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시내 나들이를 갔었는데, 말하자면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못본 척 휘리릭 지나칠 수는 없는 법일러라. 어찌할 수 없이 교보(서울 교보가 아니다)에 잠시 들러 이리저리 기웃거렸는데, 바로 그곳에서 전혀 예상치도 못한 운명적 만남이 이루어지게 되었던 것이었따.........역사소설 같은 걸 보면 이런 구절이 나온다. 그날 우연히 그는 교보에 들르게 되었다. 이 우연한 방문이 훗날 그의 운명에 그렇게 큰 영향을 주리라고는 그 자신은 물론 그 누구도 그 당시에는 알지 못했다.....뭐 이런 거 말이다.

그날 교보에서 본인은 직소퍼즐을 하나 구입하게 된다. 1000피스 짜리로...하룻 강아지 범 무서운줄 모른다고 본인이야 뭐 퍼즐에 관심도 없고 어쩌다 퍼즐이란 것을 끼워 맞추어 본 기억도 가물가물 삼삼한데, 금회 행차시 동행한 우리 마눌님께옵서 왠 심사로 그러하셨는지 갑재기 퍼즐이 재미있을 것 같다면서 덜렁 구입하게 된 것이었다. 클림트의 <키스>


그러니까 그걸 구입한 시각이 6월3일 18:00경. 저녁을 먹고 그 1000조각을 방바닥에 풀어헤쳐벌셔 놓은게 21:30경. 그로부터 그야말로 퍼즐과의 한판 처절한 악전고투가 시작되었으니 본인은 허리가 끊어지는 듯한 통증을 안고 6월 4일 03:00경 취침. 마누라는 밤을 꼴딱 세워가며 깽깽대다가 06:00경에 뒤로 나자빠졌고, 해가 중천을 지나 서천으로 기울어질 무렵에 일어나 늦은 점심을 먹고 다시 둘이 같이 붙어앉아 새벽까지 쪼물딱 쭈물럭 꿍꿍.....온몸이 쑤시고 다리가 저리고 무릎이 아프고 눈알이 빠져 튀어나올라고 하고.....여차저차 차차차 파란곡절을 거쳐 엄숙 경건한 현충일 하오 2시경에 작품의 완성을 보게 되었으니 실로 감개가 무지무량하였다. 이에 그 인고와 고난의 과정을 디카에 담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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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ni 2006-06-09 0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굉장해요. 과정이 저리 생생하니 감탄스러워요.

조선인 2006-06-09 0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첫 도전이 1000조각이라니, 그걸 이틀만에 다 해내다니 존경스럽습니다. @,@

붉은돼지 2006-06-09 16: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냐오님/ 뭐 굉장할 건 없고요....님도 한 번 해보세요..나름으로 재미있습니다. 방바닥에 펼쳐놓고 하면 팔다리허리어깨 온몸이 다 아픕니다. 큰 상 같은 걸 펴놓고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조선인님/혼자 한 건 아니고요.. 마누라하고 같이 근 4일동안 식음전폐하고 했습니다. 그리고 며칠전에 또 하나 구입했습니다. .클림트의 <엄마와 아기(역시 1000조각!!)> 로...

조선인 2006-06-09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거거걱 클림트로 도배를. ㅎㅎㅎ

붉은돼지 2006-06-11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음엔 고흐로....생각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