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
세상의 모든 것은 흔적을 남긴다. 물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흔적들은 옅어지고 분해되어서 소멸의 과정을 거친다. 그러나 특별히 주목할 만한 일도 없이 그냥 사라져버리는 것 같은 하루하루가 모여 일주일이 되고, 한 달이 되고 한 해가 되면서 한 사람의 생애가 된다.
우리 시대의 많은 트렌드들도 생겨났다가 얼마간의 시간을 풍미하다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버린다. 그러나 엄밀한 의미에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한 시대의 단면으로 남아있어서 그것이 시대의 역사가 된다.
여행에서 돌아오는 길에 순창에 들렀다. 차량이 뜸한 대로여서 말하자면 불법 유턴의 현장이다. 이렇듯 세상의 모든 것은 흔적을 남긴다.
사진을 보며 나 스스로 좀더 바르고 정직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의 생각 하나, 몸짓 하나가 흔적으로 남아서 ‘나’를 이루어 가는 것이겠기에.
*** 휴가를 떠나면서 열 장의 사진을 찍으리라 마음먹었습니다. 물론 사진을 그보다 몇 배 더 찍을 터이지만 내게 의미로 남을 그런 사진을 열 장 쯤 건졌으면 하는 희망사항을 가지고 출발했었습니다.
집에 와서 살펴보니 열 장은 될 것 같습니다. 글 쓰는 훈련 삼아 짧은 글을 덧붙입니다.
첫 번째 사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