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
소생이야 과문해서 금시에 초문이지만 꽤 유명한 문구인 것 같다.
박경철의 자기혁명 처음에 이 문구가 나온다.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이란 책도 재미있게 혹은 감동깊게 읽었고,
우연한 기회에 특강을 듣게 되어 개인사적인 이야기도 들었고,
소생이 졸업한 중학교 바로 옆에 있던 같은 교명의 고등학교를 졸업했고,
따라서 동향이란 말이고, 이런 저런 여러 가지 사유로 호감을 가지고 있던 차에
요즘 안풍이니 뭐니 해서 박경철이 덩달아 둥실 뜨고 있는 상황에서
마침 때맞추어 자기혁명이라는 책이 나온 걸 알았고
소생 원래 자기개발서 종류는 썩 선호하지 않는 편임에도
위에서 언급한 이런저런 사유로 이 책을 사서 보게 되었는데
여러 가지로 바쁜 의사양반은 첫 페이지에 괴테의 이 문구를 인용하고 있었다.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
한편 “하트의 전쟁”이 무지막지하게 재미있다고 해서 구입하기는 이미 수십년전에 구입해 놓았는데, 안 읽고 있다가 얼마전에 갑자기 보고 싶은 마음이 생겨서 읽기 시작햇는데 정말 재미있기는 재미있더라나 뭐라나. 책 보는 거 때문에 마누라에게 질책받기는 소생같은 애독가에게도 여러해 만의 일이라. 삼시새끼 설거지며, 청소며, 밥하고 빨래하고 빨래 개고(이 빨래 개는 작업도 무시못할 작업이라. 개는 게 끝이 아니고 마누라 빤스며, 내 양말, 아새끼 옷가지, 수건 등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도 귀찮은 일인데, 마누라 빤스 난닝구와 내 양말 등을 두손에 억지로 들고 가서 농안 서랍에 넣고 오면 아새끼가 차곡차곡 개어 놓은 수건하고 지 옷가지를 흐트려 놓기 일쑤라...), 애 목욕시키는 거 하며, 젖주는 거(물론 나는 젖이 없거니와 말하자면 영양을 공급하는 그런 작업) 이런거 소홀히 하고 책만 보고 있다고 이 책 읽는 동안 몇 번 지적을 받았던 것이다.
각설하고, 이 재미있는 소설을 읽다가 우리의 하바드 법대 공부벌레 출신의 토미가 깜둥이도 백인과 똑같이 고상하고 지적인 존재라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흑인 조종사 스콧에서 고전을 암기하게 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 와중 이 문구가 문득 나왔던 것이다.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
깜짝 놀랬다. 햐~ 며칠 전에 읽은 글인데...유명한 문구구나. 내가 무식하긴 무식하구나, 이런 생각을 했다. 그렇다고 내가 이 문구를 가지고 철학적 사색을 거듭한 것은 아니다. 책이 너무 재미있어서 그럴 여유도 없었을뿐더러 총명석하신 괴테선생께서 그렇다고 하면 그런줄 알면 되는 것이다. 소생은 단지 이제 소생도 이 문구의 출처와 곁가지를 어느정도 알고 있는 약간은 고상한 사람이 되었다는 그런 보람을 말하고 싶을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