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으로 거느린 행복  

방금 찍은 따끈따끈한 사진입니다. 

어제 오후부터 반가운 봄비가 내리더니 오늘 아침에도 비가 내립니다.
그 비를 맞으며 농부는 열심히 논을 갈아엎습니다.
한 해 농사의 시작은 이렇게 논물을 가두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네 시 반에 일어나 새벽기도 갔다가 지금 일곱 시,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압력밥솥에서 밥 다 되어간다고 소리를 냅니다.
그제서야 보리차 끓이고 있는 것이 생각이 났습니다.
압력밥솥 덕분에 그리 쫄지는 않았습니다.
창 밖으로 내다보이는 풍경입니다.
새로 이사 온 집은 이렇게 밖의 풍광이 좋습니다.
이런저런 마음 써야 하는 일도 많고, 어쩔 수 없이 자존심 상한 채로 살아가야 하는 일들도 많지만 이 순간은 행복합니다.
<오정희론>을 서재에 올리려고 만지고 있고,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도 있고, 읽으려고 사둔 책도 있고, 오늘 오후엔 영화도 한 편 볼 작정입니다.
무엇보다도 이번 주말에 아이들이 온다니 어미로서 그것도 행복합니다.
삶은 행복한 일만도, 불행한 일만도 있는 것은 아닐 터입니다.
그것들이 씨줄과 날줄로 얽혀 인생이 되는 것이겠지요.


댓글(6)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비로그인 2010-05-19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행복한 하루의 시작입니다..
주말에 자제분들이 온다면 더욱, 하하

안으로 '거느린',
오! 표현 멋집니다. 중전님


gimssim 2010-05-19 22:22   좋아요 0 | URL
사실 행복은 안으로 거느릴 때가 더 행복하리라 생각이 됩니다.
한사님도 행복한 주말 되시기를 !

무해한모리군 2010-05-19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아름답습니다.
비가 오면 이곳에서는 전철에 사람 많겠지 하며 짜증이 치미는데 말이지요.
좋은 주말되세요.

gimssim 2010-05-19 22:23   좋아요 0 | URL
정말 풍광이 좋은 동네이지요. 밤에는 개구리 소리도 들린답니다.
고고씽휘모리님도 행복한 주말 되세요.

같은하늘 2010-05-20 0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행복한 주말이 되시겠네요. ^^
중전님이 남기신 말씀이 생각나 저도 하루하루 행복의 마술을 걸어요.

gimssim 2010-05-20 07:04   좋아요 0 | URL
오늘을 사는 것이 바로 '영원'을 사는 것이겠지요.
그래요. 열심히 마술을 걸면서 살아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