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의 수제비

며칠 째 계속해서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이번 주말이 설 명절이라 이래저래 이동이 많을 텐데 날씨가 궂어서 걱정이 됩니다.
아이들도 집으로 돌아와야 하고, 한솥밥 먹는 가족들도 각기 자신들의 고향으로 가야 할 텐데 말입니다.
명절 전 마지막 장날이라 진눈깨비를 맞고 시장에 갔다 왔습니다.
설날 큰댁에 갔다가 바로 돌아와야 하니 며칠 먹을 먹을거리들을 사왔지요.
두부, 물미역, 똑도기자반, 비지, 부추, 시금치...이런 것들을 사왔습니다.

도시에서 나서 자라온 저는 비의 소중함을 제대로 실감하지 못합니다.
물론 요즈음이야 좀 나아졌지만요.
한 해 농사를 지으려면 봄이 되기 전에 간간히 비가 내려 땅을 부드럽게 풀어줄 필요가 있다더군요.
그래도 며칠 좀 기다렸다가 내렸으면 싶습니다.

저는 비오는 날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남편은 비오는 것도 좋아하고 비오는 날 드라이브도 좋아합니다.
컴퓨터를 자주 만지는 저는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비도 컴퓨터처럼 저장을 했다가 <불러오기>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 같은 것이지요.
그러면 마음이 좀 꿀꿀할 때 <비를 불러오기 할까요?>에 Enter를 치면 될 텐데요. 

아침 설거지를 한뒤 안웅큼의 밀가루로 만죽을 해두었습니다.    

오늘의 점심 메뉴입니다.
비 오는 날의 또 다른 행복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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