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엽의 재밌는 사진책
이상엽 지음 / 이른아침 / 2008년 11월
평점 :
품절


다양한 시선으로 사물에 다가가는 모습들이 책의 전반부 . 

후반부는 몇몇 사진가의 특징적인 모습을 조명하고 있다. 

욕심을 버리고 보면 몇 장면은 오래 눈이 머물게 하는 사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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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에게 말 걸지 않기...공깃놀이 

온 나라가 법정 스님의 입적으로 연일 술렁거립니다.
자본주의의 나라에 살면서 스님이 던지신 화두에 대해서 생각을 해 봅니다.
‘무소유’의 삶을 추구하고 그렇게 살아오신 분의 빈 자리가 이렇게 커보이는 것은 아마 우리 모두들 그렇게 살기 어려운 환경에서 살아가기 때문이 아닌지 돌아봅니다.
마침 읽고 있는 책이 <혼.창.통> 인데 진도 엄청 안나갑니다.
타이밍이 맞지 않습니다.
온 나라가 ‘무소유’ 바람인데 출세, 성장, 최고, 마케팅, 초일류, 감동서비스, CEO …… 도대체 그래서 어쩌자는 것인지요.

몇 해 전, 예수쟁이지만 수녀원에서 운영하는 <명상의 집>에 피정을 갔드랬습니다.
마음에 드는 것이 ‘아무하고도 말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불교식으로 말하자면 ‘묵언수행’ 같은 것이지요.
다른 분들은 두 명이 한 방을 썼는데 저는 혼자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가면서 성경책과 신현림 시집 <빵은 유쾌하다>를 갖고 갔는데 참 많이 후회를 했습니다. 
우리는 늘 시간에 쫓겨 삽니다.
그 때 느낀 것이 우리가 시간이 없는 것은 말을 너무 많이 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전 10시에서 12시까지 수녀님의 강론을 듣고, 그 다음은 들은 강론에 대해 묵상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누구의 구속도 받지 않는 자유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날, 토요일에 자기의 느낀 점들을 이야기 하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하루이틀은 정말 꿈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인간관계 때문에 할 수 없이 해야 하는 많은 말들에서 놓여날 수 있었고, 식사준비의 부담도 없고, 잠 오면 자고, 산책하고, 성경 읽고, 시집 읽고…….
그러나 그 다음이 문제였습니다.
말은 얼마든지 하지 않고 지낼 수 있는데 일중독 증세가 있는 저로서는 할 일이 없다는 게 힘들기 시작했습니다.
책을 한 권만 가지고 간 것을 얼마나 후회했는지요.

숙소 뒷쪽에는 작은 자갈들이 깔려 있는 정원이 있었습니다.
다섯 개의 돌을 주어 와서 방에서 혼자 공기놀이를 했습니다.
그림을 한 번 상상해 보세요.
부대끼며 사는 것, 일이 있는 것, 읽을 책이 많이 있는 것, 가족을 위해 끼니를 준비해야 하는 것, 말을 할 수 있는 것 …….

욕심내지는 않더라도 작게나마 그런 것들이 범인들에게는 행복이라는 것이라는 그런 깨달음이 ……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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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0-03-19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범사에 행복하라"라는 말이 생각나는군요. 전 그 작은 행복들을 잘 알고 있어요. 예전에 그런 내용으로 '작은 행복'이란 수필도 썼어요. 요즘 제가 느끼는 행복은 제 방에 쌓여 있는 책들을 쳐다보기만 해도 행복하고, 식구들을 일터로, 배움터로 다 보낸 뒤에 청하는 아침잠의 달콤함에 행복하고, 자고 일어나 밥을 먹고 머그잔에 커피를 타서 그것을 들고 신문을 펼칠 때 행복해요.

그런데 어떤 날은 살기가 귀찮을 때가 있어요. 이거 갱년기인가요? 외출이 귀찮고 이불 속에서 나오기 싫은...

그런 날도 가장 좋은 건, 커피 마시며 내가 읽고 싶은 책을 펼칠 때입니다. ㅋ

gimssim 2010-03-19 14:03   좋아요 0 | URL
귀찮을 땐 귀찮은 대로 그냥 두는 거지요.
장수의 비결.
몸이 하는 말을 들어라! 너무 듣다 게으름뱅이 되면 곤란하겠기만...
방법은 있어요.
게으름뱅이 되기 전에 이번엔 마음의 말을 듣는 거죠.
'몸의 말은 마음이 듣고 마음의 말은 몸이 듣는다'... 중전 어록

순오기 2010-03-19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공깃돌이 너무 고운데요. 매끄럽고... 묵언수행, 침묵수행 그런게 힘들지요.
저도 교회에서 중고등 학생들과 수련회 가면 항상 침묵수행이 있었어요.
나이가 들수록 입은 닫고 주머니는 열라고 하더군요.^^

gimssim 2010-03-19 23:54   좋아요 0 | URL
나이들수록 입은 닫으라는말슴 맞는 것 같아요.
어느 모임에서든 연장자라고 말씀들을 많이 하는 것...별로 아름다와 보이지 않더라구요.
 

 

 






아아, 봄 오기가 그리 쉬운가...

봄이 오는 길목에는 장애물도 많습니다.
마음까지 흐리게 하는 황사,
방향을 가늠할 수 없는 바람,
느닷없는 기온 저하,
그리고 오늘처럼 비까지.

서양 속담에 ‘시냇물에서 돌을 치우지 말라.
냇물은 노래를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라는 말이 있어요.
돌이 있으면 냇물이 흐르는데 다소 방해가 되겠지만
돌 때문에 물이 흐르지 못하지는 않지요.
오히려 돌 때문에 물은 부서지고,
그렇게 해서 산소를 공급하고,
시냇물은 노래를 하게 됩니다.
비로소 건강한 시냇물이 되는 것이지요.

우리의 삶도 바로 이런 이치가 아닐런지요.
크고 작은 일상사 뒤에 숨어 있는 상처들로 인해
우리의 영혼이 더욱 맑아지고,
단순해지고,
사려 깊어지는 것이 아니겠는지요. 

비에 젖은 이 목련도
이런 길을 거쳐서 피어난 것이기에
더욱 아름다운 것 아니겠는지요.

사진을 찍는 작업은,
속도에 떠밀려 앞만 보고 흘러가 버리는 것이 아니라
인생의 굽이굽이에서
‘느림’ 내지는 ‘머무름’의 미학을 배우게 합니다.

아아,
봄 오기가 어디 그리 쉬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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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0-03-18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냇물에서 돌을 치우지 말라.
냇물은 노래를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이 글 멋집니다. 이것에 대한 중전님의 해석은 더욱 멋지고요. 가슴에 새겨 두고 싶어지네요.

gimssim 2010-03-18 20:27   좋아요 0 | URL
살아가며서 가끔 걸음을 멈추어 서면, 누구나 다 느낄 수 있는 사실들이지요.
봄이지만 날씨가 많이 궂습니다.
그래도 행복한 나날들 되세요.^^

순오기 2010-03-19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목련의 물방울이 너무 좋아요.
봄이 오는 길목...

gimssim 2010-03-19 23:55   좋아요 0 | URL
봄은...이런 과정들을 거쳐서 오는가 봅니다.
마치 우리네 삶처럼...
 
나의 첫번째 사진책 - 즐거운 출사를 위한
곽윤섭 지음 / 한겨레출판 / 2006년 4월
평점 :
절판


사진 입문의 교과서 같은 책이다. 

사진기자 출신답게 이론보다는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알기 쉽게 풀어서 설명하고 있다. 

밝힌대로 사진해볼까 다가왔다가 도망가게 만들진 않는다. 

초보자에 대한 배려가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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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에서 영성으로
이어령 지음 / 열림원 / 201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년 전 쯤 텔레비전에서 이어령 선생님의 인터뷰 하시는 모습을 뵈었다.
마악 예수님을 영접하고 난 직후인 것 같았다.
평소에도 이 분의 책을 읽거나 강연을 들으면 특유의 달변으로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대단한 집중력을 가지게 한다.
신문 보도를 통해서 선생님의 소식을 접한 터라 세기의 지성이고, 거칠 것이 없는 자신만만한 모습으로 대중에게 알려져 있는 그가 어떻게 예수님을 영접하게 되었는지 궁금했다.
잠깐 본 텔레비전에서도 굉장한 설득력으로 자신의 생각과 입장을 이야기 하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곧 그에 대한 책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하며 기다렸다.

알라딘에서 신간 안내 메일이 왔다. 바로 주문했다.

그 책이다.
『지성에서 영성으로』이다.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담담한 필지로 내면의 소리를 고백하고 있다.
그러나 직선적이고, 분명하고 솔직한 것은 여전하다.
그럴 수 밖에 없다. 예수님을 영접했다고 해서 당장에 바뀌는 것은 없다.

예수를 나의 구주로 영접하면 그 영혼은 구원받은 자의 삶을 살게 된다. 말하자면 중생이다. 거듭나는 삶이다. 그리고 하나님의 자녀로서의 삶을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성화의 삶이다. 그 다음이 영화의 삶이다.  한발짝씩 간다. 거기에 절대 월반은 없다. 정도의 차이는 있으되 다 거쳐야 한다.  

이런 과정들을 이 책에서도 소개하고 있다.
책의 오른 쪽 아래 귀퉁이에는 이런 그림이 있다.
어쩌면 이 책의 주제는 이 그림이 다 말해주고 있다.  
   


책을 읽다가 선생님이 젊은 시절에 자코메티 조각처럼 말랐다는 대목에서 넘어가지 않았다. 잘 상상이 되지 않았다. 서재를 뒤져 선생의 20대의 초상을 찾아내었다. 고뇌하는 청년의 모습이다. 내가 느끼기에는 지금의 모습보다 훨씬 유연해 보인다. 

오래 전에 밑줄을 쳐가며 읽던 선생님의 책이다.

 

 

 

  

 

 




 

책의 처음은 교토에서 시작한다.
혼자 있으면서 따님으로 인해 자신에게 바짝 접근하기 시작하는 예수님을 거리를 두고 생각하고 있는 이런저런 단상이 잡힌다. ‘골목길의 어둠’, ‘예수님의 옷자락 소리’ 같은 단어들로 표현되어 있다.
일기를 쓰듯 담담하게 고백하고 있다. 마음의 문을 열기 위한 사전 작업인 셈이다.  한 사람을 구원하기 위한 하나님의 각본은 너무 치밀하다.
예수님은 그 사람에게 꼭 맞는 방법으로 접근을 한다. 사유하고, 분석하는 것이 주특기는 선생님에게는 예수님은 그렇게 '작업'을 거신다. 좀 단순무식한 분들은 다리나 팔 하나 정도 부러뜨려 놓으실 지도 모른다. 딸의 고난의 삶을 통해서 '아버지'를 생각해 보게 하는 것이 예수님의 방법이셨다. 이것은 예수쟁이로서의 나의 고백이다.
딸이 거의 맹목에 가깝게 믿는 '영' 의 아버지와 자신인 '육'의 아버지에 대한 사유 내지는 분석에서 진도가 많이 나갔다. 그런데 몸이 서울로 돌아오면서 그의 내면의 울림도 다시 원위치로 돌아갔다.

서울에 돌아와 나는 옛날의 나로 돌아와 있었고 나는 더 이상 내가 먹을 법을 내 손으로 지어먹거나 쌀자루를 메고 밤길을 걸어 빈방을 찾아가는 그런 허망한 일도 할 필요가 없게 된 것입니다. 117

그러나 엄밀히 말하자면 원위치가 아니다. 그 영혼에 신의 흔적은 남아있다. 우리가 결핵을 앓고나서 나아도 그 흔적이 남듯이 우리 영혼에도 흔적이 남는다. 

잠깐 우리가 추구해야 할 교회의 모습도 언급되어 있다.

한국의 어떤 교회가 이렇게 초라하고 가난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그곳에 모인 사람들은 모두 행복해 보였습니다. 서로 손을 잡고 찬송가를 부르고 기도를 합니다. 자기가 아니라 옆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 기도를 드립니다. 자기보다 더 불행한 사람이 없을 것 같은데도 그들은 모두 자기보다 못한 사람을 도와달 라고 빕니다. 경건하게 아주 경건하게 무릎을 꿇고 아이나 어른이나 늙은이나 젊은 사람이나 살찐 사람이나 야윈 사람이나 엎드려 기도를 드립니다. 122 

따님을 따라서 가본 교회의 모습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각인되어 있는 교회의 모습과는 많이 다르다.
지금의 교회는 ‘교회이기주의’ ‘물량주의’, 더 나아가서 ‘예수’ 가 없는 교회로 지탄 받고 있다. 예수님이 인간의 모습으로 이땅에 오실 때에 말구유에 몸을 누일 수 밖에 없었다. 그것은 상징하는 바가 크다. 가장 낮고, 힘 없고, 가난한 모습으로 오셨다. 더 낮아질수 없을 만큼.
지금, 우리 사회에 예수님이 오신다면 낮은 자를 높이고 한껏 높아있는 자를 낮출 것이다. 많이 가진 자는 더 많이 베풀고 나누고 섬기는 것이 예수님의 법칙이다. 그러나 지금의 기독교는 그 반대로 가고 있다. 가진 자는 더 많이 가지게, 가난한 자는 더 가난하여지게. 

아마 이런 문제들이 기독교에 대한 거부감을 갖게 하고, 예수님의 지상 명령인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라’는 지상명령을 수행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요인일 것이다.
그런 머뭇거림이 책에도 있다.

하지만 나는 그 순간 가슴이 폭발하는 기쁨과 함께 가슴이 천근 무게로 철썩 떨어지는 불안을 동시에 느꼈지요. 망막박리로 실명하리라던 민아가 하나님의 은혜로 빛을 잃지 않게 되었다 하니 그랬고 또 다른 면에서는 민아가 실명하지 않는다면 하나님께 내 여생을 바치겠다고 한 약속을 지켜야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126

그리고 선생님이 고뇌하는 인간다운 모습도 있다.

그러나 하나님 내가 아는 사람들과도 사랑을 제대로 못한 내가 어떻게 영성을 지닌 낯선 것들과 쉽게 마음을 열 수 있겠습니까, 조금만 더 방황하게 하소서. 내 거처를 찾을 때까지 길에 노숙자로 버려두지 마시도 옛집 뜨락에서 조금만 더 머물 수 있도록 하락해 주소서 136

성 어거스틴도 회심하고 기독교에 귀의하고자 작정하면서 이런 절규를 했다하지 않는가.
‘나를 온전하신 주님의 품으로 인도하소서. 그러나 아직은 마소서, 아직은 마소서’ 

   


책은 이렇게 5부로 나누어져 있다. 

문지방 위를 아슬아슬하게 걷고 있는 자신이 딱할 때도 있습니다. 293 

선생님은 이렇게 지금의 심경을 고백하고 있지만 기독교인으로 거듭난 행보가 기대된다. 

4부는 선생님의 딸 이민아씨의 간증으로 되어있다. 고난을 통해서 만난 예수님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의 모든 주제는 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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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0-03-15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가 참 좋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감사해요~!

gimssim 2010-03-15 20:36   좋아요 0 | URL
좋게 읽으셨다니 저도 감사합니다.
'진짜' 예수쟁이가 되고 싶습니다.^^

페크pek0501 2010-03-19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쟁이 -를 붙이는 말이 좋지 않은 말인데(비하하는 말이라서) 저도 글쟁이란 말이 좋습니다.
진짜 글쟁이가 되고 싶습니다. ~~

gimssim 2010-03-19 13:50   좋아요 0 | URL
'~쟁이'는 어느 분야에서건 '프로'에게 붙이는 말이 아닌지요.
한 번 알아볼 참입니다.
그러거나, 아니거나, 저는 예수쟁이, 글쟁이, 사진쟁이...로 갑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