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으로 거느린 행복
방금 찍은 따끈따끈한 사진입니다.
어제 오후부터 반가운 봄비가 내리더니 오늘 아침에도 비가 내립니다.
그 비를 맞으며 농부는 열심히 논을 갈아엎습니다.
한 해 농사의 시작은 이렇게 논물을 가두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네 시 반에 일어나 새벽기도 갔다가 지금 일곱 시,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압력밥솥에서 밥 다 되어간다고 소리를 냅니다.
그제서야 보리차 끓이고 있는 것이 생각이 났습니다.
압력밥솥 덕분에 그리 쫄지는 않았습니다.
창 밖으로 내다보이는 풍경입니다.
새로 이사 온 집은 이렇게 밖의 풍광이 좋습니다.
이런저런 마음 써야 하는 일도 많고, 어쩔 수 없이 자존심 상한 채로 살아가야 하는 일들도 많지만 이 순간은 행복합니다.
<오정희론>을 서재에 올리려고 만지고 있고,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도 있고, 읽으려고 사둔 책도 있고, 오늘 오후엔 영화도 한 편 볼 작정입니다.
무엇보다도 이번 주말에 아이들이 온다니 어미로서 그것도 행복합니다.
삶은 행복한 일만도, 불행한 일만도 있는 것은 아닐 터입니다.
그것들이 씨줄과 날줄로 얽혀 인생이 되는 것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