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70년대에 미국에서 활동한 캐나다 출신 남성 4인조 밴드인 The Four Lads의 노래 중에 “Istanbul(Not Constantinople)” 이라는 것이 있다. 이 노래는 1953년에 발표되었는데, 오스만제국이 콘스탄티노플을 함락한 해가 1453년이니 말하자면 함락 500주년 기획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가벼운 스윙 스타일의 노래로 경쾌하고 흥겹다. 듣고 있으면 궁뎅이가 들썩거린다. 가사도 유머러스하다. 약간 유치하기까지 하다. 이 유구하고 영광스러운 도시의 빛나는 문화와 역사 혹은 애절한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지는 않다. 다만 도시의 명칭이 과거에는 콘스탄티노플이었지만 지금은 이스탄불로 바뀌었다는 이야기뿐이다. 얼쑤!얼쑤! 흥이 좀 날려면 약간은 유치해야 한다. 조금 망가져야 사람들이 즐거워한다. 가사는 이렇다.

 

Istanbul was Constantinople
Now it's Istanbul not Constantinople
Been a long time gone
Old Constantinople's still has Turkish delight
On a moonlight night

 

Every gal in Constantinople
Is a Miss-stanbul, not Constantinople
So if you've date in Constantinople
She'll be waiting in Istanbul
Even old New York was once New Amsterdam
Why they changed it, I can't say
(People just liked it better that way)

Take me back to Constantinople
No, you can't go back to Constantinople
Now it's Istanbul, not Constantinople
Why did Constantinople get the works?
That's nobody's business but theTurks'
 
 Istanbul!!  Istanbul!!

Even old New York was o'nce New Amsterdam
Why they changed it, I can't say
(People just liked it better that way)

Take me back to Constantinople
No, you can't go back to Constantinople
Now it's Istanbul, not Constantinople
Why did Constantinople get the works?
That's nobody's business but the Turks’

Istanbul!

 

초반에 나오는 ‘Turkish delight’는 터키 젤리과자인 로쿰을 이야기하는 것 같은데 여기서는 약간 중의적인 뜻으로도 쓰인 듯도 하다. 이 노래는 우리나라에서는 1950년대에 추억의 이스탄불이라는 제목으로 소개되었다. “단장의 미아리 고개로 유명한 콜롬비아 레코드 전속가수 이해연이 불렀다. 노래 가사는 당연히 개사되었다. 도시의 이름이 바뀌었다고 자꾸만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아가씨를 조심하라는 것인지 아가씨는 조심해야 한다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황홀한 밤거리에서 방황하다가 까딱하면 큰일난다고 주의를 촉구하는 교훈적인(?) 내용으로 바뀌었다. 번안가요의 가사는 이렇다.

 

이스탄불! 아가씨 조심해요, 이스탄불! 유혹이 많은 거리

멋있는 술집도 많은 거리, 아가씨는 춤을 잘 추네

이스탄불! 아가씨 조심해요, 이스탄불! 유혹이 많은 거리

밤이면 사고도 많아서 까딱하면 큰 일 납니데이~

 

황홀한 밤거리 너 혼자 거닐 때

아가씨들 윙크하는 여인의! 조심해요 조심해

이스탄불 아가씨 조심해요, 이스탄불 유혹이 많은 거리

밤이면 봄바람 바람 바람 정열에 불타는 거리 까닥하면 큰일 납니데이~

 

이스탄불! 이스탄불! 이스탄불! 이스탄불! 이스탄불! 이스탄불!

 

황홀한 밤거리 너 혼자 거닐 때

아가씨들 윙크하는 여인의 조심해요 조심해

이스탄불 아가씨 조심해요 이스탄불 유혹이 많은 거리

밤이면 봄바람 바람 바람 정열에 불타는 거리 까닥하면 큰일 납니데이~

이스탄불! 아가씨 조심해요 이스탄불! 유혹이 많은 거리

밤이면 사고도 많아서 까딱하면 큰 일 납니데이~

 

터키 노래하면 역시 위스크다르를 빼놓을 수 없다. 연세 지긋하신 분들은 한번 들어보시면 다 알 것이다. 1953년 미국의 여배우이자 가수인 어사 키트(Eartha Kitt)가 음반을 내면서 유명해진 우스크다라는 이후 수많은 가수들이 리메이크하면서 전세계적으로 알려졌지만 원래는 우리나라의 아리랑만큼이나 유명한 터키 민요다. 한국전쟁에 참전한 터기 군인들에 의해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되었다. 터키는 우리나라에 미국, 영국 다음으로 많은 15,000명의 군인을 파병했다. 그 군인들이 유혈의 전장에서 떠나온 고향을 그리워하며 부른 노래가 바로 우스크다라. 아라비아 지방의 독특한 선율로 실연당한 여인네의 목소리처럼 특이한 음률이 매력적이다.

      

어사 키트는 소생에게는 뭐 금시초문이지만 나름 유명한 배우이자 가수다. 어사와 관련하여 두가지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다. ‘매우 훌륭하다는 의미의 프랑스어는 세시봉이다. 많이 들어보셨죠??? 아국에서는 조영남, 송창식, 윤형주 등이 출연하기도 했던 최초의 음악감상실로 더 유명하다. ‘세시봉은 노래로도 유명한데, 1947년에 프랑스 작곡가 '앙리 베티(Henri Betty)'가 만든 이 곡은 한동안 가수를 찾지 못한 채 묻혀 있다가, 1950년에 '제리 시렌(Jerry Seelen)'이라는 미국 가수에 의해 'It's So Good'이라는 제목으로 불려지면서 알려지기 시작했고, 1953년에는 미국의 한 흑인 여가수가 고혹적인 음성의 프랑스어로 노래해 빌보드 싱글 차트에서 8위 까지 오르기도 했다. 그 가수가 바로 어사 키트다.

 

또 하나. 1968년 베트남 전쟁이 한창이던 당시 어사 키트는 배트맨 TV 시리즈에서 캣우먼 역을 맡아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었다. 한번은 백악관의 오찬 행사에 참석했는데, (당시 대통령은 존슨이었다) 영부인이 어사에게 베트남 전쟁에 대한 그녀의 생각을 물었다. 그녀는 이 자리에서 당당히 이렇게 대답했다는 것이다. '당신들은 이 나라의 가장 뛰어난 젊은이들 내보내서 총에 맞아 죽거나 병신이 되게 했어요. 아이들이 들고 일어나는게 당연하죠' 이 한 마디로 그녀는 그후 10여년 동안 미국의 어느 무대에서도 설 자리를 찾을 수가 없게 된다. 미국을 떠나 유럽을 전전하던 그녀는 1978년이 되어서 카터 대통령이 다시 백악관으로 초청하면서 복귀하게 된다.

 

우스크다라가사의 내용은 엄격한 이슬람 율법이 지배하던 오스만투르크 시대에도 여성이 마음에 드는 남성에게 손수건을 건네며 은밀하게 사랑을 고백했다는 얘기를 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위스키 달라, 소주 달라, 막걸리도 좋다 어쩌고...’ 하며 우스개섞인 노래로 고쳐 부르기도 했다. 일명 웃기게 따라부르기로 이름난 노래로는 보니엠의 바빌론강가에서를 빼놓을 수 없다. 가사는 고대 유대왕국이 바빌로니아에게 절단나고 유대 백성들은 바빌론으로 포로로 잡혀와 바빌론 강가에서 떠나온 조국 시온을 생각하며 울었다는 그런 내용이다. 디스코풍의 이 노래는 우리나라 코미디프로에서 다들 이불개고 밥 먹어, 왜에에에 너는 이불 안개고... 어쩌고....‘ 하는 가사로 바뀌어 불리기도 했는데, 한 민족의 가슴아픈 역사가 우스개가 되는 것은 유감이기는 하나 그런 것들을 일일이 다 생각하다보면 골머리가 터져서 살아도 오래 못살게 될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는 소견이다. ’우스크다르의 번안가요 역시 추억의 이스탄불을 부른 이해연이 불렀다. 앨범은 1957년 첫 발매되었다. 당시는 말하자면 번안가요의 전성시대였다. 가사는 이렇다. 작사가는 무슨 생각과 의도로 이런 가사를 썻는지 도무지 알 수 없다.

 

UskDara 머나   찻아 와보니!
의심없이 듣던 대로 이상한 나라!
이것 저것보고 듣고정말 놀랬어!
이래서야 남자꼴이 말이 아니지!

 

'우스크 다라모든 여자 녹여 줄려고!
있는 멋을  내고서 으시대기에!
어찌되나뒤를 따라가 보았더니!
말도 마오녹은 것이글쎄남자야!

 

'Usk Dara'  아시오?!
거기선천한 나라인데요거기선!
남자들이 여자한테 맥을  춘다나봐요!

TURKEY, TURKS

 

'Usk Dara' 좋은 나라멋있는 나라!
여자라고 깔보다간   다치지!
무릎 꿇고  손으로 빌기 싫거든!
정신 바싹 차리고서어서 빌어요!

 

여자를 녹여준다고 큰소리치다가 결국 녹은 것이 남자라. 지당하신 말씀이라는 생각이다. 큰소리 잘 치는 것도 그러하려니와 아무래도 녹기로 말하자면 여자보다는 남자들이 더 잘 녹아나는 물건임에는 틀림는 것이다. 흐물흐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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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6-09-08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궁뎅이가 뮙니까? 엉덩이라고 하셔야죠.ㅋ 한국 가요사란 영화가 있군요. 어제 <해어화>란 영화를 봐서 그런가 왠지 땅기는군요!

붉은돼지 2016-09-08 15:00   좋아요 0 | URL
어머! 스텔라님...호호호.... 사전을 찾아보니 엉덩이의 아래 부분을 궁둥이라고 하고 궁뎅이는 궁둥이의 방언이라고 하네요....모르셨죠???? 저도 오늘 처음 알았어요....호호호호

제가 스텔라님의 노작 <네 멋대로 읽어라>는 벌써 9.1.날 주문했는데요, 외서와 함께 주문하는 바람에 9.26.은 되어야 배송된다고 하는군요...그래서 분리배송을 문의했더니만 , 분리배송하면 5만원 구입에 주는 2천 마일리지가 없어진다고 하는군요....그래서 그냥 눈알이 둘러빠지든지말든지 그냥 기다리기로 했어요...ㅜㅜ ....좀전에 보니 독서에세이 주간 13위에 올랐더군요...^^

붉은돼지 2016-09-08 16:09   좋아요 1 | URL
아....그리고 한국가요사는 영화가 아닙니다. 책입니다. 스텔라님 ^^

stella.K 2016-09-08 16:17   좋아요 1 | URL
아유, 언제고 읽어만 주시면 영광이죠. 무슨 때를 따집니까?ㅋㅋ

근데 누가 그러더라구요. 엉덩이로 하라고. 궁뎅이는 외설스러운 말이라나 뭐라나...ㅠ

아, 영화에 관한 책이 아니라는 거 알아요.
근데 그 영화에 이난영과 우리나라에 사라진 창법 정가를 재현했더라구요.
중국의 경극에서의 창법과 비슷한 것 같은데
혹시 관련 자료가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그거 보니까 갑자기 우리나라 가요사가
궁금해지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