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혼의 조표-샾
길을 가다가 문득 무언가에 이끌려 하늘을 올려다 보았습니다.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둥실 하얀 목련이 떠 있었습니다.
카메라를 꺼내 서너 장 사진을 찍었습니다.
얼기설기 전깃줄에 걸려있는 듯한 목련을 보며 오선지의 음표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오늘 천안함 함미 부분을 들어올려서 시신을 발굴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다 장성한 아들을 두고 있는 어미라서 더욱 마음이 아픕니다.
우리의 삶이, 의식구조가, 사회제도가 조금만 더 천천히 가면서 인간을 생각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목련 음표와 전깃줄 샾으로 그런 희망사항을 전송합니다.
이 조표처럼 인간의, 인간에 대한, 인간을 위한 일들이 반 음쯤 더 높여진다면
느닷없이 눈물 흘리는 이들이 조금은 줄어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너무 순진한 생각일까요?
그래도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영혼을 위한 삶의 질을 반음만 더 높이고 싶다는...