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아, 봄 오기가 그리 쉬운가...
봄이 오는 길목에는 장애물도 많습니다.
마음까지 흐리게 하는 황사,
방향을 가늠할 수 없는 바람,
느닷없는 기온 저하,
그리고 오늘처럼 비까지.
서양 속담에 ‘시냇물에서 돌을 치우지 말라.
냇물은 노래를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라는 말이 있어요.
돌이 있으면 냇물이 흐르는데 다소 방해가 되겠지만
돌 때문에 물이 흐르지 못하지는 않지요.
오히려 돌 때문에 물은 부서지고,
그렇게 해서 산소를 공급하고,
시냇물은 노래를 하게 됩니다.
비로소 건강한 시냇물이 되는 것이지요.
우리의 삶도 바로 이런 이치가 아닐런지요.
크고 작은 일상사 뒤에 숨어 있는 상처들로 인해
우리의 영혼이 더욱 맑아지고,
단순해지고,
사려 깊어지는 것이 아니겠는지요.
비에 젖은 이 목련도
이런 길을 거쳐서 피어난 것이기에
더욱 아름다운 것 아니겠는지요.
사진을 찍는 작업은,
속도에 떠밀려 앞만 보고 흘러가 버리는 것이 아니라
인생의 굽이굽이에서
‘느림’ 내지는 ‘머무름’의 미학을 배우게 합니다.
아아,
봄 오기가 어디 그리 쉬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