사춘기가 되고 어른이 되면 결혼도 할 것이구요. 그때쯤이면 이렇게 그림책에 등장하는 주인공으로 어울리지 않을거에요. 그저 어린 시절을 돌아보며 행복했던 기억을 떠올리게 되겠지요. 다 컸다고 하지만 아직은 부모님의 손길이 필요하고, 더 큰 세상에 나아가기 전 부모는 이 아이의 울타리가 되어 주어야 할 겁니다. 밝은 웃음을 잃지 않는 아이가 되면 좋겠네요. 제 아이도 그랬으면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좀 더 자라 있을 아들이 어린 시절을 떠올렸을 때 행복했던 시간이 많이 떠올랐으면 합니다.

 

동물들과 비교하는 것은 '괜찮아'와 '내가 정말?'과 비슷합니다. 그래서 익숙하게 다가오지만 조금 표현을 달리 했다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동물을 좋아하는 아들 녀석을 이 그림책을 좋아합니다만 좀 더 다양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네요. 이점이 조금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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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그림이 들려주는 사람 이야기]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우리 그림이 들려주는 사람 이야기
박영대 지음 / 현암사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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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가 없던 시절에는 사람들의 삶을 무엇으로 표현했을까. 지금까지는 이런 질문을 떠올려 보질 못했었다. 그 시대에 뛰어난 화가들이 있어 김홍도나 신윤복 같은 이들이 서민들의 삶을 그림으로 그렸겠거니 생각하고 말았으니까. 그런데 이 책을 본 후 알게 되었다. 카메라가 없던 시절에는 화가의 눈으로 세상을 보여주었으며 그들이 보여주는 것이 우리의 삶이요 역사라는 것을 말이다. 지금까지는 그림을 보면 "참 잘 그렸구나" 하고 말았다. 이렇게 재미있게 설명해 주는 이가 없었기도 하지만 옛 시대의 삶에 대해 그리 큰 관심을 두지 않았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여주는 화려한 한복을 입은 예쁜 주인공들을 보면서 그저 한복이 예뻐서 옛 시대에 관심을 가졌을 뿐이었다.

 

아는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이제 타인의 삶이, 그때의 세상이 보이기 시작했다. 길쌈을 하는 고단한 여인('길쌈': 김홍도)의 모습에서 지금은 잊혀져 버린 길쌈에 대해 알게 되었고 대장간('대장간': 김홍도)에서 어떤 복색으로 작업을 하는지, 고단한 삶속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는 사람의 얼굴('독 나르기': 오명현)을 보며 타인의 삶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중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사람들의 복색일 것이다. 가슴이 드러날 정도로 짧은 저고리를 입은 여인('저잣길': 신윤복)을 보면서 저 시대에는 저렇게 다녀도 아무렇지 않았구나 생각했고 가짜머리가 무거워 두 손으로 받치고 있는 여인('미인도')을 보면서 아름다워 보이기 위해서는 저런 희생도 있어야 되는구나 했다. 이렇듯 '우리 그림이 들려주는 사람이야기'에는 김홍도와 신윤복의 그림이 많이 보이는데 서민들의 모습을 가장 많이 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을 어떤 범주에 두어야 할까. 멋진 그림도 감상할 수 있고 그 속에서 사람들의 삶과 역사를 엿볼 수 있으며 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어 한 가지 범주에만 넣을 순 없겠다. 그림과 관련된 이야기와 교훈을 줄 수 있는 이야기도 함께 곁들여 역사나 그림에 대한 것이 딱딱하게 느껴지지 않게 해 놓아 어른들도 즐겁게 읽을 수 있으니 한 범주에만 넣는 것은 의미가 없을 것이다. 그냥 스쳐지나갈 수도 있는 사물들을 세세하게 그려 놓아 이 책의 저자가 아니었다면 눈여겨 보지도 않았을 것들을 자세하게 볼 수 있었고 한가롭게 바둑('바둑 두기')을 두고 있는 모습이지만 주변의 풍경을 자세하게 그려 놓아 꼭 옆에서 지켜 보는 듯 생생함을 느낄 수 있어 그림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림 속의 인물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들도 상상해 볼 수 있었기에 책과 함께 하는 시간이 내내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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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삭이는 자 1 속삭이는 자
도나토 카리시 지음, 이승재 옮김 / 시공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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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삭이는 자'는 동굴 속에 갇힌 듯한 한 소녀와 고란과 밀라, 스턴, 보리스, 로사 등이 함께 하는 수사팀 그리고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는 신분을 알 수 없는 죄수번호 RK-357/9의 이야기들이 교차하며 사건이 전개된다.

 

'악'이 도사리고 있는 곳에 아이의 시체가 놓여지고 앨버트의 의도대로 경찰들에 의해 악이 단죄된다. 앨버트의 정의대로 세상에 그 악이 드러나지만 정작 앨버트가 만들어 놓은 악은 완전한 모습을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사라진 다섯 명의 소녀, 그리고 생존해 있을 것으로 여겨지는 여섯 번째 소녀. 여섯 번째 소녀를 구출하기 위해 수사팀에 긴박감이 흐르고 로사의 밀라를 향한 분노마저 이해가 될 정도로 여섯 번째 소녀를 찾는 일은 이들에게 절실하다. 다섯 명의 소녀들이 살아 있을 것이라 생각진 않지만 아이의 시체가 나타날 때는 가슴이 무너지는 것 같다. 어느 죽음이나 가슴 아프고 슬프지만 아이들이 희생된 사건은 아주 오랜시간 나의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타인에게 감정이입이 되지 않는 밀라, 아내가 갑작스럽게 떠난 고란 이 두 사람은 타인에게 말하지 못하는 어떤 사연을 가지고 있는 듯 보인다. 죽은 아이를 잊지 않기 위해 칼로 허벅지에 상처를 내며 울음을 터뜨리는 밀라의 모습은 처연하고 슬프기보다 섬뜩하기까지 하다. 진실들이 하나씩 세상에 드러날 때마다 수사팀 사람들이 숨기고 있던 진실도 하나씩 벗겨져 나가고 앨버트가 계획해 놓은 것들이 어디까지 뻗어나갈 것인지 짐작조차 할 수가 없다.  

 

니클라 수녀에 의해 밝혀지는 앨버트의 실체, 앨버트가 뿌려 놓은 악의 씨앗들. 어디에 시선을 둬야할지, 아니 어디에 마음을 둬야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다. 과연 앨버트가 잡힐지조차 알 수가 없다. 그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상황, 밀라만이 이 사건의 모든 퍼즐을 쥐고 있고 그녀만이 앨버트를 잡을 수 있다. 언젠가는 밀라와 앨버트가 마주보게 될 날이 오겠지만 아직 그녀에게 그 시간이 허락되지 않는다. 그의 속삭임이 끝나지 않는 한 밀라도, 여섯 번째 여자아이의 이야기도 끝이 나지 않을 것이다. '앨버트'는 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 악을 만든 것일까. 아니 얼마나 많은 악을 깨운 것일까. 그 자신도 알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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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 현대문학 가가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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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범인이라는 건가. 추리소설을 읽는 즐거움 중의 하나를 빼앗다니 이럴 수가 있는가. 이렇게 범인의 정체를 밝혀내는 것을 독자의 몫으로 남겨둔다면 어쩌란 말인가. 답답하다 못해 이제는 화가 날 지경이다. 책을 다 읽었으나 중간에 책 읽기를 멈춰버린 것처럼 미진한 느낌때문에 책 속의 등장인물들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용의자가 준이치와 가요코라는 것은 알겠다. 그런데 야스마사 앞에서 변명을 늘어 놓는 두 사람의 진술과 야스마사와 가가의 이야기 사이에서 사건은 더 미궁으로 빠져드는 것 같고 누가 범인이라는 것인지 더 헷갈리고 만다. 가가 형사는 분명 소노코는 살해된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준이치와 가요코 이 두 사람 모두 소노코를 죽이지 않았다고 했으니 대체 누가 범인인 것일까. 범인이 자백을 하지 않으니 가가 형사와 야스마사 두 사람이 밝혀낼 수 밖에 없다. 아니 가가 형사의 몫이다.

 

처음에 야스마사가 소노코의 타살을 자살로 바꾸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자신은 여동생의 복수를 하겠다고 했지만 범인이 누구인지 밝혀내는 것도 어려울 뿐더러, 범인일 것이다라는 추정만 가지고 복수를 하겠다니 너무 무모해 보였다. 여동생 소노코를 위해 자신의 삶까지 버리는 것이 맞다고 말하지만 가가 형사가 소노코의 죽음을 타살로 보고 수사를 하고 있음에도 자살이라고 우기며, 중요한 증거를 내놓지 않는 모습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여동생의 죽음을 파헤쳐 범인을 단죄하기 보다 경찰을 직업으로 가지고 있어 이것을 적극 활용하여 범인을 밝혀내겠다는 의지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가요코는 처음에 소노코를 죽이려고 했으나 마음을 고쳐 먹고 주변 정리를 한 후 집으로 갔다고 야스마사에게 말했다. 그런데 그녀는 자신이 가져간 물건들은 왜 두고 온 것일까. 그녀가 정리해야 할 가장 중요한 물건인데 말이다. 범인이 소노코를 죽인 살해 동기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분명 소노코는 편지로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고 더 이상 이런 비인간적인 행동은 하지 않겠다는 글을 남겼는데도 그녀는 살해 당했다. 이것을 보면 범인은 소노코를 죽이는 일에 집중한 듯 보인다. 어떤 이유가 생기든, 소노코가 더 이상 위협이 될만한 존재가 아니어도 소노코를 꼭 죽여야겠다고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행복한 삶을 위해 작은 티끌조차도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일까.

 

'둘 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는 가가 형사와 야스마사의 싸움이다. 지금까지 가가 형사가 상대한 인물들 중에 뛰어난 두뇌로 가가 형사에 대적했던 사람이 있었지만 이번 상대인 야스마사도 그에 못지 않게 가가 형사보다 더 뛰어난 활약을 한다. 다른 경찰에 의해 사건이 해결되는 모습을 보는 것도 상당히 흥미로우나 다른 측면에서 다가가는 가가 형사의 모습을 보는 것이 더 새롭게 다가온다. 한 발 빠르게 범인에게 다가가는 야스마사 그리고 그를 뒤쫓는 가가 형사, 이 두 사람의 싸움이 어떻게 끝이 나게 될지 궁금하지만 가가 형사가 소노코의 죽음을 타살로 보고 움직이고 있는 한 야스마사와 가가 형사 두 사람의 싸움이 되기 보다는 힘을 합쳐 사건을 함께 해결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 예측 가능하다.

 

범인이 누구인지 알게 되면 직접 복수를 하려고 하는 야스마사, 그리고 그를 막기 위해 홀로 이 사건을 해결하려고 열심히 뛰어 다니는 가가 형사, 이로 인해 점점 긴장감이 고조되지만 아직 범인이 누구인지 명쾌하게 해답을 얻지 못한 독자들은 여전히 그 긴장감 속에 빠져 있는 것 같다. 가가 형사가 소노코를 죽인 범인을 꼭 잡을 것이라 믿지만 지금으로서는 이 답답함을 풀 길이 없으니 가슴만 칠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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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트레크 저택 살인 사건
쓰쓰이 야스타카 지음, 김은모 옮김 / 검은숲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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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당했구나. 첫 장부터 다시 살펴보기 시작했으니 당한 것이 맞을 것이다. 이 간단한 트릭에 당하다니, 예전에도 당한 적이 있던 트릭인데 또 당하고야 말았다. 그런데 솔직히 한정된 공간과 한정된 인원 속에서 범인을 찾아내고자 한다면 이 트릭 밖에 활용할 수 있는 것이 없을 것이다. 꼼꼼하게 읽었다면 알아낼 수 있었을까. 너무 대충 읽은 것이 아닌지 후회가 된다. '로트레크 저택 살인 사건'의 저자 쓰쓰이 야스타카가 작정을 하고 속였으니 알아채는 것은 어려웠을 테지만 말이다.

 

경찰들이 있는데도 두 번째, 세 번째 살인을 저지른 범인은 누군지 예측 가능했다. 총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이미 시게키가 범인으로 가장 유력했지만 살인 사건이 일어났을 때 다른 사람과 함께 있었다는 점에서 알리바이가 있어 혼란스러웠다. 그럼 누구지, 이 저택을 아는 구도인가? 결말을 알기 전까지만해도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착각의 늪에 빠진줄도 모르고 이번에는 기필코 범인을 밝혀내리라 결심까지 했으니 작가가 봤으면 얼마나 웃었을 것인가.

 

살해 동기를 보면 시게키에겐 동기가 없어 보였다. 억지로 끼어 맞춘다면 히로코와 육체적인 관계를 맺고 보니 그녀와 결혼한다면 빚을 갚지 못해 금전적으로 여유가 없을 터라 죽여야겠다 생각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보았지만 두 번째, 세 번째 살인까지 해야 할 이유가 없었기에 시게키도 제외할 수 밖에 없었다. 그다음에는 '구도'인데 그도 자신의 일이 아닌데 특별히 타인을 위해 살인을 저지를 이유가 없어 보였다. 아무리 시게키에게 책임감을 느끼는 가까운 사이라고 해도 말이다. 그렇다면 노리코의 아버지 기우치인가. 사윗감으로 시게키를 심중에 두고 있으니 시게키가 히로코를 좋아하는 것을 알게 된 후 첫 번째 살인을 저지를 수 있긴 하지만 그것도 이정도까지다. 딸인 노리코까지 희생할 이유는 없으니까. 이렇게 쓸데없는 엉뚱한 상상을 하고 있었으니 작가의 계략에 빠져 도저히 헤어나오지 못하는 게 당연했을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우습기 짝이 없는 일이다. 저자 쓰쓰이 야스타카가 만들어 놓은 트릭에 빠져 허우적 거리고 있었으니 말이다.

 

좋아, 인정한다. 기발한 아이디어였고 대단한 트릭이었다. 이런 밋밋한 이야기에 반전을 심어 두기 위해 이 트릭을 사용하지 않았다면 그저 그런 소설로 독자들에게 외면을 당하고 말았을 것이다. 트릭을 알아챈 후 남은 이야기는 짐작이 가능해서 남녀 사이의 애정문제를 서로 감추지 않고 고백했다면 이런 불행한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텐데 하는 안타까움에 '로트레크 저택 살인 사건'의 등장 인물들을 마음속에서 내려 놓기가 쉽지 않았다. 물론 고백한다고 사랑이 이루어졌을까 생각해 보면 답은 부정적이긴 하지만 더 큰 불행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기에 더 안타까운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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