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키타 통나무집 문 

우리가 묵었던 통나무집으로 들어가려면   

반드시 이 문을 통과해야 합니다. 

조각이 좀 특이하지요? 

우리나라의 절에 들어거는 것처럼 

모든 악귀를 물리치고 가라는 뜻일까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비 오는 날의 수제비

며칠 째 계속해서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이번 주말이 설 명절이라 이래저래 이동이 많을 텐데 날씨가 궂어서 걱정이 됩니다.
아이들도 집으로 돌아와야 하고, 한솥밥 먹는 가족들도 각기 자신들의 고향으로 가야 할 텐데 말입니다.
명절 전 마지막 장날이라 진눈깨비를 맞고 시장에 갔다 왔습니다.
설날 큰댁에 갔다가 바로 돌아와야 하니 며칠 먹을 먹을거리들을 사왔지요.
두부, 물미역, 똑도기자반, 비지, 부추, 시금치...이런 것들을 사왔습니다.

도시에서 나서 자라온 저는 비의 소중함을 제대로 실감하지 못합니다.
물론 요즈음이야 좀 나아졌지만요.
한 해 농사를 지으려면 봄이 되기 전에 간간히 비가 내려 땅을 부드럽게 풀어줄 필요가 있다더군요.
그래도 며칠 좀 기다렸다가 내렸으면 싶습니다.

저는 비오는 날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남편은 비오는 것도 좋아하고 비오는 날 드라이브도 좋아합니다.
컴퓨터를 자주 만지는 저는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비도 컴퓨터처럼 저장을 했다가 <불러오기>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 같은 것이지요.
그러면 마음이 좀 꿀꿀할 때 <비를 불러오기 할까요?>에 Enter를 치면 될 텐데요. 

아침 설거지를 한뒤 안웅큼의 밀가루로 만죽을 해두었습니다.    

오늘의 점심 메뉴입니다.
비 오는 날의 또 다른 행복이지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최인호의 인연 - 최인호 에세이
최인호 지음, 백종하 사진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12월
평점 :
품절



최인호는 <인연>에서 지금 자신이 서 있는 자리에 오기까지 만난 인연들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가족과 친구와 이웃과 길 위에서 만난 이름 모를 인연들까지 기억을 떠올리며 따뜻하지만 다소 낮은 톤으로 서술하고 있다.

살아가다 보면 슬픔은 우리 곁에 아주 가까이 있지만, 슬픔의 손아귀가 너무나 단단하여 우리를 꽁꽁 붙잡고 있지만, 어쩌면 우리가 그 슬픔 앞에 조금 더 겸허해질 수 있다면 슬픔은 우리 가슴으로 스며들어 또 다른 희망의 여린 불빛으로 피어날지도 모른다. p.66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살아가면서 생기는 감정이나 인연은 모자이크이다. 작은 조각 하나하나가 모여 전체의 그림을 만드는 모자이크다. 모자이크 조각 하나하나는 작은 개체로서의 의미는 있지만 그게 필요한 자리에 맞춰 들어갈 때까지 그 가치에 대해 소홀할 수가 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느끼는 슬픔이나 어려움, 고통들도 어쩌면 신이 준비해둔 장치들이 아닐는지. 그래서 오랜 세월이 흘러서야 그 의미와 가치를 짐작할 수 있는지도 모른다.

나는 죽음이 그러하다는 걸 안다. 죽음은 너무나 당황스런 떠남이지만, 오래 기다린 죽음은 그제야 출발하게 되는 먼 여행과도 같을 것이다. 미리 떠나서 긴 시간을 기다려준 사람들의 자리로 고개를 긁적이며 찾아가는 쑥스러운 여행길. p143


   그런 의미에서 최인호의 인연은 그전의 산문들과 많이 다르다. 그전의 산문은 맑은 시냇물의 통통 튀는, 자잘하게 부서지는 경쾌함이었다면 <인연>은 그 시냇물이 건너와 눕는 긴 강의 안도함, 홀가분함, 너그러움이 느껴진다. 경쾌함 대신 삶을 바라보는 원숙한 시선이 자리 잡았다.

 그것은 작가의 연배가 가질 수 있는 세월의 편안함일 수도 있겠고, 지금까지의 삶의 여정을 한번 쯤 정리하고 돌아보아야 하는 작가의 형편과 사정에 의한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일상을 살아가는 데에 요구되는 힘은 학문에 토대를 둔 이론이나 철학적 담론이 아니다. 누구나의 삶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지극히 평범하고 무심한 삶을 살아낸 보통사람들에게서 도출된, 검증된, 합의된, 그런 작은 지혜들이다.

내 서재에 있는 최인호의 다른 산문집  

저녁이 다가오면 쓸쓸f해지는 짐승은 인간만이 아니라고 한다. 저녁이 오면, 대자연의 모든 식물과 짐승들의 눈빛이 순해지고 밤을 맞이할 준비를 한다고 한다. 이 지상의 모든 생명들이 자신의 외로운 그 눈을 바라보아야 하는 것이다. p27

최인호의 <인연>은 삶의 작은 징검다리를 하나씩 하나씩 밟으며 건너온 자가 쓴 아름다운 자기 고백이다.

담담하고 무심하다. 따뜻하고 그윽하다.

저녁 무렵에 읽을 만한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꽃 피는 삶에 홀리다 - 손철주 에세이
손철주 지음 / 생각의나무 / 2009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홀리는 것은 꽃 피는 삶 뿐만이 아니다. 

지은이는 그림 이야기를 하면서도 짐짓 현실의 삶을 숨겨놓았다.  

그것을 찾는 재미가 솔솔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커피는 추억이다.

고등학생이었던 나는 아침이면 도시락보다 보온병을 더 먼저 챙겼다.
그때만 해도 흔하지 않았던 보온병을 몇 달 용돈을 아껴서 샀다.
학교에 커피를 가져가기 위해서. 물론 커피를 좋아했지만
그 때는 맛보다는 친구들과 한 모금씩 나눠 마시고 수다를 떠는 그 맛이 더 좋았을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친구가 뜨거운 물인 줄 알고 보온병의 커피를 도시락밥 위에 부었다.
마침 지나가시던 선생님께서 그걸 보시고 농담 한 마디 하셨다.
“야 이놈들아, 소주도 아니고  커피에 밥 말아 먹냐?”
벌써 오래 전의 일이다. 
 

#2  커피는 극기훈련이다.

밤 11시 39분에 문자메시지가 왔다.
나는 예수쟁이라 새벽기도회에 가느라  새벽 4시 30분에는 일어나야 한다.
그러니 밤늦은 시간의 전화나 문자메시지는 거의 없다.
폰을 열어보고는 나는 명치끝이 저려오는 아픔을 느꼈다. 아들이 보낸 것이었다.
‘조금만 참으세요,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열심히 공부하고 있으니까’
대학수학능력 시험을 치르기 보름 전이었다.
어미의 뒷바라지도 없이 밤 깊은 시간까지 공부를 하다가 얼마나 외롭고 힘이 들었으면
자기 스스로에게 다짐을 하듯 어미에게 그런 문자를 보냈을까 싶었다.
남편이 처음 직장을 버리고 자리를 옮겨 앉느라 우리는 수없이 이사를 다녔다.
그러느라 아들은 초등학교를 네 곳, 중학교를 세 곳이나 거쳐서 졸업을 하였다.
다시는 전학을 시키지 않으려고 아예 기숙사가 있는 고등학교로 보냈다.
집에 오려면 차를 다섯 번이나 갈아타야 하고, 공부도 벅찬 학교였다.
내 아들이 저렇게 힘들어 하고 있는데 생각을 하니 가슴이 끓어 넘쳤다.
커피를 끊었다.
나는 밥은 하루쯤 먹지 않아도 커피는 그러기가 힘든 사람이다.
그런 내가 커피를 끊었다.
어미인 나도 한 가지 ‘힘듦’을 안고 있어야 공평할 것 같았다.
아들이 본고사를 치르고 발표가 나기까지 100일 동안 커피를 끊었었다.
 

#3  커피는 세월이다.

문학청년이었던 오빠 덕에 나는 일찍부터 커피 맛을 알았다.
국산 커피가 널리 보급되기 전까지는 쓰디쓴 맛의 미제 커피를 가끔씩 마실 수 있었다.
그런데 결혼을 하고 보니 식성이 좋은 남편이 딱 하나 먹지 않는 게 있었는데 바로 커피였다.
결혼한 후 얼마 전까지 나의 커피 마시기는 수난의 역사였다.  몸에 좋지도 않은 것을, 더구나 커피의 역사를 알면,  한잔의 커피가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알면 그렇게 생각없이 마셔서는 안된다 ...뭐 그런 잔소리들이었다.
그런 남편이 얼마 전부터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다.
물론 내가 즐겨 마시는 일명 ‘다방커피’ 말고 갓 내린 원두커피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비 오는 창가에 마주 앉아 향기로운 한 잔의 커피를 마시는 꿈을 이루었다.
세월의 힘이다.
헤어지지 않고 살아오길 잘했다.  

***요즘 '커피 마시기'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이년 전 건강검진을 했는데 콜레스테롤이 높다는 것이었다.  남편에게도 말하지 않고 그냥 넘어갔는데 얼마전의 검사에서도 여전했다.  소식하는 편이고, 고기도 즐기지 않고, 체중도 적당한(?) 아줌마인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커피'프림'이 주범인 것 같았다.  의사의 꾸지람을 엄청 듣고, 눈물을 머금고 커피를 줄이고, 그나마 남편과 같은 원두커피로 바꾸었다.  남편은 콜레스테롤 때문인지도 모르고 '흐흐흐' 음침하게 웃으며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ㅇㅇㅇ(제 이름), 내 동네로 이사 온 것을 축하한다!"  '통일'을 좋아하는 사람이니 그동안 아내는 '다방커피' 남편은 '원두커피' 엄청 못마땅한 모양이었던 것이였던 것이다


댓글(8)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무해한모리군 2010-02-09 0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흐흐 다방커피는 그 만의 매력이 있어 원두로 대체하기는 어려울듯 한데요 ^^

gimssim 2010-02-09 16:49   좋아요 0 | URL
그러게나 말이에요. 제가 다니는 교회에 100원 넣으면 나오는 기가 막힌 프림 커피가 있는데 그 유혹을 이기진 못해요. 새벽기도 마치고 커피 한 잔 뽑아서 아무도 없는 컴퓨터실에가서 글도 쓰고 님들의 글도 읽고 하는 그 재미를 어찌 빼앗기겠어요. 그 대신 주문을 걸죠. '난 정상이다아!'

라로 2010-02-09 0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통일을 좋아하시는걸보니 남편분은 저와 닮은과이신것 같아요~.^^;;;;

gimssim 2010-02-09 16:51   좋아요 0 | URL
전 좀 자유로운 영혼이라...손발 맞추기에 어려움이 있긴 하지요.

마그 2010-02-09 1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커피.. 하루에 수도없이 마셔대던 다방커피를 줄이기 위해.. 다른 차들을 또.. 접하고 있습니다. 아우... 물론 잘 내려진 원두커피도 맛있지만. 역시 최고는... 다방커피인지라... ㅎㅎ 왠지 남의 일 같지 않습니다. ^^

gimssim 2010-02-09 17:16   좋아요 0 | URL
다방커피에의 향수...근데 이젠 좀 몸에 대한 예의를 갖추어야 하는 나이다 보니 줄이긴 해야겠다는 생각이...

순오기 2010-02-11 0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커피를 마시기 위해 아침을 꼭 먹던 때가 있었죠.^^
커피 프림이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나요? 매년 혈압이 높게 나와서 작년 2월부터 즐겨마시던 '다방커피'를 끊었답니다. 지금은 외출하거나 독서모임에서 마시는 정도로 참을만합니다.^^
통일을 좋아하는 남편 분, 내 동네로 이사온 걸 축하한다는 멘트가 멋진데요.^^

gimssim 2010-02-11 10:27   좋아요 0 | URL
커피프림이 우리 체내에서 잘 분해되지 않은 성분이라는 말을 들은 터라 저 혼자 그렇게 추측한 거죠. 두어 달 동안 애써서 콜레스테롤 수치를 정상으로 낮추고 보니...간사한 사람의 마음이라 하루 한 잔 정도는 '다방커피' 마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