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설날입니다. 

밤 늦은 시간, 아들이 찍은 저의 사진을 보고 잠시 생각에 잠겼습니다.   

어쩌다 보니 이런 두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어쩌면 저도 모르는 사이에 이런 두 가지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었는 듯 합니다.

두 손을 굳게 마주 잡은 사진과 두 손을 가지런히 앞에 모은 사진입니다. 

나이는 한 살 더 먹었는데, 어떤 자세로 살아가야 하는지...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많이 의식하며 살아가야 하는 저로서는 사실 어느 것이 저의 본 모습인지 햇갈릴 때가 많습니다. 

사실 '여전사'나 '싸움닭'이 아닌 '마음 따뜻한 사람'으로 돌아오고 싶습니다만, 그렇게 살아가기에는 현실이 녹녹하지가 않습니다. 

그러나 나그네의 옷을 벗기는 것은 세찬 '바람'이 아니라 따뜻한 '햇빛'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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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0-02-18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사진 지난번에 봤는데 댓글을 못 남겼어요.
보이는 부분만 보고도 님을 짐작해봅니다~ 단아함이 깃든 기품!

gimssim 2010-02-18 23:26   좋아요 0 | URL
설날 아침, 아들의 새배를받고 찍은 사진이예요.
단아하진 않고, 그저 좀 '폼생폼사'로 살고 싶은 마음은 있어요.
설 명절은 잘 지내셨지요?
 



내게 있어서 ‘박카스’는?

설날이라 서울에서 공부하던 아들이 돌아왔습니다.
방학이지만 이제 새 학기에는 4학년이 되는 터라 이것저것 마음이 바쁜 모양입니다.
졸업을 하고, 군대에 다녀와서, 취직을 해야 하는 일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게 살아가는 것이기는 하지만 청년 실업률이 사상 최악이라는 소리들이 들려오니 어미로서 마음 한 켠이 아립니다.
아이가 헤쳐 나아가 하는 세상은 너무 막막해 보입니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명절이면 아이들이 데리고 큰댁으로 가곤 했는데, 어느덧 집으로 돌아올 아이들을 기다려야 하는 세월 위에 제가 서 있군요.
아무튼 아이의 얼굴을 볼 수 있는 저로서는 더할 수 없는 설날 선물인 셈입니다. 

말에는 힘이 있습니다.
제가 즐겨 쓰는 성경말씀이 있습니다.
이사야 55장 10-11절 말씀

*** 이는 비와 눈이 하늘로부터 내려서 그리로 되돌아가지 아니하고
땅을 적셔서 소출이 나게 하며 싹이 나게 하여
파종하는 자에게는 종자를 주며 먹는 자에게는 양식을 줌과 같이
내 입에서 나가는 말도 이와 같이 헛되이 내게로 되돌아오지 아니하고
나의 기뻐하는 뜻을 이루며 내가 보낸 일에 형통함이니라

그 말씀의 능력을 믿고
우리 내외는 우리에게 주어진 '숙제'를 빨리 하려고 애를 씁니다.
그전에 학창 시절에 끊임없이 아들에게 세뇌를 시켰습니다.
'엄마 사전에는 재수는 없다'
그 영향이라 믿습니다.
아이는 다행히 재수는 필수라는 고등학교에 다녔음에도 재수를 거치지 않고 대학에 갔습니다.

지금도 또 하나
“졸업하면 군대 갔다가 취업하고 직장에 적응하면 결혼했으면 좋겠다.
엄마는 그렇게 열심히 기도하고 있으니 ...understand?
엄마는 숙제 빨리 마치고 놀고 싶다아!'“
주입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리라 믿습니다.
욕심 같아서는 고등학교 때부터 떼어 놓은 아들인데 좀 오래 데리고 싶기도 하지요.

그 아들이 왔습니다.
오면서 아버지가 좋아하는 '박카스'를 사가지고 왔네요.
아이를 기숙고등학교에 보내면서 일 년에 서너 번 집에 올 때 빈 손으로 오지 않도록 가르쳤더니
그 때부터 지금까지 변하지도 않고 '박카스'입니다.

제게 있어서 박카스는 '희망'이 아니고 '아들의 귀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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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는 감동이다
유재필 지음 / 두란노 / 2009년 12월
품절


길이 없으면 만들며 나아가야 한다. 믿음이 없는 사람도 옳고 그름은 판단할 수 있다. 화려한 미사여구보다 진심 어린 섬김과 헌신이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래서 전도는 보여 주는 것이다.
-6쪽

목마른 자에게 물을 주지 못하고, 영혼 구원에 생명을 바치지 않는 교회는 교회라고 할 수 없다. 심장이 마비된 교회다.
-13쪽

좋은 것을 거두고 싶다면 먼저 나의 생각과 행동부터 돌아보아야 한다.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왜 가시와 엉겅퀴가 나오는지 돌아보아야 한다. 아름답고 복되며 선한 것 외에 심지 말아아 할 것을 심은 것은 아닌지 돌아보아야 한다. 심어야 함 거둘 수 있다.
-41쪽

전도는 전투다. 그러므로 먼저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하고 영적인 싸움에서 승리해아 한다. 불안과 조바심은 전도의 발목을 잡는 악한 원수 마귀의 수법이다.
-48쪽

믿음은 막연한 가능성이 아니다. 마음에 그리는 허상도 아니다. 사막에 피어나는 신기루도 아니다. 믿음은 확실한 하나님의 언약이며 성취다.
-51쪽

기적은 무릎의 열매다. 기도만이 문제 해결의 열쇠요 해답이다.
-70쪽

기도는 약한 자가 하는 것이 아니라 강한 자가 하는 것이다. 방법이 없어서가 아니라 하나님만이 해답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기도만이 하나님을 움직이는, 하나님의 긍휼하심과 은혜를 입는 통로이기 때문이다.
-87쪽

눈에 보이는 것으로만 인생을 살려고 하지 말라. 눈에 보이지 않는 아름다운 세계가 우리 앞에 있다.
-139쪽

하나님을 사랑한다면 무언가 달라져야 한다. 사랑에 빠진 사람은 낯빛이 달라지고 말시가 달라지고 행동이 달라진다. 아무리 숨겨도 드러나게 마련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라면 내 모든 것을 다 주어도 아깝지가 않다. 더 줄 것이 없어 안타깝고 미안한 것이 사랑이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그리스도인의 마음도 이와 같아야 한다.
-138쪽

이제는 예수님을 알고 배우는 것에만 머물지 말고 배운 것을 삶의 현장에 적용하여 생명력 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 배운 것을 실전에서 사용할 때 창조와 생산이 가능하다. 기독교는 이성이나 지성으로 깨닫는 것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149쪽

우리의 정체성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왕 같은 제사장이다. 왕은 타협할 필요가 없다. 다만 통치하며 명령하면 된다. 하나님께서 모든 주권을 우리에게 이양하시고 우리의 방패가 되어 주셨다. 왕은 주먹이나 칼로 싸우지 않는다. 돈이나 지식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왕은 권위를 가지고 선포하기만 하면 된다.
-152쪽

로키산맥 해발 3,000미터 높이에는 수목한계선이 있다고 한다. 그 곳에 이르면 나무들이 마치 무릎을 꿇은 듯한 모습으로 자란다고 한다. 눈보라가 얼마나 매서운지 나무들은 생존을 위해 무릎을 꿇는 삶부터 배우게 된다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공명이 잘 되는 명품 바이올린은 바로 이 무릎 꿇은 나무로 만든다고 한다. 인생 역시 매서운 바람과 눈보라 속에서 순응하는 방법을 배우며 자마다 삶을 꾸려간다. 그런데 우리는 무엇 때문에 무릎을 꿇게 되는가?
-18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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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이야기 

설 명절 전이라 어제 이것저것 장을 보았지만 빠뜨린 것이 있네요.  

딸은 좀 멀리 있고 아들 녀석만 집에 오느터라 많은 음식은 필요없지만 그래도 떡국은 끓어먹어야겠지요.  올해는 떡국에 함께 넣고 끓일 만두를  빚지 않았더니 조금 섭섭합니다.  

자동차로 오분 남짓 가면 유명한 만두공장이 있는데 거기에 가서 사올 참입니다.  

근데 몇해 전 진눈깨비 슬쩍 내렸을 때 자동차를 한 번 쳐박은 이후 눈 의 'ㄴ'만 나와도 운전을 못합니다. 마침 일찍 퇴근하여 할일없어 하는 남편이 태워주겠답니다. 

남편은 운전하고 아내는 조수석에서 몇 장 사진을 찍었습니다.  맨위의 사진은 우리 집 앞의 풍경입니다. 눈이 도무지 오지 않는 고장인데 며칠동안 날씨가 궂더니만 오늘 새벽부터는 기어이 눈이 내렸습니다. 저야 아무래도상관이 없는데 고속버스를 타고 서울에서 내려올 아들이 걱정 됩니다. 

남편은 아침에 일어나더니 집앞 눈을 쓸어야겠다고  

"여보! 장갑, 모자, 빗자루." 큰소리 치길래 찾아주었더니 십 분도 채 되지 않아서 들어왔어요. 

"벌써 다 쓸었어?" 물었더니  

그럼 그렇지, 빗자루를 부러뜨렸다네요. 

'장하다 우리 남편! 큰일 했네' 이건 마음 속으로 한 소리이고...  

이런저런 사연들로 또 오늘 하루는 저물어 갑니다.  

눈 내린 겨울 풍경은 우리네 세상사와는 상관이 없는듯 ... 태곳적 신비를 간직한 듯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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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0-02-12 2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댁 바깥양반도 딱 울남편 같군요.ㅋㅋ
뭐 하나 하면 기어이 사고를 치거든요.
삭막한 겨울 풍경이 자연스런 흑백사진 같아요.
사진은 흑백사진이 더 운치있는 듯...
아드님을 만나니 중전님의 행복한 설이 그려지네요!^^

gimssim 2010-02-12 22:49   좋아요 0 | URL
네, 아들은 저녁무렵에 잘 도착했고, 저희 설날 당일이라야 움직일 수 있는데 눈이 많이 와서 큰댁에 갈 수 있으려나 모르겠네요.
냉장고에 먹을 것 잔뜩 사놓았으니 두 남자 입을 즐겁게 하는데 목표를 두어야겠어요.
순오기님도 행복한 설날 되세요^^
 

   
                                                                  

분홍색 '딸딸이'에 관한 단상

막내가 중학교를 졸업하고 기숙학교로 고등학교를 진학하는 바람에 우리 부부는 좀 일찍 '빈 둥지'가 되었어요.
아이들의 교육이나 양육의 방식이 저와 남편은 많이 다릅니다.
저는 부모는 '울타리'이니 그저 거리를 두고 보자는 쪽이고,
남편은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도시로 나와 혼자 자취를 하면서 학교에 다녀서인지 매사에 아이한테 '엎어지는' 부분이 많습니다.
그러다가 자신의 생각이나 기분에 따라 그 원칙들이 바뀌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 것들이 아이나 저에게 많은 상처가 되었어요.
남편의 입장에서 보면 자신이 받지 못한 부모의 사랑을 아이에게 주고 싶었겠지요.

또 아이가 자라면서,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경계심도 느껴지곤 했어요.
밥을 좀 있다 먹겠다고 해놓고도 아이가 먹겠다면 자기도 따라 먹겠다고 합니다.
남편은 닭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그런데 아들 녀석은 닭요리를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모처럼 닭볶음탕이라도 하면 남편은 너무 열심히 잘 먹는 거예요.
주말이라 튀김통닭이라도 한 마리 시킨 날에도 예외가 아니지요.
한술 더 떠서 '왜 꼭 통닭은 아들이 있을 때에만 시키냐?'고 태클을 걸기도 합니다.

그래서 아들을 위해서, 우리 부부를 위해서도 아이를 좀 일찍 독립시키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을 얻었어요.
사실 어미인 저는 그런 결정을 하기까지 참 많이 마음이 아팠어요.
고등학교를 기숙학교에 가면 대학도 서울엘 갈 거고, 군대에 갔다가 결혼을 하면 어미 품에 둘 수 있는 시기는 다시없는 거잖아요.
그렇게 집을 떠난 아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다니다가 호주에 이 년 갔다가 복학하여 학교에 다니고 있지요.
딸도 그렇게 집을 떠났어요.

너무 일찍 빈 둥지가 된 것이 때로 마음을 쓸쓸하게 합니다.
아이들도 그 부분에 대해서 나름의 상처가 있겠지요.
착하고 제 할일을 잘 알아서 하지만 부모에게 살가운 것은 없습니다.
저는 그것도 못내 서운합니다.
좀 어리광도 부리고 힘들면 힘들다고 하면 좋을 텐데, 그런 내색 없이 다 괜찮다고 합니다.

아무튼 오늘 얘긴 '빈 둥지'에 관한 얘긴 아니에요.
빈 둥지가 된지 팔년 째이니까 그동안 남편이 집을 비우는 경우에도 혼자 씩씩하게 잘 지냈어요.
근데 이번엔 좀 다르더라구요.
나이가 들면 겁이 더 없어진다는데...밤을 지나고 새벽녘에 발자국 소리, 물 마시는 소리가 꿈결인 양 들리는 거 있죠? 아파트도 아니고 단독주택인데 말이지요.
겁이 더럭 났어요. 꼭 집에 다른 사람이 있는 것 같은 기척이 느껴졌어요.

예수쟁이라 그 자리에서 잠시 기도를 했어요.
그런데 내 마음 속에 다가오는 느낌이 있었어요.
'남편이 이 시간에 내 생각을 하고 있구나! 집에 혼자 있을 아내를 위해서 기도하고 있구나!'
저도 그런 적이 있거든요.
지난 해, 남편과 아들을 집에 두고 바이칼 호수에 갔을 때였어요.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몽골에서 러시아 국경으로 들어가기 위해 네 시간을 정차한 적이 있어요.
까다로운 입국 수속을 하면서 그 시간에 남편과 아들을 위해 기도했지요.
아들은 걱정이 덜 되도 남편은 좀 어리버리 하거든요.
기도를 하면서 내 몸은 여기 있지만, 내 영혼은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있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겁은 났어요.
그래서 밖에서 신으려고 분홍색 플라스틱 슬리퍼를 사둔 있어서 그것을 꺼내 신었어요.
일부러 사람이 많이 있는 것처럼 요란하게 “딸딸딸” 소리를 내며 걸어 다녔어요.
생각해 보니 좀 우스운 그림이더군요.
새벽에 웬 잠옷 바람의 아줌마가 분홍색 딸딸이를 신고 딸딸거리면서 거실을 왔다갔다하는 장면을 그려 보세요. 귀신도 옆에 있었다면 배를 잡고 웃을 일이지요.

그런 새벽이 가고, 오전에 창 문 너머로 들어오는 빛이 창틀 때문에 바닥에 이런 모습의 그림자를 드리웠습니다.
그 비스듬히 누운 사각의 빛 안에 두 의 슬리퍼를 두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 곁에는 내가 평소에 신던 슬리퍼지요.

세미나를 마치고 돌아온 남편에게 물었더니 그 시간이 기도시간이었다네요.

오늘의 이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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